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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Oct 03. 2017

[영화리뷰]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진정한 힐링은 판타지가 아닌 가족

2015년 대니 콜린스에 이은 미국식 힐링 드라마 무비. 주연 벤 스틸러에 <스쿨 오브 락>각본가의 조합이라 고민할 필요없이 보러 갔습니다.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브래드는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집안의 가장입니다. 공무원 아내와 아들 하나를 둔 브래드는 대학 동기인 친구들이 각각 백악관 인사, 교수, 은퇴갑부, 금융지주 대표 등으로 성공한 것을 두고 늘 열등감에 빠져 삽니다.  
분명 대학다닐 때는 자신보다 못했던 녀석들이 자신을 훨씬 추월해버린 것에 원인을 진단하는 브래드. 그는 자신의 삶이 화려하게 빛나지 않는 이유를 무사태평 긍정마인드인 아내의 탓으로 돌리는 등 비상식적인 생각만 일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레드는 고3 아들인 트로이가 예일대, 하버드에 들어갈만한 수준의 성적과 역량을 가진 수재로 곧 대학면접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못한 신분상승을 자식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브레드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되지만 트로이의 실수로 면접 일정이 위기에 처하자 평소 자신이 못마땅하게 여기던 성공한 동기 중 하나인 크레이크 피셔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는데...

어줍잖은 신파나 훈수, 메세지로 가르치려들지 않고 우연을 가장한 판타지 등의 극적인 장치도 사용하지 않은 채 오로지 현실성만 다루면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영화입니다. 열등감에 빠져 사는 브레드, 그는 자신이 화려하지 못함을 가족탓을 하고 세상탓을 하는 등 어리석은 진단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식이 내일모레 하버드 면접을 앞둔 수재임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아버지입니다. 그가 자신을 실패로 인도했다고 생각한 아내와 스스로 잘 큰 아들을 보면 브레드가 그가 기대한 모습을 살지 못하는 것은 결코 남탓이 아님을 알 수 있지요.

브레드 스스로가 자신을 실패한 인생으로 규정하는 것도 잘못되었습니다. 하버드 재학생, 그의 동기들마저 누구도 브레드를 실패했다고 규정하지 않지만 그는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영리사업이라는 일을 하면서 수십년간 쌓아온 자기주장은 쉰을 앞둔 나이가 되자 결과론의 오류라는 오판을 범하고 맙니다. 그렇게 틀어진 시선과 세상의 잣대에 허우적대던 그는 가족에게 쉽게 성을 내고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그런 그를 감싸고 위로하는 것이 바로 가족이죠.  

영화의 엔딩은 뜻밖의 행운, 극적인 반전없이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오늘이 지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내일, 꾸역꾸역 밀려오는 현실에 영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에 집중해야하는 것인지를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고, 모든 것을 누릴 수 없는 삶. 그 삶의 순간 함께 하는 것은 대중의 시선이 아닌 바로 가족임을 영화는 말하고 세상의 눈에서 삶을 조망하던 브레드는 다시 자신이 속한 가정, 가장의 눈으로 돌아오며 이야기는 끝납니다. 힘든 구직과 직장생활, 한치 앞날도 안보이는 현실을 사는 2030 우리 세대들이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 영화 속 명대사

1.  

"아까 아빠가 사람들 있는데서 나에게 면박을 줄 때...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여기 다니게 되었을 때 애들 창피해서 어떻게 다닐까하고...근데 생각해보니 아니었어. 여기 애들은 남따위 신경안써. 그냥 자기만 보고 자기 앞길만 가지. 내 말인즉슨, 아빠는 남의 생각, 의견따위 생각말고 아빠 주변의 사람만 신경쓰면 된다는 얘기야."
"그럼 너는 어떤데? 니 생각은?"
"나는...아빠를 사랑하지."
"고맙다."

2.

"트로이가 하버드를 입학하고 난 후 나와 그 아이의 미래를 그려본다. 더 보이지 않는다. 그냥 길을 걷는 우리 부자가 있다. 우린 여전히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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