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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Sep 30. 2016

[영화리뷰]트럼보

오랜만에 정말 만족하면서 본 작품.
로마의 휴일, 빠삐용, 스파트타쿠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제의 작품을 써낸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인 달튼 트럼보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트럼보의 두 딸이 제작에 도움을 주어서인지 고증에 있어서도 훌륭합니다. 
1940년대 최고의 주가를 달렸던 인기작가였던 트럼보는 유능한 능력을 인정받아 가족들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유려한 화술로 인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단, 그는 공산주의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당시 미국의 메카시즘 광풍에 안좋게 찍혀서 마녀사냥을 당하고 맙니다.
트럼보 본인의 강한 고집과 신념이 불에 기름을 끼얹어 결국 그는 영화계에서 쫓겨나고 교도소에 들어가게 됩니다.
출소 후 그는 10여개의 가명을 만들어서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며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함과 동시에 로마의 휴일, 스파르타쿠스 등의 수작을 내놓으며 오스카상 등 유명상을 받죠.
물론 자신의 이름이 아닌 가명으로 말이죠.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은 고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흡사 다큐를 보는 듯한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 시대고증의 충실함, 색채/영상미까지 훌륭합니다.
주인공인 트럼보를 무작정 착하거나 의인으로 묘사하지 않고 고집쎄고 예민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는 것까지 잘 표현해내요. (글을 쓸 때는 나체로 욕조에 물을 받은채 타이핑을 하는 장면까지.)
글에 미쳐 가족에게 소홀한 모습, 친구들에게 고집을 꺾지않아 외면당하는 모습 등도 고스란이 표현됩니다.
마지막 수상소감에서 트럼보의 연설은 정말 명장면이에요. 마녀사냥을 당한 것에 대해 '우리 모두가 희생자다'라고 열변을 토하는 그의 모습에서 먹먹한 여운이 느껴졌습니다.
트럼보가 외쳤던 것은 공산주의의 우월함이나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아닌 넓은 세상엔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으며 오직 하나의 생각이 나머지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일 뿐이었죠.
매우 잘 만든 영화이기에 트럼보를 모르시는 분들도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역사국정화 등 사상대립이 많은 한국의 실정과도 은근히 매칭되는 부분이 많을 거에요. 추천합니다.

P.S : 영문자막본으로도 봤는데 비교적 이해하기 쉽습니다. 번역이 아닌 원본으로 보셔도 좋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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