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주제분류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디지털 내러티브

웹드라마

웹드라마의 부상은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지상파방송도 웹드라마를 제작하며 방송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웹드라마는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이용되던 짧은 비디오 클립의 발전된 형태지만 기존 드라마는 물론 영화, 모바일 영화의 표현 양식을 바탕으로 단순 동영상물에서 내러티브를 지닌 콘텐츠로 진화했다.

웹드라마의 등장

웹드라마는 텔레비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던 드라마 장르가 인터넷과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내러티브 유형으로 발전한 것이다. 웹드라마는 기존의 방송드라마와는 달리 짧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제작되어 회당 5~20분의 길이를 가지며, 방송사 및 제작사 관련 사이트 외에 네이버캐스트나 다음스토리볼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주로 제공되고 있다.

이동 중이나 자투리 시간 등 짧은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모바일에 적합한 이야기 형식이라 할 수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공유와 확산이 가능한 멀티플랫폼 시대의 중요한 내러티브 양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 점에서 웹드라마는 모바일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혼종체적인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PC보다는 모바일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크게 늘고 있어 웹드라마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2014년 1월 방영되기 시작한 웹드라마 〈후유증〉은 1회차 방송 시청이 50만 건에 이르고, 첫 공개 4주 만에 350만 회의 시청 수를 기록했다(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2014:76). ‘모바일드라마’, ‘SNS드라마’, ‘미니드라마’, ‘드라마툰’이라고도 불리는 웹드라마는 전통적인 방식의 방송 시청 이용자가 감소하고 이동을 통해 각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나아가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시청은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을 이용한 동영상 시청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라마 장르의 미래를 가늠하는 의미 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웹드라마는 자본과 유통 채널의 한계로 정규 편성되기 어려웠던 이야기가 드라마로 제작, 유통되는 길을 열어 주었으며, 방송 드라마의 활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이 될 수 있음을 현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짧은 모바일 동영상은 웹드라마 이전에도 이미 기존의 방송과 영화 콘텐츠를 3~5분 이내로 잘라 낸 동영상 클립 형태로 등장했다. 1시간여에 달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대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원하는 시간에 모바일을 통해 하이라이트만 짜깁기된 영상을 시청하고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웹드라마는 이런 짜깁기 영상의 유행이 짧은 분량의 창작 콘텐츠로 발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국내 웹드라마는 2010년 12부작으로 제작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시작이라고 하며, 2013년 이후 제작이 활발해지고 있다. 웹드라마는 현재 주요 포털 사이트, 방송사 홈페이지, 관련 기업의 홈페이지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웹드라마의 특징

기존 방송 콘텐츠는 주시청자층이 중장년층으로 이동함에 따라, 텔레비전 드라마의 내용 역시 중장년층에 적합한 소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웹드라마는 모바일 기기를 주로 이용하는 10~30대를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 세대의 특성에 맞게 소재와 내용을 구성하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영상 구성과 스토리텔링 방식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정지윤, 2014:6).

웹드라마는 각 에피소드에서 서사가 완결되는 단막물(series) 형태와 스토리가 계속 다음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연속물(serials) 형태 등 구조적인 면에서 기존 방송 드라마의 이야기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연속물의 형태라 할지라도 각 에피소드마다 부제를 설정해 그 부제에 부합하는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연속물이라기보다는 변형된 연속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웹드라마가 방대한 내용을 담기 불가능한 짧은 내러티브라는 특성과 이동 중의 이용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하는 맥락을 고려한 것이다. 에피소드마다 서사적 종결을 통해 서사적 만족감을 부여하고, 이미 설정된 등장인물과 인물 구조 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매회 이야기에 대한 흥미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강구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웹드라마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 에피소드를 연결하는 방식을 기존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 산업에서는 신규 시청자가 드라마 중간에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의 이야기가 너무 밀도 있게 구성되는 것을 금기시해 왔다. 특히 시청자의 사적 공간에서 다양한 일상과 혼재되어 소비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시청자의 흥미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친절한 반복이 요구된다. 즉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드라마의 이야기는 배경 상의 특징이나 캐릭터의 성격 및 캐릭터들 간의 관계, 어떤 서사적 사건에 대한 개요를 미묘하게 반복하는 등 이야기 구성 자체가 잉여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Mittell, 2010).

또한 시리즈나 시리얼과 같이 연속적으로 스토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번 에피소드에 새로 진입한 시청자가 이야기를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앞의 내용을 다시 보여 주거나(recapping), 다음 에피소드의 내용을 일부만 공개해 드라마 시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거나(teaser), 이번 에피소드에서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고조되거나 혹은 새로운 갈등이 등장한 시점에서 에피소드를 끝냄으로써 다음 에피소드로 시청자를 유도하는 전략(cliffhanger)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Dowd et al., 2013).

사실상 인터넷에 데이터베이스처럼 저장되어 이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웹드라마는 정기적인 편성에 기반을 두고 일일 혹은 주간으로 시간차를 두고 방송되는 방송 드라마가 시청자를 유인하기 위해 고안한 스토리텔링 방법을 채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웹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은 멀티플랫폼 이용 환경에 따라 새로 등장한 콘텐츠의 형식과 기능이 과거의 제작 관습과 표현 형식을 완전히 뛰어넘을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재목적화(repurposing)는 기존 콘텐츠를 미디어 특성과 이용 맥락에 따라 재가공하고 최적화하는 것이지만, 이 과정은 또한 기존 콘텐츠 형식에 대한 혁신 역시 함께 수반하는 것이다. 이는 웹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와 함께 멀티플랫폼 콘텐츠 시대에 재목적화를 염두에 둔 기존의 콘텐츠가 어떤 구조로 스토리텔링되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해 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한편, 드라마는 완결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때 성공적인 드라마가 된다. 특히 미국 드라마 시리즈는 일정한 시청률을 유지하는 한 일반적으로 시즌을 반복하며 계속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 드라마는 이를 고려해 가능한 한 오래 스토리텔링을 이어갈 수 있는 캐릭터 설정 등 서사 세계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Mittell, 2010:78~98).

이처럼 한편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이야기를 확장해야 하는 드라마는 결말을 향해 스토리의 전개를 촉진하는 통합체적 흐름보다는 다양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 계열체적 요소가 중요하다. 즉 다양한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일들과 그것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물들 간의 관계가 방송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주된 축으로, 이로 인해 방송 드라마는 계열체적 특징이 강해진다.

웹드라마는 비록 몇 개의 에피소드로 연결되지만 짧은 러닝타임 동안 인물을 소개하고 관련 사건을 전개시켜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들에 기반을 둔 계열체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기 어렵다. 전체 에피소드를 통틀어 1~3시간 내외의 상영 시간 내에 사건을 전개하고 마무리지어야 하는 시간적 제약 속에서 각 회차별 에피소드가 사건의 발단, 전개, 위기 및 절정, 결말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즉 웹드라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사건의 전개, 핵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속도감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짧은 내러티브 콘텐츠가 지닐 수 있는 미덕을 보여 준다.

멀티플랫폼 시대 드라마의 진화

웹드라마의 부상은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지상파방송도 웹드라마를 제작하며 방송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웹드라마는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이용되던 짧은 비디오 클립의 발전된 형태이기도 하지만 기존 드라마는 물론 영화, 모바일 영화의 표현 양식을 바탕으로 단순 동영상물에서 내러티브를 지닌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웹드라마와 같은 뉴미디어 형식은 혁명적(revolutionary)이면서 동시에 기존 관습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진화적(evolutionary)인 것이라 하겠다(Manovich, 2002).

이런 웹드라마의 전개 과정은 웹드라마만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드라마를 비롯해 웹툰 등 다른 내러티브 영역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더욱이 웹드라마가 부분적으로나마 방송 드라마의 재가공 형식으로 혹은 다른 방송 드라마 스토리와의 연계 속에서 제작, 수용되고 있는 상황은 방송 드라마 이야기 양식의 변화까지 함축하는 것이다.

그동안 드라마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이자 가장 강력한 내러티브 영역으로 그 위상을 지켜 왔다. 미디어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시장의 변화는 드라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드라마 이야기 양식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어떻게 이야기 양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영상 구성 방식을 포함해 드라마 스토리텔링의 방향성은 어떠한지 구체적인 논의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웹드라마는 멀티플랫폼 시대의 콘텐츠 제작 환경 변화와 그 속에서 나타나는 드라마의 이야기 양식의 변화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 정지윤(2014). 『웹드라마의 부상과 모바일 콘텐츠로서의 가치』. KT경제경영연구소.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2014). 웹드라마, 한국형 동영상 콘텐츠로 부상. 《동향과 전망: 방송·통신·전파》, 78호, 72~82.
  • Dowd, T., Niederman, M., Fry, M., & Steiff, J.(2013). Storytelling across worlds: Transmedia for creatives and producers. Burlington: Focal Press.
  • Manovich, L.(2002). The language of new media. 서정신 옮김(2005). 『뉴 미디어의 언어』. 생각의나무.
  • Mittell, J.(2010). Previously on: Prime time serial and the mechanics of memory, In M. Grishkova, & M. Ryan(Eds.), Intermediality and storytelling(pp.78~98). Berlin & New York: Walter de Gruyter GmbH & Co..

출처

제공처 정보

『디지털 내러티브』는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새로 등장한 허구적, 비허구적 이야기 양식을 디지털 내러티브로 정의하고, 현재 산업적,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유형을 중심으로 디지털 내러티브의 현황과 의의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내러티브의 내용적, 형식적 변화를 추동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히보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네이버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