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빙등제에 대해서 답해드립니다.
빙등제의 전체 행사 공식명칭은 ‘제x회 하얼빈 빙설대세계’라고 표기를 하며(빙등제라고 하는 것은 이 빙설대세계 행사의 한 부분입니다.) 질문하시는 분은 전체의 포괄적인 정보를 바라시는 것 같아서 제가 일천하나마 정리된 자료를 적어보겠습니다.

대개 전년 11월경에 하얼빈 시정부, 하얼빈 공산당 조직 책임자(시위 간부), 전문가의 협의하에 확정되어 익년 초에 개막 합니다.(참고로 올해는 1월 5일에 개막하였습니다.) 올해부터는 하얼빈의 마디얼 집단 유한공사가 빙설대세계의 영구성 개최권을 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 회사가 하얼빈 시나 중국 정부의 국가기업인 것 같습니다. 작년 결정에 따르면 하얼빈 빙설 대세계 행사위치는 태양도 서구로 결정하였으며 앞으로는 장소 이동없이 이 지역을 매년 행사 주최지로 한다고 합니다. (물론 하얼빈 시내 곳곳에서 부수적인 행사들이 펼쳐집니다) 참고로 제가 가봤을 때 태양도 방면은 하얼빈 시내에서 ‘송화강 공로대교’ 다리를 건너 가던가, 스탈린 공원앞에서 배를 타고 갈수도 있고 스탈린공원뒷길에서 전망 케이블카로 강을 관광하며 가로질러 건너 갈수도 있습니다. 빙설대세계 행사장은 다리 건너 북쪽 방면에 약 40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있습니다.

올해는 1월 5일 오후 4시 30분, "세계 디즈니 빙설락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국인민대표대회상무위원회 위원장 리펑이 빙설대세계의 개원을 보턴을 누르며 행사가 개막되었습니다. (중국 전국 동계체전도 이 행사와 병행하여 하얼빈시 빙구관-아이스하키장에서 열렸습니다) 보도 발표에 의하면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를 비롯하여 51개 국 주중국 대사, 국제조직대표, 우호도시대표단 대표, 국내외 80여 개 매체의 기자 등이 개원 식에 참석하였고, 개막 첫날 참관인원은 5만명이 입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행사의 경우 얼음사용량이 12만입방미터, 눈 사용량 10만입방미터, 각종 전시제품은 약 2000건, 참여항목은 20여종으로 전년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이 행사장내에는 각 대륙별 풍정을 기초로한 유럽, 러시아, 중국 원림...등등의 8개 풍경구를 설치하였었습니다.

이 행사와 연결되는 부대행사들은 제2회 중국 하얼빈 국제체육용품 및 겨울철복장전시회와 2003년 중국 송화강빙설자동차 경기가 1월 6일부터 11일까지 흑룡강국제박람쎈터에서 개막되어 출품업체는 약 100여개 업체(미국 나이키, 아디다스, HEAD등)와 중국내 22개성, 시의 바이어와 미국, 러시아, 독일 등 21개 국가와 지역의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제19회 중국․하얼빈 국제빙설제 경제무역상담회가 2003년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흑룡강성국제박람중심에서 열렸으며 이 기간동안 교역액이 중국 인민폐로 47억원, 미화 1.5억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빙설축제기간동안 하얼빈 태평국제공항으로 중국 남방지역과 러시아, 일본, 타이, 싱가포로 등 국가에서 전세기를 취항하였으며 대만관광객만 약 6만여명을 상회했다고 합니다.부대행사인 빙등예술제는 올해로서 제 29회를 맞았고(공식 행사의 역사는 30년정도 되는 셈이지요), 눈축제는 19회를 맞았습니다.

하얼빈시는 자체적으로 홍보팀을 구성하여 빙설관광을 브랜드로 내세워 중국내 10여개 남부지역의 성과 멀리 유럽지역에까지 직접 빙등 관광 홍보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효과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이 빙설제를 본따서 중국 동북지역의 도시에서 공원등지에 얼음 조각과 빙등을 자체적으로 설치하여 빙등제라고 열리고 있습니다. 저도 가 보았습니다만 실제 장춘(길림성 성도)의 정월담 관광지의 빙등제는 하얼빈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장식을 잘 해 놓고 있었습니다.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하얼빈 빙등제라는 이름을 붙여 얼음 조각과 네온 조명을 이용한 전시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에 볼 만한 다른 관광지 하나는 빙설행사장 동쪽에 위치한(차로 5분거리) 동북 호림원이라고 하는 호랑이 야생공원은 저 역시도 티비 다큐멘타리 동물의 왕국에서나 봄직한 호랑이가 직접 가축을 잡아 뜯어먹는 섬찟한 관광코스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요즘은 빙설축제뿐만 아니라 이곳도 상당히 인기있는 장소로 부각되어 연일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저는 여름철에 가보았는데 입장차량(중형버스)이 모자랄 정도로 손님이 많았습니다. 입장료외에도 호랑이 먹이를 관광객이 부담하여 사서 입장하는 것이 특이합니다. 중국의 돈 많은 갑부들은 살아있는 소나 말 한 마리를 사서 던져주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탑차에 살아있는 소를 싣고 와서 호랑이가 운집해있는 장소에 덤프를 들어올려 소나말을 떨궈주면 호랑이들이 관광객들이 차내에서 보는 가운데 직접 잡아 먹습니다) 호랑이가 아마 몇십마리는 넘는 것 같았습니다. (안내원은 새끼 포함해서 107마리라고 하더군요)

전반적으로 하얼빈 시 정부에서는 국제적인 명소로 행사장을 부각시켜 단순한 빙등 관광뿐만 아니라 무역교류를 비롯한 다각적인 행사를 부대적으로 개최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 남방이나 동남아지역 관광객들은 1년동안 얼음이라고는 냉장고의 얼음만 구경하다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얼음으로 조각된 조각물 내부를 통하여 투영되는 네온조명에 감탄을 연발하였으며, 거대한 눈 조각품앞에서 사진 촬영에 여념없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실제 외부 온도는 영하 30도가 넘어 극한 추위인데도 아랑곳없이 이곳저곳을 몰려 다니며 관광을 즐기는 모습을 볼 때 (실제 직접 와 보면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분위기가 압도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축제는 무한한 상품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계절적인 축제라 년내 행사를 할 수는 없고 동절기에만 하기 때문에 기간이 짧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하얼빈 시에서는 사계절 관광객유치에도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여름휴가철에도 태양도 섬을 중심으로한 여름 위락시설이 많아 하얼빈을 찾는 관광객이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