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 ‘풍납토성나들목’ 일대서 35m 성벽 발견

이명희 기자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과정에서 발견된  ‘풍납토성나들목’ 일대 성벽의 석축. 송파구 제공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과정에서 발견된 ‘풍납토성나들목’ 일대 성벽의 석축. 송파구 제공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서성벽 발굴과정에서 그동안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풍납토성나들목’ 일대 성벽이 추가로 발견됐다.

송파구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풍납토성 서성벽 잔존 성벽과 문지((門址·출입시설)를 확인한 이후 계속해서 진행된 발굴 작업 중 풍납토성나들목 일대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성벽이 새로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풍납토성은 백제가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재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서성벽은 지난해부터 발굴중인 삼표사옥 부지 발굴 구간 성벽과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규모는 길이 35m, 폭 20m, 높이 1.5m이다. 풍납토성나들목 일대는 서성벽 중앙문지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학계에서는 이 일대 성벽은 1925년 대홍수로 인해 유실된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 일대 서성벽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93년만에 풍납토성(국가지정문화재 제11호)의 거대한 규모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이번에 확인한 잔존 성벽은 내·외부로 맞닿아 쌓은 판축형태의 보강 토루(흙으로 쌓은 방어용 구조물)와 석재로 쌓은 마감석축 부분이다. 성벽의 하부 폭은 지난 3월 한강나들목 밖 한강변에서 확인한 성벽을 고려하면 기존에 알려진(동성벽 및 해자구간 발굴 결과) 60m보다 큰 80m에 달하는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 연구 결과 한강변에 위치하는 서성벽은 전체 길이가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번에 발견된 성벽 역시 마감석축의 방향이 한강 광나루공원 일대 사적지 지정구간으로 향하고 있어 서성벽은 한강변을 지나 천호대교 남단에 위치한 북성벽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백제왕성의 전체 형태와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한다.

발굴 책임자로 참여한 허병환 한강문화재연구원 부장은 “풍납동 토성의 서성벽은 그동안 을축년 대홍수로 성벽 존재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곳이다. 학계에서는 풍납동토성 나들목 부근에 중앙문지(출입시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토성 상부는 유실되었지만 토루의 기초부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정밀발굴을 한다면 이를 확인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발굴로 동서남북 대칭을 이루는 토성의 규모와 실체를 확인하여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이번 발견으로 그동안‘서성벽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더라도 공장 우측 영어마을로 향한다’ 며 부지 이전을 거부해 온 삼표산업 측의 주장과는 달리 서성벽이 삼표레미콘 공장 중심부를 관통 하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와 송파구 등은 삼표산업 공장 지하에 백제 유물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장 이전과 풍납토성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토교통부가 2016년 2월 이를 승인하자 삼표 측은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2일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 항소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현재도 문화재청, 서울시와 송파구를 상대로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송파구는 11일 오후 2시 서성벽 잔존 현황에 대한 현장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는 서성벽 추가 확인구간에 대해 문화재청,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사적으로 추가지정 하고 향후 올림픽대로와 한강공원 일대 공사 시 문화재 보호를 위해 한강변 사적지정구역에 대한 발굴 및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풍납동 지역은 2천년 전 위대했던 한성백제의 유적과 유물이 남아있는 백제왕성으로서 이번에 확인된 서성벽은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인 왕성의 완전한 형태와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로써 서성벽 존재여부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하루속히 삼표레미콘과의 소송이 마무리되어 온전한 토성의 모습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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