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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10>연말엔 와인의 기적을

-영화로 맛보는 와인 ①와인미라클(원제: 보틀 쇼크)

/안상미 기자



"드가는 물감을 썼고, 로댕은 구리를, 드뷔시는 피아노, 보들레르는 언어를 썼듯이. 앙리 자이에와 필립 드 로칠드는 포도를 사용했지. 훌륭한 와인은 훌륭한 예술이야."

나중에 파리의 심판으로 불리게 된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의 시음회를 기획한 스티븐 스퍼리어는 와인을 예술로 봤다. 와인샵과 아카데미를 운영했던 그는 스스로를 양치기에 비유했다.

"나로 말하면 양치기지. 내 임무는 대중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예술을 알리고 길잡이를 해 잘 감상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프랑스 와인만이 최고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전 세계에 미국 와인을 알리고 길잡이를 해줬으니 실제 훌륭한 양치기였던 셈이다.

영화 '와인 미라클'은 1976년 파리의 심판을 소재로 했다. 스퍼리어가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쓰일 미국 와인을 찾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를 방문해 와인을 고르는 과정이 샤토 몬텔레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화이트와인 시음회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던 그 와이너리다.

사실 이 시음회는 프랑스와 미국 와인의 대결을 유도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미국 와인도 주목할 만하다는 인정을 받게 하고자 했을 뿐 미국 와인의 우승은 그 누구도 예상을 못 했던 결과다.

영화의 원제는 보틀 쇼크(bottle shock)다. 원래 와인을 병에 넣거나 운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와인의 색이나 맛이 달라지는 것을 말하지만 시음회의 결과가 충격적이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와인미라클'에서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연출한 장면



화이트 와인 중 1위는 미국 샤또 몬텔레나의 샤도네이 1973년 빈티지였다. 140점 만점에 132점을 받아 126.5점으로 2위를 차지한 프랑스 도멘 룰로 뫼르소 1등급 샴 1973을 압도했다. 뿐만 아니라 상위 5위 내에 다른 미국 와인의 이름이 2개나 더 있었다.

레드와인 역시 1위는 미국 스택스 립 와인셀라의 카버네 소비뇽 1973이었다. 2~4를 차지한 와인은 프랑스 샤또 무똥 로칠드, 샤또 몽로즈, 샤또 오 브리옹으로 모두 1970 빈티지였다. 5위는 또 다른 미국 와인 몬테벨로 1971이 차지했다.

오베르 드 빌렌 DRC(도맨 드 라 로마네꽁띠) 공동 소유자와 피에르 타리 보르도 그랑 크뤼 샤또 연합 사무총장, 오데뜨 칸 프랑스 와인전문지 편집장, 피에르 브레쥬 INAO 감사총괄 등 심사위원의 면면히 너무나 쟁쟁해 시음회 결과를 부정하기도 힘들다. 의외의 결과에 칸 편집장은 채점지를 돌려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스퍼리어는 말한다. "우린 미신을 깨부셨어. 프랑스 와인만이 최고라는. 이게 끝이 아니야. 앞으로는 남미의 와인도, 호주와 뉴질랜드의 와인도 마시게 될거야."

2006년에는 파리의 심판 30주년 기념으로 다시 시음회가 열렸다. 프랑스 와인이 이길 거라고 확신했지만 이번에도 캘리포니아 와인이 이기고 말았다. 파리의 심판에서 1위를 차지한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이와 스택스 립 카버네 쇼비뇽 한 병씩은 그 역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소장품으로 진열됐다.

와인영화는 다 좋은데 보고 나면 와인 한 잔이 절실해 지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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