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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나 마카오 여행을 가면 흔히 먹는 에그타르트의 원조는 사실 포르투갈이다. 그래서 포르투갈에 가보면 에그타르트 가게가 셀 수 없이 많은데, 그중 원조 에그타르트 집은 단 한 곳뿐이다.

이집트에서 시작된 빵의 불꽃은 유럽각지로 퍼져나갔다. 유럽인들에게 빵과 치즈, 와인은 음식의 삼위일체로 인식되었고 그 중 빵은 삶의 일부이자 문화가 되었다. 빵의 천국이자 빵의 모든 기술들이 꽃핀 빵의 나라들. 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더이상 빵이 숭배의 대상이 아닌 섭취해야할 연료쯤으로 그 지위가 격하된 것 같다.

여행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음식’일 것이다.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에는 당시의 그곳 풍경과 운치, 그때의 감정이 담긴 채 훗날 추억이 된다. 그만큼 음식은 완벽한 여행을 위해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아까부터 겨우 신호가 잡힐 듯 말 듯 하던 마지막 막대 표시가 아예 휴대폰에서 사라졌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지평선 너머까지 이정표도 없는 흙길이다. 렌트카 회사에서 빌린 손바닥만한 GPS는 이미 십분 전부터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깜빡거린다. 수년 전 코헨 형제의 영화들을 본 이후로는 이런 곳에 오면 괜히 겁이 난다. 그런 영화들을 보면 사이코패스들은 대게 이런 곳의 한적해 보이는 외딴 농가에 숨어산다.

이집트 공항부터 길이 막혔다. 나는 ‘빵’이라는 단어를 연신 강조했지만 현지 담당자는 경계태세를 풀지 않았다. 촬영허가를 위해 관청으로 안내하면서도 ‘얘들 뭐야?’라는 의구심어린 표정이었다. 공항 창밖으로 집채만 한 장갑차들과 기관총을 든 군인들이 보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한 항구 도시인 뉴욕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 때문에 오늘날 미식의 도시로 불린다. 내로라하는 유명 호텔과 레스토랑이 가득한 그곳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곳이 있다.

인간의 능력은 위기에 처했을 때 비로소 최대치가 된다고 한다. 요리 능력도 그런 것 같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먹고살 길을 찾아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낸 모습을 보면 경이로움까지 느껴진다.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그런 인류의 위대함을 목격했다.

‘프랑스’를 떠올리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동물이 있다. 바로 닭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축구 경기를 할 때마다 화면을 장식했던 마스코트 닭 ‘푸틱스’ 덕분에 그 이미지는 더욱 강력해졌다.

오래전부터 푸드멘터리를 만들어오면서 세계 각지의, 또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을 만나봤다. 놀랍게도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고수나 명장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기교나 포장보다 그 안에 담긴 진짜배기의 맛, 재료의 맛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영국 런던 근교에 있는 캔터베리(Canterbury)라는 도시에 갔을 때였다. 급한 촬영 일정을 소화하느라 끼니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우리는 그날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조금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강연을 다니거나 인터뷰를 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누들로드>를 어떻게 만들게 됐어요?” 그러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가 국수를 워낙 좋아해서요.” 라고 답한다. 나는 요즘 흔히 하는 표현을 빌자면 그야말로 ‘면 성애자’다. 냉면, 잔치국수, 칼국수, 비빔국수, 볶음국수, 메밀국수, 우동… 가릴 것 없이 면 요리면 다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