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주와 맥주 많이 섞어 마시는데,
왜 주류회사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실제로 배합해 판매하지 않는건가요?
답변자님,
정보를 공유해 주세요.
주정도수가 다르고
그렇게 마시는 분들이 많치 않아서예요
[토요판 커버스토리]
대한민국 폭탄주 30년
기사입력 2013-10-19 03:00:00
기사수정 2013-10-19 11:04:07
▼ 박희태, 군인들 양주만 콸콸 붓길래 맥주 탄게 시초 ▼
2009년 LED TV 개발 당시 삼성 ‘29.9mm 초정밀주’ 돌려
올림픽 선전 기원 ‘성화봉송주’ 공동체 지향 확인하는 자리로
#1. 폭탄주는 집단의 음식
폭탄주는 부서 회식처럼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자리에서 자주 등장한다.
소주잔을 맥주잔 위에 세운 뒤 한쪽 끝에서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뜨리는 부서장의 ‘
도미노 폭탄주’ 개인기에 환호성이 터지지만 다음 날 아침엔 무뚝뚝한 표정에
피곤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혼자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은 드물다.
폭탄주의 유래 중 하나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제조설이다.
마침 군단장이 교체되는 시점이 왔다.
물론 이미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마셨다는 증언이 있는 걸 보면
폭탄주는 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냉장고 쪽 사람들은 ‘칸칸이주’를 마신다.
폭탄주는
#2. 공동체정신을 일깨우는 제의(祭儀)
※조폭주=폭탄주 제조법이라기보다는 마시는 방법 중 하나.
특정 집단이 공유하는 폭탄주 문화에는 공동체의 지향점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2009년 두께가 29.9mm에 불과한 발광다이오드(LED) TV 개발과 함께 탄생한 LED주는
체육인들 사이에선 ‘성화봉송주’가 크게 유행했다.
사회학자들은 술을 마시는 것은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임을 확인하는 행위라고 해석한다.
▼ 상명하복-획일문화 악명… 억지 건배사 금지한 기업도 ▼
“똑같이 마시니 좋지 않으냐”
#3. 노동과 술이 분리되지 않은 술자리
※보일러메이커(boiler maker)=
근대 이전의 작업장에는 항상 술이 있었다.
하지만 대량생산이 시작된 19세기 말 작업장의 효율성이 지상과제로 떠오르면서 술과 노동은 분리됐다.
폭탄주는 노동과 술이 분리되기 이전의 원형을 지니고 있다.
폭탄주 문화가 싹터 빠르게 확산된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외환위기 전까지
일부 애주가 리더는 ‘농업적 근면성’으로 일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와 피로를 폭탄주로 달래며,
#4. 폭탄주는 권력의 술이다
※충성주=1990년대 말부터 유행한 폭탄주.
조직의 술인 폭탄주가 테이블에 오르는 순간 술자리엔 권력관계가 생겨난다.
허시명 교장은 “폭탄주도 일종의 칵테일이지만 상대방 배려라는 관점에선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
“폭탄주 술자리는 술값을 내는 사람이 진작부터 정해져 있는 때가 많죠.
폭탄주 술자리는 집단의 우두머리가 관장하는 중앙집중형 구조다.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의원 시절 폭탄주 자리에서 제조권을 쥐며
지난해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제가 (폭탄주를) 마시는 것보다는 제조하는 걸 좋아한다”며
폭탄주에는 평등에 대한 열망도 반영됐다.
술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쓴 남태우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
#5. 텐텐주(가득 따른 폭탄주)에서 반폭(반만 채운 폭탄주)으로
※심통주, 바크만주=폭탄주의 대표주자로 이름을 날린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과
1990년대 민주화 바람을 타며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초 검찰에선 상명하복(上命下服)과 연대의식 문화 때문에 폭탄주가 널리 퍼졌다.
바쁜 탓에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하자며 폭탄주를 돌렸다.
사고도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검찰도 바뀌었다.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폭탄주 제조용 미니 술잔 세트를 맞춰 지인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유명하다.
▼ 왜 폭탄 즐기나… 만드는 재미 29%, 빨리 취하려 26% ▼
바쁜데 빨리 먹자는 ‘효율’에서 퍼포먼스 위주 ‘오락’으로 진화 탄산수 섞은 ‘물폭탄’ 등장하고…
싸이-류현진도 폭탄 전도사로
독한 술로 빨리 취하자는 폭탄주의 본질에서 벗어나
양주에 탄산수를 탄 폭탄주까지 등장하며 한국 특유의 대중문화로 진화했다.
동아일보DB
#6. 한국인은 왜 여전히 폭탄주를 마시는가
※페리에주=2010년경부터 유행한 폭탄주로 페리에 등 탄산수에 양주나 소주를 타 마신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씨는 자신의 글에서 “
하지만 지금의 폭탄주는 ‘고알코올 술을 빨리 마시고 빨리 취한다’는 원칙에서 벗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몇 년 전부터 유행한 ‘페리에주’,
하이트진로는 몇 년 전 미리 제조한 폭탄주를 병에 넣어 파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
전보다는 못하지만 ‘
#7. 폭탄주는 한국인의 술이다
※혼돈주(混沌酒)=18세기 선비들이 마셨다는 폭탄주의 조상.
1990년대 초부터 폭탄주가 일반 대중에 확산된 데는
당시 소주 폭탄주가 아닌 양주 폭탄주부터 시작된 것은 당연했다.
경제가 고속성장하면서 빈부 격차는 심해졌다.
특히 소폭의 등장은 폭탄주의 대중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직장인은 물론이고 20대 대학생들의 술자리에도 소폭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해외에도 폭탄주가 있지만 한국인만큼 열정적으로 술을 섞어 마시는 민족은 없다.
폭탄주가 이런 지위에까지 올랐지만 사실 폭탄주는 원형(原形)이 없는 술이다.
폭탄주가 ‘제대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없는 천박한 현실’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많다.
201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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