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정현, 호주오픈 첫 4강 신화 ···‘황제’ 페더러와 붙을까

이용균 기자

정현(22)이 한국 테니스 역사에 또 다시 한 획을 그었다. 정현은 24일 호주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과의 호주 오픈 테니스 8강전에서 3-0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 테니스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8강에 오른 것도 정현이 처음이었다. 정현은 이제 준결승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1세트에서 6-4로 이기고 2세트도 타이브레이크 끝에 승리한 정현은 3세트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진 모습이었다.

한국의 정현이 24일 열린 테니스 샌드그렌과의 호주오픈테니스 8강전에서 두번째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자 관중들의 환호성을 유도하며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

한국의 정현이 24일 열린 테니스 샌드그렌과의 호주오픈테니스 8강전에서 두번째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자 관중들의 환호성을 유도하며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

3세트 1-1에서 샌드그렌의 리턴이 네트 맞고 안으로 떨어지면서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서브의 날카로움을 다듬은 뒤 듀스에서 서브 에이스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다.

2-1로 앞선 4번째 경기에서 정현이 브레이크에 성공하면서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듀스에 듀스가 거듭되는 경기였다. 정현의 버티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샌드그렌의 서브가 무뎌지기 시작했다. 결국 정현의 날카로운 리턴을 샌드그렌이 제대로 넘겨내지 못하면서 정현이 4경기를 브레이크하는데 성공했다.

5경기에서도 정현의 좌우 갈라치기가 이어졌다. 현지 중계진은 “정말 멋진 백핸드 샷”이라면서 정현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정현은 40-0에서 날카로운 서브 에이스로 러브 게임을 완성하면서 3세트를 4-1로 앞서나갔다. 정현이 5경기를 잡아내자 현지 중계진은 “정현이 대단한 4강 진출을 위해 이제 2경기만 남았다”고 했다.

흐름이 넘어가자 샌드그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책이 늘어나는 가운데 어렵게 어렵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다.

정현은 4-2에서 맞은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다시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샌드그렌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정현의 날카로운 서브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채 무너졌다. 정현은 또다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잡아냈다.

샌드그렌이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따낸 뒤 5-3에서 정현의 마지막 경기가 이어졌다. 앞선 두 번의 서브 게임을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은 정현은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8강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정현은 서브에 자신감이 묻어났고 샌드그렌은 경기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 정현의 서브를 샌드그렌은 연거푸 하늘로 띄워 보냈다. 정현도 마지막 순간에는 조금 흔들렸다. 정현이 40-0에서 때린 회심의 포핸드는 아슬아슬하게 라인을 빗나갔다. 40-15에서는 백핸드가 사이드 라인을 벗어났다. 포핸드 처리가 짧아지면서 듀스까지 허용했다. 듀스에서도 또다시 포핸드가 엔드 라인을 넘겼다.

샌드그렌의 어드밴티지 상황에서는 서로 10개가 넘는 슬라이스를 주고받는 진기한 장면도 나왔다. 31번의 랠리에서 정현이 이를 따냈고 샌드그렌의 샷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면서 다시 한 번 매치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끝내기 기회에서 샌드그렌의 네트 앞 행운의 발리샷이 코트에 떨어졌다. 본능적으로 라켓으로 막아냈는데 그 공이 안에 떨어졌다. 현지 중계진도 고함을 칠 정도로 기막힌 상황이었다.

정현의 마지막 실수는 없었다. 샌드그렌의 샷이 하늘로 높이 떠올랐고, 드디어 경기가 끝났다. 정현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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