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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환자는 사망하기 직전 회복된 듯 보인다?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4,013 작성일2017.12.10
드라마 같은데 보면, 또 실제로 위독한 환자가
회복이 되서 좋아진 듯 싶다가, 며칠 뒤 뒤통수 때리듯 죽어버리는 경우가 나오는데요. 원래 이래요? 사람이 병이나 다른 걸로 사망할 때? 꼭 이런 패턴 인가요? 이런 장면 많이 본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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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
절대신
2018 건강 분야 지식인
본인 입력 포함 정보
드라마 같은데 보면, 또 실제로, 위독한 환자가
회복이 되서 좋아진 듯 싶다가, 며칠 뒤 뒤통수 때리듯 죽어버리는 경우가 나오는데요. 원래 이래요? 사람이 병이나 다른 걸로 사망할 때? 꼭 이런 패턴 인가요? 이런 장면 많이 본거 같아서

화광반조를 말하나 보네요.

무협 소설을 보면 상당히 많은 한자말이 나옵니다. 대단히 다양한 용어가 등장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되곤 하죠.
 
그 중 하나가 회광반조(回光反照) 입니다.
 
무협 소설 만이 아니라 많은 작품에서 주인공과 관련된 인물이 죽으면서 뭔가 말을 하는데 죽기 직전 상황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죽어버리는 상황을 위해서 준비된 시스템 같은 것인데...
 
무협 소설에서는 "죽기 직전에 정신이 또렸해지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회광반조 현상은 극소수의 중요인물에게서 발견되는데, 정신 질환자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바보가 갑자기 똑똑해지고, 조금 전까지 비틀거리던 사람이 강해지고... 뭐 여러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회광반조 현상이 오면 대라신선이 와도 살릴 수 없다. 대라신선은 염라대왕이 화타에게 주려 했던 신선 이름으로 결국 의술의 신선을 가리킨다고 해야 겠지요. 여하튼 사망 플래그, "너는 이미 죽어있다.(죽었다.)"와 동일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이러한 상황도 충분히 극복합니다.)
 

 
"촛불은 꺼지기 직전에 가장 밝다."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뭔가 특이한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따금 혼수상태에 빠졌던 사람이 죽기 전에 잠시 깨어난 이야기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경험 많은 의사들은 한번 쯤은 목격을 했다고 하는데 의학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견도 있습니다.
 
“임종 단계에서는 극한 상황에 대처하는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방출된다. 그럴 때 정신이 반짝하고 컨디션이 좋아진다. 임종 직전인 사람이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을 경우 심리적으로 회광반조에 영향을 준다.” (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과 박용천 교수)
 
하지만, 이런 의견이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은 깨어나지 않고 그대로 사망하기 때문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깨어나는 것은 심장 마사지나 전기 충격기, 강심제 등을 사용했거나, 치료가 잘 되어서 몸이 회복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깨어난 사람 중에서 다시 혼수상태에 빠져서 죽어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실제로 "회광반조(回光反照)"라는 말은 이러한 인체의 현상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논어에 ‘새들도 죽을 때가 되면 그 울음소리가 구슬퍼지고, 사람도 임종이 다가오면 그 마음이 선량해 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생토록 나쁜 짓만 하고 살아온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 죽을 때가 되면 욕심을 버리고 자선을 베푸는 일이 종종 있는데, "회광반조"란 바로 그러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는군요.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욕심에 끌려 세상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다가, 죽을 때가 임박하면 온전한 정신이 한 번 생기고, 바로 이 맑은 정신을 가지고 지나온 자기의 일생을 돌아보며 반성한다."
 
딱히 죽기 직전에 제 정신이 들거나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이 갑자기 정신을 차려서 말을 하는 현상이라기보다는 죽음이라는 현실에 처한 사람의 심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 이를테면 사형수가 형장에 끌려가는 순간에 겁을 먹거나 자신의 일을 후회하거나 하는 현상처럼 다분히 철학적이거나 심리학적인 뜻을 갖고있다고 해야 겠군요.
 
 
한편, 불교에서는 다른 뜻을 갖고 있습니다.
'회광반조'를 그대로 해석하면 "빛을 되돌려 비추어 본다."라는 말이 됩니다.
이는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어 살펴보듯 고요히 앉아서 참선하는 수행 방법이며, 원불교에서는 매일 밤에 잠들기 전에 하루의 일을 돌이켜 보는 '회광반조 수행'이라는 것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앞서 "죽을 때가 임박한 사람이 온전한 정신을 찾는 것"도, 결국 죽음이라는 현실에 처한 사람이 이제까지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회광반조'는 사실 꼭 죽음을 앞두고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을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살아가던 사람이 패가망신하면서 자신의 악업을 후회하는 장면은 수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으며, 배신당한 악당이 정의의 사도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드물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쿠르지가 과거, 현재, 미래를 보고 개과천선한 것도 그러한 사례의 하나가 되겠군요.
 
 
무협소설에서 회광반조는 단지 사망 플래그이거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이벤트 정도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본래의 '회광반조'는 좀 더 폭넓고 좋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자신을 비추어 보고 반성하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자세. 흐려졌던 시야를 맑게 닦아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며 바른 정신을 갖고자 하는 반성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여담) 회광반조라는 것에 대해 찾아보니 삼호 주얼리의 석해균 선장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석 선장의 상태가 잠시 좋아진 것이 '회광반조' 현상이고 의료진들은 절망적인 상태에서 '호전 가능하다'라고 꾸민다는 말. 하지만, 석해균 선장은 결국 회복되었지요. 석선장의 상태가 좋아진 것은 의료진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지, 회광반조 라는 현상 때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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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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