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명부는 조선과 고려 궁안에서 봉직하는 여성들의 부서를 지칭합니다.

고려시대의 내명부는 위계나 호칭에 대한 기록이 일천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것이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조선의 경우 여관들의 부서인 내명부를

국가기본법령인  경국대전에명시하였는데,

이때 정1품에서 종4품까지의 8품계는 '내관'이라하여  실질적인 왕의 측실인 후궁(=내직)들의 관위였으며

정5품에서 종9품은 각종 궁중잡사를 답당하는 실무진으로 '궁관'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내명부의 관할은 법전분류상으론 문신의 인사를 담당하는 '이조'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궁중에 기거하며 왕실에 봉직하는 여성들이라는 특수성때문에 실질적으로 내명부의 수장은 궁중의 안주인인 왕비였습니다.

궁인의 승급은 왕에 의해 결정되며, 일반 남성신료와는 달리 서경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승급또한 주로 왕의 비공식적 명령인 '비망기'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왕의 후궁인 내관은

정1품 빈.

종2품 귀인

정2품 소의

종2품 숙의 - 간택후궁의 최조직급.

정3품 소용

종3품 숙용

정4품 소원

종4품 숙원 - 승은후궁의 최초직급.  으로 8계급입니다.

품계에서

정(正)은 '올바른것. 으뜸'의 의미를 기자며,

종(從)은 으뜸은 아니지만 이에 '버금'가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정과 종의 위계에서 정이 1이라면, 종은 1.5의 지위를 가진다 보시면 됩니다.

정과 종은 품계에 차이가 있는 많큼 녹봉이나 공상에서도 많은 차이를 가지며,

빈과 귀인은 머리장식이나 의복색깔, 의복에 사용할 수 있는 금박의 무늬등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궁소생의 왕자녀들의 처우에 있어서는 어미의 품계는 고려대상이 되지 않고 동일하였습니다.

정1품 빈의 지위는

왕세자의 생모이거나,

왕가나 국가에 공을 세웠을 경우에 한하여 올라갈 수 있는 지위이나,

실제론 정치적 배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빈은 1등후궁으로 녹봉, 공상외에도 특별히 빈의 작호앞에 유교적 덕목과 부덕을 나타내는 '휘호'를 받았는데,

소위 '희빈, 숙빈, 명빈'등에서 말해지는 '희,숙,명'등이 바로 그 휘호입니다.

조선초기에는 왕비와 왕세자빈도 고려의 유습대로 모비, 모빈의 휘호를 가졌으나,

세종28년 이를 폐지하여 다만, 왕비, 왕세자빈(=세자빈)으로만 부르게 하였고,

다만 세자빈이 왕비가 되기 전에 죽거나, 세자가 죽어 새로운 세자가 들어 새로운 세자빈이 생기면,

이에 한해서만 세자빈에서 '시호또는 휘호'를 주어,

현덕빈이나 효순빈등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정1품 빈의 경우, 한번에 여러명까지 존재할 수 있기때문에 빈책봉시에 휘호를 받게 되는데

이때는 왕세자빈보다 격을 낮춰 한글자로 된 휘호를 받았습니다.

또한, 빈은 후궁들중 유일하게 죽은뒤 후대왕이 올리는 '시호'의 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숙빈은 정1품 빈(嬪)입니다.

숙빈최씨는 조선 20대왕인 숙종의 승은후궁으로, 궁인출신입니다.

숙종19년 4월 임신으로 종4품 숙원에 책봉되었고,

같은 해 10월 영수왕자를 출생하였으나, 왕자는 조졸하였습니다.

숙조20년 다시 임신하여 6월에 종2품 숙의로 승급하였고,

9월에 왕자를 낳으니, 이가 후일 영조가 되는 연잉군 이금입니다.

이후 시기가 정확하진 않으나 다시 종1품 귀인으로 승급하였는데,

당시 왕자를 출생한 기록이 있으므로 숙의에서 귀인으로의 승급또한 임신에 의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네요.

숙종25년 단종의 왕위복위를 기념하여 정1품 숙빈으로 올라서니,

6년만에 최하급 궁녀에서 정1품 정상의 자리까지 고속승진한 셈입니다.

숙종27년 장희빈의 무고를 왕에게 알려 장희빈을 사사시킨 1등공신이 됩니다만,

연잉군이 가례를 치른 뒤인 숙종30년 기록에 의하면 숙빈은 이후 출궁하여 이현의 궁방에  나가서 살았습니다.

 숙종 37년 숙종은 숙빈방 이현궁을 회수하여 왕실에서 분가하는 연잉군에게 주었고, 숙빈을 이들과 함께 살도록 했으며, 숙빈은 숙종44년 3월 이곳에서 사망합니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숙종이 숙빈의 유일한 소생인 연잉군의 기복(상중에 상복을 벗고 본업에 복귀하도록 하는 것)명하였고, 숙빈묘지간선시  자신의 누이인 명선공주의 묘지영역내 청룡터를 침람하아려 하였다는  이유로 신료를 파직하고 묘터를 바꾸게 하는등, 숙빈에 대한 처우가 드라마와는 상당히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숙빈이 왕의 후궁으로서 왕의 곁에 머문기간은 고작 10여년에 불과하며,  왕에게서 격리된채 궁밖에서 생활한 기간은 그보다 더 깁니다.

이처럼 숙종에게 서러움을 당했던 숙빈이지만, 아들 연잉군이 영조로 즉위하면서

영조1년 숙빈의 사당이 세워졌고,

영조21년 묘호로서 '육상궁'이 더해졌으며,

영조29년 시호로서 '화경'을추시하였고, 묘의 이름도 숙빈묘에서 '소령원'으로 격상되었으니

남편에게 축출당하였다는 점에서는 제손으로 무고하여 죽인 대빈궁 희빈장씨와 다를바 없겠지만,

비록 사후이지만, 잘난 아들덕에 후궁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는 다 누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