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플레이 스타일

1 투구 스타일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기준으로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시속 145km(90mph)이며 최고 153km(95mph)까지 나온다. KBO 시절에는 최고 속도는 변함이 없지만 평균 구속은 약간 낮아 141~2 킬로미터를 기록하는게 보통이었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130km 후반대가 찍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공으로 삼진은 잘만 잡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에는 가장 걱정받던 부분 중 하나가 빠르지 않은 속구 구속이었지만 본인도 이를 의식해서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구속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고, 구속을 올리고 싶으면 막 올릴 수 있는거냐? 끌어올린 구속은 좌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 중에서도 느린 편은 아니다. 팬 그래프에서 제공하는 2013년 선발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2 마일이며, 그 중에서도 좌완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90.8 마일이다. 류현진의 포심 평균 구속은 90.7 마일. 한국에서 류현진의 평균구속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의 평균구속보다 느린 이유는 한국에서는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자신이 최대한 이닝을 소화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130 후반 140 초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위기때만 전력투구를 하는 방식으로 투구를 하였기 때문이다. 어차피 느리게 던져도 못치는데 뭐

거기에 속구의 횡방향 무브먼트,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져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뛰어나 타자들이 상대할 때 곤혹스러워 한다. 또 류현진은 좌투수이기 때문에 공의 궤적이 몸쪽으로 들어오다가 살짝 빠지기 때문에 이런 더러운 구질이 더 극대화된다. 구속은 평균적일지 몰라도 메이저리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그리고 타 리그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놓여있는 거대한 벽 중[1] 하나인 '무빙 패스트볼'의 관점에서 볼 때,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위는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우겨넣을 수준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기에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체인지업 역시 횡 무브먼트는 이와 동일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패스트볼의 이러한 무브먼트는 체인지업과의 구분을 더 어렵게 하는 역할도 한다.

여기에 동일한 타이밍으로 투구를 함에도 속구 구속을 자유롭게 조정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경기 초반에는 90 마일 정도의 속구를 던지다가 타자 일순 후 갑자기 92, 3 마일의 속구를 던져 타이밍을 어긋나게 하고,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95 마일의 속구를 던지기도 한다. 이런 속구의 구속 조절 능력은 잭 그레인키도 놀라워 했을 정도.[2]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3 마일이 찍힌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3차전이 그 예. 7이닝을 던지며 6, 7이닝은 패스트볼 구속이 91 마일 정도에 그쳤음에도 93 마일이 나왔다는 것은 5이닝까지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 마일 이상이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정도 페이스는 5이닝 정도밖에 유지하지 못하고, 4일 휴식 후에도 정상 컨디션일 거라는 보장을 못하기 때문에 내일이 없는 포스트 시즌에서야 주구장창 94, 5 마일을 던지며 구속을 끌어올린 것이긴 하지만, 바꿔 말하면 한 경기 안에서 위급한 상황에는 얼마든지 이 구속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류현진이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빠른 공의 완급조절 덕분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가 KBO의 다른 에이스들과 가장 차별화된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흔히 투수의 완급조절이라고 하면 빠른 공을 던진 다음 느린 변화구를 던지는 것을 많이 떠올리는데, 그것도 맞지만 완급조절 중 가장 어려우면서도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게 빠른 공의 완급조절이다. 류현진이 데뷔시절 KBO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은 구속이 빨랐던 것도 있겠지만 새파란 고졸신인이 위기상황에서 패스트볼의 구속을 10km 가까이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제구의 흔들림 없이! 웬만한 베테랑 투수들도 하지 못하는 투구를 고졸신인이 해낸 것이다(...).

투수들은 타자들이 빠른 공에 익숙해지면 변화구로 타격 타이밍을 흔드는데, 만약 빠른 공의 속도마저 조절하게 된다면 분명 같은 구질이지만 타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해진 빠른 공과는 다른 공이 날아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투수는 타자와 더 쉽게 승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저스틴 벌랜더가 상대팀 타선을 초토화시키던 11~12시즌을 떠올려 보면 된다. 이 시기 벌랜더는 이닝이 거듭될 때마다 패스트볼의 구속을 서서히 끌어올려 7~8회에 100마일을 넘나드는 포심을 뻥뻥 뿌려댔다. 타자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치기 어려운 빠른 공이 경기가 진행될수록 무슨 게임마냥 구속이 올라가서 동일한 구질에 대한 타격 타이밍을 계속 바꿔 줘야 한다. 거기에 간간이 들어오는 느린 체인지업과 커브도 타격 타이밍을 흔들어 놓아 타자들은 연신 풍기질을 할 수 밖에 없던 것. 비록 저 당시 벌랜더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른 공의 완급조절이 앞으로 류현진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컨디션이 안 좋거나 피로한 경우에는 속구 구속이 88 마일 가량까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그래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만 MLB에서는 이 정도 속구가 나올 때에는 경기 결과가 좀 부진하거나 내용이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 결국 이는 구종의 기량 문제라기보다는 체력 문제인데, MLB에 적응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속구의 평균 구속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데, 장거리 이동이 처음이었던 시즌 중반에는 구속이 크게 내려갔었지만 이후 장거리 이동에 익숙해지며 다시 평균 구속이 올라왔기 때문.

가장 위력적인 구종으로 꼽혔던 것은 역시 체인지업. 평속이 시속 128km(79 mph)에서 잡히는 체인지업은 체인지업의 덕목인 '속구와 같은 투구폼, 타이밍에 나올 것', '그러면서 속구보다 느린 속도로 타이밍을 뺏을 것'을 충실히 지킨다. 이 구종이 얼마나 많은 헛스윙 및 스트라이크 아웃을 양산하고 공략 당하지 않았는지 나타내는 피치 밸류라는 스탯 기준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콜 해멀스펠릭스 에르난데스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였다.

하지만 이 체인지업은 후술할 슬라이더와 커브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팔의 각도 등의 문제로 인해 2014년에는 위력이 감소되어 결정구로써는 제대로 쓰이질 못했고 피치 밸류 순위도 추락했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강하게 완성시키든지 균형을 잘 잡든지 하는 게 과제로 등장한 상태.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그리고 진출 당해에는 평속 시속 131km(81 mph) 정도로 그냥저냥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정도였다. 문자 그대로 쓸만한 정도. 피치 밸류 상으로는 더도 덜도 말고 메이저리그 평균. 물론 평균의 기준점이 좀 높긴 하지만, 결국 류현진이 활약하는 곳이 메이저리그인 이상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더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었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역할을 좌타자 상대로 하는 구종이 슬라이더이며, 류현진은 2013년 좌타자 상대 성적이 더 좋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류현진을 포스팅하기 위해 스카우팅하던 다저스의 스카우터 진은 류현진의 슬라이더가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했었는데, 그 발전의 여지를 2014년 보여주었다.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보여준, 클레이튼 커쇼의 그립을 학습해 바꾼 슬라이더는 최고 구속이 시속 90 마일(약 145km)까지 나오며 86~87 mph, 시속 140km 정도의 구속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 고속 슬라이더를 처음 선보인 날에는 삼진을 열 개나 기록했고, 이내 체인지업을 대신하는 류현진의 2014시즌 주 무기로 자리 잡았다.

커브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진출 당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류현진의 약점이었으며 기록지 상으로도 네 가지 구종 중 성적이 제일 좋지 않았다. 시속 115km(71 mph) 대의 구속인데, 그냥 보여주기 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일단 완성도 자체가 낮아서 커브를 던지는 순간 공이 위로 떠서 타자가 커브라는 걸 빠르게 알아챌 수 있었고, 떨어지는 각도도 완만해서 궤적을 예측하기도 쉬운데다가 그날 그날 컨디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게 문제. 잘 들어가는 날은 제대로 먹히지만, 안 들어가는 날을 밋밋하게 들어가 공략도 많이 당하고 볼을 많이 만들어 내 애를 먹고 있다. 한 마디로 기복이 심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었는데, 다행이라면 커브로 유명했던 샌디 쿠팩스가 다저스 투수들에게 커브를 가르쳐 주고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 역시 커브의 달인에 조시 베켓역시 커브가 일품인 만큼 배울 여지가 많았다는 점.

그리고 실제로 류현진 특유의 빠른 학습 능력을 발휘, 고속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기 시작한 2014시즌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는 조시 베켓에게서 검지 손가락을 살짝 접어서 던지는 너클 커브 그립을 배워서 이 단점을 보완했다. 그 이전에도 커브의 완성도가 상당히 올라간 상태였는데 이 그립으로 완성도가 더 올라갔다는 평.

이 네 가지 주력 구종을 바탕으로 타자와 심리전을 즐기는 투수. 한국에 있던 시절에도 홍성흔의 인터뷰에 따르면 '레퍼토리가 다양한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속구를 노리면 체인지업이 들어오고, 체인지업을 노리면 속구가 들어왔다. 타짜 같았다'라는 평을 받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다가 그걸 분석하고 나왔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대 추신수를 비롯한 레즈의 좌타자들을 요리했다. 추신수는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안 던졌는데 이번에는 던지더라. 속구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갔는데 완전히 속아서 땅볼이 됐다'라고 했다.

다만 지나친 바깥쪽, 낮은 쪽 일변도의 승부는 팬들 사이에서도 왈가왈부가 많은 부분. 몸쪽 하이 패스트볼은 평범한 구속의 공도 바깥쪽에 비해 스윙을 일찍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체중을 실어서 치기 쉽기 때문에 장타를 허용할 위험도 높다.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은 타자가 상대적으로 스윙을 느리게 시작해도 되기 때문에 컨택하기는 쉬우나, 체중을 실어서 치기 어렵기 때문에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류현진은 거의 바깥쪽 일변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류현진의 2013년 핫 존. 이런 류현진의 바깥쪽 승부에 대해서 팬들의 의견이 상충하는 것이다.

바깥쪽 승부를 옹호하는 쪽은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헛스윙률에서 120명중 106등이다. 하이 패스트볼이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그런 공으로 공략을 시도해 봤자 장타만 나올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바깥쪽 승부로 일관하는 것에 반대하는 팬들은 '헛스윙률이 낮은 것 자체가 바깥쪽 일변도 승부 때문이다. 구속도 좌완 중 준수하고, 횡 무브먼트와 종 무브먼트 모두 메이저리그 상위권인 류현진의 패스트볼로 그런 소극적인 승부만 가져갈 이유가 전혀 없다'라는 쪽. 류현진 본인은 스스로를 제구형 투수로 규정하며 제구력만이 자신의 살 길이라 인식하고 있긴 하다. 2013년 결정적인 순간 맷 아담스를 하이 패스트볼 삼진으로 되돌려 세운 것 처럼 향후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줄 지도 모른다.

실제로 2014년 시즌에 두드러지게 변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다저스 코칭 스태프 역시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위에 대해 하이 패스트볼 승부로 가서 나쁠 게 없다고 주장한 팬들과 의견이 일치했는지는 몰라도, 2014년 경기는 몇 경기 진행되지 않았지만 2013년에 비해 하이 패스트볼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위가 올라감에 따라 삼진율도 상당히 많이 올라갔는데, 2013년 시즌에도 초반에는 삼진율이 좋았던 만큼 이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갈 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2013 시즌은 타자들이 류현진을 처음 보면서 그 생소함 때문에 헌납한 삼진이 많았던 반면, 2014 시즌은 이미 류현진에게 익숙해진 상대들에게 많은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

또 볼넷을 싫어해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편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MLB에서는 초창기 공에 적응이 덜 되며 볼넷을 싫어하는 성향에 비해 좀 많이 주긴 했지만, 후반기에는 볼넷 주느니 안타 맞고 만다는 신조를 잘 지키고 있다. 올스타전 이후 9이닝 당 볼넷 비율은 0.94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안타가 좀 많아져서(...) 후반기 경기는 신시내티 전을 제외하고 안타를 5개 아래로 맞은 경기가 없다. 대신 또 홈런은 안 맞으니 삼진/볼넷/홈런만 따지는 FIP가 좋아져서 세이버 피쳐가 되었다(...).

사실 핫 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바깥쪽 승부에 대한 고집 때문에 '볼을 적게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실제로도 2013년 총 3,070개의 투구를 해 스트라이크는 1,979개, 볼은 1,091개다. 9이닝 당 볼넷 개수가 1.19개에 지나지 않았던 후반기 기록만 가져와도 마찬가지다. 스트라이크 787개에 볼 420개. 후반기 류현진과 비슷한 9이닝 당 볼넷, 삼진/볼넷 비율을 가진 투수 중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류현진보다 적은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뉴욕 메츠의 테리 콜린스 감독은 류현진을 두고 '스트라이크를 쏟아붓는 투수'라고 말했는데 사실 틀린 표현이다. 이런 양반이니까 맷 하비데이비드 라이트를 골로 보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넷이 적은 이유는 역시 제구력. 현대 야구에서는 '투수의 제구력이라는 건 사실 실제보다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3] 그래도 류현진의 제구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다. 즉 볼을 던지는 것을 아끼는 타입은 아니지만 볼넷은 절대로 내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체인지업이라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결정구,[4] 또 볼 카운트를 이끌어나가는 게임 운영 능력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사한 스타일이라면 마크 벌리인데 류현진을 벌리와 비교한 보라스의 언플이 아주 허언은 아니었던 셈. 물론 벌리의 전성기나 커리어에 비교할 수 있는 투수는 아직까지 아니지만. 현재까지 벌리보다 나은 점은 젊은 나이와 패스트볼 구속뿐

단점이라면 이런 운영은 사실 매우 섬세한 운영이기에 조금이라도 균형이 무너져 내리면 볼넷을 남발할 위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는 것. 실제로 류현진은 전반기에는 9이닝 당 볼넷을 3.01개씩 내주며 볼넷을 상당히 많이 내주는 투수였다. 후반기에도 딱히 투구 패턴의 변화는 없었지만 컨디션이 올라오며 스트라이크/볼 비율에 변화도 없었으면서 볼넷이 크게 줄어든 것. 다시 말해 컨디션이 나쁘다면 언제든 다량의 볼넷을 내주면서 이닝은 많이 못 먹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황하지 않는 멘탈과 유연한 경기 운영 능력 역시 칭찬받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이 칭찬하는 부분인데, 허니컷 코치는 '문제가 생기면 당황하지 않고 기어를 바꿔서 달리는 법을 알고 있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그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투수다'라고 했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스포트라이트와 기대를 두려워 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즐기는 것 같다. 타고난 선수'라 평했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KBO에서 MLB로 건너가며 생긴 피칭 스타일의 변화. 타자들의 힘이 부족한 KBO에서는 플라이볼을 많이 유도하며 아웃카운트를 잡았는데, 타자들의 힘이 좋은 메이저리그에서는 플라이볼을 유도하는 게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자마자 땅볼 비율을 50%로 늘리며 땅볼 투수로 변신했다.[5] 말이야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면 된다지만 그런 제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며, 쓸데없이 자존심과 오기로 이전 스타일을 고집하는 투수들같은 어리석음도 보여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평균(약 22초)에 비교해도 빠른 투구 간격(인터벌)도 그의 장점이라 볼 수 있는데, 김형준 해설의 분석에 의하면 류현진의 인터벌은 평균 19.5초로 전체 평균보다 2~3초정도, 길게는 25초 전후의 인터벌을 가지는 투수들에 비해 5초정도 빠르다고 보았다. 또한 류현진의 인터벌은 상황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한데, 이에 대해 어떤 기사에서는 투수가 불리한 상황에 몰려도 역으로 짧은 인터벌을 통해 상대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효과가 있으며, 류현진의 흔들리지 않는 멘탈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2 빠른 구질 습득

구질 습득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송진우가 미국교육에 의해 배워온 체인지업을 구대성이 배워 자신만의 팜볼성 체인지업으로 변화하였고, 그걸 류현진에게 가르쳤으나 류현진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좀더 종으로 떨어지는 써클 체인지업으로 완성시켰다. 그것은 배운 지 2주일 만에 실전에서 바로 써먹었을 정도라고 한다. 구대성 선수 인터뷰로는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며, 구대성 본인이 배우는 데는 열흘 정도 걸렸다고. 그러나 프로 수준에서 구질을 새로 습득해서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대개 1~2년 정도는 걸린다고 본다. 또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서 반드시 익힌다는 보장도 없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서드 피치로 써먹기 위해 체인지업을 10여년 연마한 박찬호도 2009년이 되어서야 실전에서 통하는 수준이 되었단 말을 들었을 정도다. 이렇게 서클 체인지업을 빨리 배울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고등학교 시절 자주 던졌던 팜볼의 그립이 서클 체인지업의 그립과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2008년 시즌 중에 너클볼을 시험삼아 던진 적이 있고 2009년에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기도 했다. 2010년 전지훈련에서는 윤석민의 슬라이더 그립을 배우려고 하는 등 전부터 슬라이더의 위력을 높이려고 노력했으나, 전부 위력적인 공이 안나와서 습득 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윤석민에게 배운 슬라이더도 윤석민의 손가락 기럭지가 나와야 쓸 수 있는 그립이라 포기했다고 한다. 크보의 상귀요미 류딸...[6]

2010년 4월 22일. 8이닝 128구끝에 한화를 3연패에서 구원한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그저께부터 성준 코치님이 조금 변형해서 그립 잡는 법을 알려주셨는데 그게 잘 먹힌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성준 코치는 그 모습을 보고 식겁했단다. 또한 2010년 7월 3일 넥센전에서는 겨울에 박찬호에게서 배운 커터를 던져서 더욱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구질 습득력 자체는 좋은 반면 실전에서 다양한 구질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자신도 어설픈 변화구는 독이 된다는 것을 아는 듯하다. 2012년에는 포심-체인지업-커브 위주의 피칭을 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2013년에는 포심[7]과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면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주는 피칭을 보여주었다. 특히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로 넘어가기 전부터 주무기로 인정받았는데,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64를 기록하였다.# 2014년에도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4년 류현진의 결정구 서클체인지업이 피안타율 0.472에 이를 정도로 공략당하자,#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에게 커쇼의 것과 같은 컷 패스트볼(이하 커터) 그립을 배워 신시내티전에서 꽤 쏠쏠히 써먹었다. 10년 내셔널리그 MVP 겸 13년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에 빛나는 조이 보토는 3번 중 2번 공략해 2번 모두 1루 땅볼에 그쳤다. 커터는 체인지업과 반대의 궤적을 그리는 구종이기 때문에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오는 타자들에게 유리하다.# 일단 주변에선 커터라고 부르고 있지만 류현진 본인은 그냥 구속이 좀 더 빠른 슬라이더로 생각하고 던진다고 했으며, 팬그래프닷컴에서도 일단은 이 공을 슬라이더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클레이튼 커쇼의 슬라이더 그립과 메커니즘을 배워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정말 놀라울 정도로 커쇼의 슬라이더와 흡사하다. 참고[8] 커브 또한 조시 베켓의 그립을 배워서 던지기 시작했는데, 단 2경기만에 효과적인 승부구로 사용될 만큼 귀신같은 구질 습득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3 이닝 소화

이닝 소화능력도 상당한 수준. 매 시즌마다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이 7이닝에 가깝다. 부진했던 시즌에도 어떻게든 오래 버텼다는 소리. 이닝 소화력이 말 그대로 괴물같았던 2010년에는 경기당 8이닝에 가까울 정도로 이닝을 소화했다. 때문에 2010시즌까지 2008시즌을 제외하곤 매년마다 190이닝 가깝게 소화, 데뷔 6년차만에 통산 1,000이닝을 넘어섰다. 하지만 2010시즌 이후로 2년간은 부상으로 2군에 가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닝수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12시즌에서는 182이닝으로 예년 수준 정도로 회복했다. 류현진이 괴물인 이유는 좋은 성적을 내서 그렇기도 하지만, 엄청난 이닝을 던져내고도 그것을 버텨내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보기보다 유연한 투구폼도 한몫 하는 듯 하다.

하지만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류현진은 이닝 1위를 해본적이 없다. 2006, 2007년에는 약쟁이다니엘 리오스, 2009년에는 아킬리노 로페즈에게 밀려 모두 이닝 2위. 그야말로 이닝 소화력이 엄청난 수준이었던 2010년에도, 등판 간격이 상당히 넓어졌음에도 이닝순위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9월에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로 김광현이 야금야금 뒤쫓아가 결국 1이닝 차이로 떨어지는 이닝 2위로 시즌 마감.

헌데 미국으로 간 류현진의 기록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떨어진 능력이 바로 이 이닝 소화 능력이다. 미국 첫해 192이닝으로 결코 적은 이닝은 아니지만 그보다 경기가 훨씬 적은 국내에서도 저만큼의 이닝 이상을 소화한 게 류현진이다. 거기다 두번째 해인 2014년으로 오면 잔부상 등으로 더 이닝이 감소하여 시즌 끝날 때까지 170이닝을 넘기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며, 결국 어깨부상으로 152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아마 국내에서는 워낙 상대할만한 타자가 없어서 쉬엄쉬엄 봐주면서 던졌다면 미국에선 그런 타자가 없으니까 좀 더 한타자 한타자에 집중하면서 던지기 때문인 듯 싶다.[9]

4 탈삼진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할 때에는 특유의 서클체인지업과 커브 등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데뷔 시즌부터 주형광이 가지고있던 역대 최연소 100탈삼진 기록을 깨버린 동시에 역대 최소경기 100탈삼진 기록마저 타이로 달성하더니, K/9을 9 넘게 기록하면서 에르난데스 이후로 5년, 토종투수로 한정한다면 주형광, 정민철 이후로 10년 만에 200개가 넘는 삼진을 잡아냈다.

데뷔 해 이후로 본인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계속 경신하다가, 2010년 5월 11일 LG전에서는 9이닝동안 17삼진을 잡아내며 정규이닝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이 때 같이세운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 + 매 이닝 탈삼진 기록도 역대 3번째 기록이다. 그것도 한국판 쿠어스필드라고 불리우는 청주구장에서 기록했다.

그리고 2011년 6월 19일 두산전에서 역대 22번째로 통산 1,000탈삼진을 달성했다. 주형광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연소 기록을 20일 가량 앞당겼고(24세 3개월 14일 -> 24세 2개월 25일)[10] 정민철이 가지고 있던 최소경기 기록을 30경기 가량 앞당겨 기록을 경신하였다. 주형광이나 정민철 두 선수 모두 다 신인 시절부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록을 거의 한 시즌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2012시즌에는 12경기만에 100탈삼진을 달성하면서 주형광과 본인이 가지고 있던 종전 기록(13경기)을 깨버렸다. 이미 탈삼진 관련 기록에서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 2012년까지 통산 K/9이 8.78로, 선발 투수의 수준을 벗어나 불펜투수들과 비교해서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이다. 특히 승수나 평균자책점등 다른 지표의 수치가 떨어진 2011시즌에는 9.14, 2012시즌에는 10.35로 오히려 예년보다 더 수치가 오르며 삼진 잡는 능력이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삼진율이 위에서 말한 이닝 소화력과 더해져 매해 잡아내는 삼진 수가 많은 편이다. 2006~2012시즌까지 7시즌동안 150k를 넘는 시즌이 5시즌이나 되며 그중에 2시즌은 200k를 넘겼다. 200k를 한번이라도 넘긴 투수는 선동열, 최동원, 장명부, 김시진, 정민철, 주형광, 류현진 등 8명 뿐이며, 200k를 두 번 이상 넘긴 투수는 선동열, 최동원, 류현진 3명 뿐이다. 또한 2006~2012년까지 7시즌 동안 탈삼진왕을 5번이나 차지했다. 이는 선동열과 더불어 가장 많은 탈삼진왕 달성횟수이다. 통산 탈삼진도 12시즌까지 1,238개로 이미 역대 10위에 해당한다.

다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는 어쩔 수 없는 리그 수준 차이 때문에 탈삼진율이 크게 떨어진 편.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9이닝당 삼진 개수는 7.21개로 KBO 통산 기록에 비해서는 9이닝 당 1.5개 가량, 2012 시즌에 비해서는 3개 이상이 떨어진다. 참고로 2013년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평균 9이닝 당 삼진개수는 7.19개. 즉 류현진의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결국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평균수준이라는 이야기다. 무브먼트 등 여타 장점이 있다 해도 결국 류현진의 속구 구속은 좌완 중에서도 특출난 편이 아니며, 주 무기인 체인지업도 헛스윙을 이끌어내는데에 최적화된 구종은 아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를 건너갈 때에 예상된 결과이기도 했다.

전반기 9이닝 당 삼진 수가 7.17개로 KBO 시절에 비해 크게 줄어들자 류현진도 적응을 못하고 당황했는지 어떻게든 타자로부터 삼진을 이끌어 내기 위해, 혹은 컨택이 좋은 타자들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공을 바깥으로 많이 빼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결과 전반기 9이닝 당 볼넷 개수는 3.01개에 달했다. 메이저리그 평균 2.83개에 비해 높은 수치였는데, 때문에 삼진/볼넷 비율도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였고 류현진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이었다. 키스 로는 '반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 불펜으로 내려올 거다. 이닝 소화력은 좋으니 4~5 선발은 될 지도 모르겠다'라며 또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류현진의 대단한 점이 발휘되는데, 후반기 류현진의 9이닝 당 삼진 개수는 7.29개로 전반기의 7.17개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9이닝 당 볼넷 개수가 3.01개에서 1.19개로 크게 줄었다. 이 1.19개의 BB/9은 KBO 통산 BB/9인 2.88이나 2012년의 2.52와 비교해도 엄청나게 낮아진 수치다. 2013년 전체를 봐도 2.30 개로 KBO 시절보다 좋아졌다. 리그 수준 차 때문에 탈삼진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어도 자신의 방법론을 고집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그러면 볼넷 덜 주면 되지'로 방향을 선회한 셈인데, 매우 현명한 선택이다. 덕분에 삼진/볼넷 비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해 전반기 2.38에서 후반기 6.10으로 후반기에는 류현진보다 이 비율이 좋은 투수는 클리프 리데이비드 프라이스 뿐이다. 정작 전체적인 스트라이크/볼 비율은 전반기와 후반기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결정적인 풀 카운트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인 승부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주효했다.

이게 대단한 이유는, 류현진은 KBO 에서 탈삼진형 투수로 군림한 투수다. 자연스레 선수의 심리 상태, 전략도 그에 기반할 수 밖에 없다. 그게 난관에 부딪쳤는데, 류현진은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쓸데없는 자존심에 얽매이거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유연하고 부드럽게 최적의 해결 방법을 찾았기 때문. 대신 피안타율은 전반기 .242, 후반기 .259로 후반기에 좀 많이 상승했다.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치러야 할 어쩔 수 없는 대가. 이를 낮은 홈런율과 높은 땅볼 비율로 인한 장타 억제로 만회한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은 적어도 2013년에는 탈삼진형 투수라기보다, 볼넷을 절대 주지 않으면서 장타를 주지 않고 땅볼을 유도해 맞춰잡는 스타일에 가깝게 변했다. 물론 여전히 삼진도 평균 수준으로 잡아내지만 한국 프로야구 시절처럼 압도적이진 않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기도 하지만 마이 웨이를 고집하다가 패닉에 빠지거나 폭망하는 것보다는 백번 천번 현명한 선택이자 변화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일지, 아니면 쭉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당장 2014년의 초반 몇 경기를 보면 다저스 코칭 스태프에서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있다. 슬라이더 승부를 많이 가져가고, 하이 패스트볼을 자주 보여주면서 예년 평균보다 더 높은 탈삼진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특징.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므로 이 변화가 시즌 내내 이어질 지는 모르는 일이고, 당장 2013년도 시즌 초반 한달간 탈삼진율은 2014 시즌 초반과 비슷했다. 하지만 2013 시즌의 탈삼진은 생소한 투수를 상대하는 타자들을 상대로 만들어 낸 것이고, 2014 시즌은 이미 류현진에게 익숙해진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는 게 다르다. 탈삼진을 뽑아내는 방법론이 달라졌기 때문에 시즌 내내 이러한 탈삼진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팬들도 있다.

5 능숙한 경기 운영

류현진이 지닌 최고의 능력은 역시 경기운영 능력으로, 과거 2007 시즌부터 2년차 투수답지 않게 교묘한 완급조절과 볼 배합으로 수많은 타자들을 헛스윙으로 낚는 등 마치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높은 탈삼진 능력의 원천. 2007시즌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1차전에서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플라이-삼진-삼진) 틀어막은 장면은 류현진의 나이답지않은 노련미를 잘 드러내는 장면중 하나다.

주자 견제가 나쁘다고 평하기도 하지만, 그를 상대로 적시타를 뽑아낼 수 있는 타자들의 수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경기를 보다 보면 종종 미칠듯한 잔루에 상대편 팬들이 식겁할 때가 많다. 게다가 2010시즌 들어와서는 세트포지션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한편 류현진의 투구를 보면 주자가 나갔을 때와 나가지 않았을 때가 확연히 다르다. 주자가 없을 때는 좀 살살 던지다가 나가면 신경써서 던지는듯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타순에 따라서도 강약을 조절한다. 이러한 투구 때문에 가끔 엉뚱한 타자에게 뜬금포를 맞는 일도 있지만 엄청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경이로운 경기 운영 능력과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줬는데, 2013년 한 시즌동안 만루 상황에서는 16타수 1안타만을 허용했으며, 득점권에서의 피안타율도 1할대에 불과했다.

그나마 2009시즌에 이인구, 김동주, 손시헌, 박석민이 류현진의 천적으로 나타나 밸런스가 좀(?) 잡히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나마'의 수준이지만... 2009년 MBC ESPN 연말결산 야구특집에 출연해서는 '대호형 저한테 살살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 그런데 2009년에는 이대호한테 3할도 안줬으면서 저 중에서 류현진에게 가장 강한 선수는 의외로 박석민이다.[11] 2012년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얘기하기로 류현진 본인이 가장 상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타자는 최정 선수라고 한다. 그 어떤 공을 던져도 최정 선수는 다 받아친다고.[12]

6 타격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이적한 2013년 시즌부터는 투수도 타석에 서야하는 내셔널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타자 류현진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엔 동산고 4번 타자로 뛰기도 했지만 한국프로야구지명타자를 쓰기 때문에 7년 동안 타석에 한번도 서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몹시 드물다는 좌투우타이다. 이로서 LA 다저스의 역대 한국인 우타자는 박찬호, 류현진이 되고, 좌타자는 최희섭.

2013년 시즌만 놓고 보면 투수치곤 잘 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NL 투수들의 평균 타율이 1할 중후반인 점을 생각하면 0.207의 타율을 기록한 류현진의 타격은 꽤나 준수했다. 또한 장타도 2루타 3개, 3루타 1개를 기록했고, 5타점 5득점을 기록하면서 필요할 땐 치고 달리며 점수를 뽑아내기도 했다. 희생번트도 6개를 성공시켰다.

밀어치는 능력이 좋아서 2013시즌 초반엔 우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많았지만, 시즌 후반엔 당겨치는 타구도 가끔 나왔고 한번은 담장을 넘길 뻔한 적도 있었다. 여기에 커트로 투구수를 늘리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고 변화구에 쉽게 스윙하지 않는걸 보면 선구안과 컨택 능력은 좋은 것 같지만 그에 비해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았다.

그래도 이정도의 활약에 국내 해설진은 물론이고 현지 해설진도 "정말로 지난 7년간 타석에 한번도 서본 적이 없는 선수가 맞냐?"며 류현진을 극찬했는데, 일단 2013년 시즌 타격은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거나 답내친이란 말이 유행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그런거 없고 그냥 보통 투수들의 타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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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즈키 이치로 항목에 들어가도 알 수 있지만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해 본 뒤 '구속은 생각했던 그대로인데, 무브먼트가 차원이 다르다'라고 평한 적이 있다. 거기에 일본 야구는 속구를 직구로 여겨 올곧게 들어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 횡방향 무브먼트를 없애버리는 경향이 있다.
  2. 연습 때 동일한 폼에서 속구 구속이 달리 나가는 걸 보고 통역에게 다가가 "이제부터 넌 내가 피칭을 가장 즐겁게 지켜보는 투수 중 한 명이 됐어"라고 수줍게 고백했다고 한다(...). 출처
  3. 통계를 내보면 '가운데 몰리는 공/존 구석으로 들어가는 공'의 비율은 제구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투수나 평범한 투수나 별로 다르지 않다.
  4. 2013 시즌까지.
  5. 이러한 변신을 구로다 히로키가 이미 보여주었다. 일본에서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게 가능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하면 망한다는 걸 일찍 깨닫고 싱커를 주무기로 바꿔 지금은 노모와 박사장을 넘볼 수준의 투수가 되었다.
  6. 해당 짤방은 윤석민이 아니라 송은범의 슬라이더를 배우려다가 안던진다고 포기하는 짤이다.
  7. 기록상 투심이 일부 섞여있는데, 포심의 구속차가 커서 낮은 구속의 포심이 투심으로 기록된 것이란 의견이 있다.
  8. 8월 21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극적인 시즌 15승을 거둔 커쇼는 다음날 8월 22일 스포츠넷 LA와의 다저 스타디움 현장 인터뷰에서 오렐 허샤이저가 류현진의 슬라이더 그립이 커쇼와 매우 흡사하다고 묻자 커쇼는 류현진이 어느 날 커쇼에게 와서 'Your grip!', 'Your grip!'이라고 외치며 커쇼와 같은 그립으로 슬라이더를 던지는 모습을 보이자 계속 써보라고 권유했는데, 류현진은 곧 그 그립으로 던지는 슬라이더를 습득했다고 말했다.
  9. 상위리그에 진출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더라도 어느정도의 성적하락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NPB에서는 밥먹듯이 완투하던 노모가 MLB에서 완투기록은 크게 떨어졌고, 이치로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충공깽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NPB에서 활약했을 때보다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심지어 MLB 통산 타율도 NPB 통산 타율보다 떨어졌다...
  10. 주형광은 만18세에 데뷔해 (즉, 빠른 생년) 보통 만19세에 데뷔하는 선수들보다 (류현진 포함) 기록 작성에 훨씬 유리했다.
  11. 비단 류현진 한테만 강한 것이 아니라 박석민은 자타 공인 한화 킬러다. 칰나쌩 클럽 하지만 박석민은 류현진을 만날 때마다 상대하기 껄끄럽다고 인터뷰했다.
  12.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최정은 "현진이가 메이저에서 던지는 거랑 국내에서 던지던 게 다르더라. 국내에 있을때도 저렇게 던졌다면 나도 못 쳤을거다"라면서 겸손하게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실제로 그렇다. 류현진은 평균 패스트볼 구속을 메이저로 진출하며 시속 2~3킬로미터 정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