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질문 "사의 찬미" 에 대해서
ham9**** 조회수 10,734 작성일2008.06.08

저희 엄마가 이야기 해 주셨는데,

저희 외증조할아버지가 김우진이라는 유명한 사람이래요. 무슨 윤심덕인가? 하는 사람이랑 사랑했다가 자살했다는데.... "사의 찬미"라는 영화로 나오기도 하고...

사의 찬미가 무슨 내용인가요? 그리고 그게 그렇게 유명해요?

 

내공 30 겁니다.

프로필 사진

답변자님,

정보를 공유해 주세요.

1 개 답변
1번째 답변
프로필 사진
wodm****
중수
본인 입력 포함 정보

이 포스트를 보낸곳 ()

 

사의 찬미

1991년 작품

감독 : 김호선

출연 : 장미희(윤심덕), 임성민(김우진), 이경영(홍난파)

김성수(이용문), 김혜리, 조민기, 강계식, 신충식

대종상 여우주연상, 청룡영화제 남녀주연상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

 

'사의 찬미'가 만들어진 1991년은 소위 70년대 트로이카(유지인, 정윤희, 장미희)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입니다.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국내 영화계의 부동의
트로이카 시대를 이끈 이 세명의 배우들은 장미희의 도미, 유지인, 정윤희의 결혼으로
막을 내리게 되죠.  이후 정윤희는 완전 은퇴, 유지인은 꽤 오랜동안 연예활동을 중지하지만
장미희는 3년만에 귀국하여 황진이로 복귀하면서 다시 영화출연을 재개합니다.
그리고 1991년 '사의 찬미'라는 대작을 완성합니다.

 

'사의 찬미'는 배우 장미희에게는 많은 것을 얻게 해준 작품입니다.  '대종상' '청룡영화상'은
물론이고,  아시아태평양 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게 되죠.  이 영화 한편으로
수많은 상을 수상했고,  당시 34살의 아직 한참 활동할 수 있는 나이였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사실상 이 영화는 '젊은 인기여배우로서의 장미희'의 화려한 영화인생의
종지부를 찍은 듯한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2년뒤 '사랑 그리고 이별'이라는 작품과
95년 애니깽, 그리고 97년 '아버지'라는 영화가 그 이후 출연한 영화의 전부였으니까요.
사의 찬미로 호평을 받았으면 사실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만도 했는데 이후 오히려
활동이 줄었다는 것은 아마도 '사의 찬미'로 인하여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그만큼 지금 시점에서 볼 때 160분짜리 대작인 시대극 '사의 찬미'는 단연 장미희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볼 때도 그녀의 전성시대인
70년대 후반~80년대 초반의 작품중 이만한 영화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장미희 뿐만 아니라 '김호선'감독에게도 최고의 작품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영화는 한국영화의 분위기와 기술이 업그레이드 된 90년대의 작품치고는
다소의 투박함과 고전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미희의 원숙한 연기와
임성민, 이경영, 김혜리, 신충식, 조민기, 김성수, 조선묵, 강계식 등 신구를 막라한
다양한 배우들의 호연과 거대한 제작비, 적절한 픽션을 살린 각본 등 투자한 만큼
꽤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30대를 넘어선 장미희는 관록을 갖춘 모습도 보여주었고,
잘생긴 외모때문에 연기보다는 얼굴위주의 '에로물'에 캐스팅이 자주 되었던 임성민도
모처럼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영화속에서

다루어진 윤심덕과 김우진

 

 

장미희가 연기한 실존인물 윤심덕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사실 윤심덕의 일대기를 다룬
'사의 찬미'는 적절한 픽션과 논픽션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한국 근대화시대의 '비련의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윤심덕의 죽음(사실은 실종)은 한국 예술사의 미스터리이기도 하고,
오늘날까지 정확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윤심덕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 생존했다는
설도 꽤 강하고.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질 때는 뭔가 '일관성'을 가져야
합니다.  '사의 찬미'는 '홍난파의 관점'을 택하였습니다.  홍난파(이경영)의 나레이션으로 영화가
이어지는 '1인칭 관찰자 시점'입니다.  한국음악계의 불세출의 존재 '홍난파' 물론
그의 인생 후반기의 '친일파 행적'이 많이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사의 찬미'에서는
친일이나 반일이냐 라는 이념보다는 '근대화시대'를 맞이하여 개화하는 조선 말기에서
서구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젊은 문화예술인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윤심덕'이
보여준 '신 자유연애주의'도 언뜻 보여지는데,  그렇다고 윤심덕을 방탕한 여인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김우진(임성민 역)과의 진실하고 운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로 주로
흘러갔습니다.

 

최초의 관비유학생신분으로 동경에서 서양음악을 전공한 가난한 유학생 로맨티스트 윤심덕(장미희)
목포의 갑부의 아들로 결혼한 아내가 있지만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윤심덕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작가지망생인 이상주의자 김우진(임성민)
음악을 전공하는 유학생으로 윤심덕을 사랑하며 지켜주는 따뜻한 남자인 휴머니스트 홍난파(이경영)

 

이렇게 세 사람의 파란만장한 삶과 예술과 사랑의 이야기가 진하게 펼쳐지는 대작입니다.
물론 실제 윤심덕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자집 아들 이용문(김성수)와의 로맨스는
사의 찬미에서는 비중이 꽤 적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윤심덕의 인생을 사실관계에
따라서 복잡하게 흘러갔으면 영화가 산만해질 수 있었지만,  김우진과의 사랑위주의 이야기로
많이 단순화시켜서(다소의 과장이 섞였겠지만) 진행한 것이 오히려 더 그럴듯한 영화가
나온 것 같습니다.

윤심덕과 홍난파(이경영)

 


실제 윤심덕의 사진

 

 

'맨발의 이사도라'나 '마타하리' 그리고 넬슨의 연인 '엠마 해밀턴'  나폴레옹의 연인 '데지레'
등이 영화로 만들어지기 흥미로운 외국의 실존인물이라면 '윤심덕'역시 한국에서 실존하였던
비련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의 찬미를 그런 윤심덕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를
재미있고 그럴듯하게 다루었습니다.  오히려 '역도산' 김득구의 이야기를 다룬 '챔피언'
최배달의 이야기 '바람의 파이터' 등 다른 '실존인물영화'보다 그럴듯한 설정과 진행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장미희와 김호선 감독의 일생 일대의 대표작으로 완성된 이 작품을 보면서 일찍 요절한
배우 임성민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임성민이 연기한 김우진 역시
윤심덕과 함께 실종되어 현해탄에 함께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은
인물이지만, 배우인 임성민은 실제로 일찍 요절하여 안타까움을 주었던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배우이죠.  영화의 내용과 출연 배우들 모두 아련한 느낌을 들게 했던 영화입니다.
임성민은 기억속의 배우가 되었고, 장미희의 인생 역시 참으로 드라마틱하게 흘러왔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2008.06.08.

  • 채택

    질문자가 채택한 답변입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UP 눌러주세요!
UP이 많은 답변일수록 사용자들에게 더 많이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