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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 날아오르다
이주현 사진 백종헌 2010-08-26

아시아 최초로 무대 오르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8월13일~오픈런(월 쉼) LG아트센터 연출 협력연출 B. T. 맥니콜, 국내연출 황재헌 출연 김세용, 이지명, 정진호, 임선우 외

*줄거리* 1980년대 영국 북부의 탄광촌 마을. 11살 빌리는 탄광촌 파업에 나선 아버지와 형, 치매 증세가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권투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접한 빌리는 발레에 푹 빠진다. 빌리의 재능을 본 윌킨슨 선생과 빌리의 꿈을 본 아버지는 빌리가 로열발레스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 *관전 포인트: 4명의 빌리, 4개의 서로 다른 <빌리 엘리어트>

“빌리, 아 유 레디?” “아임 레디!” 협력연출가 B. T 맥니콜과 협력안무가 톰 호그슨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빌리들. 이제 웬만한 영어는 통역을 거치지 않고 듣고 대답할 수 있다. 무대에서 누군가 연습을 하고 있으면 다른 빌리들은 객석 앞줄에 앉아 연출가와 안무가의 얘기를 듣고, 따라했다. 발레를 전공한 김세용, 뮤지컬 경험이 전부인 이지명, 탭댄스 신동 정진호, 발레를 전공한 막내 임선우. 이들이 무대 위에서 힘차게 발을 구르고, 과감히 날아올랐다. 7월의 마지막 날 LG아트센터를 찾았다.

배우와 스탭들은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일렉트리시티> 연습이 이어졌다. <일렉트리시티>는 빌리가 로열발레스쿨 오디션을 끝내고 부르는 곡이다. “빌리,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 드니?” “뭐라 설명할 수 없어~ 이 짜릿한 느낌~!” 발레와 사랑에 빠진 탄광촌 출신 빌리는 자신의 가슴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걸 느낀다. 들고 있던 책가방을 아버지에게 휙 던진 빌리는 “짜릿한 전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손 짚지 않고 텀블링을 하는 것은 기본, 네다섯번 연속 턴도 거뜬히 해낸다. <일렉트리시티>는 4명의 빌리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저마다의 버전으로 공연된다. 김세용, 임선우, 정진호군은 발레 위주의 클래식 버전을, 이지명군은 힙합, 애크러배틱 위주의 펑키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빌리 엘리어트> 넘버 중에서 <일렉트리시티>를 가장 좋아한다는 이지명군은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뛰고 구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턴을 할 때마다 땀이 사방으로 튀자 보다 못한 스탭이 수건을 던져주었다.

원작 영화보다 더욱 확장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원작영화보다 더한 블록버스터다. 세트 제작비만 25억원, 총제작비는 135억원. 거기에 스탭만 100여명이다. 무대는 카메라로 클로즈업한다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배우들이 탭댄스를 출 때 탭 소리가 크게, 멀리 퍼지도록 바닥에는 100여개의 마이크로 마이크가 설치되었다. 빌리의 탭슈즈 안에도 마이크가 달려 있다. 무엇보다 빌리 역에 캐스팅된 4명의 소년들, 그들이 하나의 스펙터클이다. <빌리 엘리어트>를 제작하는 매지스텔라의 양지혜 대리는 말했다. “인내심이 없으면 1년이 넘는 오디션과 트레이닝 과정을 버티지 못했을 거다. 성격이 모나도 힘들었을 거다. 모두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1대 빌리들에 대한 칭찬은 차고 넘쳤다. 2005년 영국에서 첫선을 보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된다.

4명의 빌리, 4가지 개성

대한민국 1대 빌리들

왼쪽부터 이지명,정진호,임선우,김세용

김세용(13) 대한민국 빌리들의 맏형. 2009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유소년 발레 부문 세계 1위에 빛나는 발레 신동. 부잣집 도련님 같은 외모에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안무가 강점이다. 몸에 좋은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 대범한 식성을 지녔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노래 중에선 <레터>를 가장 좋아하며, 주인공 빌리처럼 남자가 발레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발레리노가 되는 게 꿈이다.

이지명(13) <라이온 킹> <명성황후>로 뮤지컬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연기 이외의 것은 배운 적이 없으나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발레, 탭댄스, 애크러배틱 등을 마스터했다. 골반이 안으로 말려 있고 오리궁둥이라 선천적으로 발레에 어울리지 않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노력으로 극복 중이다. 승부욕이 대단하며, 좀체 연습을 멈추지 않는 노력파다. 장래 희망은 관객과 하나될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

정진호(12) 4명의 빌리 중 키가 제일 작다. 체구는 작으나 동작 하나하나에 완벽을 기하는 완벽주의자. 빌리가 되기 전에는 탭댄스 신동으로 불리며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했다. 탭댄스 이외의 것은 모두 처음 배웠다. 탄력과 근력이 부족해서 애크러배틱을 소화해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 슈퍼마켓의 물건 값은 왜 다른지, 시세는 왜 변하는지 등 경제 현상에 관심이 많으며, 훗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경제학 박사가 되는 게 꿈이다.

임선우(10) 전세계 최연소 빌리. 목소리와 얼굴은 아직도 아기 같지만 배짱 하나만큼은 형들 못지않게 두둑하다. 2010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유소년 발레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부족한 건 애크러배틱. 트레이닝 기간 동안 애크러배틱 선생님한테 참 많이 혼났다. 체력 보충을 위해 한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형들은 선우의 체력이 ‘약발’이라고 한다. 훌륭한 발레리노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