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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로건·해빙·눈길·눈발·커피메이트·아이히만 쇼·사일런스

3월 첫 주말 극장가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풍성한 영화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슈퍼히어로 영화 ‘로건’을 비롯해, 조진웅 주연의 심리 스릴러 ‘해빙’, 삼일절을 맞아 더욱 뜻깊은 영화인 ‘눈길’, 그리고 명필름영화학교가 만들어낸 첫 장편영화 ‘눈발’과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종교영화 ‘사일런스’ 등 다양한 영화가 갖춰져 있다.

■ 로건(Logan)







감독 : 제임스 맨골드

출연 :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다프네 킨, 보이드 홀브룩

상영시간 : 137분

가까운 미래,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 휴 잭맨 분)’은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리무진 운전기사로 살아가며, 멕시코 국경 근처의 한 은신처에서 병든 ‘찰스 자비에’(프로페서X, 패트릭 스튜어트 분)를 돌보며 살아간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고자 했던 ‘로건’은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는 돌연변이 소녀 ‘로라’(다프네 킨 분)를 만나게 되고, ‘로건’은 ‘로라’를 뮤턴트들의 낙원인 에덴으로 데려다주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영화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최고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하지만 ‘로건’은 영화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앞선 ‘울버린’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대신, 엑스맨들이 세상에서 잊혀져가는 미래의 풍경을 그려내며 슈퍼히어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슬픔을 안겨주는 길을 택한다.

‘엑스맨’ 시리즈를, 그리고 ‘울버린’을 사랑해온 팬들에게 ‘로건’은 영화를 보는 내내 슬픔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는 슈퍼히어로 영화 답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 해빙(解氷, Bluebeard)





감독 : 이수연

출연 :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 신구

상영시간 : 117분

잘 나가던 내과의 승훈(조진웅 분)은 강남에서 경영하던 병원이 도산하자 아내와도 이혼하고 한 때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지역에 들어선 경기도의 한 신도시로 내려와 선배의 병원에서 월급의로 취직한다. 승훈은 자신이 살고 있는 건물의 주인이자 식육식당 주인인 성근(김대명 분)의 아버지인 정노인(신구 분)의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던 중 정노인이 살인을 고백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성근과 정노인이 과거 미제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2003년 ‘4인용 식탁’ 이후 14년 만에 발표된 이수연 감독의 신작 ‘해빙’은 인간에 대한 의심과 공포를 끈적끈적한 호흡으로 절묘하게 포착해낸다. 승훈(조진웅 분)의 시선을 통해 전달되는 불안한 기운은 객석까지 전해져 관객들마저 불안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얼음이 녹고 나면 물 밑에 가라앉았던 토막살인시체가 떠오른다는 ‘해빙’의 시작점은 상당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제목의 진정한 의미는 이수연 감독이 후반부에 정교하게 설계해둔 혼돈의 반전을 지나면서 더욱 사무치게 전달된다.

■ 눈길(Snowy Road)





감독 : 이나정

출연 : 김향기, 김새론, 김영옥, 조수향, 서영주, 장영남, 이승연

상영시간 : 121분

가난하지만 씩씩한 종분(김향기 분)은 부잣집 막내에 공부까지 잘하는 영애(김새론 분)를 동경하던 중, 영애가 일본에 유학을 간다고 하자 자신도 일본에 보내달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던 중 종분은 부모님이 안 계신 사이 느닷없이 집으로 들이닥친 일본군들에게 붙잡혀 어디론가 끌려가고 그 열차에서 일본으로 유학간 줄 알았던 영애와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종분과 영애는 전쟁터로 끌려가 지옥같은 날들을 보내게 된다.

영화 ‘눈길’은 지난 2015년 삼일절 특집으로 방송된 KBS 특집극을 재편집해 다시 극장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일본군에게 끌려간 두 소녀 김향기와 김새론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우정을 그려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종군위안부라는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눈길’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존재감만으로도 듬직한 원로배우 김영옥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김영옥의 묵직한 연기는 김새론과 김향기가 연기한 10대 시절의 풋풋함과 대비를 이루며 마지막 순간 큰 감정의 격랑을 몰고 온다.

■ 눈발(A Stray Goat)





감독 : 조재민

출연 : 진영, 지우

상영시간 : 91분

고등학생인 민식(진영 분)은 부모님을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고성으로 내려온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낯선 고성에서 민식은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지우 분)를 만나게 된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쉽게 머물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영화 ‘눈발’은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을 연출하며 한국영화계를 이끌어온 영화제작사 명필름이 미래 한국영화계의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한 ‘명필름영화학교’에서 만들어낸 첫 번째 장편영화다.



‘눈발’은 얼핏 도시에서 전학온 민식과 왕따 소녀 예주의 풋풋한 10대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이들은 길 잃은 염소를 발견하고 돌보며 보다 가까워지지만, 이 염소로 인해 민식은 애써 숨겨온 상처를 다시 일깨우고 예주는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보다 더욱 가슴 아픈 상처를 입게 된다. 보고 나면 묵직한 기운이 목구멍까지 치미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 커피메이트(Coffee Mate)





감독 : 이현하

출연 : 윤진서, 오지호, 김민서, 이선호

상영시간 : 111분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주부 인영(윤진서 분)은 카페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그런 인영은 카페에서 자주 마주치는 희수(오지호 분)를 신경쓰게 되고, 어느 날 희수가 먼저 다가와 말을 걸면서 두 사람은 카페에서만 만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커피메이트’가 되기로 한다.

영화 ‘커피메이트’는 한국영화에서 가장 대사가 많은 영화일 것이라는 윤진서나 오지호의 말이 엄살처럼 들리지 않을 만큼 대사량이 상당히 많다. 오지호와 윤진서의 관계는 극 중 불륜처럼 보이지만, 오직 커피숍 안에서 대화를 통해서만 성립한다는 ‘커피메이트’라는 관계로 인해 오히려 불륜보다는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답을 내려주는 정신과 상담에 가까워진다.

‘커피메이트’의 이야기는 독특하지만 오로지 대화 위주로 구성된 영화의 진행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 아이히만 쇼(The Eichmann Show)





감독 : 폴 앤드류 윌리엄스

출연 : 마틴 프리먼, 안소니 라파글리아, 니콜라스 우더슨, 벤 로이드 휴즈

상영시간 : 96분

1961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의 한 스튜디오 갤러리에서는 600만 유대인의 추방과 학살을 주도한 나치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이 전세계 37개국에 생중계 되는 생방송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러한 세기의 생방송을 위해 블랙리스트인 TV감독 허위츠(안소니 라파글리아 분)와 프로듀서인 프루트만(마틴 프리먼 분)이 아이히만에 대한 실체를 잡아내기 위해 3대의 카메라를 동원하며 철저한 방송 준비를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까다로운 생방송 촬영 허가로 인해 난항을 겪는다.

영화 ‘아이히만 쇼’는 ‘변호인’ 같은 법정영화가 그러하듯,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을 법정으로 불러세워서 그의 악행을 통렬하게 밝혀내는 극적인 쾌감을 선사하는 그런 영화와는 정말 거리가 멀다.

영화 ‘아이히만 쇼’는 오히려 전범을 법정에 세우고도 그의 실체를 끌어낼 수 없는 답답하고 막막한 모습을 통해 현실의 한계점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시켜줄 뿐이다. 이런 모습, 왠지 낯설지는 않다.

■ 사일런스(Silence)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앤드류 가필드, 리암 니슨, 아담 드라이버, 아사노 타다노부, 고마츠 나나

상영시간 : 159분

17세기, 일본으로 선교를 떠난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 분)의 실종 소식을 들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 신부는 사라진 스승을 찾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한창인 일본을 찾아온다. 하지만 두 신부 앞에 펼쳐진 것은 참혹한 박해 속에서 어렵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고, 이들은 그 모습앞에 자신의 믿음마저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 ‘사일런스’는 20세기 일본 최고의 문학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30년 넘게 계속 영화화를 하고 싶어한 프로젝트로 더욱 유명하다.

‘사일런스’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 필생의 프로젝트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진중한 서사와 연출을 선보인다. 종교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천주교 박해를 절망의 시선에서 그려내는 마틴 스콜세지의 깊이 있는 시선은 큰 울림을 안겨준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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