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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형제간의 우애를 다룬 민담.

줄거리

한 마을에 따로 농사를 지으며 사는 형제가 있었다. 형제는 가을이 되자 추수를 하고 각자 논에 볏가리를 쌓아 놓았다. 형이 생각하기를, 동생은 결혼해 새로 살림이 났기에 쌀이 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는 밤중에 몰래 논으로 나가 자기 볏가리를 덜어 동생 볏가리에 쌓아 놓았다. 그날 밤 동생이 생각하기에 형은 식솔도 많으니 쌀이 더 필요할 거라 여겨 밤중에 나가 자기 볏가리를 덜어 형의 볏가리에 쌓아 놓았다. 이튿날 논에 나가 본 형제는 깜짝 놀랐다. 분명히 지난밤에 볏가리를 옮겨 놓았는데 전혀 볏가리가 줄어들지 않았던 것이다. 이튿날 밤에도 형제는 같은 행동을 했고, 셋째 날에 드디어 형제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서로 밤중에 볏가리를 옮겼던 것이다.

변이

볏가리 혹은 나락과 관련하여 형제 사이의 우애를 다룬 다른 설화가 있다. 이 설화는 형제만 등장하지는 않고, 어머니와 형수도 등장한다. 형은 잘살고 동생은 못살았다. 추수를 하고 나서 어머니가 형 몰래 동생에게 나락을 더 넣어 주자, 아랫동서가 다시 형의 집에 갖다 놓는 걸 보고 형수가 감동을 받았다. 형수가 계략을 꾸며, 동생 생일에 술을 빚으라고 쌀을 주었다. 동생 생일날 형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고는 논 백 마지기를 동생에게 주었다. 형이 술에서 깨자 형수는 남편이 술 먹고 시켰다고 거짓말을 했다. 어쨌든 벌어진 사건이라 형은 인정하고 동생과 잘 살았다고 한다.

분석

형제 사이의 우애를 다룬 설화는 내용 전개 방식에 따라 다양한 유형과 소재가 있다. 금덩이를 소재로 한 <형제투금> 설화도 있고, 구슬과 잉어를 소재로 한 설화도 있다. 볏가리를 소재로 한 설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설화처럼 두 형제가 원래부터 우애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설화가 있는 반면에 형제 사이의 갈등을 표출하는 설화도 있다. 갈등이 소재인 설화도 약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하여 우애를 회복하지만, 때론 형제 사이에 심한 상처가 생기는 큰 갈등도 있다. 예를 들어, 동생이 형에게 대놓고 논을 요구하거나 돈을 요구한다. 이 예도 갈등이 심하지만 결국 지독하게 돈을 모은 동생이 형과 반반씩 나눠 관계를 회복한다. 이처럼 갈등은 반드시 회복되지만, 이런 갈등은 우애설화의 재미를 북돋는 구실을 한다.

의의

이 설화는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그래서 변이가 많지만, 이 설화는 형제 사이의 우애를 다룬 설화에서도 가장 원형의 구조를 지닌 설화로 기능한다. 삼강오륜을 덕목으로 하는 한국의 도덕관념을 가장 적실하게 보여 주는 설화로서 그 의의가 있다.

집필

  • 이한길(李漢吉)

참고문헌

  • 조선민족설화의 연구(손진태, 을유문화사, 1947년)
  • 옛 이야기 형제담의 양상과 의미(권혁래, 동화와번역19, 건국대학교 동화와번역연구소, 2010년)
  • 구비우애설화의 양상과 의미(조춘호, 경산대학교논문집11, 경산대학교, 1993년)

출처

  • 강원의 설화(강원도, 2006)
  • 경기민속지(경기도박물관, 2000)
  • 설화(최웅·김용구, 국학자료원, 1998)
  •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1-4, 162; 2-4, 375; 2-8, 137; 4-4, 281; 6-2, 702; 8-2, 317.
  • 한국구전설화(임석재, 평민사, 1988~1993) 5,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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