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
2011-12-09 14:16:39최종 업데이트 : 2011-12-09 14:16: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1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1

2012년을 맞을 준비도 되어있지 않는데 시간은 빛의 속도로 흐르고 어느새 2011년의 막달에 들어서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12
9일 금요일 출근길에서 난 살짝 눈가에 눈물이 젖었다.
금년 들어 가장 많이 하강 된 기온이고 제법 큼직하게 첫눈이 흩날리는 오늘 아침 아직도 감성이 남아있는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야 할 듯해서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에 핸드폰이 잡히고 전화번호를 검색하고 가장 먼저 통화버튼을 누른 곳은 시골에 홀로계시는 시어머님이셨다.

"
내가 낳은 다섯 아들(5형제) 덕에 우리 집 며느리는 다들 편안하게 살고 있다."언제나 당당하셨던 어머님의 목소리가 예년과는 달리 희미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머님이 전혀 기운이 없으셨다.
직접 농작물을 키우셔서 손수 김장까지 해주신 팔순 시어머니의 모습답지 않은 음성을 수화기를 통해 들으면서 순간 울컥하니 뜨거움이 목으로 올라왔다.

어머님의 경제적 정신적 든든한 후원자이셨고 같이 지내셨던 시간이 가장 많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가족에게 정을 베푸셨던 둘째 아들
(둘째시숙)을 금년 봄에 도깨비에게 홀린 듯 먼저 보내고 기력을 많이 소진해버렸다. 힘이 빠진 기색이 조금씩 나타나고 오늘 전화통화를 하는 순간 이제는 곁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지내시다가 밤새 무고 하셨는지 매일매일 전화를 드릴 수도 없고 바쁜 일상에서 어머님을 잊고 지내다가 오늘처럼 눈이 내리고 너무 추운날씨로 안부전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나
, 시간을 따로 내서 전화를 드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듯하다.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2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2
,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3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3

타지에 있는 모든 자식들의 걱정을 단 한순간도 놓지 않으신 어머님은 시골 고향의 논밭을 일구시며 어느 자식들 집에도 가지 않으시겠다고 하신다


APT
에 모시고 와서 단 몇 일을 보내는 것도 힘겨워하시는 시골노인이시지만 추운겨울이 되면 연료비 아끼신다며 난방을 하지도 않으시고 계실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모든 자식들이 어머님을 모시고 와서 따뜻한 봄에 다시 시골로 내려가시기를 원한다.
하지만 극구 사양하시고 시골에서 혼자 계시겠다는 어머님의 뜻을 그대로 받아드리면서 지금껏 지내왔었다.

이제는 혼자 계시는 것이 걱정이 되어 자녀들이 같이 지내기를 원하고 있다
.
잘 먹고 잘 자고 있으니 아무 걱정할 것 없다는 어머님의 말씀대로 남편과 나도 아무 걱정 없이 잘 지내고 싶어서 다가오는 주말에 어머님을 모시러 가야 할듯하다.

대학생인 두 아이들과 우리도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어머님이 우리와 대화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공통화제도 없고 공감되는 부분이 없어서 재미가 없을 것이다라는 남편의 말이 맞다.
시골에 계시면서 마을회관에서 동네 노인들과 어울리면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즐겁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내려 가봐야 할듯하다
.
하얀 첫눈이 내렸던 129일에 어머님과의 통화가 가장 먼저였고 걸려온 전화는 내 꿈과 희망인 딸아이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지난 추운겨울에 빙판에 넘어져 오른쪽 팔을 기부스했었다가
1년 가까이 집안일에 힘겨웠했던  것을 딸아이가 보았기에 조심하라는 메시지에 첫눈에 행복한 생각만하라는 통화였다.

딸아이가 전하는 달콤한 사랑의 메시지로 오전 내내 행복한 감정을 시골에 계시는 어머님도 딱 그만큼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 어느새 나도 내 아이들에게서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세월의 흐름을 조금만 천천히 느끼고 싶다.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4
추운 날씨 어머님께 안부전화_4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