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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실미도 영화감상문에 필요한 자료요청합니다(내공50걸어요~)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6,558 작성일2004.09.09
실미도 영화감상문 쓰려고하는데요~

여러가지 도움이 될만한 자료 부탁해요~

너무 오래되서 생각이 안나요~ㅠ

명대사나 에피소드, 감상 ,시사,배경사건 등등..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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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북으로 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간대접 받을 수 없었던 강인찬(설경구 분) 역시 어두운 과거와 함께 뒷골목을 전전하다가 살인미수로 수감된다. 그런 그 앞에 한 군인이 접근, '나라를 위해 칼을 잡을 수 있겠냐'는 엉뚱한 제안을 던지곤 그저 살인미수일 뿐인 그에게 사형을 언도하는데... 누군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향하던 인찬,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인천 외딴 부둣가, 그곳엔 인찬 말고도 상필(정재영 분), 찬석(강성진 분), 원희(임원희 분), 근재(강신일 분) 등 시꺼먼 사내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그렇게 1968년 대한민국 서부 외딴 섬 '실미도'에 기관원에 의해 강제차출된 31명이 모인다.

 

영문 모르고 머리를 깎고 군인이 된 31명의 훈련병들, 그들에게 나타난 예의 그 묘령의 군인은 바로 김재현 준위(안성기 분), 어리둥절한 그들에게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는 한 마디를 시작으로 냉철한 조중사(허준호 분)의 인솔하에 31명 훈련병에 대한 혹독한 지옥훈련이 시작된다.

 

'684 주석궁폭파부대'라 불리는 계급도 소속도 없는 훈련병과 그들의 감시와 훈련을 맡은 기간병들... "낙오자는 죽인다, 체포되면 자폭하라!"는 구호하에 실미도엔 인간은 없고 '김일성 모가지 따기'라는 분명한 목적만이 존재해간다.

 

 

2. 명대사 및 에피소드

 

설경구에게 684부대로 들어오라는 장면에서..

안성기 " 이 칼 나라를 위해 다시 잡을수 있나?"

 

민간인을 겁탈한 임원희가 사지가 묶여 적기가를 부르고 설경구가 임원희를 죽인다.(굉장히 슬픈 장면)

 

훈련도중 한명이 죽었을때

조교 "훈련이였다면 중단했겠지 그러나 우리에게 훈련같은건 없다."

 

후반부에 안성기에게 자신들을 북으로 보내달라는 장면

설경구"보내주십시요!!"

 

결국 684부대원들은 서울시내로 침투하게된다. 허준호가 이들을 주려고 사탕봉다리를 들고 그들은 우리나라 684부대라고 울부짓는 장면이 있다.

 

 

3. 배경사건

 

'실미도사건'은 무엇인가?

1971년 8월 23일 이른바 '실미도 난동사건'으로 명명된 그 날의 사건에 대해 언론은 그들이 정말 '북파부대'라면 건국 이래 최대의 파란을 몰고 올 사건이었기에 취재에 열을 올렸으나 어느 매체도 성공할 수 없었다. 사건 발생 3일만에 정래혁 국방장관, 김두만 공군참모총장 등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고 살아남은 4명의 훈련병들도 바로 사형되었다. 그렇게 '실미도 사건'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듯 했으나 '국민의 정부' 이후 HID, AIU 등 국군 산하 첩보부대들의 존재와 인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실미도사건' 에 대한 재조명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부대의 공식명칭은 '오류동 정보부대'로 불리던 공군 제 7069부대 소속 2325전대 209파견대. 1968년 1월 21일 '박정희 모가지를 따러' 31명의 무장공비가 청와대 앞까지 침투했다 무산된 '1.21 김신조 사건'에 놀란 박정희 정권과 중앙정보부가 계획한 보복조치로 창설되었다. 사형수, 무기수, 일반 제소자들이 포함된 사회 밑바닥 계층을 포섭, 작전성공 시 모든 형벌 취소 및 전과기록 말소 등 정부로부터 새 삶을 보장 받는 조건이었다. 1968년 4월에 만들어져서 '684부대'로 불렸던 이 부대는 김신조부대와 똑같이 31명으로 구성됐으나 훈련도중 사고, 탈출, 처형 등으로 7명 사망, 결국 24명이 최후까지 살아 남는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북파되어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오는 것'이었다.

실미도에 훈련은 없었다. 뛰고 또 뛰는 훈련병들 뒤엔 언제나 실탄을 장전한 기간병들이 있었던 것. 그들은 인민군 말투에 인민군가, 인민군 제식훈련 등 철저하게 인민군식 훈련을 받았다. 처음엔 오합지졸이었던 훈련병들은 발꿈치로 날아드는 실제사격과 단체구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지옥훈련을 통해 단 3개월만에 북파 가능한 인간병기가 되었다. 부대가 창설된 지 4개월만에 첫번째 실전명령이 떨어져 바닷길로 북에 침투를 시도하지만 상부의 저지로 중도무산된다. 이후 3년 4개월간 '출정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들의 긴긴 기다림은 시작된다.

그 사이 섬 밖 육지의 상황은 처음 실미도부대를 창설할 때와는 전혀 다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국제 데땅트와 함께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하고 중정부장이 교체되는 등 급격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어느덧 '구 시대의 유물' 이자 '유령부대' 가 되어 버린 실미도 684부대, 결국 그들을 제거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나 인간병기로 길들여진 실미도훈련병들에게 일반사병들이었던 담당 기간병들은 속수무책이었고, 단 십여분만에 실미도를 접수한 훈련병들은 인천으로 상륙, 송도외곽에서 버스를 탈취, 서울로 향한다. 전군 비상경계령이 발동된 가운데 이들은 진압군과 교전 끝에 대방동 유한양행 앞에서 전원 자폭이라는 최후를 선택한다.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신속히 이 사건을 종결지었다.

왜 함께 청와대로 향했는가? 왜 전원자폭 했을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당시 훈련병들이 탈취한 버스에는 민간인 승객들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묘한 증언을 해 왔다. 훈련병들이 청와대로 가자고 했다는 것, 인질인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분명 버스 안에서 훈련병들이 먼저 총을 쏘진 않았다는 것. 이는 반대로 인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압군은 사격을 가했다는 얘기다. 그들은 왜 함께 청와대로 가려고 했을까? 왜 함께 전원 자폭의 최후를 선택했는가? 북파가능한 인간병기들이 뿔뿔이 흩어져 개별행동을 했다면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들은 무언가 '목숨걸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까? 32년간 숨겨져 온 진실... 이제 말할 수 있게 된 지금, 그러나 그들은 사라지고 없다.

 

 

4. 감상평 (이거 참고하세요^^)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정체를 드러냈다.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82억 원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이 영화는, 그러나 시사회 직후 반응이 극적으로 엇갈렸다. 낡고 촌스러운 영화라는 비판과 우직하게 역사의 진실을 들춰낸 영화라는 호평. 이 상반된 반응을 종합하기 위해 FILM2.0은 국내 각 언론 매체의 대표적인 영화 기자와 영화평론가 21명으로부터 <실미도> 평가를 요청했다. 아울러 <실미도>에 내포되어 있는 몇 가지 이분법을 통해 이 영화의 장단점을 짚어보고, 마지막으로 강우석 감독의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물었다.

강우석 감독이 <실미도>를 연출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했다. <투캅스>로 흥행사가 되고 <공공의 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가 굳이 이 힘든 영화에 도전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이 영화는 언뜻 지금까지 강우석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품인 것처럼 보인다. 소수의 인물이 아니라 집단이 부각되는 영화, 한국 현대사의 부끄러운 비극을 들추는 영화, 순제작비 82억 원이 투입된 스펙터클 영화가 바로 <실미도>다. 뚜껑을 열어보인 <실미도>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도 강우석다운 영화로 완성됐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제 곧 당신이 보게 될 <실미도>는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강우석표’ 영화다. 그러므로 이것은 이상하게도 당신이 지금까지 알아왔던 ‘한국형 블록버스터’와는 좀 다르다. 대체 어떻길래? 몇 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실미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다큐멘터리 또는 블록버스터 <실미도>는 북한 남파 특수부대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침투 시도에 충격받은 정부가 김일성 제거를 목적으로 1968년 4월 창설한 실미도 684 북파 부대의 비극적인 실화를 다뤘다. 이 사건의 전모가 제대로 밝혀진 것은 고작 10년 전. 실미도 생존자인 김방일 소장의 증언을 토대로 백동호 작가가 쓴 소설 <실미도>가 나온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MBC 시사 프로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이 사건을 냉전 시대의 치부로 묘사했다. 따지고 보면 이 사건은 영화화 되기 전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강우석 감독은 실화를 블록버스터로 포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란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이 강한 것 아닌가? <실미도>는 역사를 증언해야 하는 다큐멘터리와 오락성을 그 본질로 갖는 블록버스터 사이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퇴마록> <쉬리>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튜브> <내츄럴 시티>… .당신이 알고 있던 모든 ‘한국형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차원의 과제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그 기묘한 간극에서 강우석 감독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드라마의 정통성 또는 전형성 <실미도>의 큰 줄거리는 실제 사건과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창작에 기대고 있다. 연좌제로 고통받다 정치 깡패가 된 강인찬(설경구)이 특수 부대 교육 대장 최재현(안성기)의 제안으로 실미도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전과자가 된 상필(정재영), 훈련병의 맏형인 근재(강신일), 훈련 중 사고로 다리를 다치지만 계속 부대에 남는 찬석(강성진), 성욕이 강하고 겁이 많은 원희(임원희) 등 훈련병이 있다. 이들을 인간 병기로 양성하는 기간병으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전형적인 군인인 조중사(허준호)와 신중한 성격의 지략가인 박중사(이정헌)가 등장한다. 강우석 감독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에 뚜렷한 기승전결을 부여한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정통적이지만 전형적이다. 당신이 예상하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이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된다.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정해진 결말을 향해 직진한다. 대중 영화로서는 관객에게 아주 친절하게 서비스하는 드라마인 셈이다. 하지만 풍성한 디테일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소 빈약해 보이기도 한다.

스펙터클의 쾌감 또는 반감 <실미도>는 제작 초기부터 대규모 스펙터클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미술에 들인 비용만 약 30억 원. 실미도 현지에 직접 지은 684 부대 오픈 세트는 실제의 군 부대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상당한 규모를 자랑했다. 제작진은 마지막 버스 폭파 장면을 위해 전북 부안에 서울 대방동 유한양행 앞 전경을 오픈 세트로 지었다. 실미도 특수 부대가 첫 번째 출정 명령을 받고 바다 위를 헤엄쳐 가는 장면은 을 찍은 지중해 말타 MFS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단 몇 컷의 겨울 훈련 장면은 뉴질랜드의 광활한 설원에서 찍었다. 그러나 <실미도>의 촬영은 이상하게도 이 풍부한 공간적 조건들을 보다 멋지게 포장하지 않는다. 방대한 공간의 전경을 보여주는 데 적합한 역동적인 부감 숏 한 번 나오지 않는다. 이 환상적인 오픈 세트를 놀라운 구경거리로 승화시킬 만한 스타일리시한 앵글도 거의 없다. 물론 인상적인 폭파 장면과 치열한 교전 장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스펙터클의 쾌감을 기대한 당신이라면 <실미도>의 카메라는 우직하다 못해 무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강우석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당신은 어쩌면 ‘이걸 보여주기 위해 그만큼 많은 돈을 들였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역사의 진실 또는 허위 모든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영화는 그 사건에 대한 하나의 입장을 갖기 마련이다. <실미도>의 정치적 입장과 역사 해석은 대단히 명쾌하다. 강우석 감독은 훈련병과 기간병의 대립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전통적인 이분법은 국가와 개인의 대립 축으로 옮겨 간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훈련병과 기간병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이 드러난다.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 부대의 비극은 그들 가운데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오히려 개인의 희생을 볼모로 권력을 행사하는 공적 기관의 아집과 무책임이 그런 비극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실미도>는 이 간결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과연 그것이 역사의 진실일까? 물론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증거는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과 생존자의 증언을 고려한다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실미도>는 정해진 답을 향해 모든 것을 자로 잰 듯 반듯하게 배치한다. 사건 이면의 더욱 깊은 갈등이나 또 다른 해석의 여지는 거의 없다.

감동의 눈물 또는 작위적인 신파 <실미도>의 정통성 혹은 전형성은 클라이맥스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강우석 감독은 대중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하기 위해 조금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실미도>는 이 잔인한 비극에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접근한다. 인찬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사진을 숨기고, 조중사가 실미도 부대원들의 자폭 현장에 사탕을 들고 나타나는 대목 등이 그렇다. 주민등록을 말소당했던 훈련병들이 자폭 직전 버스 안에서 피로 이름을 쓰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 슬픈 감성의 성채는 수류탄이 버스를 날려버리는 순간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덕분에 시사회 현장에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던 것도 사실이다. <실미도>가 선사하는 눈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인상적인 엔딩과 더불어 혹자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는 그것이 감성 과잉의 인위적인 신파에 불과하다고 도리질을 친다. 어쨌든 <실미도>는 관객들로부터 양가적인 감정을 이끌어 낸다. 다큐멘터리와 블록버스터라는 태생적인 이율배반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극단적인 비난자와 온건한 옹호자 모두를 갖게 됐다. 이 기묘한 영화가 다양한 층위의 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역사적 실화로 관객의 감성을 공략하려는 강우석 감독의 작전이 어느 정도 성공할지, 지금 한국 영화계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영화 기자, 영화평론가 21인의 '내가 본 <실미도>'

별표는 한 세 개 정도?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걸었는데 아쉬움이 있다. 드라마가 너무 일방적으로 흐르다 보니 극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가 약한 것 같다. 순제작비를 82억 원이나 들였다지만, 고생해서 찍은 영화치고는 영상미가 대작의 맛을 풍기기에는 미흡하지 않나 싶다. 참담한 역사의 한 자락을 보게 됐다는 충격이 가슴에 좀 남긴 하는데, 비인간적인 훈련 과정이나 부대원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장면 등이 썩 감동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경향신문 배장수 기자

특이하고 어둡고 무거운 소재인 데다 한군데의 섬에서 거의 촬영이 됐는데,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이나 인간이 겪는 고통을 실감나게 다뤘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전투나 액션 부분에서 한국영화치고는 잘 찍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강우석 감독이 그렇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강감독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인 것 같다. 물론 감성이 과잉된 측면은 있다. 동아일보 김갑식 기자

<투캅스>부터 <공공의 적>까지. 감독 강우석은 '구악'의 실상과 그 이면의 미덕을, '진보'라는 명분의 필요성과 허위까지를, 농담을 가장한 진담으로 노련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감독의 욕망은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에서처럼, 더 큰 권력의 문제를 풀어내고픈 것 같다. <실미도>는 한 가지의 장기와 다른 욕망이 만난 영화다. 그러나 비슷한 듯 다른 두 아젠다는 적절한 융해점을 찾지 못했다. 웰메이드 변종(<바람난가족> <올드보이> 등)으로 입맛이 변한 관객을 만족시키기에 <실미도>의 정공법은 파괴력이 약해 보인다. 한국일보 박은주 기자

영화적인 묘미는 <공공의 적>에 못 미치지만 파워풀하다. 그 파워의 절반은 이 영화가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는 데서 오는 것이며, 다른 절반은 연기자들에게서 오는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프로그래머

어쨌거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실미도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실미도>는 스펙터클을 위한 전쟁영화이며 군인 정신의 숭고함과 의리를 일깨우는 남성 영화다. 인권을 근심하기엔 너무 값비싼 태도를 지니고 있다. 영화평론가 이명인

<실미도>는 70년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유에서인지 쿨하거나 새롭거나 신식이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의 올드한 느낌은 나의 올드한 감정을 속에서부터 끌어내 살아온 나이만큼의 진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배우들의 살이 떨리고 눈빛이 떨리는 동안 내 가슴은 떨리고 북받쳤다. 시사회 이전까지 아는 바 거의 없었던 실미도 사건은 설경구와 다른 배우들의 눈빛을 통해 내 삶에 확실히 각인됐다. 굿데이 이애경 기자

8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으면 더 재미있게 느껴졌을 거다. 솔직히 소재가 너무 좋아서 그렇지, 그 정도 스탭과 그 정도 돈으로 만든 영화치고는 실망스럽다. 82억이 어디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적으로는 괜찮지만 너무 영화적이지가 않다. 하다못해 플래시백도 없고, 너무 평범하게 흘러가는 것 아닌가. 그냥 잘 만든 신파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들의 전작들에 비해 뛰어나게 좋아보이는 건 없다. 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공공의 적>이 ‘영화감독’ 강우석을 재발견하게 해줬다면 별 다른 수식이 없고 빛과 색감에 지독하게 무심한 <실미도>의 스타일은 낡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영화의 역사 해석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유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런데도 <실미도>는 센 정서적 반응을 끌어낸다. 국가는 악, 개인은 선이라는 이 영화의 도식은 거칠지만 이런 유형의 영화가 갖는 대중적 호소력을 감안하면 나쁜 선택은 아니다. 유아적인 마초 감상주의를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그건 그 시대의 맨 얼굴이 아니었을까. 이 영화는 정직하고 과장하지 않으며 배우들의 감정을 꼭 살려야 할 때는 살린다. <실미도>는 낡은 게 아니라 고전적인 완성도를 갖춘 쪽이다. FILM2.0 김영진 편집위원

관객 연령층에 따라 평이 다르게 나올 것 같다. 10대나 젊은 관객은 ‘이게 영화야, 신파지’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30대 이상의 관객은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한 감동적인 드라마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사회에서 실제로 나이 있는 여기자들은 운 사람들 많다. 강우석 감독의 자신감과 자본력, 추진력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만들 수 없었던 영화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드라마적인 굴곡이 없어서 아쉬웠다. 보여주고 싶고 만들고 싶은 영화일 수는 있지만, 관객으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곱씹을 수 있는 부분은 부족하다. 대한매일 황수정 기자

군더더기 없는 드라마, 깔끔한 편집, 빠른 템포, 세공된 캐릭터. 강우석 감독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강우석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극적인 실화를 다룬다는 부담이 컸을까? 영화 <실미도>는 실미도 사건에 대한 사실적인 접근과 장르화된 픽션의 중간 지대에 애매하게 서 있다. 역사적인 사실과 영화적인 장치, 그 사이에서 좀 더 팽팽한 긴장을 추구했다면... 프리미어 정기영 기자

뼈대만 앙상하다. 등장 인물 개인의 섬세함이 잡히질 않는다. 국가에 대한 저항과 역사적 사건을 조화시키려고 했지만 역사의 무게에 짓눌려 개인을 억누르고 말았다. 진짜 이 영화의 백미는 전체가 아니라 개인일 텐데 그들의 표정이 살아 있지 않다. <공공의 적>의 강철중이 그립다. 영화평론가 이상용

역사적 사실과 오락적 허구를 적절히 혼합한 수준급 문제작이다. 후반으로 가면서 점증하는 일종의 센티멘털리티 내지 신파성(?)이 다소 거슬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극적 호흡도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으뜸 미덕은 일부 중심적 개인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30여 명의 인물들을 희생, 즉 들러리화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인물들을 향한 시선이 지나치게 우호적이며 일방적이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이런 소재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처음에 들었던 우려가 영화를 보는 동안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완전한 픽션을 만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실에 다가서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고 우려했는데, 그 상태에 머물고 말았다. 이 비참한 사건을 마음껏 가공하지도, 그렇다고 리얼리티를 완전히 살리지도 못했다. 공간이나 인물의 사실감이 그다지 높지 않으며, 그렇다고 완전히 자기만의 드라마로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다. 한겨레 임범 기자

일단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고 연출과 연기력도 상당히 좋다. 문제 의식이나 작품의 포인트도 좋았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반전이 없었다면 자칫 평범한 영화가 될 뻔했다. 전체적인 캐릭터가 살아 있는 영화다. 다만, 정치적인 면에서 원인이나 그 본질에 대한 정면 대결이 아닌, 우회적으로 피해갔다는 점에서 약간의 보수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감독의 선택이 옳을 수도 있다. 영화평론가 곽영진

드라마가 워낙 강한 사건이었던 만큼 이야기의 줄기나 그것을 받쳐 주는 배우들의 힘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좀 더 다른 각도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영화 중반에 나오는 기간병과 훈련병의 갈등과 대립각을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렸어야 했다. 북파 공작원으로 키워지는 사람들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역사 다큐멘터리의 몫이지만, 그걸 좀 더 영화적으로 만들려면 한번 뒤집어 보여주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리한 강우석 감독은 좀 더 대중적인 전략, 편하게 가는 방향을 택한 것 같다. 그건 그의 한계다. 82억 원이나 들인 영화라며, 바다에서 뛰어나오는 장면 같은 경우 개각도 촬영 한 번 보여주지 않은 것도 아쉬웠다. 엔키노 오동진 기자

비평가의 영화보다는 관객의 영화인 것 같다. 섬을 탈출하기 직전 마지막 교전 장면의 경우 상당히 잘 찍혔으며 인물들의 감정도 잘 살아났다. 특히 엔딩 장면은 ‘올해의 라스트 신’이라 할 만하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지적인 코멘트이면서도 풍부한 상징이다. 물론 아무리 대중 영화라지만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는 과잉의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런 단점을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돌파해 버리는 힘이 있는 영화다. 연출이나 연기면에서도 실화를 다룰 때 필요한 정공법으로 밀고 나갔다. 그건 강우석 감독의 재능의 부재라기보다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공법이 대부분의 관객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이동진 기자

난 이 영화에 비판적인 편이다. 양식상의 새로움도 없고, 역사에 대한 진전된 해석도 없다. 대중 취향의 감상주의에 기댄 최루성의 진부한 마취 영화다. 헤럴드 경제 이형석 기자

난 실미도 사건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이데올로기 시대의 끝자락을 살았던 만큼 이 영화가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어쨌든 그건 부끄러운 역사인데, 저널이든 어디서든 그 역사를 복원하거나 진실을 공개하려는 시도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힘이 무척 크다고 본다. 그런 역사에 공감하는 세대에게는 감동적이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며, 요즘 젊은 관객들이 그런 역사를 다시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국군 홍보 영화냐 하는 말들도 있었지만, 강우석은 대중적 감독이다 보니 흥행을 위해 그렇게 연출한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최윤정 기자

과도한 역사 의식 때문이었나, 아니면 대작을 남기고 싶었나. 숲은 무성한 데 나무들이 죽어 있다. 인물의 디테일이 부족하며 그들의 관계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개별 에피소드가 작품 전체 틀 안에서 희생되어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망은 담겨 있다. 영화평론가 문일평

진실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대중이 외면해 소모되는 것보다 1천% 낫다. 그런 점에서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매번 빠뜨리던 진정한 상업성을 갖추었다. 그래, 우리가 원하던 것은 규모가 아니라 감동이었다. 그래서 강우석 감독의 주특기가 살아 있는 <실미도>는 더욱 빛을 발한다. 맥스무비 김형호 기자

장단점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강우석 감독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이고 민감한 사안이므로 하나의 이야기로 취합하기 어려운 소재라고 생각하는데, 한눈 팔지 않고 정직하게 이끌어 간 솜씨는 있는 영화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비춰본다면 여전히 감성은 촌스러우며, 그 정도로 많은 돈을 들인 티가 나는 영화는 아닌 것 같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렇다. 스크린 황희연 편집장

 

200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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