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6월 부산 공연은
- 보조경기장서 분리 개최 추진
- 올해 잔디·일정 탓 2차례 무산

부산시가 내년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문화 공연을 잇따라 개최하는 ‘장밋빛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시는 내년 6월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경기와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를 부산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시는 최근 특보라인과 문화·체육 분야 관련 공무원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갖고 두 행사를 모두 부산에 유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는 우선 내년 6월 3~11일 열릴 예정인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경기 중 한 경기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치르겠다는 뜻을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통상 A매치 2~3개월 전 상대팀과 경기 장소를 결정하는데, 시와 부산축구협회는 경기 장소가 정해질 때까지 지속해서 유치 의사를 전달하고,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해 두 차례나 A매치 유치 직전에 무산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야말로 A매치와의 악연을 끊겠다는 각오다. 시는 지난 9월 11일 칠레와의 A매치를 유치해 2004년 독일전 이후 14년 만에 국가대표팀 경기를 부산에서 볼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잔디 훼손이 심하다는 이유로 경기장을 수원으로 바꿨다. 지난 6월 열린 가수 싸이의 공연 이후 잔디가 심하게 훼손됐고, 폭염 등으로 괴사해 경기를 도저히 치를 수 없다는 이유였다. 시와 부산축구협회는 지난 10월 12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의 유치도 추진했으나 아시아송페스티벌과 일정이 겹쳐 또다시 무산됐다. 김진만 부산체육시설관리사업소장은 “A매치 개최가 확정될 때까지 잔디 보호를 위해 주경기장에서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할 예정”이라며 “올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지를 돌며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 뒤 국내에서 순회공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내년 6월 15, 16일 열리는 국내 첫 공연의 장소로 부산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 7명 중 지민과 정국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치른다는 계획이다. 축구 A매치와 일정이 겹칠 수도 있는 데다 올해처럼 잔디 훼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축구 A매치와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개최되면 시민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두 행사 모두 반드시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