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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차장급 앵커에 대한 모든 것
한나라 조회수 3,263 작성일2016.11.05
차장급 앵커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십시오. 내공 1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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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뉴스 앵커│요즘도 TV 뉴스 보십니까?
[매거진t 2007-03-15 18:30]    

역사상 가장 격렬한 과도기를 맞이한, TV 뉴스 그리고 뉴스 앵커들

MBC <100분 토론>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 중인 손석희 성신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문화정보학부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다. 그의 대중적 인기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고, <시사저널>에서 실시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에서 2005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언론인 부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순위에 공중파 방송사 메인 뉴스의 앵커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손석희는 기존의 뉴스 프로그램이 아닌 심야의 토론 프로그램과 아침의 시사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영향력 1위의 언론인이 됐다. 반면 뉴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메인 뉴스는 더 이상 남성 스타 앵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TV 뉴스,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는 현재 한국 뉴스 앵커들, 그리고 뉴스 프로그램의 현재를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 뉴스 프로그램의 중심은 밤 9시의 메인 뉴스였고, 메인 뉴스의 앵커는 곧 ‘국민적인 스타’였다. 박성범과 이윤성 등 과거 메인 뉴스 앵커들은 정계로 진출했고, MBC <뉴스데스크>의 엄기영 앵커는 MBC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엄기영 앵커가 보도본부장을 거쳐 부사장 대우의 프리랜서 앵커가 된 지금까지 <뉴스데스크>를 맡고 있는 것은 엄기영 앵커만 한 인물이 없다는 MBC 내부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권재홍 앵커에 이어 ‘다시’ <뉴스데스크> 진행을 맡았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과거처럼 메인 뉴스를 진행한다는 이유로 스타가 될 수는 없다.

 

김주하 앵커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TV 뉴스로 그날의 뉴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굳이 메인 뉴스를 보지 않아도 인터넷과 케이블TV, DMB 등으로 뉴스를 접한다. 1995년만 해도 방송3사의 메인 뉴스는 20% 이상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방송3사 메인 뉴스 중 평일 전국 시청률이 20%를 넘기는 곳은 없다. 또 MBC <뉴스데스크>는 10% 초중반, SBS <SBS 8 뉴스>는 10%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공중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가 뉴스 자체의 질을 통한 고정 시청자 확보로 시청률을 올리는 대신 외적인 요소들에 의해 시청률이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는 사실은 현재 메인 뉴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이인용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의 ‘6·25 사태’는 아직도 방송가에 회자되는 ‘뉴스의 굴욕’이다. 1997년 6월 25일 당시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이인용 앵커는 그날 그전까지 KBS에 밀리던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갑자기 반등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시청률이 반등한 것은 전날 밤 KBS에서 뉴스 시간 전 방영하던 일일드라마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공연으로 대체되고 시청률이 하락면서 뉴스 시청률도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TV 뉴스가 ‘NEWS’가 아닌 시대, 앵커는 무엇인가

뉴스 프로그램이 프로그램 자체의 힘으로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뉴스 프로그램이 기댈 곳은 결국 앵커다. 한 시청률 조사기관의 관계자는 “앵커를 통해 뉴스를 브랜드화하지 않으면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시청자의 방송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하 앵커 역시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서 앵커가 단순 뉴스 전달자인 리더(Reader) 대신 그 방송사가 뉴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심층뉴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층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뉴스를 분석하고 전달하는 앵커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여성 앵커 케이티 쿠릭이 CBS 뉴스를 진행하면서 순식간에 시청률이 두 배로 상승하기도 했다. 그만큼 앵커가 뉴스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구조적으로 어느 앵커가 진행을 하건 비슷한 뉴스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방영시간 동안 10여 개의 아이템을 방영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과거 30개 이상, 현재도 20개 이상의 아이템을 보도한다. 또 현재 한국의 앵커 시스템은 미국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과 달리 앵커 중심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한국에서 앵커가 뉴스의 기획과 편집, 인사권을 모두 손에 쥐고 앵커의 성향이 반영된 뉴스를 진행한 것은 당시 KBS 보도본부장을 지내던 박성범 앵커의 <9시 뉴스> 시절이 거론되는 정도다. 최근 메인 뉴스 진행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차장급 남성 앵커와 20대 중후반의 여성 앵커가 맡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고, 그만큼 앵커의 독립성은 떨어진다. 한 아나운서는 “미국에서는 앵커가 모든 것을 주관하지만 한국에서는 반대로 젊은 기자나 아나운서를 앵커에 앉힌다. 호칭은 앵커이지만 사실상 보도본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아! 버버리코트 입은 예펠탑 특파원?

그래서 한국의 앵커는 특정 사건에 대해 어떤 태도나 분석을 취했느냐로 기억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을 기억하게 만든 것은 어떤 이미지들이다. 엄기영 앵커가 “파리 특파원 시절 내가 무슨 뉴스를 했는지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버버리코트를 입은 모습은 기억할 것 같아서 버버리코트를 입었다”고 말한 것처럼, 한국의 스타 앵커들은 엄기영 앵커의 버버리코트, 이윤성 앵커의 뚝뚝 끊어지는 말투 등 외양적인 스타일로 기억되곤 했다. 그만큼 앵커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으로서의 독립성을 가지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방송사 자체가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어떤 시스템이냐와 상관없이 뉴스 프로그램의 질이 높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뉴스 프로그램은 앵커에게 시청률의 짐을 지우곤 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엄기영 앵커의 <뉴스데스크>가 타 방송사의 뉴스를 크게 앞지르던 시절, 타 방송사에서는 같은 기간 몇 번씩 앵커를 교체했다. 또 여성 아나운서는 오락 프로그램 MC건 뉴스 앵커건 상관없이 명절마다 방송사의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화되기도 했다. SBS 김주희 아나운서는 그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라 미스 유니버스 대회 참가로 화제가 됐다. 마음먹은 대로 뉴스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스타가 돼야 잘리지 않는 자리. 한국의 뉴스 앵커, 더 나아가서 아나운서가 엔터테이너화되는 것은 그들의 실력이나 품행의 문제 이전에 한국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 시스템에 관한 문제다.

뉴스 ‘읽어주는’ 사람보다, 뉴스 ‘말해주는’ 사람을 원한다

과거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최일구 앵커가 스타로 떠오른 것은 한국 뉴스 앵커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일구 앵커는 당시 뉴스마다 유머러스한 논평을 덧붙여 순식간에 인기 앵커로 부상했다. 다른 포맷을 들고 나온 것도, 심층적인 분석을 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그의 단 한마디만으로도 열광했다. 그만큼 지금 시청자들은 자기만의 성격을 가진 앵커에 호응을 보낸다. 그리고 앵커의 성격은 뉴스에 대한 자기만의 관점과 스타일에서 나온다.

 

이는 곧 손석희가 뉴스를 진행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언론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청취율은 저녁 뉴스나 여타 프라임 타임대의 라디오 프로그램보다 떨어지지만, 손석희가 진행하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처럼 진행자의 개성을 내세운 아침 시사 정보 프로그램은 현재 가장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들이다. 이 프로그램들에서는 특정 뉴스에 대한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직설적인 발언들이 이어지고, 진행자들이 촌철살인의 논평을 할수록 청취자의 호응도 높아진다.

 

손석희는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100분 토론>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통해 인터뷰이나 토론 참가자에게 보다 적나라한 발언을 이끌어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사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청자가 듣고 싶어 하는 보다 깊고 직설적인 이야기들을 끌어냈다. 여기에 열광적으로 호응하는 청취자들이 생기면서 손석희는 자신의 진행 스타일을 곧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만들었고,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대중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언론인이 될 수 있었다.

 

TV 뉴스, 뉴스 앵커는 어디로 가는가?

어떤 드라마가 앞에 편성되느냐에 따라 메인 뉴스의 시청률이 좌우되는 시대에서 뉴스 앵커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TV 뉴스는 수많은 언론 매체의 한 꼭지로 남아 오락과 드라마 사이에 파묻힐까, 아니면 뉴스 자체가 ‘가장 재미있는 정보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까. 아나운서들은 메인 뉴스 앵커보다는 오락 프로그램의 스타 MC가 돼 프리랜서로 독립하는 것이 성공 코스처럼 여겨지고, 그 반대편에서는 주말 메인 뉴스의 단독 앵커로 돌아온 여성 앵커가 심층 뉴스의 중요성을 말하는 시대. 지금의 TV 뉴스, 그리고 뉴스 앵커들은 역사상 가장 격렬한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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