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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양진호? 수상한 웹하드 카르텔에 '대기업 관련설' 솔솔

캔들미디어‧비엔씨피의 최대주주는 SK텔레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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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8호 윤지원⁄ 2018.12.11 08:11:29

검찰이 5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을 기소했다. (사진 = 연합뉴스)

5일 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불법 웹하드 카르텔' 스캔들과 관련해 새로운 의혹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9월 불법 음란물 유포를 막기 위한 필터링 시스템 개발을 위해 선정한 민간 업체가 웹하드 업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제2의 웹하드 카르텔’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날 거론된 기업들이 공교롭게도 과거 SK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한 펀드 소유였던 것으로 드러나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불법 콘텐츠 올리는 업체와, 단속하는 업체가 한통속?

5일 검찰에 기소된 양진호의 혐의 중 하나인 '웹하드 카르텔'이란, 웹하드에 불법 콘텐츠를 대량으로 올려 유통시키는 불법 헤비 업로더(파일을 대량으로 올리는 사람)와, 이러한 불법 콘텐츠를 걸러내어 차단하거나 삭제해야 하는 필터링 서비스 제공 업체가 알고 보니 모두 웹하드 업체와 한통속이었다는 내용이었다.

2007년부터 국내의 웹하드 업체는 게시되는 모든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필터링하는 것이 의무화 되어 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시행된 '웹하드 등록제'에 따르면 웹하드 업체는 의무적으로 필터링 업체와 계약해 비용을 지불하고 웹하드에 업로드 되는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그러나 몰카(몰래 카메라)로 촬영된 불법 동영상 콘텐츠 등은 여전히 웹하드를 통해 광범위하고 빠르게 유통되고 있다. 수많은 불법 콘텐츠가 필터링을 뚫고 업로드 되고, 삭제를 해도 다시 올라온다. 웹하드와 필터링 업체는 열심히 새로운 차단 수단을 강구한다. 하지만 업로더는 "신기하게도" 얼마 안 가 새로운 돌파 수단을 찾아낸다.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 구조. (인포그래픽 = 연합뉴스)

 

이러한 불법 콘텐츠는 등록된 저작권자가 없기 때문에 웹하드는 콘텐츠 판매 수수료에서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판매 수수료가 고스란히 웹하드 업체의 수입이 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웹하드 매출은 대부분 성인 콘텐츠에서 발생하며, 저작권료 지출이 필요 없는 불법 음란물이 많을수록 웹하드의 순이익은 많아진다. 필터링 업체와 업로더, 웹하드 업체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가장 큰 이유이며, 이른바 ‘양진호 웹하드 카르텔’의 핵심이다.

양진호는 국내 최대의 웹하드 싸이트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자다. 불법 콘텐츠를 올리는 헤비 업로더들을 직접 관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웹하드를 비롯해 국내 웹하드 업체 절반 가까이에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뮤레카'라는 필터링 업체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2 필터링 업체도 웹하드와 한 몸?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지난 9월 새로운 필터링기술인 '불법 유통 촬영물 DNA 추출 시스템 개발' 사업을 이끌 민간 필터링 업체로 '아컴스튜디오'라는 업체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올해 7월 조달청 공개입찰 공고를 진행하였으며, 조달청 평가위원들의 기술 평가 등에 따라 ‘아컴스튜디오’가 최종 선정되었다.

그런데 방통심의위의 이 같은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11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이날 '디지털성범죄 관련 현안 질의'를 통해 "양진호 웹하드 카르텔 의혹에서 민간 업체간 유착관계가 이런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연구기관이 필터링 관련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기술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사용은 하지 않고, 앞에서는 삭제해 놓고 뒤에서는 재유포하며 수익을 챙겨서 이러한 문제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간업체에게 기술 개발을 맡길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중립적 역할을 민간업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 = 신용현 의원 페이스북)

 

이날 질의에서는 아컴스튜디오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아컴스튜디오가 뮤레카보다 더 많은 웹하드 업체에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이들 중 큰 규모의 웹하드 업체인 온디스크, 케이디스크, 파일구리 등을 거론했다. "이 세 개 웹하드를 운영하는 업체는 (주)비엔씨피라는 회사인데, 비엔씨피와 아컴스튜디오는 2015년까지 대주주가 같았고, 인력 교류도 굉장히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어 "아컴스튜디오에 대해 저희도 확증은 없으나 제2, 제3의 카르텔이 될 수 있는 곳이고 뿌리가 한 군데"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신중하지 못한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아컴스튜디오가 업체명을 계속 변경하면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고, 웹하드 업체와 같은 뿌리 및 지분, 인력으로 얽혀있다"며 중립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의혹의 회사들, 재작년까지 SK가 소유?

의혹을 받은 아컴스튜디오라는 업체는 1999년 설립되어 코스닥에도 상장된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이 업체는 설립 후 지금까지 여섯 번이나 업체명이 바뀌었고, 경영권 변동이 13차례나 있었다. 방통심의위 공고에 입찰할 때의 업체명인 아컴스튜디오는 지난 7월부터 사용한 이름이고, 이것조차 지난달 21일 버킷스튜디오로 또 바뀌었다.

이 업체가 가장 오랜 시간동안 사용한 업체명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사용한 '캔들미디어'다. 이 시기 캔들미디어의 최대주주는 2010년 7월부터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운용했던 벤처조합인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2호였다. 2대와 3대주주는 더컨텐츠콤과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였다.

 

2012년 6월 최대주주는 화이텍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인 오픈이노베이션펀드로 바뀌었으며, 2016년 9월 홍콩의 도온투자지주유한회사(To-Win Investment Holding Ltd.)로 넘어갔다.

캔들미디어 로고. (사진 = 버킷스튜디오)
버킷스튜디오(구 캔들미디어) 홈페이지 첫 화면과 콘텐츠 필터링 사업 관련 페이지 화면. (사진 = 웹페이지 캡처)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2호와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는 둘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라는 벤처캐피탈이 2000년대 후반 조성했던 펀드다. 베넥스의 벤처조합이나 사모투자펀드는 대부분 SK그룹 계열사의 출자금으로 조성됐다. 캔들미디어 대주주인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2호는 SK텔레콤과 SK C&C가 2008년 각각 200억 원과 100억 원의 자금을 출자해 설립된 펀드다.

캔들미디어의 2대주주인 더컨텐츠콤은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3대주주인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 역시 2008년 SK네트웍스와 SK C&C 등 SK계열사 자금 250억 원으로 설립됐다. 1~3대 주주가 보유한 캔들미디어 지분 49.95%가 사실상 SK그룹 소유에 가까운 것이다.

베넥스의 벤처조합과 사모투자펀드 일부는 지난 2012년 화이텍인베스트먼트(당시 화이텍기술투자, 이하 화이텍)에 매각됐다. 즉 이 무렵 캔들미디어의 경영권 변동도 자금의 출처가 바뀐 것이 아니고, 펀드 운용사와 펀드 명칭만 바뀐 것이었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 역시 SK텔레콤이 200억 원을 출자해 베넥스가 운용하던 펀드이며, 이후 화이텍에 인수되었다. 캔들미디어의 실질적 주인은 내내 SK그룹이었던 셈이다.

 

비엔씨피 2014년 감사보고서 공시자료. SK텔레콤이 최상위지배회사로 명시되어 있다.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캡처)​​​​​

 

SK텔레콤이 웹하드 자회사 몸집 키운 이유

한편, 앞서 언급한 웹하드 업체 비엔씨피는 2009년 설립됐으며, 온디스크와 케이디스크라는 두 개의 웹하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8월에는 불법 음란물 단속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이전에도 음란물이 많은 곳으로 유명했다.

이 회사는 캔들미디어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오픈이노베이션펀드가 지분 100%를 보유했던 회사다. 비엔씨피의 대주주는 베넥스가 화이텍에 매각되던 무렵인 2011년 말에 SK텔레콤으로 바뀌었다.

SK텔레콤은 비엔씨피의 몸집을 불렸다. 2010년 말 3억 원이던 비엔씨피의 자본금은 이듬해 45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1년에는 아이콘큐브홀딩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했고, 아이콘큐브홀딩스는 아이콘큐브라는 자회사를 통해 그해 11월 프리챌을 인수했다. 프리챌은 2000년대 초만 해도 1000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초대형 포털이었으나, 차츰 그 위세가 약해져 2011년 3월에 파산 신청을 한 상태였다. 아이콘큐브는 프리챌을 인수하고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던 웹하드인 파일구리 사업만 챙기고 나머지 사업은 모두 정리했다.

 

비엔씨피와 아이콘큐브가 운용 중인 웹하드인 온디스크, 케이디스크, 파일구리 웹사이트(위로부터) 화면. (사진 = 웹페이지 캡처)

 

비엔씨피와 아이콘큐브는 총 3개의 웹하드 사이트를 운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웹하드 업체들은 2~3개 웹하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회사의 웹하드 간에는 회원 정보와 업로드 자료가 모두 공유되며, 아예 하나의 서버를 함께 사용하면서 사이트만 분리한 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 콘텐츠 유포가 적발돼 특정 웹하드의 운영이 중단되더라도, 이용자들에게 나머지 웹하드의 서비스를 곧바로 이용하도록 하면서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비엔씨피는 2011년부터 캔들미디어와 적극적으로 업무 제휴를 시작했다. 영화 및 교육 영상의 DVD 제작 및 VOD용 콘텐츠 공급이 주된 사업 영역이던 캔들미디어가 저작권 관리 업체인 쏘몬의 필터링 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2011년이다. 자금의 뿌리가 같았기에 이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두 업체가 합병 후 우회 상장할 것"이라는 루머도 돌았다.

앞서 신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두 회사 간 인력 교류도 빈번했다. 대표적인 예로, 비엔씨피의 대표이사였던 인물이 이듬해 캔들미디어의 대표이사가 되기도 했다. 두 회사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정순암 대표는 2013년 3월 18일자 비엔씨피 기업개황자료에 대표자로 등록되어 있으면서 2013년 3월 29일에는 캔들미디어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2014년 1월 캔들미디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사내이사직은 캔들미디어 경영권이 도온투자지주로 넘어간 2016년 9월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2013년 비엔씨피 대표이사였던 정순암 대표는 아컴스튜디오(구 캔들미디어, 현 버킷스튜디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캡처)

 

투자회사 임원이 웹하드사 직접 경영?

정 대표는 2012년 2월 베넥스를 인수한 화이텍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주)한국정보공학의 핵심 경영진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정보공학의 임원을 맡아왔으며, 최대주주 오너인 유용석 대표이사와 공동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2014년 캔들미디어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유도 당시 유 대표가 대표이사 직에서 잠시 사임하는 동안 한국정보공학의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됐기 때문이었다. 현재 한국정보공학은 유용석, 이세복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정보공학은 1990년에 설립된 IT 기기 유통 및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2000년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벤처캐피탈 화이텍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은 1999년이다.

 

베넥스를 인수할 무렵 화이텍의 운용자산 규모는 베넥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때문에 당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인수로 화제가 됐고, 업계는 이런 일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SK그룹과 한국정보공학 오너들의 사적인 친분을 꼽았다.

2000년 국내 몇몇 재벌 2~3세들과 벤처기업 대표들이 모여 만든 사교모임 겸 투자회사인 '브이소사이어티'에서 비롯된 오너들의 인연이 두 기업의 각별한 신뢰 관계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화이텍이 베넥스 인수에 나섰을 거라는 분석이 벤처 업계의 중론이다. 위기에 처한 베넥스를 한국정보공학이 떠맡음으로써 베넥스가 투자한 회자들에 대한 SK그룹의 영향력도 유지시켜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화이텍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의 주요 투자 실적 소개 페이지. 하단의 주요 투자 회사에 캔들미디어와 비엔씨피 로고가 올려져 있다. (사진 = 웹페이지 캡처)

 

하지만 베넥스 인수는 화이텍에게 큰 부담이었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경영진 상당수가 베넥스 인수 직후 회사를 떠나는 바람에 유 대표가 직접 화이텍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도 했다. 화이텍은 심지어 베넥스 인수 후 다른 창투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반면 캔들미디어와 비엔씨피의 경영에는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화이텍 및 한국정보공학의 경영진이 캔들미디어와 비엔씨피의 대표이사나 임원으로 부임한 일은 앞선 정순암 대표의 사례 외에도 많았다.

화이텍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시절 비엔씨피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이 회사가 "투자회사로 인해 경영진이 자주 바뀌며 그럴 때마다 엉망진창이 됐다"면서도 "업무 강도는 약한 편이었지만 꾸준히 회사에 매출과 현금이 있었다"고 밝혔다.

비엔씨피 출신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경영진에 대해 "웹하드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투자회사에서) 파견된 사람들로, 물갈이 될 때마다 사내 정치가 심해 분위기가 시끄러웠다"고 밝혔다.

부실해서 정리된 업체가 지금은 업계 상위권

SK그룹과 화이텍은 2015년 후반부터 캔들미디어와 비엔씨피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작업에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자했던 베넥스의 펀드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이 무렵 모두 정리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캔들미디어는 공시자료에서 오픈이노베이션펀드(화이텍)가 2016년 9월 경영권을 도온투자지주에 양도한 배경을 펀드 만기(2015년 12월)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앞선 2015년 말 SK그룹은 비엔씨피와 아이콘큐브홀딩스를 부실자회사로 분류해 한꺼번에 정리했다. 비엔씨피는 매각되기 직전인 그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 82억 원, 순손실 1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간 적자가 누적됐으며, 부채총계(57억 원)가 자산총계(55억 원)를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근거였다.

 

비엔씨피와 아이콘큐브가 운영하는 웹하드인 (왼쪽부터) 온디스크, 케이디스크, 파일구리의 피해 구제 안내 게시물 모습. 동일한 디자인에 바탕 색깔과 웹하드 업체 이름만 다르다. 하단 이미지에는 필터링 업체인 버킷스튜디오의 링크가 공동으로 있다. (사진 = 웹페이지 캡처)

 

자회사 정리 후 이듬해부터 비엔씨피는 흑자전환을 했다. 2016년 매출 141억 1087만 원과 영업이익 6억 9096만 원, 지난해에는 매출 155억 4770만 원, 영업이익 5억 8529만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업계 평균 매출이 81억 4533만 원이고, 국내 최대 웹하드라는 위디스크 운영업체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이 21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엔씨피의 매출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부실 자회사'였다는 표현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처럼 SK그룹은 과거 5~6년 동안 캔들미디어와 비엔씨피(아이콘큐브 포함)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었다. 상당기간 웹하드와 필터링사의 최대주주가 동일했다는 점에서 양진호의 웹하드 카르텔의 소유 관계가 연상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이 회사들과 SK그룹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룹 자회사가 출자한 자금으로 구성된 펀드가 해당 업체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출자법인이 펀드 운용사의 투자처 선정 등 운용에 관련된 결정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베넥스나 화이텍의 펀드 운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SK그룹이 해당 업체들을 자의적으로 소유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투자금을 출자했지만, 운용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투자금을 출자한 대주주가 운용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SK텔레콤이 펀드를 대신해 이 회사들의 대주주가 된 시점도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과 관계가 없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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