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 청산 나선 충남교육청…"민주적인 방식"
일제 잔재 청산 나선 충남교육청…"민주적인 방식"
광주시, 친일 음악인이 만든 교가 사용 17개교 중 15곳 교체 결정
김지철 교육감 "교가 수정과 존속 여부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 중요…일본인 교장 사진은 교육 자료로 활용"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9.03.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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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A초등학교에 걸려 있는 일본인 교장 사진, 충남교육청 제공
충남지역 A초등학교에 걸려 있는 일본인 교장 사진, 충남교육청 제공

[굿모닝충청 내포=이종현 기자] 충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내 713개 학교를 대상으로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교명 ▲교훈 ▲교가 ▲교표 ▲일본인 학교장 사진 전시 ▲학생 징계 규정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31개교에서 친일 경력이 있는 음악인(작곡‧작사가)이 만든 교가를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9개교(초등 23곳·중등 1곳·고등 5곳)는 중앙현관과 계단벽면, 복도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을 게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본이 광주학생운동 당시 학생들을 처벌하기 위해 사용했던 ‘백지동맹’과 ‘동맹휴학’이라는 용어를 학교생활 규정에 담고 있는 곳도 76개교나 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았지만 교육 현장에는 일제 잔재가 여전하다. 따라서 이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교육청이 지난달 26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학교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토론회(토론회)’를 개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육현장의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김지철 교육감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선 광주광역시의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는 친일음악인이 만든 교가를 사용하는 17개교 중 15곳에서 교체를 결정했다. 나머지 학교도 교가 변경 문제를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 광주제일고와 광덕중‧고, 금호중앙중‧여고는 교가 교체를 결정했다.

숭일고는 입학식 때 교가를 부르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교가 교체 TF팀을 구성하고 교체를 추진할 방침이다.

대동고 역시 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TF팀을 꾸렸고, 총동문회 지도부도 교가 교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광주의 일제 잔재 청산 사례는 향후 충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철 충남교육감 지난달 20일 친일 잔재 청산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 지난달 20일 친일 잔재 청산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김 교육감은 무조건 교가를 교체하거나 일본인 교장 사진을 철거하자는 입장은 아니다. 학교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진행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일본인 교장 사진을 게시하고 있는 29개교에 대해서 개학 전 철거를 권고한 뒤 별도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 점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김 교육감은 지난달 20일 교육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교가 수정과 존속 여부는 동문회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 자체가 역사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당 학교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6일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일선학교에 걸려있는 일본인 교장 사진을 보면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충남교육의 부끄러운 역사와 일제 잔재를 민주적인 방식으로 청산하자”고 강조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가 변경 문제는 여론을 들은 뒤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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