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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페이트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1,395 작성일2008.02.04

페이트 제로 일판 책 구하기도 힘들고 정작 일본어도 몰라서 좌절 ㅜㅜ;

 

암튼 아슨킬달이라는 라이더가 쓰는 보구 왕의 군세가

 

정말로

 

길가메쉬가 쓰는 보구 게이트 오브 바빌론 + 에누마 엘리쉬 보다 더 강하나요?

 

사람들이 아스킨달의 보구 왕의군세 이길 보구 없다고 하던데.. ㅡㅡ;

 

그렇다면 어떻게 제 4차 성배전쟁에서 아스킨달이 탈락했나요? ㅡㅡ;

 

최강의 보구를 가지고 있는데... 왕의 군세로 세이버도 쳐발리고.. (아무리 마력제한이 없다고 해도 아발론없으니.)

그리고 아발론이 있다고 쳐도 (마스터는 에미야 키리츠쿠) 이스킨달한테 쪽패당한다고 하던데 ㅡㅡ;

 

무슨수로 이긴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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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더피
영웅
액션, 어드벤처 게임, 판타지, SF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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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령 이스칸달입니다.

 

정복왕 알렉선더

기사왕 아르토리아

영웅왕 길가메쉬

죠.

 

왕의 군세-아이오이언 헤타이로이

이 보구의 랭크는 길가메쉬의 왕의 재보-게이트 오브 바빌론과 동격입니다.

둘 다 EX죠.

페이트 본편에서 E~A++라는 왕의 재보 랭크는 에누마 엘리쉬를 따로 쳤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효과는 독립된 서번트 500명의 소환.

 

아시아를 유린했던 500명의 이스칸달의 붕우들을 소환하죠.

 

전부다 서번트입니다.

 

그 부분의 텍스트를 올립니다만...

 

제일 마지막에서 봐주세요.

 

 

 

아래의 것처럼 개사기의 보구입니다.

에누마 엘리쉬와의 싸움은, 잘 모르겠군요.

 

확실한 것은, 에누마 엘리쉬에 왕의 군세가 날아가는 겁니다.

 

 

 

자, 이스칸달의 또 다른 보구를 소개하죠.

 

 

신우의 전차-고르디우스 휠

 

랭크 A+에 고속의 이동보구입니다.

같은 라이더 클래스라 그런지, 둘다 비행보구죠.

하지만 메두사는 속도에 의존해서 갔다 박는 대신에, 이분은 전격으로 밝아버리죠.

전차로 깔아뭉개버립니다.

 

 

 

그럼, 저는 못봤지만 공개된 스토리를 소개하죠(아직 번역이...)

 

이스칸달의 마스터는, 웨이버 벨벳이라는 아주 무능(?)한 마법사입니다. 솔직히 무능은 아니지만 상당히

 

후진 마스터죠. 에미야보다는 나은듯 하지만....

 

이스칸달은 어쌔신, 즉 아래의 장면에서 왕의 군세를 [자신의 마력]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날, 다시 [바다괴물]이란걸 잡기위해서 사용하죠.

 

하루에 2번이나, 마스터의 백업없이 보구를 쓴겁니다.

 

세이버가 시로하고 라인을 잇기전에, 엑칼 두번을 쓴 상태하고 같죠.

 

 

 

그 상태에서, 길가메쉬와 세이버가 합작을 합니다.

 

세이버가 이스칸달의 [신우의 전차]를 부수고

 

길가메쉬가 지친 이스칸달의 [왕의 군세]를 상대하죠.

 

4:1로 싸운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질 수 밖에 없죠.

 

 

 

 

 

 

 

 

 

출처는 어딘지 모르겠군요.

 

몇개월도 더 전에, 복제가 판을 치던 시절의 것이라...

번역자님들에게는 죄송합니다.

 

(원본은 아마도 레드슈님이겠죠?

아니면 테스타님이라던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바로 삭제하죠.

보통은 조금 일부니까 용서해 주십시요.

 

 

 

「──자, 그건 그렇고 세이버. 그러고 보니 아직 네놈이 품은 속내를 듣지 못했다만.」
 드디어 라이더가 그렇게 관심을 돌려왔을 때도, 그녀는 미진도 흔들림이 없었다.
 정말로 자랑해야 하는 것은, 나의 왕도. 결연하게 얼굴을 들고, 기사왕은 정면에 앉은 두 사람의 영령을 응시하며 말을 꺼냈다.
「나는, 나의 고향의 구제를 바란다. 만능의 원망기(願望器)를 가지고서, 브리튼의 멸망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세이버가 의연하게 내뱉은 선언에, 잠시 좌석은 고요해졌다.
 그 침묵에, 일단 최초로 당황했던 것은, 다름 아닌 세이버 자신이다.
 아무리 그녀가 기개를 내보였다 해도, 말 한마디에 압도되어 입을 다물 정도로 만만한 상대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깜짝 놀랄 정도의 기발한 것도, 이해하기 곤란할 정도의 난해한 말도 아니었을 것이다.
 뚜렷하고, 명백하고, 아무런 의심의 여지도 없다. 그런 이상이기 때문에 왕도로서 내걸 수 있다. 찬사라던가, 반박이라던가, 반응을 곧바로 보여야 했다. 그럴진대──그것이, 아니다.
「──저기, 기사왕. 설마 내가 잘못 들은 걸지도 모르겠다만.」
 겨우 목소리를 낸 라이더는, 왜인지, 명백하게 곤혹스러운 얼굴이었다.
「네놈은 지금 “운명을 바꾼다”라고 말한 건가? 그것은 과거의 역사를 뒤집겠다는 것이냐?」
「그렇다. 설사 기적을 가지고서도 이룰 수 없는 소원이라도, 성배가 진정 만능이라면 반드시──」
 단언하려 했던 말꼬리가 허공으로 흩어진다. 이때에 이르러 세이버는, 간신히 라이더나 아쳐 사이에 가로놓인 공기의 정체를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확실하게──마주보는 두 영령이, 기가 막힌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저어, 세이버? 확인해 두지만……그 브리튼이라던가 하는 나라가 멸망했다는 것은, 네놈 시대의 이야기겠지? 네 녀석의 치세에 있었던 것이겠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용서할 수 없다!」
 라이더와 아쳐의 반응에 초조함조차 느끼며, 무심코 세이버는 언성을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이다. 그 결과를 바꾸고 싶은 것이다! 다름 아닌, 바로 나의 의무이기 때문에……」
 돌연, 갑작스러울 정도의 홍소가 울려 퍼졌다. 난잡하고, 한없이 상스럽게, 온갖 예절과 존엄을 내쳐버리는 듯한 아무런 배려도 없는 웃음. 그것은 황금으로 반짝이는 아쳐의 비틀린 입가에서 뿜어지고 있었다.
 이미 허용하기 힘든 굴욕에, 세이버의 표정이 노기로 물든다.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혼의 영역을, 지금 아쳐는 욕보인 것이다.
「……아쳐, 뭐가 우습지?」
 그런 세이버의 푸른 서슬을 개의치도 않고, 황금의 영령은 웃음에 숨이 넘어갈 듯하면서도 띄엄띄엄 말을 흘린다.
「──스스로 왕을 칭하고──모두로부터 왕이라고 칭송받으면서──그런 녀석이, “후회한다”라고?
 하! 그것에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걸작이다! 세이버, 너는 극상의 광대로구나!」
 이제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어젖히는 아쳐의 옆에서, 라이더는 미간에 주름을 그리며 전에 없이 언짢다는 표정으로 세이버를 바라보고 있다.
「잠깐──잠깐 기다려봐라, 기사의 왕. 네놈, 하필이면 자신이 역사에 새긴 행위를 부정한다는 것이냐?」
 자신의 이상에 한 치의 의문조차 없었던 세이버는, 당연히 설마 이런 곳에서 힐문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그렇고 말고. 왜 물어보지? 왜 웃는가? 왕으로서 신명(身命)을 바친 고국이 멸망한 것이다. 그것을 애통해하는 것이 어째서 우스운가?」
 대답한 것은, 또 다시 아쳐의 폭소였다.
「어이어이, 들었는가, 라이더! 이 기사왕이라던가 일컫는 여자애는……하필! “고국에 신명을 바쳤다”라고, 말이다!」
 라이더는 웃는 아쳐에게 답하지 않고 침묵한 채, 점점 더 우려하는 표정만 깊어져간다. 그 침묵은 세이버에게 있어서, 웃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굴욕이다.
「웃을 이유가 어디에 있지? 왕인자라면 몸을 바쳐서 다스리는 나라의 번영을 바랄 터!」
「아니, 다르다.」
 단호하게, 바위와 같은 목소리로 라이더가 부정한다.
「왕이 받드는 것이 아니다. 나라가, 민초가, 그 신명을 왕에게 바치는 것이다. 결코 그 반대는 아니야.」
「무슨……」
 이제 억누를 수 없는 분노에, 세이버의 목소리가 잠긴다.
「──그것은 폭군의 치세가 아닌가! 라이더, 아쳐, 네놈들이야말로 왕의 축에도 들지 못하는 외도(外道)다!」
「당연하지. 우리들은 폭군이었기 때문에 영웅이다.」
 라이더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태연히 그렇게 답했다.
「그러나 말이지, 세이버. 자신의 치세를, 그 결과를 후회하는 왕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암군(暗君)이다. 폭군보다도 사정이 나빠.」
 그저 비웃을 뿐인 아쳐와는 다르게, 라이더는 아직 문답의 연장선에서 세이버를 부정하고 있다. 그것을 안 시점에서 세이버도, 일단은 언성을 낮추고 언변으로써 응하기로 했다.
「이 스칸달, 네놈이라 한들……후사를 잃고, 쌓아올린 제국은 네 개로 찢어져 끝나버렸을 것이다. 그 결말에, 네놈은 아무런 후회도 없다는 것인가? 지금 다시 한번 시작한다면, 고국을 구하는 길도 있었다고……그런 생각은 없는 것인가?」
「없다.」
 즉답이었다. 정복왕은 당당하게 가슴을 편 채, 기사왕의 엄한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맞받아친다.
「나의 결단, 나에게 충성했던 신하들의 삶의 끝에 당도한 결과라면, 그 멸망은 필정이다. 애통하기도 하지. 눈물도 흘릴 것이다. 그러나 결코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런──」
「하물며 그것을 덮어버린다니! 그런 우행(愚行)은, 나와 함께 시대를 쌓았던 모든 인간들에 대한 모욕이다!」
 오만하게 잘라 말하는 라이더의 말에, 세이버는 고개를 젓는다.
「멸망의 화려함을 명예라고 하는 것은 무인뿐이다. 백성은 그런 것을 바라지 않아. 구제(救濟)야말로 그들의 기원이다.」
「왕에 의한 구제, 라고?」
 어이없다는 듯 실소하면서, 라이더가 눈썹을 찌푸린다.
「이해할 수 없군. 그런 것에 의미가 있다는 소린가?」
「그것이야말로 왕인자의 본원(本願)이다!」
 힘을 담아 단언하는 것은, 이번엔 세이버의 차례였다.
「올바른 통제. 올바른 치세. 모든 신민이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왕인 네놈은 “올바름”의 노예인가?」
「그것으로 좋다. 이상(理想)에 목숨을 바치는 것이야말로 왕이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젊은 기사왕은 대답했다.
「인간은 왕의 모습을 통해, 법과 질서의 존재를 안다. 왕이 체현하는 것은, 왕과 함께 멸망하는 것 같은 허망한 것이어선 안 된다. 보다 고귀하고 불멸한 것이다.」
 의연하게 선언하는 세이버에게, 라이더는 어딘가 딱하다는 기색조차 보이면서, 깊게 한숨을 쉰다.
「그런 삶은 인간이 아니다.」
「아무렴. 왕이 되려한다면, 인간의 삶 따윈 바랄 수 없다.」
  완벽한 군주이기 위해. 이상의 체현자이기 위해. 신체는 인간을 버려 불노를 얻고, 마음은 사정(私情)을 버려 무류(無謬)가 되었다. 아르토리아라는 소녀의 인생은, 선정(選定)의 검을 바위에서 뽑은 그 순간 단절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후의 그녀는 불패라는 이름의 전설이고, 찬가(讚歌)이며, 환영이었다.
 아픔도 있었다. 고뇌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에 앞서는 긍지가 있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그 신념이, 지금도 계속 검을 쥔 그녀의 마음을 지탱하고 있다.
「정복왕, 고작 자기 몸이 아쉬워서 성배를 바라는 네놈으로서는, 결코 나의 왕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만 패왕(覇王)이 되었던 네놈으로서는!」
 마지막 일침과 같이 갈파하는 세이버. 그러나 그것을 받은 라이더는 눈을 번득 부라리는 형상으로 변했다.
「무욕(無慾)의 왕 따윈 장식품만도 못하지!」
 그렇게 노성을 뱉은 라이더의 위협은, 그렇지 않아도 커다란 체구가 한층 배로 부풀어 오른 것처럼 착각할 정도다.
「세 이버여, “이상에 목숨을 바친다”라고 네놈은 말했지. 과연 왕년의 네놈은 청렴하고 결박한 성자였을 것이다. 필시 고귀하고 범접하기 힘든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순교(殉敎)따위와 같은 가시밭길에, 대체 누가 이끌리겠는가? 애태울 정도의 꿈을 보겠는가?
 성자는 말이지, 설사 민초를 위로할 수 있다 하더라도, 결코 이끄는 것은 할 수 없다. 확실한 욕망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극한의 영화를 구가하는 것이야말로, 백성을, 나라를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잔에 다시 채운 술을 단숨에 들이마시고서, 다시 정복왕은 세이버에게 따진다.
「왕 이라는 것은 말이다, 누구보다도 강하게 원하고, 누구보다도 크게 웃고, 누구보다도 격하게 분노하는, 청탁(淸濁)을 포함한 인간의 임계를 끝까지 다하는 것. 그렇게 존재하기 때문에 신하는 왕을 선망하고, 왕에게 매료될 수 있다. 한사람한사람 민초의 마음에 “나도 또한 왕이고 싶다”라고 동경의 불을 지피는 것이다!」
「그런 치세의……대체 어디에 정의가 있나?」
「없지. 왕도에 정의는 불필요. 그렇기 때문에 후회도 없다.」
「……윽.」
 너무나도 확실한 단언에, 세이버는 노여움을 넘어서 주눅이 든다.
 무엇을 가지고 백성을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기본원칙에 있어서, 양자에게는 너무도 벌어진 단절이 있었다.
 한쪽은 평온에의 기원을.
 한쪽은 번영에의 촉망을.
 난세를 진정시키려 했던 왕과, 스스로 난세를 일으켰던 왕의, 그것은 메울 수 없는 인식의 차이였다.
 라이더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섞으며, 다시 낭랑하게 말을 잇는다.
「기사들의 명예로운 왕이여. 확실히 네놈이 내걸었던 정의와 이상은, 한번은 나라를 구하고 신민을 구제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네놈의 이름을 전설에 새길만한 위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구.원.받.은.것.뿐.인. 녀석들이 어떠한 말로를 걸었는가, 그것을 모르는 네놈은 아닐 것이다.」
「뭐──라고?」
 피로 물든 낙일(落日의) 언덕.
 그 광경이, 다시 세이버의 뇌리를 지나친다.
「네놈은 신민을 “구했을” 뿐 “이끄는” 일을 하지 않았다. 『왕의 욕망』의 형상을 보여주지도 않고, 길을 잃어버린 신민을 내버려두고서, 그저 홀로 깨끗한 얼굴로 아담한 이상이라는 것을 바라고 애태우고 있었을 뿐이지.
 때문에 네놈은 순수한 “왕”이 아니다.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왕”이라는 우상(偶像)에 얽매여 있었을 뿐인 여자애에 불과해.」
「나는……」
 되돌려주고 싶은 말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입을 열려고 할 때마다, 옛날 캄란의 언덕에서 내려다보았던 광경이, 눈꺼풀 아래로 아른거린다.
 끝없이 계속되고 이어지는 시체의 산과 피의 대하(大河). 그곳에서 스러지는 생명의 전부가, 일찍이 그녀의 신하이고, 친구이고, 육친이었던 자들이었다.
 생각하면 바위의 검을 뽑은 그 때에, 예언은 나와 있었다. 그것이 파멸의 형태일 것이라고. 각오는 굳히고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정작 그 광경을 눈앞에 두었을 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마술사의 예언조차 뒤집는, 전혀 다른 가능성. 그런 기적이 있어주었다면……
 세이버의 마음의 빈틈에 스며들 듯이, 어떤 위험한 공상이 떠오른다.
 만약에, 자신이 구세주로서 브리튼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패왕(覇王)으로서 브리튼을 유린하고 있었더라면──
 난세의 전화(戰禍)는 보다 참담함을 더하고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그녀가 받드는 왕의 길이 아니다. 어떻게 뒤집어본들, 아리토리아라고 하는 소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불길한 패왕이 야기한 결말도, 저 캄란의 언덕과 비교했을 때, 과연 어느 쪽이 보다 비극이었을 것인가……
「──!?」
 그 순간 세이버는 갑작스럽게 느낀 꺼림칙한 한기에 의해, 갈등으로부터 의식을 되돌렸다.
 아쳐의, 시선.
 아까부터 세이버의 추궁을 라이더 한 명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여유롭게 술을 즐기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었던 황금의 서번트. 그 진홍의 두 눈동자가, 어느 샌가 달라붙듯이 그녀의 전신을 핥으며 지나가고 있다.
 말도 없이, 확실한 기척이나 의도도 읽어낼 수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불쾌하고 굴욕적인, 음란한 시선. 마치 맨살에 뱀이 기어가는 듯한 생리적 혐오감이 느껴졌다.
「……아쳐, 어째서 나를 보는 거지?」
「아니 뭐, 고뇌하는 네 얼굴이 꽤 볼만했다고 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시치미를 뗀 아쳐의 미소는, 이 오만한 영령으로서는 너무 의외일 정도로 다정하고 부드러워서, 그렇기 때문에 치명적으로 불쾌했다.
「마치 이불 속에서 꽃을 꺽인 처녀와 같은 얼굴이었다. 실로 짐의 취향이야.」
「네놈……!」
 역시 그것은 세이버에게 있어서 허용하기 어려운 우롱이었다. 이번에야말로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술잔을 바닥에 내던지고, 불가시(不可視)의 보검을 검집에서 뽑으려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남은 두 사람의 서번트들까지도 일제히 표정을 긴장시킨 것은, 세이버의 서슬에 촉발된 것이 아니었다.
 약간 뒤늦게 아이리스필과 웨이버가 주위 기척의 이상함을 깨닫는다. 보이지 않고 소리도 없으면서, 살갗의 온도를 몇 배나 떨어뜨릴 정도의 농밀하게 쌓여가는 살의.
 달빛이 비추는 안뜰에, 하얗고 괴이한 이물(異物)이 떠오른다. 하나, 또 하나, 어둠속에 꽃이 피듯이 출현한 창백한 얼굴. 차갑고 건조한 뼈의 색.
 해골의 가면이었다. 게다가 그 체구는 칠흑의 로브로 감싸여 있었다. 그런 이장(異裝)의 집단이 계속해서 집결하고, 안뜰에 있었던 다섯 사람을 포위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쌔신……
 그 건재함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라이더와 웨이버뿐만은 아니다. 세이버와 아이리스필도 창고구역에서 있었던 키리츠구의 목격담으로 들어 알고 알고는 있었다.
  첫날에 토오사카 저택에서 쓰러진 한 체만이 아니라, 이번 성배전쟁에는 복수(複數)의 어쌔신이 섞여들어 있다고 하는 괴이한 현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 숫자는 이상(異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전원이 일련의 가면과 로브를 두르고 있으면서, 체격의 개체차는 다종다양하다. 거한이 있고, 야윈 몸이 있고, 어린아이 같이 왜소한 체구도 있으면서, 여자의 요염한 윤곽도 있다.
「……이건 네 녀석의 계획이냐? 금삐까.」
 망연하게 질문을 던진 라이더에게, 아쳐는 모르는 체하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인다.
「글쎄. 잡종이 생각하는 것 따위, 일일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얼버무린 아쳐였지만, 내심으로는 이 전개에 낙담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까지 마음 먹은 어쌔신의 동원은 코토미네 키레의 독단일리는 없다. 그 스승인 토오사카 토키오미의 지도에 의한 것이리라.
 영웅왕에 대해 정중히 신하의 예를 다하는 토키오미에게, 아쳐도 또한 그가 자신의 마스터인 것을 용인해왔지만, 그럼에도 토키오미의 멋없는 지휘에는 몹시 환멸하고 있었다.
  이 연회, 확실히 자리를 마련한 것은 라이더이지만, 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쳐다. 그런 연회석에 자객을 보낸다는 것은 대체 무슨 생각인가. 그것이 돌고 돌아서 영웅왕의 체면에 먹칠하는 행위라는 것을, 과연 토키오미는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마……말도 안돼!」
 연이어 나타나는 적영(敵影)의 숫자에 압도된 웨이버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분개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성배전쟁의 룰에 따르는 한, 명백하게 이것은 논외의 일탈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어쌔신만 잔뜩, 계속해서……대체, 어떤 서번트라도 한 클래스에 한 체씩밖에 자리가 없을 텐데!?」
 사냥감이 낭패한 모양을 확인하자, 무리지은 어쌔신들이 저마다 소리죽인 웃음을 흘린다.
「──그렇다. 우리들은 집단(群)이면서 하나(個)의 서번트. 그러나 하나(個)이면서 집단(群)의 모습.」
 웨이버도, 아이리스필도, 이것만큼은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코토미네 키레가 불러낸 어쌔신의 정체는, 진정 규격외의 존재였던 것이다.
『산의 노인』──그 전율의 칭호를 맥맥히 계승해온 역대 핫산 사바하 중에 있어서, 특별히 괴이한 능력을 지닌 한 사람.
 다른 대의 핫산과는 달리, 그는 자신의 육체에 손을 대는 일은 일절 없었다. 그 필요가 없었다고 말해도 좋다. 왜냐하면 그의 육체는 범용하면서도, 그 육체를 통하는 정신을, 상황에 맞춰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때는 지략에 뛰어나고, 어떤 때는 이국(異國)의 말에 능통하고, 어떤 때는 독극물의 지식으로, 또 어떤 때는 덫의 기공(妓工)으로, 어떠한 상황에 있어서도 수많은 재주와 지식을 자재로 변환하고 발휘하면서 임무를 수행했던 만능의 암살자. 때로는 본래의 육체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괴력이나 날렵함을 발휘하기도 하고, 완전히 잊혀진 환상의 무술을 구사한 적도 있다고 한다.
 남녀노소의 구별을 불문한 교묘한 변장에, 도무지 연기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경지에 들어선 거동. 때와 장소에 알맞게 성격조차도 급변하는 그의 정체는, 아무리 측근이라 할지라도 최후까지 알아챌 수가 없었다.
 과연 그 누가 알았겠는가. 핫산이라는 단 하나의 육체 내에 있으면서, 그.들.이. 완전히 별개의 혼을 가진 집단존재였으리라고는.
  당시의 지식에 있어서는, 아직 다중인격장해(MPD)라고 하는 개념은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었다. 현대에야 병리로서 정의되는 그 정신구조도, 암살자 핫산 사바하에게 있어서는 필중의 비책인 『능력』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안에 사는 동.거.인.들의 다종다양한 지식이나 기술을 구사하고, 온갖 수단으로 적을 환혹하고, 호위의 그물망을 빠져나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표적을 해치웠다.
 이번 제4차 성배전쟁에 있어서, 코토미네 키레의 소환에 답한 어쌔신의 자리에 구현한 것이, 요컨대 다름 아닌 이 『백의 얼굴의 핫산』이다.
 단 하나의 개인이면서, 그 혼은 무수히 분단된 서번트. 근본적으로 영적존재이고 생전의 육체라는 굴레에 얽매이지 않는 “그”아닌 “그들”은, 필요에 따라서 분열한 인격에 각각 고유의 신체를 갖추고 실체화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영력의 총량으로서는 어디까지나 「1인」에 불과한 이상, 분열행동할 때 각각의 능력치는 다른 영령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그러나 그 모두가 『어쌔신』으로서 고유스킬의 은혜를 받고, 개별로 행동할 수 있는 점을 비추어보면, 첩보활동에 전념하는 한은 진정으로 무적의 집.단.이다.
「설마……우리들, 오늘까지 계속 이 녀석들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거야?」
 괴로운 듯 중얼거리는 아이리스필. 세이버도 이것에는 오한을 금치 못했다. 취약한 적이라고는 해도, 기척을 지우고 숨어드는 간자(間者), 게다가 그것이 파악해낼 수 없을 정도의 다수라면, 아무리 그녀가 서번트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할지라도 대처하기 힘든 위협이다.
 그리고 그림자에 숨는 것이 상도일 그들이, 지금 이렇게 기척차단스킬을 팽개치고 겁도 없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녀석들은 승부를 걸고 있다!”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궁지에, 이를 가는 세이버.
 아무리 숫자에 의지한다 해도 오합지졸.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세이버에게는 만의 하나라도 패인은 없다. 그러나 그것은 마주선 것이 세이버 단신이었을 경우의 이야기다.
  지킬 생각으로 가까이에 동반시킨 아이리스필의 존재가 이제와서 화근이 되었다. 아무리 어쌔신이 취약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서번트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이고, 살아있는 몸의 인간에게 있어서는 역시 치명적인 존재다. 아인츠베른의 호문쿨루스로서 일류의 마술행사가 가능한 아이리스필이라 할지라도, 그저 그것만으로는 서번트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녀가 자력으로 어쌔신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지켜내는 것은 불가능이다.
 그리고 스스로 지킬 수 없는 동료를 배후로 감싸면서 싸우게 되었을 때, 새삼스럽게 『숫자의 차이』는 심각한 족쇄가 된다.
  세이버의 단 칼, 단 일격으로, 덮쳐오는 어쌔신의 무리를 과연 몇 체나 저지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중 몇 체인가를 저지할 수 있다 해도 그것으로는 의미가 없다. 한사람이라도 놓쳐버린다면, 그 한 명이 모두 아이리스필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즉 『막을 수 있는가 없는가』를 묻는다면, 그것은 『일격으로 전원을 일제히 저지할 수 있는가 어떤가』의 가부(可否)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들을 포위하는 어쌔신의 수는, 너무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쌔신 측에서 보아도 최종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전법이다.
  아무리 집단전법을 취한다고는 해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유한한 총체를 분열시키고 있는 몸이다. 대다수의 희생을 전제로 소수의 생존자로써 승리를 잡는다는 수단은, 말하자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고, 최종결전도 아닌 한 결코 있을 수 없는, 목숨을 내던진 살법인 것이다.
 어쌔신이라 한들 성배를 손에 넣을 소원을 품고 소환에 응한 서번트이다. 토키오미와 아쳐를 이기게 하기위한 버림돌 취급을 받는 것은 납득할 수 있는 도리가 아니다. ──그러나 그도 령주에는 거역할 수 없었다.
  오늘밤의 습격에 있어서 코토미네 키레는 령주의 한 개를 소비하여 『희생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라』라고 명령을 내렸다. 서번트에게 있어서 령주의 강제력은 절대이다. 이렇게 되면 어쌔신은 적어도 지령을 철저하게 완수하는 일로 밀고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최 강이라 칭송받는 세이버가 간담이 서늘해진 꼴은 유쾌하기도 했지만, 사실 어쌔신에게 있어서 아인츠베른 진영은 정원외(正員外)다. 오늘밤의 표적으로 지정된 것은 라이더의 마스터다. 라이더의 보구가 얼마나 강력하다 해도, 그 파괴력은 지향적(指向的)이다. 사방팔방에서 동시에 습격하는 어쌔신의 공격은 반드시 겁먹은 왜소한 마스터에게 닿을 것이리라.
 그래, 이것은 정복왕 이스칸달에게 있어서 절체절명의 궁지일 것이다.
 그러할진대──왜 저 거한의 서번트는 지금도 아직 여유로운 자세로 술잔을 들이키고 있는 것인가?
「……라, 라이더, 저, 어이……」
 불안하게 웨이버가 말을 걸어도, 여전히 라이더는 움직이지 않는다. 주위의 어쌔신을 둘러보는 눈빛은 아직 태연자약하기만 하다.
「이봐, 꼬마. 그렇게 낭패하지 마라. 연회의 손님을 대접하는 도량으로도 왕의 그릇을 물어볼 수 있는 거라구.」
「저게 손님으로 보이는 거냐!?」
 역성을 내는 웨이버에게 라이더는 쓴웃음을 섞어 탄식하고서, 주위를 포위한 어쌔신에게 향해 맥 빠질 정도의 온화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어이 모두들, 적당히 해라. 그렇게 위험한 기운을 뿜어대는 건 참아주지 않겠는가? 보다시피, 동행인이 차분하게 있질 못해서 곤란하군.」
 라이더의 말에 세이버는 귀를 의심하고, 아쳐까지도 눈썹을 찌푸렸다.
「저런 놈들까지도 연회에 맞아들일 셈인가? 정복왕.」
「당연하지. 왕의 말은 만민을 향해 발하는 법. 일부러 경청하러 온 자라면 적도 아군도 없는 것이다.」
 태연히 그렇게 말하고, 라이더는 술통의 와인을 국자로 담아 어쌔신들에게 내밀 듯 들어올린다.
「자, 걱정하지 말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자는 이곳으로 와 잔을 들어라. 이 술은 네놈들의 피와 함께이니라.」
 휭──하고, 허망하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라이더의 권유에 대답한다.
 국자는 라이더의 손안에 자루만을 남기고, 남은 머리 부분은 동강나 땅에 떨어졌다. 어쌔신들 중 한 명이 내던진 단도(다크)에 의한 소행이다. 담겨져 있던 와인은 무참히 안뜰의 대리석으로 흩뿌려졌다.
「……」
 말도 없이, 엎질러진 술을 바라보는 라이더. 그것을 조롱하듯이 해골의 가면들이 쿡쿡하고 소리죽여 웃는다.
「──이 몸의 말, 잘못 들었다고는 말하지 않겠지?」
 뜻밖에 조용한 라이더의 어조가, 이때, 뭔가가 결정적으로 변질되어 있다고 눈치 챈 것은, 그때까지 그와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던 자들뿐이었다.
「『이 술』은『네놈들의 피』라고 말했을 터──그런가. 굳이 땅바닥에 쏟아버리고 싶다고 한다면, 별수 없지……」
 그때, 질풍이 몰아쳤다.
 뜨겁고 건조한, 타버릴 듯한 바람이었다. 밤의 숲, 그것도 성벽으로 둘러싸인 안뜰에서는 결코 있을 리 없는──마치 작열의 사막을 지나쳐온 듯, 굉연하게 귓가를 찢는 바람.
 깔깔한 자갈을 혀에서 느끼며 웨이버가 당황해 침을 뱉는다. 그것은 모래가루였다. 괴이한 바람이 옮겨온, 있을 수 없는 열사(熱砂)였다.
「세이버, 그리고 아쳐여. 이것이 연회의 마지막 물음이다. ──무릇, 왕이라는 것은 고독한가, 아닌가?」
 소용돌이치는 열풍의 중심에 서서, 라이더가 입을 연다. 그 어깨에서 요란하게 펄럭이는 망토. 어느 샌가 정복왕의 장속은 영령으로서 본래의 전투차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쳐는 입가를 이죽이며 실소했다. 그런 것은 물어볼 것까지도 없다, 라는, 무언의 대답이었다.
 세이버도 또한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왕도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왕으로서 살아온 그녀의 나날이야말로, 거짓 없는 그 해답이다.
「왕이라면……고독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양자의 대답에 라이더가 크게 웃는다. 그 웃음소리에 응하듯이, 용솟음치는 바람이 보다 한층 기세를 높인다.
「안된다구!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네놈들에게는, 역시 내가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왕인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이해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불어 닥치는 열풍이, 마침내 현실을 침식하고, 뒤덮는다.
 한밤의 숲에 있어서는 안 되는 괴이의 가운데, 거리와 위치는 의미를 잃고, 그곳은 열사(熱砂)의 건조한 바람만이 지나가는 장소로 모습을 바꿔간다.
「그, 그런……!」
 경악의 목소리는, 웨이버와 아이리스필……마술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식자들의 것이었다.
「고유결계──라고!?」
 내리쬐는 작열의 태양. 맑게 펼쳐진 창궁의 저편, 거칠게 부는 모래가루로 일렁이는 지평선까지,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밤의 아인츠베른 성으로부터, 단지 일순간에 변환한 그곳은, 분명 현실을 침식한 환영. 기적과도 아울러 일컬어지는 마술의 극한이 틀림없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심상풍경의 구현화라니……당신, 마술사도 아닐 텐데!?」
「물론 다르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광대한 결계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자랑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으면서도, 이스칸달은 부정한다.
「이것은 일찍이 나의 군세가 누볐던 대지. 나와 고락을 함께했던 용자들이, 다 함께 마음을 불태웠던 경색이다.」
 세계의 변전(變轉)에 따라, 그곳에 휩쓸렸던 자들은 위치관계까지도 뒤집혀 있었다.
  다세(多勢)로 포위를 짜고 있었을 어쌔신들은 한 무리의 덩어리가 되어 황야의 저편으로 쫓겨나고, 중앙에 선 라이더를 사이에 끼고, 반대측에 세이버, 아쳐와 두 사람의 마술사가 물러세워져 있다. 그것은 무리지은 어쌔신의 군세를 앞에두고, 라이더가 단신으로 막아서는 구도이기도 했다.
 ──아니, 과연 지금 라이더는 단독인가?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주위에 나타난 신기루와 같은 그림자를 응시한다. 하나가 아니다. 둘, 넷 하고 배로 숫자를 늘리면서 대오를 짜나가는 아련한 군마의 모습. 그것들이 점차로 색과 두께를 갖추어간다.
「이 세계, 이 경관을 형상화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우.리.들.전.원.의 심상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경악의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속속 이스칸달의 주위로 실체화해가는 기병들. 인종도 장비도 가지각색이지만, 그 다부진 체구와, 용장(勇壯)에 치장된 구족(具足)의 반짝임은, 마치 각각이 서로 경쟁하듯이 찬란하고 정한(精悍)하다.
 단 한사람, 웨이버만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엄청난 괴이의 정체를.
「이것들……일기일기(一騎一騎)가 서번트야……」
  정당한 계약을 맺은 마스터에게만 주어지는, 서번트의 영격(靈格)을 꿰뚫어보고 평가하는 투시력. 지금 이 장소에서 그것을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웨이버는 알아버렸다. 자신의 서번트인 영령 이스칸달의 비장의 무기. 그 두려워 해야 할 최종보구의 정체를.
「봐라, 나의 무쌍한 군세를!」
 지금 한없이 자랑스럽게, 드높게, 정복왕은 늘어선 기병의 대열을 양팔로 펼쳐 보인다.
「육체는 사라지고, 그 혼은 영령으로서 『세계』의 부름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 충성하는 전설의 용자들. 시공을 넘어서 나의 소환에 응한 영원한 붕우(朋友)들.
 그들과의 유대야말로 나의 보물! 나의 왕도! 이스칸달인 내가 자랑하는 최강보구──『왕의 군세(아이오니언 헤타이로이)』이다!!」

 


 랭크 EX 대군보구. 독립 서번트의 연속소환.
 군신(軍神)이 있었다. 마하라쟈가 있었다. 이후 대대를 이어가는 왕조의 시조가 있었다. 그곳에 모인 영웅의 수만큼 전설이 있고, 그 모두가 빠질 것 없는 영웅이었다.
 그리고 그들 전원이, 그 위명의 근원이 한결같이 같은 눈빛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위대한 이스칸달과 말머리를 함께 했던 용자, 라고.
 단 하나, 아무도 타지 않은 말이 라이더의 곁으로 나간다. 유달리 날렵하고 다부진, 거수(巨獸)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의 준마였다. 인간이 아닌 존재이면서, 그 위풍은 다른 영령들에게 뒤지지 않는 용장(勇壯)이다.
「오랜만이구나, 나의 짝이여.」
  어린아이 같은 만면의 웃음으로, 라이더는 거마의 머리를 팔로 강하게 끌어안는다.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그녀』야말로, 후에 신격까지 주어져 숭배 받는 전설의 명마 부케팔로스다. 정복왕의 진영에 있어서는 이제 군마까지도 영령의 격인 것이다.
 모두가 경탄에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같은 EX랭크의 초보구를 자랑하는 아쳐조차도, 이 빛나는 군세를 비웃을 수는 없었다.
 왕의 꿈에 걸고, 왕과 함께 달린 영걸들.
 죽어서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 그 충의를, 파격의 보구로 모습을 바꾸어 구현시킨 정복왕.
 세이버는 전신을 떨었다. 라이더의 보구의 위력을 두려워한 것은 아니다. 보구의 존재 그 자체가, 기사왕으로서의 그녀가 자랑하는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완벽한, 절대적인 지지(支持)──
 보구의 영역에까지 도달한 신하와의 유대──
 이상(理想)의 왕으로 있어왔던 기사왕의 생애에 있어서, 최후까지 그녀가 손에 넣지 못했던 것──
「왕이라는 것은──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살고, 모든 이를 매혹시키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
 부케팔로스의 등에 다리를 걸친 라이더가 소리 높여 노래한다. 그것에 응하여 늘어선 마상의 영령들이, 일제히 방패를 두드려 울리며 환호한다.
「모든 용자의 선망을 지고, 그 도표로서 서는 자야말로, 왕. 따라서──!」
 압도적인 자신감과 긍지를 담아, 정복왕은 세이버와 아쳐를 비예(??)한다.
「왕은 고독하지 않다. 그 위대한 뜻은, 모든 신민이 품은 뜻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영령들의 제창은 땅을 울리고, 창천의 저편으로 퍼져나간다. 어떠한 대군도, 성벽도, 마음을 하나로 모은 정복왕의 붕우들의 앞에 적이 아니다. 드높은 그 전의의 총합은, 대지를 뚫고 바다를 가른다.
 하물며, 그림자 속 간자(間者)의 집단 따위는 안개의 무리만도 못할 것이다.
「자, 그러면 시작할까, 어쌔신이여.」
 그렇게 그림자의 무리에게 미소 짓는 라이더의 시선은, 한없이 영맹하며 잔인했다. 왕의 말을 가로막고, 왕의 술을 거절한 불한당에게, 이제 그는 일말의 자비도 베풀 마음이 없는 것이리라.
「보다시피, 우리들이 구현화한 전장은 평야. 공교롭게도 숫자로 이기는 이쪽에 지형의 유리함이 있겠지?」
 핫산 안의 백의 얼굴은, 이 순간 성배를 잊어버렸다. 승리를, 령주의 사명을 잊고, 서번트인 자신을 잃었다.
 소용없음을 알고 도주하는 자. 자포자기에 사로잡혀 소리치는 자. 어쩔 줄 모르고 얼어붙은 자──가망을 잃어버린 해골의 가면은, 이제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유린하라!」
 용서 없이, 주저 없이, 단호하게 울리는 라이더의 호령. 그리고──
『AAAALaLaLaLaLaie!!』
 호응하며 울리는 함성. 저 옛날 아시아를 동서로 횡단했던 무적의 군세의 웅규가, 다시 전장을 진동시킨다.
 그것은, 이미 투쟁조차 아니었다. 소탕전이라 부를 만한 보람도 없었다.
 쌀알 한 톨이 맷돌에 갈려나가는 모습이라 해도, 조금은 더 볼만 했을 것이다.
 빛나는 『왕의 군세』의 촉형진형이 달려 나간 그 후에는, 일찍이 어쌔신이라 불린 서번트가 존재했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그저 피비린내를 풍기는 모래먼지가 허무하고 자욱하게 솟아오를 뿐이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승리의 함성이 터져나온다. 왕에게 바친 승리를 자랑하고, 왕의 위명을 찬미하면서, 일단 소임을 마친 영령들은 다시 영체로 돌아가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간다.
 그에 따라 그들의 마력의 총합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던 고유결계도 해제되고, 모든 것이 물거품의 꿈이었던 것처럼 경색은 본래의 밤의 숲으로, 아인츠베른 성의 안뜰로 되돌아온다.
  하얀 달빛 속의 정적은, 미진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세 사람의 서번트와 두 사람의 마술사는, 앉아있던 위치도 그대로 다시 술잔을 손에 들고 있었다. 단지, 어쌔신들의 모습만이 없다. 단도에 의해 양단된 대나무 국자의 잔해만이, 유일한 흔적이었다.
「──마무리는 흥이 깨져버렸구먼.」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라이더가 그렇게 불평하며, 아직 잔에 남아있었던 술을 단숨에 들이킨다. 세이버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아쳐만이 무엇인가 심기가 불편한 듯이 코웃음 칠 뿐이었다.
「과연. 아무리 잡종들뿐이더라도, 그만큼 숫자를 모으면 왕이라고 떠들 수도 있겠는가. ──라이더, 역시 너라는 놈은 눈에 거슬린다.」
「마음대로 떠들어라. 어차피 나와 네놈은 직접 결착을 짓게 될 테니까.」
 시원스럽게 웃으며 받아넘기고, 라이더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서로, 말하고 싶은 바도 다 한 것 같군? 오늘 밤은 이쯤에서 연회의 끝을 내도록 할까.」
 그러나 당연히, 제 좋을 대로 깎아내려진 채 반론을 되돌려주지 못한 세이버가, 이것에 납득할 수 있을 리도 없다.
「기다려라, 라이더, 나는 아직──」
「네놈은 이제 입 다물어라.」
 뿌리치는 듯한 딱딱한 목소리로, 라이더는 세이버의 말을 막는다.
「오늘밤은 왕이 말을 나누는 연회였다. 하지만 세이버, 나는 이제 너를 왕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어디까지 나를 우롱할 셈이냐? 라이더.」
  세이버가 언성을 높여도, 이스칸달은 오히려 딱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대할 뿐이었다. 대답하는 대신 큐플리오트의 검을 뽑고, 그 칼날로 허공을 베어낸다. 뇌명의 일섬, 굉음과 함께 구현하는 신우의 전차. 『왕의 군세』 정도의 장대함은 없다고 해도, 그럼에도 가까이에서 보는 그 위용에는 모두가 눈을 빼앗긴다.
「자, 꼬마. 돌아가자.」
「……」
「어이 이봐, 꼬맹이?」
「──에? 아아, 응……」
  어쌔신이 일소된 모양을 지켜보고서 웨이버의 표정은 넋이 나간 듯한 분위기로, 분명히 묘했다. 하기야 그만큼 상궤를 벗어난 규모의 보구를 눈앞에 두고서는 무리도 아닌 반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그것이 자기자신이 계약한 서번트의 실력이라고, 그는 지금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비틀비틀 불안한 발걸음으로 웨이버가 전차에 오르자, 이스칸달은 마지막으로 세이버를 일별하고, 어딘가 진지하게도 들리는 어조로 말을 걸었다.
「자, 소녀여. 이쯤해서 그 불쌍한 꿈에서 깨어나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은──언젠가 영웅으로서 최저한의 긍지조차도 잃어버릴 것이다. ──네놈이 말하는 “왕”이라는 꿈은, 이를테면 그와 같은 종류의 저주다.」
「아니, 나는──!」
 세이버의 반박을 마지막까지 듣지도 않고, 전신의 전차는 하늘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먼 뇌명의 울림만이 남아 동쪽하늘로 사라져간다.
「……」
 마지막 문답을 물리친 라이더에게, 억울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당연한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이버의 마음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초조함”의 심정이었다.
 대의도 없고, 이상도 없고, 그저 아욕(我慾)만으로 위세를 떨친 폭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서도 여전히 불멸의 유대로 신하들과 맺어진, 왕.
 그 사는 모습은 너무도 기사왕과 멀고, 그 철학은 결코 서로 용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이버는, 이스칸달의 말을 가소로운 것으로 가슴에서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해서 논파하고, 철회시키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는──그런 참을 수 없는 씁쓸한 뒷맛이 있었다.
「귀를 기울일 필요따윈 없다, 세이버. 너는 스스로 믿는 대로의 길을 걸으면 된다.」
 옆에서 그렇게 말을 끼어든 것은, 하필이면 그녀를 조소하고 있었을 아쳐였다. 진의를 알 수 없는 그 격려에 세이버는 오히려 표정을 굳게 긴장시킨다.
「아까는 나를 조소하고 있었으면서, 이번엔 나의 비위를 맞추는 건가? 아쳐.」
「물론이다. 네가 말하는 왕도에는 조금도 잘못됨이 없다. 너무 올바르기에, 그 가는 허리에는 아마 짐이 무거웠을 게다.
 그 고뇌, 그 갈등……후후후, 심심풀이로는 꽤나 훌륭하다.」
 그렇게 말하며 아쳐는 다시, 그 소름끼치는 웃음으로 세이버를 응시한다.
 수려한 풍모. 깊이있는 영롱한 목소리. 그럼에도 그 표정, 그 소리는, 한없이 사악하고 음란.
 이 황금의 서번트를 앞에 두는 한, 세이버는 일말의 망설임도 품지 않는다. 라이더처럼 말을 나눌 여지조차 없이, 이 적은 일절의 용서를 베풀 수 없는 존재라고 본능적으로 즉단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그릇에 넘치는 『정도(正道)』를 떠맡고, 고통스럽게 발버둥치는 그 광대놀음. 짐은 높이 산다. 세이버, 더 짐을 웃겨봐라. 포상으로 성배를 하사해도 좋겠지?」
 빈정거린 아쳐의 손안에서, 보배(寶杯)가 산산조각났다.
「라이더는 갔다. 연회는 끝이다. ──아쳐, 빨리 사라지거라. 그렇지 않으면 검을 뽑아라.」
 설령 불가시라 할지라도, 세이버가 휘두른 보검의 일섬은 그 풍압만으로도 치명적인 위력을 설명하고 남는다. 잔이 깨진 아쳐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은, 어지간한 대담인가, 혹은 더없는 우둔인가, 둘 중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이런. 지금 깨진 술잔을 두고 다툰 덕에, 몇 개의 나라가 멸망했는지 아는가? ──뭐 좋다. 굳이 벌하지는 않겠다. 광대의 행패에 화를 내서는 왕의 이름이 서지 않으니까 말이지.」
「멋대로 지껄여라. 나의 경고는 한번뿐이다. ──다음은, 용서 없이 벤다.」
 차가운 세이버의 협박도 개의치 않는 듯 웃으면서, 아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힘껏 애써 보아라, 기사왕. 경우에 따라서 너는 더욱더 짐이 총애할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을 남기고 아쳐가 영체화하여 모습을 지우자, 황금의 반사빛을 잃은 안뜰은 꿈에서 깨난 듯이 공허하게 풀냄새만이 남아있었다.
 이리하여, 하나의 싸움이 막을 내린다.
 약간 별나기는 했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투쟁이었다. 왕으로서의 의지를 관철한다는 행위는, 그들 영령에게 있어서 목숨을 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모든 적이 가버린 후 말없이 서있는 세이버의 모습에 아이리스필은 기시감을 느낀다. ──그래, 그 고영(孤影)은 그젯밤 창고거리에서의 대난전(大亂戰)과 같았다.
 그러나 오늘 그녀의 옆모습에는, 강적들을 물리쳤다는 개운한 달성감은 없다. 오히려 근심에 빠진 듯 침울한 표정이 아이리스필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세이버……」
「──최후로 라이더를 불러세웠을 때, 만약 그가 발을 멈추고 뒤돌았다면, 저는 어떻게 항변할 생각이었을까요.」
 그것은 누구를 향한 것도 아닌 물음이었다. 세이버가 뒤돌아 아이리스필에게 보인 쓴웃음은, 자조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낸 것입니다. ──『아서왕은 인간의 감정을 모른다』라고, 일찍이 그렇게 말을 남기고 카멜롯을 떠난 기사가 있었던 것을요.」
「……」
「그것은, 어쩌면──그것은 원탁에 모인 기사들의, 모두가 가슴에 품고 있었던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리스필은 고개를 저으며 세이버의 약한 마음을 부정했다.
「세이버, 당신은 이상(理想)의 왕이었어. 그것은 당신의 보구가 증명하고 있는걸.」
  라이더에게 『왕의 군세(아이오니언 헤타이로이)』가 있는 것처럼, 세이버에게는 『약속된 승리의 검(엑스칼리버)』가 있다. 정복왕의 보구가 통솔력으로서의 카리스마성을 구현한다고 하면, 기사왕의 보구라는 것은, 그녀의 거룩한 왕도의 구현이다. 그 긍지와 빛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저는, 이상의 왕이 되기 위해 자신을 다스려왔습니다. 잘못을 피하기 위해 사정(私情)을 봉하고, 결코 속마음을 말한 적도 없습니다.」
 그것은 왕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버렸다는 것.
 누구보다도 탐욕스럽게 『인간』이려 했던 정복왕의 왕도라는 것은, 정면으로 대치되는 삶이다.
「그 지휘가 언제나 승리이고 그 행동이 옳다면, 그것으로 왕이라는 것은 충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누구에게도 이해 따윈 구하지 않았습니다. 설령 고독할지라도, 그것은 왕으로서 바른 모습이다.
 그런데 나는──그 마음을, 과연 라이더만큼 환하게 가슴을 펴고 과시할 수 있는 것인가.」
 무엇이 그곳에서 세이버를 주저하게 한 것인지는, 아이리스필도 안다.
 아서왕 전설의 종막은, 친족과 신하의 배신이라는 비극을 가져온다. 이스칸달이 과시했던 『신하와의 유대』를 끝끝내 확고하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사왕은 그 영화(榮華)를 잃은 것이다.
「──있지, 세이버. 운명은 설령 불가피하다 해도, 그것이 필정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어.」
 잠시 묵고하고서, 아이리스필은 타이르듯이 그렇게 말을 꺼냈다.
「무슨 말입니까?」
「미래는 “이치”만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곳에는 군세가 있어. 우연이 있어. 온갖 부조리함이 쌓여서, 최후에 운명의 형태를 정하는 거야.
 당신이 기사왕이었기 때문에, 당신의 멸망이 정해졌다고 하는 논리는 통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당신에게는 성배를 구할 의의가 있어.」
「……그렇군요. 당신이 말한 대로입니다.」
 이전에 마술사는 고했다. 선정의 검을 뽑은 그 끝에 있는 것은, 불가피한 파멸의 운명이라고.
 그럼에도, 그녀는 달려 나갔다.
 각오는 있어도, 단념은 없었다. 설사 희망을 믿을 수 없어도, 자신의 기원이 옳다고 믿어나가는 것은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막상 예언의 성취를 눈앞에 두었을 때도, 그녀는 그것을 깨끗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라고.
 자신이 믿고 관철했던 길에는, 더 이 땅에 상응하는 결과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라고……
 그 일념이 그녀를 영령으로 만들었다. 후유키의 성배 아래로 인도했다.
「감사합니다, 아이리스필. 저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군요.」
 수긍한 세이버의 눈빛은, 이전처럼 깨끗하고 조용한 자신을 되찾고 있었다.
「왕으로서의 나의 시비(是非)를, 과거에 물어도 소용없다. 그것은 성배에 물어야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 이곳에 있다.」
「그래. 그 기세야.」
  아이리스필은 안도했다. 이 고귀하고 늠름한 기사왕에게는, 반성의 슬픈 얼굴 따윈 어울리지 않는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앞만을 보며 돌진한다. 그런 모습이야말로 어울린다. 그렇게 존재하기에 빛의 검도, 그녀에게 언제나 승리를 약속하는 것이다.

 

출처는 어딘지 모르겠군요.

 

몇개월도 더 전에, 복제가 판을 치던 시절의 것이라...

번역자님들에게는 죄송합니다.

 

(원본은 아마도 레드슈님이겠죠?

아니면 테스타님이라던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바로 삭제하죠.

보통은 조금 일부니까 용서해 주십시요.

 

 

 

 

 

 

 

2008.02.26.

  • 출처

    어딘가의 번역자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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