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학

가슴이 쿵쿵 뛸 때 요놈을 딱 먹으면 생큐~ 베리 머치지

박효순 기자

‘아이 캔 스피크’ | 우황청심원

일본군 만행을 알리기 위해 미국 의회 증언에 나선 나옥분 할머니가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용기를 내 증언하고 있다.

일본군 만행을 알리기 위해 미국 의회 증언에 나선 나옥분 할머니가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용기를 내 증언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나옥분 할머니(나문희)는 영어를 꼭 배워야 하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000건에 이르는 구청 민원을 넣은 이 ‘도깨비 할매’에게 철저한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가 나타나면서 둘 사이엔 긴장감이 흐른다. 하지만 민재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본 할머니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영어 선생님이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지만 좀처럼 늘지 않아서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우황청심원 제품.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우황청심원 제품.

옥분 할머니가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비로소 할머니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옥분은 민재와 구청 직원, 시장 이웃들의 도움으로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미국 의회 증언에 나선다. 증언이 시작되기 전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는 옥분에게 동행인 중 한 명이 우황청심원 알약을 갖다준다. 그것을 먹은 옥분 할머니는 힘을 내 증언을 시작한다.

우황청심원은 한방 명약의 하나로 유명하다. 우황(牛黃), 사향(麝香)을 비롯한 30여가지 약재로 만들어진다. 특히 소의 담낭이나 담관에 생긴 결석을 건조해 만든 우황과 사향노루의 향선낭(향주머니)을 말려서 만드는 사향은 지금도 매우 귀한 약재로 손꼽힌다. <동의보감>의 우황청심원 처방은 중국 처방을 우리 실정에 맞게 재정리한 것으로, 조선 왕실에서 친교를 위해 중국에 선물로 보낼 정도로 귀하게 여기던 약품이었다. 요즘 우황청심원은 한의원 처방뿐 아니라 제약회사에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하기도 하는 등 상비약이나 구급약으로 흔히 활용된다.

우황청심원은 뇌졸중(전신불수, 수족불수, 언어장애, 혼수, 정신혼미, 안면신경마비), 고혈압, 두근거림, 정신불안, 급·만성경풍, 자율신경실조증, 인사불성 등 다양한 증상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대표원장(뇌기능센터장·한의학박사)은 “청심원과 같은 생약성분 한방 의약품은 초기 복용량을 반 정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법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처음 복용을 원하는 사람은 사전에 한 번 복용해보고 몸이 받아들이는 정도를 미리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는 뜻이다. 복용자의 체질에 따라 효과의 발현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황청심원이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된 것은 1974년 광동제약이 ‘원조’이다. 1991년 마시는 제제인 광동 우황청심원 현탁액이 출시됐다. 현재 여러 제약사들이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2017년 상반기 기준(IMS 데이터)으로 연간 시장의 규모는 420억원이다. 우황청심원에서 과거와 달리 금지되거나 제외된 성분은 서각(코뿔소의 뿔), 경면주수(수은), 석웅황(비소), 대조(말린 대추) 4가지이다.

문 원장은 “우황청심원은 뇌졸중 등의 질환에 효능이 있으나 의식불명 상태에서 환자에게 강제로 복용시키면 환제가 기도를 막아 호흡이 곤란해질 위험이 있고, 액체 등이 폐로 넘어가서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어 권고하지 않는다”며 오남용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 등을 앞두고 이용할 때에는 1주일 전쯤 미리 복용해보고 효과를 잘 살펴본 후 복용량을 가감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오리지널 청심원’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 옛 처방에 있는 수은, 비소 같은 중금속이 포함될 우려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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