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첼시 꺾고 '더블' 달성...'출전 좌절' 박지성 만감 교차
기사입력 2008-05-22 10:36
맨유에겐 환희의 비였고, 첼시에겐 눈물의 비였다.
그리고 결승전 출전이 좌절된 박지성(맨유)에겐 만감이 교차하는 구슬픈 하늘의 울음이었다.
박지성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이 좌절됐다.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돼 벤치에도 앉지 못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꿈의 무대'에 서는 부푼 야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결국 맨유에게 돌아갔다. 맨유가 2007~2008시즌 유럽 축구 왕좌에 올랐다. 이로써 맨유는 열망했던 더블(정규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맨유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120분간의 연장 접전 끝에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극적으로 6-5로 승리했다.
1958년 뮌헨 참사 이후 10년 만인 1968년 처음으로 유럽 정상에 오른 맨유는 1998~1999시즌에 이어 9년 만에 또 다시 우승컵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반면 1905년 세상에 나온 첼시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노렸으나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희망인 박지성은 관중석에서 팀의 우승을 지켜봤다. 우승 세리머니 때도 뒷전으로 밀려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경기 주도권은 맨유가 먼저 잡았다. EPL 득점왕(31골)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큰 경기에서 약한 징크스를 깨고 전반 26분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웨스 브라운이 올린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첼시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램파드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이후 경기는 첼시가 우세했다. 하지만 드로그바와 램파드의 슛이 연이어 골망이 아닌 골대를 맞추며 암운이 드리워졌다. 또 드로그바가 연장 후반 11분 비디치의 얼굴을 때려 퇴장을 당하며 불운을 예고했다.
하루 종일 오락 가락 하던 비는 경기가 연장으로 이어지자 거세졌다. 120분간의 연장 혈투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맨유가 선축을 했고, 세번째 키커인 호나우두가 실축하며 우승컵은 첼시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첼시의 다섯번째 키커인 주장 존 테리가 페널티킥을 차는 찰라에 미끄러지며 볼이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 승부는 일곱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맨유의 긱스는 성공했고, 첼시 아넬카의 슛은 맨유 GK 반데사르에 선방에 막히면서 '꿈의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 모스크바=김성원 기자 scblog.chosun.com/newsm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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