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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 애들이 뭘 모릅니다. (무엇보다 어이가 없어서....)
비공개 조회수 919 작성일2019.02.02

오늘은 문득 제가 제몸소 겪은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제 45살 된 남자이고 개신교 성도로써 장로교 교회를 다니는 사람입니다. 


또 저는.... 딱 만 6년 전 어느 일요일, 근방의 감리교 교회에 가서 초등부 어린이신자들에게 

콩쥐팥쥐랑 독일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일요일 주일아동부예배 마치고 나온 어린이들 앞에서 말을 열고서는 


'콩쥐 팥쥐'와 '신데렐라' 


공통점: 주인공이 친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께서 계모를 맞음, 계모와 계모 딸에게 구박받음, 

아가씨를 도와주는 이들이 있음. 어느 순간 우연히 신발 한 짝을 떨거뜨림. 신발 사이즈가 

발에 맞음.. 신분높은 남자를 만나서 혼례 치르고 결국 그 남자의 아내가 됨. 


차이점: 신데렐라는 끝내 살해당했고, 콩쥐는 잘 살았음. 

독일동화 신데렐라는 행운을 몹시 시기한 둘째언니가 목욕탕에 빠뜨려 죽였음. 


"얘들아, 너희들 혹시 신데렐라가 새언니한테 살해당했다는 얘기책 본적 있니?" 

애들이 도리질을 하면서 "우리는 그런 책 본적 없는데요. 처음 듣는데요. " 

나는 다시 말을 계속 이어서 신데렐라의 결말을 말했습니다. 


차이점: 신데렐라는 잠깐 살해당했다 살아났고, 콩쥐는 잘 살았음. 

독일 그림형제 신데렐라에서 신데렐라를 욕조에 쳐넣어 죽인 작은언니는 왕자비인 척하며 

임금님, 왕자님을 속임. 

 신데렐라 쪽의 계모는 신데렐라 살해 댓가로 자신의 친딸이 처벌받아 장님이 된 것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셨지만 콩쥐 쪽 계모는 좋아하므로 콩쥐가 잘 되므로 끝. 


"말해두건대..얘들아, 신데렐라를 작은언니가 목욕탕에 빠뜨려 죽였다는 결말도 있었어! 

.... 신데렐라는 잠깐 살해당했다 살아났고, 콩쥐는 잘 살았음. " 

아이들이 말도 안된다며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 안읽었는데요. "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곁에 섰던 애들 중에 여덜아홉살 되는 여자애의 뺨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때렸습니다. 

"야이 꼬마학생들아! 너희들이 아름답게 꾸며진 전래동화만 읽기 때문에 

섬뜩한 원본동화의 참맛을 모르는거야!"  


 


저는 분명히 38년 전 옛날 유치원생 시절에 아버지가 사다주신 

[그림형제 동화집]전집에 실린 [신데렐라]이야기에서 왕자의 아내가 된 신데렐라가 

새엄마와 새언니의 혹독한 질투를 사서 목욕탕에 와서 목욕하자는 핑계에 휘말려 

뜨거운 욕조에 신데렐라 왕비가 빠져 죽고 또 새엄마가 새언니를 왕자비처럼 꾸며서 

임금님,왕자님 앞에서 교묘하게 거짓말 했던 장면이랑 원귀가 되어 온 신데렐라가 왕자님이 주무시는 방에 들어가서 이불 잘덮어주고 나오는 장면, 마지막 순간에 임금님이 지켜보시고 임금님이 신데렐라에게 말을 걸면서 '그대가 참 왕자의 아내구나!'하자 결국 신데렐라가 살아났고, 신데렐라를 죽이고 임금님을 속였던 새엄마와 새언니가 붙잡혀서 왕이 보는 앞에서 형벌받고 두눈이 뽑혀 장님이 되는 얘기도 봤습니다. 

←☆이거는 독일 그림형제 동화 [신데렐라]의 원류설화 중에서 드물게 나온 결말입니다.   



달 뒤에 그 감리교회 찾아가서 주일예배 드리려고 정문 들어서려는 찰나에 

정문을 지키고있던 남자성도분께 껄리고 말았습니다. 

경비봉을 들고 정문을 지키고있던 남자성도분이 물었습니다. 

분명히 저에게 뺨 맞은 여학생의 일을 알아챈 분들이 계셨지요 ㅡ.ㅡ 

"너 요전에 우리 교회 왔다 갔던 사람이야?" 

저는 살짝 말문열고 대답했습니다. 

"음... 저는요...." 

"이봐, 무슨 짓 했어?" 

"요전에 여기 잠깐 와가지고 초등부 학생들에게 동화 이야기 들려주려고 했었습니다. 

제가 분명히 읽은적 있는 동화 이야기인데 애들이 안믿으려 하길래 때렸지요..." 

"교회가 네 멋대로 갔다왔다하는 곳이냐? 애들을 때리다니....!! 정말 무서운 아저씨로구만! 

한번 따끔하게 혼나볼래?" 

그순간 철렁해진 저는 위기를 면하려고 교묘하게 꾸며서 말했습니다. 

"저는 외딴 시골에 살고있는 놈입니다. 할머니와 둘이서 삽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돈벌려고 어디 가셨구요. 제 집에는 가정전화가 없어요. 

다달이 아버지가 부쳐주는 돈으로 90몇살 되신 성할머니는 저를 먹여 살리십니다. " 

리는 요령을 써서 겨우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야, 그랬어? 늦지만 예배당 들어가서 얌전히 예배 드리고 가. 다신 돌연스럽게 

섬뜩한 동화이야기나 해서 아이들 왈칵 겁주지 말고...."  


  

 

  






(왠지....)  요즘 애들이 뭘 모릅니다. 요즘 애들이 동화 이야기를 제대로 모르나 봅니다. 

동양동화 서양동화 막론하고 좀 알려진 동화 이야기들은 원전이 되는 구전동화가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전래동화 [말하는 남생이]에서는 

욕심 많은 형과 정직하지만 가난한 아우가 나오구요, 

아우가 뒷산에서 신기한 남생이를 발견하고 장터에서 남생이가 말하고 노래 불러서 

돈 좀 벌었다는 소식 들은 형이 남생이를 대여해가지고 장터에 갔는데, 남생이가 말 안하면서 낭패 보자 형이 남생이를 때려죽이고, 아우가 죽은 남생이를 자기집 화단에 묻었고 며칠 후 남생이의 무덤자리에서 나무가 자라나고 나무에 열린 열매들이 황금과 은, 갖가지 보석들로 변하여 수북히 떨어지며 아우가 한순간 부자가 되자 그를 시기한 언니가 나무를 캐다가 자기집 마당 구석에 심고 잘자라게 돌봐주지만 결국 나무에서 열린 열매들이 냄새나는 똥과 먼지덩어리, 돌멩이로 변하여 형의 집을 부셔버리고 형도 돌멩이에 맞아서 상처 잔뜩입고 가족들이랑 죽는다는 결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판단한 동화작가들이 개작해 형이 마음 고치고 아우와 함께 잘 살았음. 이라고 결말을 변형시켰다고 하네요. 


다음 우리나라 전래동화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에서는 

한 남자의 어머니인가 할머니가 혼자 집에 있다가 끔찍하게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 괴물새에게 

쪼여가지고 쓰러져 죽는다든지 닷발괴물이 어머니로 둔갑하여 어머니를 죽이고 

고깃국을 만드는 내용이랑 돌아온 아들이(손자가) 가마솥 열고보니 가마솥에 든 국이  죽은 어머니의 살로 만든 끔살국임을 알아채고는 닷발괴물을 재치있게 유인해 죽여버리면서 어머니의 원수를 갚는다고 나오지요. 

하지만 여기서도 어머니가 어처구니없이 괴물에게 죽임을 당하는것은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해   

그냥 어머니를 살려두어 별채 쪽 감옥에 가두고 여차여차하면서 찾아온 아들이 구하여서 탈출시키고 엄마랑 아들이 잘 산다는 결말로 대부분 끝맺지요. 

더욱이 어린 소년 경홍이가 어머니가 지어주신 새 옷 입고 서당으로 가는 중에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에게 잡혀가고, 닷발괴물이 경홍이를 불쌍하게 여겨서 살려주고 광에 가두었으며, 경홍이가 잡혀간 사실을 동네 분에게 들은 친척 할아버지와 누나가 구하려고 길나서며, 어찌저찌하여 산을 넘은 할아버지와 누나 옥단이가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의 집을 찾아가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을 솥에 쳐넣고 불을 질러 죽이고 경홍이는 잘 구출되어 가족들 품에 안겨서 잘 산다는 결말로 나오는것도 보이지요. 


세번째 영국 전래동화 [금발머리 아가씨와 곰 세마리(골디락스와 곰 세마리)]에는  

옹기종기 사이좋게 사는 3명의 곰 가족이랑 꾀많은 금발머리 아가씨인 골디락스가 나옵니다. 

어느 날 아빠곰과 엄마곰, 꼬마곰이 따끈한 수프를 다 만들어서 상에 차리고 외출하러 나간 사이에 열다섯 살쯤 되는 금발머리 아가씨 골디락스가 곰의 집을 찾아가서 아기곰의 수프를 먹어치우고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아기곰의 침대에 누워서 쿨쿨 자는데, 잠시 후 돌아온 곰 가족이 난데없이 어지럽혀진 집을 살펴보고 또 침대에 누운 골디락스 아가씨를 발견하더니 깜짝 놀란 골디락스가 창문을 넘고 도망쳐서 목숨을 건져 다시 가족과 만나 잘 살았다는 결말로 거의 맺음하구요. 하지만, 영국의 골디락스 초기 원전에서는 골디락스가 사춘기 아가씨가 아니라 백발머리 가진 할머니로 나오구요 골디락스가 숲에서 길을 잃고 곰의 집을 찾아가서 아기곰의 수프를 먹어치우고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아기곰의 침대에 누워서 자다가, 잠시 후 돌아온 곰가족의 분노함에 할머니가 깨어났지만 잔뜩 화난 아빠곰 엄마곰이 골디락스를 물어 상처입히고 쓰러뜨려 또 다시 발로 쎄게 짓이겨서 골디락스를 죽이는 결말이 있습니다!  본래 골디락스는 끝내 살해당하는 결말이 드물게 있지요.   


네번째 북유럽 전래동화 [예수님의 십자가 상]에서는 부자지만 욕심 많은 언니하고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착한 동생이 등장합니다. 핀란드인지 독일인지는 몰라도.. 가히 유럽판 흥부놀부라고 말할 만하지요. 

두 자매는 모두 집에 예수님의 십자가 상을 두고 있었으며, 

어느 날 동생이 예수님께 기도하면서 예수님, 저희들과 함께 수프를 잡수시겠습니까? 하고 간구하자  초라한 거지가 찾아와서 동생네 식구들이랑 수프를 맛있게 먹었고, 세 번씩 연이어 거지가 찾아와도 따뜻한 수프를 대접하여 예수님으로부터 당신은 마음씨가 착한 여자로군요. 내가 찾아올 때마다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후한 식사를 차려 주었으니... 잠시 뒤 예수님의 성상이 동생에게 말하기를 내 몸을 흔들어봐요. 그말을 들은 동생이 예수님의 십자가 상을 흔들더니 딸가닥~하고 돈이 쏟아져 나오고 보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동생네 집이 부자가 되었지요. 동생이 부자가 된 것을 알아챈 욕심꾸러기 언니는 몹시 질투해 자기도 거실에 둔 예수님의 성상에게 기도하면서 예수님, 저희들과 함께 수프를 잡수시겠습니까? 저희들과 함께 만찬을 잡수시겠습니까? 라고 간구하고는 화려하고 푸짐한 만찬을 차려서 가족들과 같이 먹고있을 차에 초라한 거지가 찾아와서 만찬을 먹게 해달라 하였음에도 초라한 거지에게 만찬을 줄 수 없어요! 하고 박대하여 쫓아내고 세 번씩 연이어 거지가 찾아와도 꼭 그렇게 하여 예수님으로부터 너는 마음씨가 나쁜 여자로구나. 내가 찾아올 때마다 좋은 음식을 주지 않고 나를 박대하여 돌려보냈으니.... 언니가 예수님께 용서를 빌었지만 뒤이어 언니네 집에 화재가 나고 도둑이 들고 식구들이 병이 나서 앓아눕게 되었으며, 동생이 언니네 식구들을 구제하여 언니가 마음을 고쳐먹고 착한 마음으로 잘 산다고 결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상 역시 원전설화에는 예수님을 박대한 언니가 화재로 집이 파손되고 가족들이랑 모두 거리로 내몰려서 여기거저기 헤메다가 굶어 죽는다는 결말이 또는 벼락이 쳐서 언니의 집을 부셔뜨리고 언니가 가족들과 함꼐 파편더미에 깔려 죽는 결말이 있거든요.       



정말정말 따지고보면........ 

요즘 아이들이 보기좋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전래동화만 주로 읽고 

끔찍한(잔혹한) 내용이 삽입된 원본 구전동화는 잘 안읽으려 드는 이유가 무언지요?  




선생님께서 보시고 진지하게 답변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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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신
2019 지역&플레이스 분야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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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에서 사람의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동화. 일명 민담, 민화라고도 불립니다.

동화 문서에도 나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에 알려진 전래동화들은 원전에 비해 순화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원전에서는 살인이나 폭행 등 잔인한 묘사가 많은 편이라 현대식은 아동층을 대상으로 해서 순화된 게 이유입니다.

아동층에게 순화된 동화를 보여준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콩쥐팥쥐의 경우만 보더라도 끝의 내용은 원님이 콩쥐의 시신을 찾아 살려 내고 팥쥐를 죽여 계모에게 보냅니다. 팥쥐의 시신을 본 계모는 놀라서 죽습니다. 이와 같이 잔인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현대 동화는 예전의 동화 내용을 순화시켜 읽혀지고 있습니다.

20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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