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송강호 실제 모델이 말한 형사의 삶

2016-12-0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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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JTBC '말하는대로' 강력계 형사로 활동했던 김복준 교수가 형사 생활 비화를 밝혔다

이하 JTBC '말하는대로'

강력계 형사로 활동했던 김복준 교수가 형사 생활 비화를 밝혔다.

김복준 교수는 7일 JTBC 예능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버스킹에 앞서 유희열, 하하, 유병재 씨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김 교수는 "범인을 검거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칼에 찔리기도 했다. 일단 찔리면 칼을 잡고 있어야 한다. 그게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력계 형사들은 이혼을 많이 한다. 저는 지금도 아내에게 할 말을 못 하고 산다"는 고충도 전하며 내년에 결혼하는 딸에게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아빠가 제대로 한 번 못 챙겼는데 잘 살아라. 열심히 살아라"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교수는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 씨 실제 모델이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려 노력한 김 교수는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범인을 잡을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하겠냐"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본격 버스킹에 나선 그는 유희열 씨가 "3000여 명의 강력범죄 범인을 검거한 형사"라고 소개한 것을 두고 "난 사실 실패한 형사"라고 소개해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하 곰TV, JTBC '말하는대로'

그는 "형사들은 자신이 맡았던 강력사건, 특히 살인사건을 해결 못 하고 퇴직하면 그 순간 영원히 실패한 형사로 끝난다"며 2002년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사건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제가 맡았던 사건인데 결과적으론 범인을 못 잡았다. 그 여학생이 꿈에라도 나타났으면 해서, 여학생 이불을 덮고 자기도 했다. 당시 함께 수사했던 동료가 수사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동료 형사가 죽어있는 자리에는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무섭고 두려웠고, 마음이 아팠다"고 아픈 과거를 전했다.

또 본인이 검거한 범인이 출소한 후 찾아와 복수한 적도 있다며 "누가 칼로 내 옆구리를 찌르는데, 얼굴을 보니 6년 전 제가 교도소로 보낸 사람이더라. 결국 붙잡아 검거했지만 트라우마로 남았다. 집사람이 과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린다. 모서리 공포증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 집의 칼이란 칼은 전부 끝을 잘라놨다"고 털어놨다.

그 중에서도 제일 두려운 건 가족을 상대로 한 범죄 예고라고 했다. 김 교수는 "저도 32년 재직기간 동안 40회 이상 이사를 다녔다. 가장 노릇을 못해 죄 진 기분"이라는 고충을 털어놨다.

경찰이 '견찰' 등으로 비하되는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수사하는 경찰은 국민만 바라보고 수사한다. 아부하거나 알아서 기거나 이따위 짓 하는 '정치 경찰' 아니고, 경찰이 국민을 위해서 수사한다면 언젠가 다들 알아주시지 않을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강력계 형사들은 우직하고 단순한 사람들이다. 형사들은 정치, 시국 이런 거 아무 관심 없다. 그 사람들 머릿속에는 담당 사건의 범인에 대한 궁금증밖에 없다"고 전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