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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천지창조
aq**** 조회수 8,321 작성일2003.05.09
기독교에선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그러는데

천주교에선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했다고 하나요?

그리고 불교에선 누가 천지를 창조했다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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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uslv
지존
불교 8위, 무역 51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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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러한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기독교적 입장에서 불교를 접근하다
보면 동굴의 우상에 빠지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천지가 하나님의 손에 의해
창조된 것이고, 최초의 인간인 아담도 하나님의 손에 의해 진흙으로 만들어졌고, 그
다음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 하나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고 이는 자신의
분신인 이브와의 자식인데, 법률용어로 근친상간에 의한 불륜의 아들이 아닌가요.
또한 창세기에는 이후 계속해서 자손이 태어나며, 그 자손끼리 서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또 놓고 또한 서로 시기질투하여 죽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패륜적 행위가 또
어디에 있는가요. 이를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서로의 종교에 대해서
인정을 해야 됩니다. 내 것이 소중하면 왜 남의 것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지요.
특히, 기독교에서 우상숭배라며 남의 종교를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죠. 물론 십계명의 그 계율
때문이겠지요. 나 이외의 모든 신을 섬기지 말라는...당연 십계명은 인간이 쓴 것일진데, 물론
하나님의 계시이겠지만...하지만, 그것을 잘못해석하여 우리나라에서 우상숭배라는 말로 남의
종교를 인정치 않고 있습니다. 극히 편협하고 지엽적인 사고의 경직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늘 우리 것이 우월하다면 끝이 없고 결국 '사랑'이라는 좋은 가르침은 온데 간데 없이 종교전쟁을
일으킵니다. 특히 기독교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종교전쟁을 일으켜 애궂은
목숨들을 성전이라는 미명하에 죽인 것입니다. 이게 종교의 역기능이라는 것입니다.
늘 종교적 순기능만 확보된다면 세상은 더욱 평화로와지겠죠.

질문은 기독교적 세계관 또는 우주관에서 접근하신 것같은데요, 이는 불교의 우주관과 세계관
과는 다르죠. 그래서 어느 종교의 우주관과 세계관은 다른 것인데 이를 우리 것(기독교)이 정답
으로 보아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고 오히려 미국의
고등학교 교재에 창조론을 빼고 진화론을 넣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보다 큰 대승적
판단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셔야 됩니다.

다만, 불교적 입장에서의 우주의 생성원리와 세계관은 모든 존재의 나고 없어짐을 연기설로
대표되는데요, 이러한 연기설은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고 저것이 생하므로 이것이 생한다.
저것이 없을 때 이것이 없고, 저것이 멸하므로 이것이 멸한다’라는 이것이 연기(緣起)입니다.
연기(緣起)는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준말로서, 연기란 인연에 의해서 발생하는것을 말합니다.
모든 현상은 원인이 되는 인(因)과 그 결과인 연(緣)에 의하여 발생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현상은 원인과 결과라는 이분법적인 해설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즉 모든 존재는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하면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보는 것은 곧 연기를 보는 것이며, 연기를 보는 것은 곧 법을 보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연기법은 불교의 사상이면서 동시에 우리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인연법에 의해서 자타불이(自他
不二)의 자비(慈悲)사상이 형성된 것입니다. 즉 나와 다른 사람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입니다. 즉 연기적으로 설명하면, 내가 있어야 남이 있고 남이 있어야 내가 있는 것으
로서, 내 목숨이 소중하듯 남의 목숨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출전: 미진한 제가...저는 불교교리를 체계적으로 따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어느 사찰
청년회에 다니면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제 스스로 책자들을 보며 이것 저것 배우고 체험
하고 터득한 게 전부고요. 염치없이 아는체해서 죄송합니다. 아마 틀린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너그러이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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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우주관으로는 하나의 세계가 성립되고(成) 지속되고
(住) 파괴되고(壞) 사라진(空) 후, 또 다른 하나의 세계가 성
립되고, 지속되고, 파괴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成(성), 住(주),
壞(괴), 空(공) 이라는 네시기(4時期)를 나누어 4겁(劫)으로써
우주의 생멸 변화를 시간적인 측면에서 설명하고, 또한 우주
가 얼마나 큰가 하는 공간적인 측면에서 설명할 때는 三千大
千世界(삼천대천세계)를 들어 설명하며, 유정 중생이 생사 윤
회하는 측면으로 설명할 때는 三界二十八天(삼계이십팔천)으
로 설명한다.

1. 四劫 (成, 住, 壞, 空)
즉 成劫(성겁), 住劫(주겁), 壞劫(괴겁), 空劫(공겁)을 말하는
데 이것은 불교에서 세계의 生滅(생멸) 변화에 시간적으로 설
명하는 기본적인 관점이다.
① 成劫(성겁)
器世間(기세간)인 山河(산하), 大地(대지), 草木(초목)등과
衆生世間(중생 세간) 즉 一切有情衆生(일체유정중생)의 성립
시기를 말한다.
空劫을 지나면서 弟四禪天(제4선천) 이상 중생들의 수명이
다하고 복이 다해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業 增上
力(업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공간에 미세한 바람이 일어나서
차례로 風輪(풍륜), 水輪(수륜), 金輪(금륜)이 성립되고 金輪
(금륜)위에 산과 바다, 洲(주) 즉, 須彌山(수미산), 七金山(칠금
산), 四大洲(4대주)등이 성립되고, 그 위에 사천왕 도리천이
성립되어 인류및 放生(방생: 축생을 말함) 등의 거주처가 되
는데 이는 지거천에 속하고 그 다음 차례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 즉 空居天(공거천)이 성립되어 중생들의
업력에 따라 차례로 유정 중생이 下生(하생)하여 마지막 무간
지옥에 한 명의 지옥 중생이 생길 때까지 20劫이 걸리는데
이 시기를 成劫(성겁)이라고 한다.
② 住劫(주겁)
범어 Vivarta --- Sthayin --- Kalpa , 器世間(기세간)과
衆生世間(중생세간)이 지속되는 二十劫(20겁)의 시기를 말한
다.
③ 壞劫(괴겁)
범어 Samvarta --- Kalpa , 세계가 파괴되어 가는 기간으
로, 住劫(주겁)에서 空劫(공겁)에 이르는 二十中劫(20중겁)의
시기를 말한다.
유정 중생은 처음 十九劫(19겁) 동안에 지옥 중생부터 점차
로 무너져 초선천(初禪天) 이상의 중생 세계로 올라가고 오직
器世間(기세간:국토 환경)만이 텅 빈 채로 남아 있게 된다.
마지막 一劫(1겁)동안에도 三災(삼재)가 일어나 이 器世間(기
세간)도 파괴되는데 처음 火災(화재)에는 태양이 일곱 개가
출현하여 큰 불을 일으켜 먼저 지옥에서부터 色界(색계) 초선
천까지를 다 태워 버리고 다음 水災(수재)에는 큰 장마 비가
일어나 第二禪天(제2선천) 이하가 다 침몰되고, 다음에 風災
(풍재)에는 큰 바람이 일어 서로 치고 받으면서 第三禪天(제3
선천) 이하를 불어 버린다. 이 때 중생들은 四禪道(사선도)
를 닦아 모두 弟四禪天(제사선천) 이상으로 올라가서 二十劫
(20겁)의 空劫(공겁)에 들어가게 된다. 이 壞劫(괴겁)에서는
다만 色界(색계) 第三禪天(제3선천) 邊淨天(변정천) 이하만 파
괴되고 弟四禪天(제4선천) 이상은 파괴를 받지 않는다.
④ 空劫(공겁)
범어 Samvarta --- Sthayin --- Kalpa , 세계가 완전히
壞滅(괴멸)하고 다시 다음 삼계 가운데 오직 色界(색계) 弟四
禪天(제4선천) 이상의 중생들이 남아서 세계가 二十劫(20겁)
이라는 오랜기간동안 空虛(공허) 가운데 다시 다음의 세계가
성립하는 成劫(성겁)에 이르기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 劫說(겁설)
범어 Kalpa를 간단하게 음역한 것으로써 劫波(겁파)라 음
역하며 오랜 기간 즉 長時(장시)라 번역한다. 劫(겁)을 번역하
는 데는 여러 가지 이설이 있다.
⒜ 년, 월, 일이나 어떠한 시간의 단위로도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을 말한다.
⒝ 芥子劫(개자겁) ; 四方(사방) 40리의 성안에 芥子(개자)
를 가득 채우고 백년마다 한 알씩 집어내어 그 개자가 다 없
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一劫(1겁)에 비유한 것이다.
⒞ 磐石劫(반석겁) ; 四方(사방) 40리 되는 바위를 백년마다
한 번씩 엷은 옷으로 스쳐서 마침내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
질 때까지의 시간을 一劫(1겁)에 비유한 것이다.
⒟ 塵墨劫(진묵겁) ;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먹으로
삼아 그 먹이 다 닳도록 갈아서 만든 먹물로 일천국토(一千國
土)를 지난 때마다 한 방울씩 떨어뜨려, 그 먹물이 없어질 때
까지 지나온 세계를 부수어 만든 수없는 먼지 하나 하나를
一劫(1겁)으로 한 그 모든 劫(겁)을 三千塵墨劫(삼천진묵겁)이
라고 한다.
⒠ 일반적으로 인간의 수명이 8만 4천살로부터 백년마다
한살씩 줄어서 열살이 되는 동안을 減劫(감겁)이라고 하고,
인간의 수명이 열살로부터 백년마다 한살씩 늘어나서 8만 4
천살이 되는 기간을 增劫(증겁)이라 하며 이렇게 한번 줄었다
가 늘어나는 기간을 一增減劫(일증감겁) 즉, 一劫(1겁)이라고
한다. 增劫(증겁) 중에는 壽命(수명), 衆生(중생), 生活道具(생
활도구), 善品(선품:심성이 선량하고 총명한 것)의 4종이 증가
한다고 하여 이것을 四增盛(4증성)이라하고, 減劫(감겁) 중에
는 이 네 가지가 衰退(쇠퇴)한다고 한다.


2. 三千大千世界 ( 삼천대천세계 )
불교에서는 하나의 태양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세계를 一
小世界(일소세계)라 하는데 여기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七山八
海(칠산팔해)를 交互(교호)로 번갈아 두르고 鐵圍山(철위산)을
가장 밖에 있는 외곽으로 한 세계를 말한다. 그래서 九山八海
(구산팔해) 즉, 아홉 산과 여덟 바다인데 그 이름이 다 있다.
현대 천문학에서도 太陽系(태양계) 밖에 銀河系(은하계)가
또 끝없이 많이 전개된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의 태양계를 중
심으로 여러 유성이 도는 한 단위의 세계 즉 一小世界(일소세
계)를 천개 합한 것이 小千世界(소천세계)요, 이 小千世界(소
천세계)를 다시 천개 합해서 中千世界(중천세계)가 되고, 이
중천세계가 다시 천개 합해져서 大千世界(대천세계)가 된다.
그래서 大千世界(대천세계)는 수치로 보면 십억소세계(十億小
世界)인데 小千(소천), 中千(중천), 大千(대천)으로 합해서 말
하면 천이 세 번 있으므로 삼천대천세계라고 한다.

※ 三千 大千 世界 ( 삼천 대천 세계 ) ※
★一小世界 : 須彌山(수미산)을 中心으로 七山八海를 交互
(교호)로 두르고 鐵圍山(철위산)을 外廓(외곽)으로 한 世界를
말함 ( 하나의 태양 중심으로 한 세계) ★小千世界 :
一小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中千世界 : 一小千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大千世界 : 一中千世界를 천개 합한 수의 세계
(모두 합하여 대천세계의 수량은 十億小世界 )
▶一小世界 X 1000 = 一小千世界= 千小世界
▶一小千世界 X 1000 = 一中千世界= 百萬小世界
▶一中千世界 X 1000 = 一大千世界= 十億小世界


3. 三界二十八天(삼계이십팔천)
중생이 생사에 流轉(유전)하는 迷惑(미혹)의 세계, 곧 有情
(유정)의 경계를 欲界(욕계), 色界(색계), 無色界(무색계)의 셋
으로 나누고, 이 삼계는 二十八天(이십팔천)으로 세분되는데
欲界(욕계)는 사대왕천,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
자재천 등이 있고 色界(색계)에는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 소
광천, 무량광천, 광음천,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 무운천, 복
생천, 광과천, 무상천, 무번천, 무열천, 선현천, 선견천, 아가니
타천 등이 있고, 無色界(무색계)에는 공무변천, 식무변천, 무
소유천 등으로 세분된다.
우리 인간세계는 삼계 가운데 欲界에 해당되고 욕계 중에
서도 사대왕천에 속하며 사대왕천에는 동지국천, 남증장천,
서광목천, 북다문천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남증장천에 속하며
남증장천에는 동승신주, 남섬부주, 서우화주, 북구로주 등의 4
대주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남섬부주에 속하며 남섬부주 지
구촌 내의 동양 대한민국 ○○시(도) ○○○(이름), 번지가
현재 우리의 주소가 된다. 여기서 삼계28천의 도표를 보자.

三界二十八天 (삼계이십팔천)

1 ☞ 사대주 ( 四大洲 )
범어 Catvaro Dvipah, 또는 四大部洲(사대부주), 四洲(사
주), 四天下(사천하), 須彌四洲(수미사주)라고도 한다. 四大洲
(사대주)는 고대 인도인의 세계관으로써 須彌山(수미산) 사방
의 七金山(칠금산)과 대 鐵圍山(철위산) 사이의 鹹海(함해) 가
운데 있는 네개의 대주(大洲)를 말한다.
♥ 東勝身洲 (동승신주) :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몸매가
殊勝(수승)한 까닭에 勝身(승신)이라 일컬었고, 地形(지형)은
半月(반달)모양이며 사람의 얼굴 또한 반달형이다. 그 국토는
지극히 넓고 크며 묘함이 諸天(제천)에 비해 특별한 점이다.
♥ 南贍部洲 (남섬부주) : 원래는 포도나무의 音譯(음역)인
데 本洲(본주)는 이 나무로써 이름을 얻게 되었으며 지형은
네모상자 같으며, 사람의 얼굴 또한 그러하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주민이 용맹스럽고 훌륭한 기억력으로 능히 좋은 業을
지으며 능히 청정 법행을 닦으며, 부처님이 이 땅에도 출현하
심 등이 다른 諸天(제천)에 비해 뛰어난 점이다.
♥ 西牛貨洲 (서우화주) : 소(牛)로써 貿易(무역)하는 것으
로 인해 이러한 이름을 짓게 되었고, 地形(지형)은 滿月(만월)
같고, 사람의 얼굴 모양 또한 그러하다. 다른 諸天(제천)에
비해 특별한 점은 소가 많고, 양이 많고 주옥(珠玉)이 많다는
점이다.
♥ 北俱盧洲 (북구로주) : 이 지역은 위 三洲(3주)에 비해
殊勝(수승)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을 얻게 되었고, 地形(지
형)은 正方形(정방형)이며 사람의 얼굴 모양 또한 그러하다.
다른 諸天(제천)에 비해 특별한 점은 걸림이 없고 내것이라는
게 없고, 수명이 千歲(천세)라는 제일 수승한 과보를 받아서
즐거움이 많고 고통은 적지만 오직 부처님이 이 국토에는 출
세(出世)하지 않은 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 곳에 태어남을 八
難(팔난)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2 ☞ 八難 (팔난)
♠ 地獄 (지옥) -+
♠ 餓鬼 (아귀) -+--三惡道(삼악도)는 고통이
♠ 畜生 (축생) -+ 심하여 팔난에 속한다.
♠ 長壽天 (장수천) : 색계 제4선천 가운데 無想天(무상천)
으로서 여기는 수명이 五百劫(오백겁)이나 된다. 외도의 수행
자들 중 많은 분들이 여기에 태어나서 오랜 시간 동안 불법
을 보고 듣지 못하므로 八難중의 하나가 된다.
♠ 邊地 (변지) : 변지의 북구로주로서 이 곳에 태어나면
사람의 수명이 千歲(천세)이며 살아가는 동안에 요절하는 사
람이 없으며, 향락을 탐착하여 敎化(교화)를 받지 아니하며,
이곳에는 부처님이 出世(출세)하지 않아 불법을 들을 수가 없
으므로 팔난의 하나가 된다.
♠ 盲聾 (맹농음아) : 감각 기관 결함 때문.
♠ 世智辯聰 (세지변총) : 세속의 지혜, 말 잘함, 총명으로
인하여 진리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므로 팔난의 하나가 된
다.
♠ 佛前佛後 (불전불후) :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기 전이나
후에 태어남으로 인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지 못하므로 八
難중의 하나가 된다.

* 출전: http://www.samkwangsa.or.kr/doc/basedoc/gicho/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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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부처님 제새시에도 부처님에게 묻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이 당시 인도는 여러 사상과 종교가 번성하던 곳이라서, 각 사상가들과 종파마다
세상의 기원에 대한 여러 답을 내어 놓고 있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회상(수도자들의 모임)에서 부처님께, 만동자가 질문을 하였습니다.
이 세상의 기원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단호하고 간단했습니다.(불교를 전혀 모르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동자여. 그대가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것이 그대가 도를
깨치는데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도를 깨우쳐 불법을 닦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문답에 대해서는 이것보다 실제로는 아주 길고, 여기에 대한 해석도 여럿있습니다
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첫째, 부처님은 만동자가 제시하는 개념(세상의 기원등)에 대해서 매우 불명확하고
모호하며, 질문시 이미 만동자가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신 것입니다.
어떤 답변을 하든지 만동자는 이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를 현재의 우주론에 비추어 보아도 그런 것 아닙니까? 저도 잘은 모르지만,
현재 유력한 우주의 기원에 따르면 우주는 원래 1점에서 빅뱅에 의해서 생겼다
고하는데 그렇다면 그 점 이전 즉 현재의 우주가 있기전은 무엇이었습니까?
보통 물리학자들은 알 수 없다보다도 생각할 수 없다, 내지 그 이전을 생각하는
것을 무의미하다라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다른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럼 언제가 시작입니까?-이건 제생각
이었습니다.)

둘째로는, 실제 불교의 태도가 그러합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에 대해서는 부처님도 답하지 않으셨고, 스님들도 이런 류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답하지 말라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문제는 도를 깨닫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처님께서도 이런 이유로 답하지 않은 것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음입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과 때때로 논쟁을 할 때
답답한 게 이거지요. 그들은 꼭 불교는 세상의 기원을 어떻게 보는가 묻고,
부처는 거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고 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지요.
그러나 그건 가치관의 차이이나 혹은 그자체가 바로 불교와 기독교의 다른
세계관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부처님 부터가 종말을 논하지 않으셨고(도를 깨우치는데
그런 것을 아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순환론적 시간관에
바탕을 하고 있으므로, 시작과 종말이란 없다라기 보다는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그런 것을 아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그 무의미하다는 의미에서는
'시작-종말이란 없다'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 위 내용출전: 엠파스 지식거래소에 gksrufp10@d 님이 2002-02-24 23:38 작성

* 불교의 우주관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을 것같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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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의 우주관 - 정병조(동국대 교수,불교철학)

I. 동양속의 우주

1. 중국 신화(반고의 천지 창조)

우주의 기원에 관한 관심은 본질적으로 형이상학적의 범주에 속한다. 거친 자연 속에 내던져진 인간들에
게 있어서 가장 원초적 의문은 자연과 우주의 근원에 대 한 의문이었다. 그것을 체계화하고 논리화해온
노력이 철학과 종교의 근본 과제 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에 관한 논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형
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첫째는 우주 전변설 宇宙轉變說 이다. 즉, 태초에 어떤 절대자 혹은 근원적 힘 에 의하여 우주가 생성
· 유지된다는 생각이다. 기독교의 천지 창조론 같은 것 이 대표적 실례이지만, 중국 신화, 한국신화 등
에서도 주류를 이루는 사고 경향 이다.

둘째는 적취설 積聚說 이다. 이를테면 다 多 에서 다가 생성되었다는 입장이 다. 본래부터 우주는 혼돈
의 상태였고, 혼돈이 가라앉으면서 많은 존재들이 저 절로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인연설 因緣說 이다. 태초의 절대자에 대한 주장은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는 반성에서부터 출발한
다. 사물의 생성과 소멸에는 필연적인 인과 因果가 상존하며, 그 인연의 실타래가 바로 우주의 비밀이라
는 입장이다. 불교같은 종교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세 가지 입장은 각자의 선명한 논리 구조와 함께, 치명적인 모순성도 내포하고 있다. 그
러나 해겔이 말한 대로 인간, 그 자체가 이미 모순이 다. 이성 자체에도 모순이 깃들어 있으며, 생명의
기원 또한 논리적이지는 않은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논리적이냐 하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다만
우주의 생성에 대한 인간 사색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일로 만족할 따름이다. 동양인에게 있어서 이와 같
은 사색의 흔적은 이미 기원전 10여 세기로부터 비 롯된다. 이 글에서는 불교의 우주관을 중심으로 인도
와 중국의 경우에 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는 다양한 장르륵 갖고 전개된다. 전변설의 가장 대표격으로는 반고 盤古 신화가
꼽힐 수 있고, 주자학의 경우에는 역 易 의 세계관을 들 수 있다.

반고 신화에 의하면 천지가 개벽하기 이전의 우주는 달걀 속 같았다. 달걀 껍 질에 꽉 막힌 우주는 칠흙
같은 어두움과 혼돈에 휩싸인 이른바 카오스의 상태 였다. 반고는 이 달걀 같은 우주 속에서 무의식의 깊
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 다. 그가 무의식의 상태에 있은 지 1만 8000년, 드디어 그는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곧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고, 그 공포와 절망을 이기지 못해서 달걀 껍질을 깨버
렸다. 온 우주가 진동하면서 굉음이 천지를 뒤흔들었 다. 이 상황 속에서 우주의 청명한 정기는 하늘로
훨훨 날고 있었다. 한편 혼탁 한 물체들은 아래로 처져내려 갔다. 하늘과 땅이 갈라졌지만, 반고는 이 둘
이 서로 엉킬 것을 염려했다. 그래서 반고는 머리로 하늘을 이고 땅을 두 발로 눌 렀다. 반고는 우주가
다시 혼돈과 암흑에 휩싸이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 생하였다. 위대한 천지 창조자인 반고는 그 거
대한 몸을 눕혔다.
그는 죽은 것이다. 그의 육신은 죽어서도 썩지 않았다. 반고의 입김은 바람과 구름이 되었 다. 그의 목
소리는 뇌성으로 변했다. 왼쪽 눈은 태양으로, 오른쪽 눈은 달로 변 하여 세상을 밝게 비추었다. 온 몸
은 대지를 둘러싸고, 그의 손발은 대지의 네 극이며, 다섯 개의 명산이 되었다. 혈맥은 하천으로 변하여
흘렀고, 근육은 사 방을 연결하는 도로가 되었다. 살은 기름진 옥토로 변하고, 머리털이나 수염은 하늘
의 별이 되었다. 피부의 털은 화초와 수목으로 피어났고, 치아나 뼈는 오색 영롱한 금은 보석으로 바뀌었
다. 땀방울은 비와 이슬이 되어 대지를 적신다. 반 고는 죽어서도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였고, 아름답게
보살펴주었던 것이다.[ 중 국 신화의 모티브는 Tien(天) 에 대한 외경 畏敬 이다. 이외 에도 <<회남자
>>, <<장자>> 등에 나타나는 천지 창조설도 같은 맥락이다. 김열규, <<동양의 신 들>>(한국능력개발사,
1978),pp.208-210 ]

2.인도의 신화(Tad Ekam의 변형)

태초에는 무 無 도 없고 유 有 도 없고, 공계 空界 도 없고, 또한 天界도 없 었다. 무엇이 이를 뒤덮었던
가? 그것은 어디에 있었던가? 누가 이를 옹호했던 가? 저 물은 어떻게 있었으며, 밑없는 깊이는 어떻게
있었던가? 그때에는 죽음 도 없고 불사 不死/Amrta 도 없었으며, 낮과 밤의 구별도 없었다. 오직 타드
에 캄 Tad Ekam/that Oneness/彼唯一者 만이 소리도 없이 스스로 호흡하고 있었으 며, 그 밖에는 일찍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암흑뿐이었다. 이 모든 것은 암흑에 뒤덮힌 빛 없는 파동계 波動界 였
다.

허공으로 둘러싸인 원자 原子 /Abhu는 그 자신의 열 熱 의 힘으로 태어났다. 그것이 전개되어 처음으로
애욕 愛慾/Kama 이 생겼고, 이것은 식 識의 최초의 종자였다. 실로 누가 이를 알리 오. 누가 지금 여기
서 이를 설명할 수 있으리오. 그는 어디로부터 생겨나왔으 며, 어디로부터 이 조화가 나오는가? 여러 신
들도 천지 창조 이후에 생겨났으 며, 그렇다며 그 어디로부터 생겨났는지를 아는 자는 누구냐? 그는 알리
라. 이 조화의 원천을 아는 사람은 최고천 最高天 에서 이 세계를 관장하고 있다. 그는 진실로 알리라.
그러나 아마 그도 또한 모르리라. [<<리그베다>>, Nasadasiya Sukha, X,129.pp.1-6;졸저,<<인도철학사상
사>>(경서원,1980),pp.20-21. 이 신 화의 패턴은 근원적 세계 원리의 모색이며 Tad Ekam->Kama->Manas라
는 도식을 나타낸다.]

즉, 유일자에서 천지 창조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설명인데, 인도 신화에서 보 이는 절대자는 이 외에도
원인 原人/Puraush, 도 道/Rta, 시간 時間/Kala 등이 있다. 특히 제일 마지막 구절에 보이는 절대자에 대
한 회의 懷疑 가 관심을 끈다. 불교학자들은 이를 유일신교에서 범신론 汎神論에 이르는 과정으로 파악
하고 있다. 이 사상을 보다 세련되게 다듬은 것이 우달라카 Uddalaka의 존재론 이다. 그는 우파니샤드
Upanisad에 등장하는 철인 哲人인데, 우주 창조의 근원 을 사트 Sat라고 설명하였다.

즉, 태초에 우주에는 사트만이 존재하였다. 이 사트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 가 많아지리라. 번식하리라
고. 그는 불 Tapas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그 불은 물 Apas을 만들었다. 어디에서나 고열 苦熱을 느끼면
사람이 땀을 흘리는 것이 그 까닭이다. 그때에 불로 말미암아 물이 생긴다고 했다. 그 물은 곡식을 만들
어냈다. 이때 사트는 다시 생각했다. 내가 아트만 Atman으로서 지 地, 수 水, 화 火, 풍 風 속에 들어가
명색 名色/Namarupa을 전개하리라. 결국 만유 萬有 는 지,수,화의 삼대 요소로 구성되었으며, 그 세가지
요소가 사물을 전개시킨 다. 사트는 만물을 만들었지만, 다시 그 안에 용해됨으로써 사물은 신 자체가 된
다.

이 신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사트의 존재 변화 이유이다. 즉, 천지 창조 의 절대자가 완전무결하다
면, 왜 불완전한 세계를 만들었으냐 하는 의문이 제기 될 수 밖에 없다. 언제나 그 해명은 궁색하기 마련
인데, 이곳에서는 내가 많아 지리라. 번식하리라 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또 그것이 애욕이 근본이라
는 부 연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불교는 이와 같은 가설 假說을 모두 부정한다. 즉, 절 대자에 대한 천지
창조설과 본래 사물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부정하면서 인연설 이라는 새로운 우주론을 펼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II. 불교에서 본 세계 ·자연 ·우주

1. 우주의 생성과 소멸

앞서 살핀 중국이나 인도 신화의 경우와 비교할 때, 불교의 우주론은 선명하게 설명되고 있지 않다. 팔만
대장경의 방대한 가르침 속에서도 분명하게 불교적 우주론을 설명하는 경전은 많지 않다. 간혹 있다 하
더라도 상당히 관념적이고 애매모호하다. 그 까닭은 불교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를 꺼
려했 기 때문이다. 석가세존은 삶의 목표를 깨달음 으로 선언하였다. 그리고 우주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그 깨달음의 완성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 파악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경전들 속에 나타
난 불교적 우주론을 정리하여 이해 하는 도리밖에는 없다. 불교의 우주적 신화론을 나타내는 경전들로서
는 <<세기 경 世紀經>>,<<대방광불화엄경 大方廣佛華嚴經>> 등을 꼽을 수 있다.

불교에서는 우주의 기원을 업 業으로 설명한다. 카르마 Karma라는 인도 말을 옮긴 것인데, 그것은 행위
자체, 또 행위로부터 빚어지는 갖가지 과보 果報 들 을 의미하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생명 있는 것들을
총칭하여 중생이라고 하는 데, 그 중생들의 생성 소멸은 업에 의하여 주도된다고 설명한다. 업 가운데
가 장 근원적인 것은 무명업 無明業/Avidya 이다. 사물을 명료하게 인식하지 못하 고, 늘 이기적으로 판
단하게 하는 근본이다. 이 무명업으로부터 갖가지 번뇌가 생기고, 이 번뇌들의 집합이 또 다른 생존 형태
를 결정짓는다. 이것을 윤회 Samsara라고 말한다.

업과 윤회는 전생 前生, 금생 今生, 후생 後生의 삼생 三 生을 관통하는 광폭한 힘 이다. 이 경우 무명업
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명 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닭과 달걀의 관계와 마찬가지다. 만약 어
떤 근본 이 있어서 다른 것을 생성한다는 수직적 사고를 갖는 한, 이것은 결코 설명될 수 없다. 닭과 달
걀은 어느 것이 먼저 생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닭이 있으려면 달걀이 있어야 하고, 달걀
이 있으려면 닭이 있어야 한다. 그 둘 은 서로의 필요성, 즉 인연에 의하여 생겨난 것일 따름이다. 따라
서 무명업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느냐 하는 물음은 이미 인과론적 사고에서 벗어난 견해일 따 름이다. [불
교의 인과론을 생사의 윤회 유전 관계로 설명한 것을 십이연기 十二 緣起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무명
업의 최초 생성에 관해서는 설명되지 않는 다. 무명처럼 노사 老死까지 이르는 열두 단계는 다만 둥근 원
의 순환 관계처럼 서로 얽혀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업보의 전개가 바로 우주요, 자연이며, 삼라만상이다. 불교에서는 이 업보 의 전개로서 누릴 수 있는
생명 형태를 여섯 갈래라고 설명한다.

지옥 : 가장 고통받는 삶의 형태.
아귀 :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는 생존 형태.
축생 : 짐승들의 세계, 난폭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삶.
수라 : 폭력만이 존재하는 생존 형태.
인 : 인간들의 삶.
천 : 하늘나라의 신적인 존재. 이별의 아픔이 남는 세계.

위의 셋을 삼악도 三惡道, 밑의 셋을 삼선도 三善道라 하며, 통틀어 육도윤회 六道輪廻라 말한다.

태초의 우주에는 중생들의 업력 業力이 있었다. 그에 따라 허공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풍륜 風輪이 생
긴다. 이 풍륜 위에 구름이 일어나며, 또 다시 수륜 水 輪이 생긴다. 이 수륜 위에 다시 바람이 일어나
금륜 金輪을 생기게 한다. 금륜 위에 수미산이 솟고, 이것을 중심으로 하여 그 주위에 일곱 산이 생긴
다. 이들 산과 산 사이에 물이 고여 여덟 바다가 생기는데 수미산 부근의 일곱 산 사이에 생긴 바다를 내
해 內海라고 하며, 그들과 바깥 세계와의 사이에 생긴 바다를 外 海라고 한다. 이 외해 속에 사대주 四大
洲가 있어서 수미산의 동서남북에 위치 한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계(지구)는 수미산의 남쪽 섬부
주 贍部洲이다. 우주의 중앙에 있는 수미산은 절반이 물에 잠겨 있고, 그 위가 지상으로 솟아 있는데, 해
와 달, 별들이 수미산을 싸고 허공을 맴돈다.

중생들이 모여 사는 세계는 수미산의 남쪽 섬부주이지만, 그 중턱에서부터 위 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
포되어 있다. 중생의 경계는 크게 욕계 欲界, 색계 色界, 무색계 無色界의 삼계 三界로 나뉜다. 욕계는
욕심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즉, 소유욕으로 파탄이 빚어지고, 희로애락이 상존하는 바, 그 정도에 따라
앞서 말한 육도 윤회가 있게 된다.욕계 다음의 세계가 색계이다. 욕심은 멸하였지 만 물질 은 남아 있
다. 즉, 소멸에 따른 고통은 감수해야 하는 세계이다. 색계 는 크게 나누면 사선천 四禪天이지만, 세분하
면 십팔천 十八天이 된다. 마지막 의 세계를 무색계라고 한다. 물질마저도 버렸지만, 관념 만은 남아 있
는 세계 이다. 즉, 관념적인 아픔, 사랑 등이 남아 있는 세계이다. 이도 세분하면 네 가 지로 나눌 수 있
다.

다음에 이들 세계가 생성 소멸하는 시간적 단위에 대해서 살펴본다. 우주는 성 成, 주 住, 괴 壞, 공 空
의 네 가지 단계를 반복한다. 그 네 기간의 단위는 겁 劫 이다. 이 겁은 칼파 Kalpa 라는 시간 단위로서
무한한 시간 개념이다. 앞서 말한 우주와 수미산의 생선 기간을 成劫 이라고 한다. 다음에 주겁 住劫 이
라는 시대가 온다. 세계는 큰 변동이 없지만 중생들의 과보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초기의 중생들은 형색
이 아름답고 빛을 내며,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수명도 장구 한다. 그러나 좋은 음식, 맛에 탐착함으로써
차츰 몸이 더러워진다. 우선 남녀 의 성별이 생겨나고, 갖가지 이기적 욕심 때문에 싸움이 벌어진다. 할
수 없이 그것을 다스리기 위해 국왕을 뽑게 되고 형벌이 제정된다.

그러나 중생의 악업은 더욱 무거워지고, 동시에 수명이 짧아져서 마침내 10세 에 머물게 된다. 삼재 三
災 의 괴로움이 닥칠 때, 드디어 중생들은 반성하기 시 작하여 다시 선행을 행하게 된다. 동시에 수명도
증가하여 8만 세에 이르러 풍 요로운 사회가 된다. 그러나 또다시 욕심과 악업이 성해지면서 수명이 10세
로 감소된다. 인간 수명은 이와 같이 증감을 반복하는데, 그 횟수는 17번이나 된 다. 그 다음에 오는 시
기가 괴겁 壞劫 이다. 중생들의 파멸이 시작되는 시기인 데, 그 순서는 지옥부터이다. 지하에서 차례로
파괴되어 끝내 천상이 무너진다. 그 이후 화,수,풍의 삼재가 발생하여 풍륜으로부터 색계 제 3천에 이르
는 영역 이 모조리 파괴된다. 이 괴겁이 지나면 공겁 空劫 이 온다. 이것은 오직 허공 만이 존재하는 시
기이다. 공겁의 다음에는 또다시 중생들의 업력에 의하여 성, 주,괴,공이 반복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즉, 우주는 끝없는 생성,소멸이 반복되 는 과정이며, 공간적으로 보면 그 중심은 수미산의 중턱이라는 것
이다. 괴겁의 단게를 오탁 五濁/Panca-Kasaya 이라고도 한다. 즉, 수명뿐만이 아니고, 갖가지 의 좋지 못
한 현상들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① 명탁 命濁 : 중생들의 평균 수명이 줄어든다.
② 겁탁 劫濁 : 자연 파괴가 가속화된다.
③ 번뇌탁 煩惱濁 : 쾌락주의, 도덕적 문란이 팽배해진다.
④ 견탁 見濁 : 고행과 형식주의가 예찬되며, 종교 집회가 대형화한다.
⑤ 중생탁 衆生濁 : 중생들의 능력이 평균치보다 저하된다.

이것이 불교적 말세 의식을 이루게 되지만, 또 다른 생성의 희망을 갖는다는 면 에서 여전히 낙천적 우주
관이라고 볼 수 있다.

2. 수미산

수미산은 인도어 수메루 Sumeru의 음역이다. 전체 높이를 16만 유순이라고 했 는데, 1유순을 약 7킬로미
터로 본다면 112만 킬로미터에 해당한다. 그 중 절반 은 바다 속에 잠겨 있고, 8만 유순 정도가 지상으
로 솟아 있다. 앞서 말한 중생 들의 경계를 수미산의 공간 배치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즉, 먼저 범
천 梵 天(색계의 가장 아래에 위치)이 하생하고, 계속해서 욕계 육천에 해당하는 타화 자재천 他化自在
天, 화락천 化樂天, 도솔천, 야마천 夜摩天이 하생하는데, 여기 까지가 수미산의 윗부분이며, 중생들의
입장에서는 하늘나라이다. 다음에 수미 산의 중턱 부분인데, 이곳에는 도리천, 사왕천 四王天 등이 위치
한다. 인간이 사는 곳은 그 제일 밑부분으로서 이른바 사대주 四大洲 이다.

축생의 경우에는 바다에 생겨나는데, 혹은 육지나 허공을 맴돌기도 한다. 악귀는 그 밑으로서 염 마왕국
이 그 본거지이나 역시 떠돌아다닌다. 그 밑이 지옥취로서, 지옥을 맴도 는 중생들이다. 그 밖에도 아수
라가 있는데, 이들은 일정한 거처가 없다. 그저 수미산 주변을 맴돌면서 천상의 도리천과 항상 싸움을 일
으킨다. 이렇게 해서 육도의 중생들이 각기 수미산 기슭을 근거로 하여 태어나고 사라지는데, 그 전 체
의 기간은 20소겁 小劫쯤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은 이와 같은 세계를 초 월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하늘나라에 태어난다는 관념은 고대의 인도인들이나 불교인들에게 있어서는 고통스러운 생명의 연장일 뿐
이라는 상념에 젓게 하는 것이다. 즉, 윤회의 가치관을 가진 불교인들에게 있어서는 태어남 의 사실 자
체가 고통으로 인식되는 독특한 내세관을 갖게 한다.

3. 삼계

삼계 三界는 고뇌다. 성난 불과 같이, 골짜기의 메아리, 환각의 물거품과 같 으니라. 여래는 삼게를 초월
하는 열반의 법을 설하노라(<<방광장엄경 方廣莊嚴 經>> 중에서 필자 초역). 우주를 삼계로 인식하는 것
은 고대 인도인들의 공통 된 사고 방식이다. 즉, 우주를 하늘,허공, 대지의 삼계로 구분하고, 그 각각의
세계에 신이 살고 있다고 믿은 것이다. 불교 또한 이와 같은 사고를 답습하지 만, 그 개념은 판이하다.
우선 신에 대한 불교의 입장은 매우 비판적이다. 인도 신화에서의 신은 서양의 경우아 마찬가지로 절대자
이면서 동시에 인격적이다. 즉, 신성 神性과 인간성을 공유하는 신적 존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예컨대
인 도의 신은 불사 不死, 영원의 존재이다. 또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며, 인간들의 찬양에 귀기울인다. 그
러나 불교에서는 신적인 존재 또한 육도 윤회 속에 있다 고 생각한다. 인간보다는 행복하지만, 그 역시
죽음의 고통을 피할 길 없는 불 완전한 존재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하늘나라 또한 욕계 육천 欲界六天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신이 거의 모두 인도 신화에 연원을 갖고 있 음을 분명하다.
불교의 호법신인 제석천 帝釋天은 인드라 Indra의 변형이다.

인도 신화에서 뇌성벽력의 주재자인 인드라가 불교로 수용되면서 선신 善神이 된 다. 또 관세음보살은 루
드라 Rudra의 변형이다. 원래 태풍의 신이었으나 나중에 가축 증식의 신격으로 바뀌었다. 루드라가 불교
에서는 자비의 화신으로 변형된 것이다. 심지어는 삼신불 三身佛의 주체인 법신불 法身佛/Vairocana 또
한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변자재신 /Virocana의 변형이다. 불교는 이와 같이 인도의 신격을 계승하면서
도 독특한 자기화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모든 신을 수용하는 것 이다.

이 삼계에 대한 소박한 믿음도 불교 고유의 것이라기보다는 인도적 연원을 답 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
다. 그러나 이 삼계는 허공, 하늘,대지 따위의 즉물 적 구분이 아니라 매우 섬세한 철학적 구분이다. 욕
계 육천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 사왕천이고, 가장 높은 것은 타화자재천이다. 그런데 이 욕심의 세계를
섹스와 관련하여 설명하면 인간 의식의 단계를 어느 정도 선명하게 짐작할 수 있 다. 즉, 사왕천에서는
남녀가 서로를 소유해야만 만족한다. 성교라는 구체적 행 위를 통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의 하늘인 야마천계 에서는 포옹 정도로 만족한다. 그 이상의 구체적 행위가 없이도 서로의
사랑이 확인된다. 그 위의 하늘은 도솔천인데, 이곳에서는 서로가 손을 잡는 행위로 만 족한다. 그위의
하늘이 낙변화천인데, 멀리서 마주보면서 만족하는 세계이다. 마지막의 타화자재천에서는 영상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세계이다. 여기까 지는 욕계의 사랑이지만, 색계,무색계로 올라갈 때 그 승화 昇華의
단계를 짐작 할 수 있다. 욕계가 소유의 사랑이었다면 색계는 소유하지 않는, 철저한 관념의 사랑이다.
반면 무색계는 관념마저 초월하는 사랑이다. 흔히 사랑의 단계를 에 로스니, 아가페니 하는 구분으로 이
해하지만, 이 삼계 속에 나타나는 불교적 사 랑관은 퍽 흥미로운 대비라고 생각한다.

4. 삼천대천세계

성,주,괴,공을 되풀이하는 세계를 우리는 지구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 속 에는 실로 무한한 세계
가 상존한다. 서로 다른 1천 세계를 합해서 1소천 小千 세계라고 한다. 이 1소천 세계를 1000배 한 것을
1중천 中千 세계라고 한다. 이 1중천 세게를 다시 1000배 한것을 1대천 大千 세계라고 한다. 이 소천,중
천,대 천 세계를 통틀어서 삼천대천 三千大千 세계라고 한다. 이것을 한 부처님이 통 솔하는 세게라고 보
고, 또 다시 백천만억 부처님이라는 표현을 하기 때문에 실 로 세계를 무량,무변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
다. 마치 허공의 먼지처럼,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처럼, 광대 무변한 세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
서 불교의 세계관을 말할 때, 우리는 무한의 세계관 이라는 단서를 붙이지 않을 수 없다.

사다카타 아키라는 이 소천을 은하계에 비유했는데, 그것은 적절한 대비이다. 1000의 1000배를 중천세계
로 보고, 그 100만의 세게에 대한 1000배, 즉 10억의 세계를 대천세계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관
념을 우주 속에 있는 모든 생 명들의 세계로 환원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60억 가까운 인간들이 모여
살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생활의 터전, 언어의 장벽, 즉 서로의
세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짐승, 미생물의 세게로까지 생각을 확대시켜 나간다면, 가히 그 세계는 사
량 思量할 수 없는 무한으로 치닫 고 만다. 삼천대천 세계는 바로 그 점을 상징하고 있으며, 그 은유를
갖가지 방편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III. 극락과 지옥

1. 팔열지옥 팔한지옥

지옥은 나라카 Naraka의 의역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구사론 俱舍論>>이라 는 논서에 이에 대한 설명
이 있다. 지옥은 지하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며 극악한 죄를 저지른 이들이 고통을 받는 곳이라고 설명된
다.

가장 고통받는 곳을 무간 지옥 Avici 이라고 하며, 그 위로 팔열지옥 八熱地獄이 있다.

① 등활 等活 지옥 (Samjiva)
② 흑승 黑繩 지옥 (Kalasutra)
③ 중합 衆合 지옥 (samghata)
④ 호규 號叫 지옥 (Raurava)
⑤ 대규 大叫 지옥 (Maharaurava)
⑥ 염열 炎熱 지옥 (Tapans)
⑦ 대열 大熱 지옥 (Pratapans)
⑧ 무간 無間 지옥 (Avici)

이들 지옥에서 당하는 고통의 질에 관해서는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주로 인간 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옥한 방법에 의해 고통을 받는다고 설명된다. 더욱 기막힌 점은 고통의 끝이 결코 죽음이리나는 안식
安息 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이곳에서는 또다시 태어나고 고통을 받는 일이 무수히 반복된다는 것이
다. 또 이들 지옥에 떨어지는 업을 짓는 이들에 대해서도 상세한 언급이 있으나 이 곳에서는 생략한다.
[보다 상세한 논급으로는 E.Conze 編, 졸역, <<불교의 성 전>>(고려원,1985)및 대장경 가운데 <<정법념처
경 正法念處經>>, 원신 源信의 <<왕생요집 往生要集>>등을 참조할 것.]

이들 지옥은 모두 여덟이지만, 한 지옥마다 네 개의 별도로 열려진 문을 갖고 있다. 이 하나의 문마다 다
음과 같은 네 가지 부 副 지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여덟 지옥은 128개의 부지옥을 가진다는 말이다.

① 당외 唐畏 부지옥
② 시분 屍糞 부지옥
③ 봉인 鋒刃 부지옥
④ 열하 熱河 부지옥

① 에서는 뜨거운 재 속을 걷게 되고, ② 에서는 시체와 똥의 수렁에 빠지며 구 더기에게 골수가 빨리게
된다. ③ 에서는 칼날이 무성한 길을 걸으면서 온몸이 찢기우고, ④ 는 끓어오르는 탕 속에 던져진다.

그 다음에 설명되는 지옥이 팔한지옥 八寒地獄 이다.

① 아부다 지옥 (Arbuda)
② 니라부다 지옥 (Nirabuda)
③ 아타타 지옥 (Atata)
④ 하하바 지옥 (Hahava)
⑤ 후후바 지옥 (Huhuva)
⑥ 우팔라 지옥 (Utpala)
⑦ 파드마 지옥 (Padma)
⑧ 마하파드마 지옥 (Mahapadma)

위의 팔한지옥은 팔열지옥과 달리 끝없는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는 지옥을 말한다.

[Atata,Hahava,Huhuva 등은 모두 의성어이다. 즉, 인도어에서 고통받거 나, 괴로움 때문에 내는 비명, 신
음 소리를 지옥의 이름으로 설정한 것이다. 첫 번째의 Arbuda는 원래 천연두란 의미이고, 두번째의
Nirabuda는 부스럼이 생겨 서 온 몸이 짓무리는 일종의 문둥병 같은 병을 가리킨다. 이 모든 고통들이
추 위로서 생긴다는 의미에서, 이 팔한지옥은 그대로 병명이나 고통 소리를 명칭으 로 삼고 있다.] 따라
서 불교에서 말하는 지오근 팔열지옥과 128개의 부지옥, 그 리고 팔한지옥을 합쳐 도합 144지옥이 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구사론>>에서 는 이것에 덧붙여서 외로운 지옥 을 말하고 있다. 이 지옥에 관해서는
구체적 인 설명이 없지만, 강,산,들,지하 등에 산재해 있다고 하였다. 짐작건데 다른 이와 함께 겪는 고
통이 아니라, 혼자만이 당해야 하는 각종 압박이나 스트레스 등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듯하다. 이것을 합
할 경우에는 모두 145개의 지옥이 되 는 셈이다.

2. 정토의 세계

불교에서 말하는 이상 세계는 극락 혹은 정토 淨土로 불린다. 가장 기쁜 곳이 라는 의미에서 수카바티
Sukhavati, 즉 극락이라고 한다. 이에 관한 언급으로 << 아미타경 >> 등이 있는데, 대체로 그 세계를 묘
사하면 다음과 같다.
극락에는 일곱 겹의 난간, 구슬로 장식된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다. 그 곳의 중앙에는 연못이 있는
데, 금,은,유리,수정이 네 가지 보물로 장식되어 있 다. 하늘에서는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하루 종일 만
다라꽃 Mandarava 이 하늘 거리며 대지에 흩날릴 때면 황금빛 지면에 수북이 쌓인다. 이 정토의 중생들
은 매일 아침 옷을 단정하게 입고, 꽃대바구니에 이 꽃들을 담아서 다른 세계의 10 만억 부처님이 계시
는 곳으로 가서 공양한다.

식사는 하루 한 끼인데, 식사 후 에는 산책을 즐긴다. 또 극락에는 아름다운 새들이 무수한데, 그 가운데
서도 가 릉빈가 迦陵頻伽/Kalavinka 가 가장 아름답다. 이 새들의 소리는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중생들은 이 소리를 듣고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생각하게 된다. 또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네 가지 보
배로 장식된 가로수나 구슬로 장식된 그물들이 기묘한 소리를 내는데, 그것은 차미 아름다운 교향곡과도
같다. 이 나라에는 아미타 Amita 라고 부르는 부처님이 계신다. 그는 한량 없는 목숨 을 지닌 분으로서
언제나 이곳을 염원하는 이들의 지주 支柱가 된다. 또 그는 협시보살로서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이 계신
다. 만약 이 나라에 태어나고자 한 다면 염불만이 첩경이다. 즉, 지심으로 나무아미타불 을 염하게 되면
임종시에 아미타불이 그를 영접하여 이 정토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정토왕생의 염불비원 念佛悲願 이라고 한다. 정토사상은 대승불교의 중,후기에 생겨난 사상이다.
즉, 초기의 불교에서는 지옥에 대한 설명은 장황했 지만 내세관은 괄목한 만한 것이 적었다. 대승불교로
넘어오면서 확고한 내세관 이 나타나는 바 그것이 바로 정토사상이다. 정토 신앙은 민중적 보편성과 함
께 왕생의 인연이 비교적 단순하다는 면에서 엄청난 호응을 얻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신라의 삼국통
일 직후부터 유행하였고, 근자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넓 은 지지를 얻고 있는 사상 형태이다. 그러나 고
려 말엽에 선종이 유행하면서 이 정토에 대한 관념은 조금씩 변형된다.

<<유마경>>의 가름침대로 마음이 맑아야 정토가 맑아진다. 는 대승적 해석이 유행하게 된다. 선가에서는
이 정토를 어떤 실재적이고, 구상적인 세계로 파악하는 일을 거부한다. 심저이 속조혜능은 십 만 팔천 리
를 지나야 정토가 있다 는 경전의 가르침을 우리 몸 안에 잇는 십악 팔사 라고까지 설명한다. 즉, 정토
에 왕생하려면 염불의 공덕 때문이 아니라 마음을 맑게 갖는 수련 생활이 필요함을 역설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정토사상은 고도의 철학성을 갖춘 자력과 타력의 조화로서 이해되기도 한다. 단순히 서방에 왕생
하기를 기원하는 타력 신앙의 자세가 아니라, 내 몸을 닦는 자력 의지가 선 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하
게 되는 것이다. 이 극락과 지옥에 대한 논의는 거 의 대부분의 불교 사상가들에 의해서 상징과 은유 로
이해되어 왔다. 즉, 민중 들의 도덕성 제고를 위한 시청각적 의미가 강하다고 인식되었던 것이다.

IV. 남기는 말

신화의 세계는 상징 symbol'이다. 특히 종교의 우주관에서는 절제된 은유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내는
일 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불교는 지금부터 2600여 년 전의 가르침이다. 가학적 지식이나 인지의 발달
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격세 지감이 든다. 따라서 불교적 우주관을 절대시하고 권위를 부여하는 일은 결
코 정당화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속에 담긴 상징성에 천착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고 본다. 불교의 우주
관은 석가를 중심으로 한 고대 불교인들의 우주의 상상력 이다. 물론 그 가운데는 다소 황당무계한 내용
도 있고, 놀랄 만큼 과학적 토대 가 갖추어진 상황 설명도 있다. 그러나 전체를 흐르는 맥락은 업과 윤회
라는 등 식이다. 또 이 윤회가 영겁회귀로서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우주를
주재하는 힘 의 근원을 결코 인격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불교적 용어로는 다르마 Dharma 가 바로 그것이다. 섭리, 질서, 원리, 진리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다르마야말로 우주를 관통하는 근원적 힘이다. 그 러나 다르마는 비인격적일 뿐 아니라 초인격적이
다. 이 궁극적 원천을 불교에서 는 일심,진여, 법계, 여여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주의 기원과 소멸에
대한 불교의 견해는 매우 낙관적이다. 불교에도 종말론 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법, 상법, 말법 등의 시
대 구분이 불교적 종말론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종말을 영원한 파멸로 이해하지 않는다. 종말의 끝은
새로 운 출발 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법 중생들에 대한 경종의 의미만이 부여될 뿐 위기 의식으로까지
발전할 개연성은 전혀 없는 것이다. 지면 관계상 대승불교의 법계론에 관해서 상세하게 언급하지 못했
다. 또 불교 의 우주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중국 신화, 특히 유가의 관점에 자세하게 서술 하지 못한 아
쉬움이 남는다. 기회 있는 대로 보정 발표할 예정이다.

* 계간 '과학사상' 제 10호 1994년 가을호 Written by 정병조(동국대 교수,불교철학)

200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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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지존
생리, 피임, 임신, 아르바이트 분야에서 활동
본인 입력 포함 정보
천주교에서도 하느님께서 천지창조를 하셨다고 나옵니다. 불교는 모르겠네요

200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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