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침 남편 생일이다. 바빠서 옆에 잘 있어주지 못하는데도 이해해 준 남편에게도 이 상이 큰 선물이었으면 좋겠다."
'칸의 여왕'이 여의주도 품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월드 스타' 전도연이 제28회 청룡영화상의 꽃으로 피어났다. '밀양'에서 신들린 듯한 열연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를 청룡이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송강호 선배 말씀대로 상을 받으려고 연기한 건 아닌데 상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힌 전도연은 "슬프고 힘들 때마다 옆에 그림자처럼 있어준 송강호 선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전도연에게 청룡상은 뜻깊다. 지난 99년 '내 마음의 풍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8년만에 재수상했다. 전도연은 2000년대 들어서도 거의 해마다 후보에 올랐지만 아깝게 수상하지 못했다. 해마다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이상하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충무로 퀸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전도연은 인간의 구원을 다룬 '밀양'에서 남편과 자식을 잃는 불행한 여인을 신들린 듯 연기했다. 촬영 후 그녀는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로웠다"며 "극 속 신애가 겪는 불행만큼 촬영 내내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