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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리나라에 천지창조 신화는 없나요?
ehdg**** 조회수 3,896 작성일2010.04.14

중국에는 반고, 일본에는 그... 아마테라슨가? 그거랑

 

유럽에는 가이아 여신(그리스신화) 처럼

 

우리나라에는 천치창조 신화가 없나요?

 

다른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건국신화가 전부라 좀 꿀리는 면이 있는것 같아서 이렇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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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주신[麻姑主神]

한민족의 모든 신화의 가장 윗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고(麻姑) 라고 불리는 여신이 있습니다.
[마고를 직역한다면 삼베여인이 되죠.] 마고는 세계를 창조한 창세신이며, 마고할미라고도 많이들 불립니다.
널리 퍼져있는 마고할미 신화들처럼 마고는 거인으로도 묘사되죠.

국내의 많은 지역의 전설들에도 마고할미라고 불리는 신선,여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내려옵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그녀를 서문대할망이라 불렀습니다. 서문대할망은 서쪽에서 오신 거인 할머니라는 뜻이죠.
마고가 거인족(巨人族)을 대표하는 분이었기에 그렇게 불리워졌던게 아닐까 합니다.

동북아시아에는 마고와 같이 세계 창조의 여신들이 있는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마고라 불리기도 하고
서왕모(西王母)라고 칭하기도 하며, 일본에서는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神)라고 불리워집니다.
또, 만주족의 신화에서도 마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크게 보자면 남성우월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남성신[제우스,오딘 등]이 주신(主神) 역할을 맡기 전의 주신이었던 여신들은
실제 전 세계의 신화들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이아도 그런 여신들 중 한분이지요.

시골 마을에 가면 할미당이라 불리는 사당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위패나 처녀로 보이는 신상을 모시는데, 할미당에서 모시는 분이 바로 마고인 셈이죠.
할미,할머니라고 불리는 마고는 그 이름과는 달리 신화에서는 그녀를 언제나 18세인 아름다운 소녀로 묘사하며,
곤충의 날개와 같은 투명한 옷을 입고 있는데 속살이 전혀 비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눈처럼 새하얀 피부(헑)에 체격이 우람한(!!) 여장부 스타일의 여신이다. 라고 하네요...

실제로 할머니,할미라는 단어의 어원을 따라가면 '한어머니'가 되며, 옛말에 '한'은 크다,높다,위대하다.를 뜻하지요.
마고가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신이면서도 그 위대함이 큰 어머니와 같다. 고 하여 할미라고 불리워진 것이죠..
마고는 불로장수와 만사형통을 관장하며, 별(星)의 여신. 사랑의 여신. 생명의 여신. 결혼,출산의 여신. 무당의 여신입니다.
참 맡고있는 직책들이 막중하군요...

[마고의 혼인에 대해서는 많은 전설,신화들이 말하는 내용들이 각기 달라서 딱 이거다.
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일반적으로 마고는 미혼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신라의 박제상이 썼다고 하는 고서 '부도지' [이 책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말이죠.. 저는 진서라고 믿고 싶습니다.]

에서 세계 창조와 마고의 탄생에 관해 언급한 부분을 아주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소리가 세상을 창조했다는, 전 세계적으로도 꽤나 보기드문 케이스의 창세신화이죠..

선천(先天)에는 따스한 햇빛만이 내리쬐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덟 가지의 율려(律呂 : 쉽게말해 하늘의 소리?!?) 가 울려퍼지며,
수많은 별들이 생겨났고. 별들과 함께 여신 마고가 태어났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주 먼 옛날 세상이 처음 시작될때 해도 달도 뒤죽박죽이고 낮과 밤을 구분하기 어려울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다.
마고 할미가 자고 일어나 두 팔을 쭉 펴고 기지개를 켜자 마고 할미의 두 팔은 하늘보다 더 높아서 하늘에 금이 가고, 드디어 해와 달이 어둠을 뚫고 떠올랐다.
잠시후 마고 할미가 오줌을 누자,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와 큰비를 내렸고 땅에는 높은산이 쑥쑥 솟아올랐으며 순식간에 땅은 물바다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놀라 높은 둑을 쌓기 시작하자 마고할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둑 쌓기를 도와주었다.

마고할미는 치마폭에 바윗돌과 흙을 날랐으나 찢어진 치마 구멍으로 바윗돌이 여기저기 떨어지자, 사람들은 찢어진 치마를 기워주려고 수백필의 옷감을 구해 왔으나 구멍이 너무 커서 다 기울 수가 없었다.
기다리다 심심해진 마고할미는 북쪽을 향해 길게 누운 마고 할미는 한 다리를 서쪽 바다에, 한 다리는 동쪽 바다에 담구고 물장구를 치자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되어 버렸고 사람들은 물을 피해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마고할미는 웃으며 강물 바닥을 손바닥으로 죽죽 긁어대자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온 흙은 산이 되고 패인 곳은 강이 되어 물이 잘 빠졌다.
이때 압록강이 만들어졌고 한강과 낙동강도 만들어졌다.

또 배가 고파 한숨을 내쉬자 산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날아가 만주 벌판이 되었다.
마고할미는 배가 고파 아무거나 주섬주섬 주워 먹었으나 갑자기 뱃속이 우글 우글 탈이나 버렸다.
으액하고 토하자 입 속에서 바위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머리 위로 뚝 떨어졌다.
입으로 뱉어낸것은 백두산 만했고 멀리 튀어나간것은 남쪽으로 날아가 한라산이 되었다.

마고 할미는 이어 나무와 풀을 만들었습니다.
"이것들이 자라면 열매를 맺을 거야, 그걸 먹고살아라." 그러자 사람들은 마고 할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마고 신화의 조각들을 하나 둘 모으고 짜 맞추보면 마고가 마귀할망이나 마고선녀가 아니라 우주거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마고가 창세신일 가능성은 높지만 그 근거는 대단히 미약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산천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조건이 되지 않으며, 제의(祭儀)와의 상관성을 알 수 없고 신성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도 신화적 흔적을 보여줄 뿐 진정한 의미의 신화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입니다.

우리 겨레는 오랫동안 산을 그저 대지에 솟아 풀과 나무가 자라는 물질 덩어리로 보지 않고, 정신적 존재의 위상으로서 신이 깃든 장소로 보았고, 가장 핵심적인 것을 지적하라면 바로 신산(神山) 관념입니다.
신산 중에서도 민중들의 마음속에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깊숙이 자리 잡은 일반명사는 삼신산(三神山)이며, 그 삼신산에 머물고 있으면서 우리의 삶의 현장에 나려 늘 돌보고 계신 이가 바로 삼신할머니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삼신산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중국 문헌에서는 삼신산은 발해만 중에 있다고 하는 봉래산(蓬萊山)·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洲山)의 세 산을 가리킨다고, 기원전 5∼3세기 전국시대의 연·제나라의 방사(方士)가 주장했는데, 그곳에는 신선이 살며, 불로장생하는 신약이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국시대 말 여러 임금과 진시황제, 또는 한무제 등이 사자를 신산으로 보내어 불사약을 구해오도록 한 이야기로도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백두산 혹은 태백산이라는 설도 있고, 조선 후기의 몇몇 실학자들은 봉래산, 영주산, 방장산을 우리의 금강산, 한라산, 지리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라산과 지리산에는 삼신산의 삼신할머니에 해당하는 설문대할망(한라산)과 노고 혹은 마고할미(지리산) 신화가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한라산의 설문대할망에 관한 가장 오랜 문헌기록은 조선 숙종 때 제주목사였던 이원조의 <탐라지>에 있는데, 제주도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담아와 제주도를 만들고, 다시 흙을 일곱 번 떠놓아 한라산을 만들었으며, 한라산을 쌓기 위해 흙을 옮기던 중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새어나온 흙이 360여 개의 오름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주도민들에게는 설문대할망은 제주도의 지형을 만든 신화적 존재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지리산에는 천왕봉의 마고할미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내려 옵니다.
그 여신은 선도성모(仙桃聖母) 또는 마고(麻古)할미, 노고(老姑)라 불리는데, 천신(天神)의 딸이라고 합니다.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도사 반야(般若)를 만나 결혼해 천왕봉에서 살다 딸만 8명을 낳았는데, 딸들을 한 명씩 전국 팔도에 내려 보내었으며, 딸들은 8도 무당의 시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지리산의 남사면 봉우리 중에 하동과 산청의 경계에 있는 삼신봉 역시 삼신산 관념과 관련이 있는 지명으로 보입니다.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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