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는 사람들이 느려서 양반의 고장이라고 존대해 주는 것이지 실제로 양반이 많았던 지역은 아닙니다.

양반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한양과 가장 밀접했던 경기도 지역입니다.

충청도 이하 삼남지방인 충청 전라 경상은 양반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몰락한 양반이거나 벼슬에 뜻이 없는 양반들이 살았던 곳이지 실세가 살았던 지역은 아닙니다. 그 시대는 지금처럼 KTX타고 2시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지금도 정부기관이 세종시와 서울 둘로 쪼개져 있어서 정부 집행이 느려지고 비효율적이다고 하나로 합치자고 하는데 그 때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인 승마로도 한양 올라가는데 보름이고, 내려오는데 보름입니다. 지방에 양반을 불러서 왕과 면담까지 가는데 한달이 걸리는거죠.

그 당시의 한양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좁은 구역이었습니다. 종로 일대 정도. 즉 왕과 친위대와 삼정승이 기거하는 곳 정도입니다.

전라도는 지금도 전주에 가보면 조선역대왕들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습니다. 이성계의 선조가 전주 출신이라서 전라도를 왕의 고향이라는 풍패지관이라고 불러서 상당히 존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16세기 전주 출신의 정여립 모반사건이 터지면서 전라도의 등용이 제한을 당하게 됩니다. 전라도 출신의 양반들은 더 이상 벼슬에 오를 길이 막히자 풍류쪽으로 자신의 한을 달랩니다. 판소리 같은 노래와 음식 문화가 발달한 이유입니다.

경상도 역시 전라도처럼 모반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영조시대입니다. 당파 싸움으로 영조 왕을 독살하려는 시도를 하는 양반들이 가장 많았던 곳이 영남이었고 이에 대노한 영조는 경상도의 등용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리고 대구에 "평영남비"라는 비문을 세웁니다. 경상도를 정복했다는 의미이니 얼마나 노가 컸었는지 짐작이 가겠죠. 그 때 경상도 양반도 많이 죽었습니다.  

조선시대 그런 험한 꼴을 당하지 않은 곳이 바로 경기도와 충청도입니다. 한양 이북의 지금의 북한 지방은 사실상 사람 취급을 못받고 오랑캐 비슷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저도 예전에 충청도 음식을 먹어 봤는데 좀 맹탕같은 맛이랄까 사람들도 뭔가 화끈한게 없이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속을 알 수도 없고 물어도 대답도 시원하게 하지 않고 확실히 기질이 좀 달랐습니다. 음식이나 그 쪽 사람들의 기질이 비슷한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게 많이 서로 합쳐지고 있습니다. 교통의 발달로 왕래가 잦아지고 매스컴과 인터넷을 통해서 서로 다른 지역과 감정과 지식을 교류하는게 일상화 되면서 그런 구분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 지역 사람들의 지역색도 많이 희석돼 가고 있습니다. 음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충청도 음식도 전라도 경상도 음식에 못지 않게 이제는 많이 따라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