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 KS 4차전 시구, 두산 선수들 "기운 좀 받아볼까?"
기사입력 2008-10-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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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둔 잠실구장 두산 라커룸. 경기가 임박해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종영한 KBS TV 주말 인기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공주병 걸린 부자집 마나님 이미지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며 '국민 누나'로 재탄생한 장미희가 시구 연습을 위해 실내 연습장을 찾았기 때문. 중견 여배우인 만큼 연령층에 따라 관심도 차이가 확연했다.
시구 연습을 마치고 나오는 장미희를 복도에서 마주친 고참 홍성흔은 악수를 한 뒤 "우와, 아버지한테 전화드려야겠다"며 행운의 오른손을 고히 간직하는 모습. 또한 "오셨으니 오늘 기운을 받아 두산이 이길 것"이라며 승리 기원 시구에 의미를 부여했다. 옆에 서있던 이혜천도 빙글빙글 웃으며 반가움을 표시. 하지만 "야구를 좋아한다"던 장미희는 함께 동행한 인사가 '두산의 대표타자 홍성흔'이라고 소개한 후에야 비로소 얼굴을 알아봤다. 홍성흔의 동기생 정원석은 장미희의 CF 컨셉트를 빗대 "아름다운 밤이 되는건가?"라며 너무나도 중요한 4차전 승리를 기원했다.
고참급들과는 달리 나이차가 큰 젊은 선수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스무살 김현수는 "저는 누군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식사를 마친 뒤 "손담비가 왔다고?"라며 '오보'를 듣고 득달같이 달려온 오재원은 서운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고졸 2년차 이용찬 정도만이 식사를 준비해준 아주머니에게 "'엄마가 뿔났다'에 나온 배우가 왔다"며 관심을 보인 정도.
장미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기합을 넣어가며 강한 어깨로 20여개를 던지며 시구 연습에 몰두했으나 컨트롤이 잘 안 잡히는 모습. "팔이 뻐근해 그만하는게 낫겟다"며 대기실로 향하던 장미희는 "어릴 때 딱 한차례 이후 시구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설레는 표정. 연습 때는 고전했지만 실전에는 강했다. 마운드와 포수 중간쯤에서 멋진 와인드업을 선보인 장미희는 채상병의 미트에 스트라이크성 강속구를 꽂아넣어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 잠실=정현석 조선닷컴 야구전문기자 scblog.chosun.com/gen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