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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수목장에 대해 알고싶어요~ 도움주세요 ^^
pic_**** 조회수 102,471 작성일2007.09.21

근래 수목장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집에서 수목장을 하려고 하는데 도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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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요약
주검을 화장한 뒤 뼛가루를 나무뿌리에 묻는 자연 친화적 장례 방식이다. 인구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등장하였다.
원어명Baumbestattung(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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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
본문

영국에서는 자연장(Natural Burials)이라고 부른다. 수목장용 나무를 영생목()이라고 하며 주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사용된다.

국토가 좁은 데도 불구하고 확대되는 묘지 때문에 목초지와 주거지가 훼손되었던 스위스가 1999년 1월 가장 먼저 수목장을 도입하였다. 2∼3㏊ 규모의 스위스 수목장림()은 화장한 뒤 뼛가루를 지정된 나무 주위에 묻는 외에 산림 훼손을 금지한다. 스위스에서는 50여 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에 이어 독일이 수목장을 도입하였다. 독일에서는 2000년 9월 수목장연합회가 창립되었고, 다음해 헤센주() 정부가 수목장을 개설하였다.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에 비하여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며, 10여 개 숲이 수목장림으로 지정되었다. 이외에도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도 나라의 국토와 사회·문화 환경에 맞추어 서로 다른 방식의 수목장을 운영한다.

일부 사찰에서만 수목장이 운영되던 한국은 2004년 9월 김장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장례식이 양평군 양동면에 있는 고려대학교 연습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서울시보건복지부가 2006년 4월 입법예고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07년까지 경기도 파주시에 수목장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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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문가 기고- 친환경 장묘문화로 정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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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Baunbestattung)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장례법이 작년 9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장수 교수의 장례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후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매체의 보도기사가 소책자로 묶을 만큼의 분량이 되었다.
  주요 일간지의 기사제목들을 보면 “아끼던 참나무에 수목장”, “여기 나무되어 잠들다”, “자연으로 돌아간 거목”, “떠난 이의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하늘가는 길까지 나무사랑”, “살며 생각하며 아름다운 유산” 등 여러 가지 시각에서 수목장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고 김장수 교수의 수목장에서 보여준 허례허식 없는 간결함과 나무에 거름이 되어 나무로 동화(同化)하겠다는 자연회귀 방식의 진솔함,그리고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채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 사랑을 실천해 보인 숭고함이 감명을 주었을 것이다.
  김 교수 장례식 이후 모 방송사의 조사에 의하면 수목장에 대한 선호도가 20%를 넘고 있다고 하고, 본인이 수업 중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매년 선호도가 높아져서, 금년에는 약 40%에 다다른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장묘제도가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화장장려정책의 성공적 추진으로 인하여 화장률이 전국적으로 48%가 넘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에는 65%를 상회하고 있다. 화장 문화는 순조롭게 정착되어 가고 있으나 화장 이후의 화장재 처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대책이 없다.
  개인납골묘는 이상한 형태의 구조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데다 비싼 건립 및 유지 비용 때문에 좋은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산골 또한 산골할 장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많은 유가족들이 매우 곤혹스럽게 화장재를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새로운 국면에서 수목장은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책이라 하겠다. 수목장은 산골의 발전된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자연회귀의 의미가 있고, 나중에도 찾아가 망인을 그리워할 수 있는 나무도 있다. 또 나무가 거목이 될 때가지 지켜보면서 가꾸어 주어 산림보호와 국토미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이점이 있어 화장 후 골분을 처리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창안된 수목장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귀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서 따로 수목장이라는 이름은 쓰지 않았지만 그 비슷한 형태의 사고(思考)들이 많이 확산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7∼8년 전 인기 있었던 영화 ‘편지’는 수목장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것의 모든 의미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제는 수목장 시대이다. 수목장은 자연회귀의 고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현 세대의 조상숭배관의 변화와 가족수의 감소로 묘지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 상황에서 수목장은 새로운 친환경 장묘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다.

<변우혁·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1) 발상지 스위스의 현황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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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토가 묘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지를 크게 잠식하는 매장은 물론,납골당도 최근에는 여러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공동 관리가 가능한 공동납골당과는 달리,석골 등을 사용한 개인납골묘는 반영구적이어서 산림과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전국 분묘 수는 2000여만 기(서울시 면적의 1.6배,2억9333만평)이다. 매년 20여만 기의 묘지와 개인납골묘가 새로 조성돼 여의도면적(840ha) 이상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전국의 시?도 공설 및 공원묘지와 공동납골당의 수용능력은 오는 2012년 쯤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관련기사 독립폼------------>  묘지와 개인납골묘의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사망한 임학계의 거두 김장수 교수의 국내 첫 수목장(樹木葬)은 환경친화적 새 장사방법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국민일보는 국토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장묘문화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수목장 확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위스,독일,영국,일본 등 수목장 선진외국의 사례를 소개하고,우리나라 장묘현실 등을 진단하며,수목장 도입방안 등을 제시하는 기획시리즈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수목장은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됐다. 스위스는 전 국토의 60%이상이 산림으로 이뤄진 산지 국가이다. 묘지는 우리나라와 달리,주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평장(봉분을 만들지 않는 묘지)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좁은 국토(4만 1290㎢)에 묘지가 점차 늘어나면서 산림으로까지 번져감에 따라 묘지화에 따른 산림훼손이 최근 사회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수목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다.
   수목장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9년이다. 매장,화장 등 장사방식이 자유로운 스위스에서는 수목장이 정부에 의해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아이디어에 의해 시작됐다. 수목장을 처음 창안한 사람은 우엘리 자우터(64·프리드발트사 사장)씨이다.
  스위스내 일부 지방정부는 묘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장례의 전 절차를 무료로 하고 있다.그러나 스위스 국민들은 400여만원이나 드는 수목장을 선호하고 있다.이는 개인의 종교적 가치나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정부는 장사방식에 대해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수목장림의 설치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없다.

◇수목장 창안 및 특허출원=자우터 씨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거리에 위치한 마메른 지역에 살고 있다. 그가 사장을 맡고 있는 회사 명칭인 프리드발트(Fried-Wald)는 독일어로 ‘평화의 숲’이란 뜻이다. 전기기술자 출신인 자우터씨는 1993년 동종업자인 영국인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수목장을 창안했다. 영국인 친구 마이클(사망 당시 58세)씨는 죽음을 앞두고 자우터씨에게 한장의 편지를 보냈다. “내가 죽으면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스위스에 묻어다오”라는 요지의 편지였다.
  자우터씨는 친구의 유언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까 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고민 끝에 친구의 화장한 골분을 나무 밑에 뿌리는 방안을 찾아냈다. 골분을 나무 밑에 뿌리면 나무의 거름이 돼 친구와 나무가 영원히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우터씨는 친구의 골분을 자신이 사는 마메른 뒷동산 나무 밑에 뿌렸다. 이것이 수목장의 시작이다.
  이후 자우터씨는 수목장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자 특허출원을 준비했다. 그는 6년간의 노력끝에 1999년 스위스와 유럽 일부 나라에서 ‘프리드발트’ 상표와 수목장림 관리 및 운영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아냈다.

◇실태와 현황=스위스에는 현재 전국 26개 주에서 55 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수목장이 도입된 지 불과 7년여만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속도의 확산이다. 확산 속도에는 최근 가속도가 붙는 추세이다.

수목장림의 크기는 2∼3ha로 소규모이다. 수목장에 사용되는 나무는 참나무와 단풍나무,물푸레나무 가문비나무 등 다양하다. 나무의 크기도 직경 50∼60cm,높이 20m 이상의 큰 나무에서부터 직경 10cm에 사람 크기 만한 어린 나무에까지 다양하다. 나무 바로 밑에 30∼40cm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골분을 직접 뿌린다.

수목장림은 대부분 마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길가에 위치해 있다. 차량으로 30분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수목장림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은 수목장을 하기 전에 50% 이상이 영생목을 생전에 구입한다. 수목장림 형태가 다양하다.울창한 숲이 수목장림으로 활용되고 있는가하면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이 수목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린 나무들로 조성된 마을의 뒷동산도 수목장림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수목장림에 대해 일체 간섭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산림을 해치는 각종 시설물이나 팻말 등을 붙이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스위스 수목장림에는 안내표시판 등 어떤 시설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 영생목에 위치를 표시하는 직경 5cm의 동그란 하얀 페인트와 기호가 표시의 전부이다.
  스위스에서는 수목장림 설치와 관련,인근 주민들의 반대는 전혀 없다고 자우터씨는 설명했다.

◇운영과 관리=수목장림은 개인 관리회사인 프리드발트사가 운영한다. 프리드발트사는 산주나 지방정부로부터 산림의 사용허가를 받아 영생목을 사용자에게 판 뒤 이를 관리해 주는 주식회사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산주와 지방정부에게 수익금의 일부를 지불한다. 그러나 산림의 관리는 정부기관인 영림서가 직접 한다. 산림 관리비용도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충당한다. 수목장림은 묘지가 아니라 산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이 영생목을 99년 동안 관리해 준다. 유가족들은 프리드발트사와 공증을 통해 이를 보장 받는다. 산주나 지방정부도 이 기간 동안 영생목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나무를 베거나 팔 지 못한다는 뜻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영생목의 위치를 기록으로 남겨,산불이 나 훼손되거나 고사했을 때 복원해야 할 책임을 진다.
  영생목은 개인영생목과 가족영생목,공동영생목 등 3 종류가 있다. 개인영생목은 한 나무에 한 사람의 골분만을 묻는 방식이며,가족영생목은 한 나무에 부모 형제,친족 등 10개의 골분를 함께 묻는 것이다. 공동영생목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묻히는 방식이다.
  영생목의 구입가격은 평균 3500유로(450만원)이다. 나무의 크기나 수목장의 위치 등에 따라 최고 7000유로까지 하는 영생목도 있다. 공동영생목의 경우 1인당 350유로이다.

◇주민 반응=마메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브리기테(49·여)씨는 “일반 묘지를 할 경우 묘지 관리를 위해 자주 찾아가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반면,수목장은 이런 불편을 덜어 줘 수목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나도 조만간 영생목을 구입할 생각”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높게 치켜 세웠다.
 지역 언론인 휘스터 퀴블러(여)씨는 “수목장이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수목장이 산림훼손을 방지하고,환경을 보호하는 제도로 인식되면서 스위스 전역은 물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자우터씨는 마메른 지역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마메른 지역 영림서 직원 크라이스 씨는 “수목장림은 묘지가 아니라 숲 그 자체이고,99년 동안 보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산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메른 옆 지역인 크로이프링엔 시 요세프 비리 시장은 “수목장은 나무를 통해 다시 태어나 나무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의 장묘문화”라고 말했다. 


◆ 수목장((樹木葬)이란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의 하나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장 형태로 사람과 나무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닌다.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OOO할아버지 나무'란 작은 팻말만을 남긴다. 산림훼손이 전혀 없으며 벌초 등 무덤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살아 생전에 나무(영생목)를 지정,관리하는 산림보호의 장점도 갖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일본,영국 등 수목장 선진국에서는 개혁 정책의 하나로 수목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2) 9월 한국 오는 창안자 자우터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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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창안자 자우터(Ueli Sauter?64)씨는 프리드발트(www.friedwald.ch)사 사장이기도 하다. ‘평화의 숲’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프리드발트’는 자우터씨가 스위스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특허를 받은 수목장림의 상표이다.
  전기기술자 출신인 자우터씨는 “도입 초기 일부 지식인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수목장이 독일과 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 전세계로 확산돼 기쁘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무료 공동묘지도 있는데 유료의 수목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수목장을 선택한다. 다양한 계층에서 선호하고 있다. 수목장은 사후 관리가 간편하고 관리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데다 상생의 나무를 통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어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목장 인근 주민들의 반대는 없나.

△수목장이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주민들도 수목장림을 묘지로 보지 않고 숲으로 생각해 반대가 전혀 없다.

-오는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수목장 심포지엄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는데.

△수목장 심포지엄에 초청을 받아 매우 기쁘다. 수목장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창안자로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수목장 도입 추진에 대해.

△수목장은 산림보호를 위한 최선의 정책이다. 스위스와 한국과는 문화적 차이는 있는게 분명하지만 시행을 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허를 받은 기술은.

△‘프리드 발트’라는 상표와 수목장림 관리 기술이다. 더 이상 구체적으론 말할 수 없다.

 

(2) 스위스…수목장림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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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취재를 위해 지난달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차를 타고 50여분 거리에 위치한 투르가우 주 마메른시를 찾았다. 아름다운 보덴호수 주변에 위치한 마메른은 수목장 창안자가 자우터 씨가 사는 곳. 보덴호수는 스위스와 독일,프랑스를 끼고 있으며,스위스 북부 지역에 있는 천연호수이다.
  자우터 씨를 만나 수목장을 만들게 된 동기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목장림 현장으로 안내를 받았다. 수목장이 처음 도입된 마메른 지역의 수목장림 현장을 찾는 기대감 때문에 몹시 설레였다. 가장 큰 관심은 수목장림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였다.
  마메른 지역의 10여개 수목장림 가운데서도 처음 찾아간 곳은 시내에서 차량으로 10분 가량 떨어진 에르마팅엔 수목장림. 이 수목장림도 보덴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했다. 안내를 맡은 자우터씨는 10여분쯤 가다가 길가 울창한 숲 옆에 차를 세웠다.
<!----관련기사 독립폼------------>  자우터씨는 2차선 길 옆 숲을 가르키며 “이곳이 수목장림이다”라고 말했다. 직경 50cm,크기 20∼30m 가량의 아름드리 나무들로 가득 찬 아름다운 숲이었다.
  그러나 자우터씨가 가리키는 숲 속에는 나무 외에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잡목들이 꽉 들어찬 숲 그 자체였다. 잔뜩 기대를 갖고 찾아간 기자의 눈에는 나무 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어디가 수목장림입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자우터씨의 답변은 전과 같았다. 같은 곳을 가르키며 “이곳이 수목장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수목장을 처음 도입했다는 스위스를 찾은 기자는 우리나라 장례현실을 고려,최소한 수목장림을 알리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목장이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임을 감안할 때 묘비나 상석,의자,팻말 등은 없더라도 이곳이 무슨 무슨 수목장림이라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자의 생각은 잘못이었음을 깨달았다. 스위스 수목장림은 자연 그대로였다.
  통역원을 통해 “어느 나무가 영생목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자우터씨는 기자를 숲 안으로 안내했다. 나무 옆으로 다가가자 사람의 가슴 높이의 위치에 직경 5cm 가량의 하얀 페인트 표시를 볼 수 있었다. 동그라미 페인트 속에 영생목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영자 ‘AE’ 등의 표시를 가르켰다. 이것이 수목장을 나타내는 표시의 전부였다.
  자우터씨의 설명을 듣고 주위를 살펴보니 이처럼 표시한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널려 있었다. 일부 나무에는 파란색 띠를 두른 것도 있었다. 이 표시는 영생목으로 지정됐으나 아직 사용하지 않은 나무들의 표시였다. 이같은 모습이 스위스 수목장림이었다. 이 곳 수목장의 넓이는 대략 3ha이다.
  자우터씨가 다음으로 안내한 수목장림은 기자를 더욱 놀라게 했다. 에르마팅엔 수목장에서 15분 가량 떨어진 테게르빌렌(Tagerwilen) 수목장림이다. 이 곳은 숲이 없었다. 어린나무와 잡목만이 무성했다. 이런 곳도 수목장림으로 사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잡목을 헤치고 들어가니 사람 크기의 어린 나무의 중간 부분에 이전 수목장림에서 본 것과 똑 같은 동그라미 표시를 찾을 수 있었다. 주변 어린나무들에도 이같은 표시가 늘어서 있었다. 울창한 숲의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나무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러지는 순간이다. 이 수목장림의 크기는 1ha 미만이다.
  자우터씨는 “영생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나무의 크기보다는 유가족이나 본인의 종교적 성향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린나무을 선택해 나무를 기르다 사망 후 영생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수목장림도 매우 특이했다. 부흐(Buch)지역에 있는 수목장림인데, 수목장림이라기 보다는 수목장 정원이었다.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부흐의 수목장은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이었다. 잔디와 나무,양어장 등으로 잘 꾸며줘 있었다. 양어장으로 사용되는 2개의 커다란 양어장에는 물고기들이 유유히 노닐고 있었다. 나무들은 대부분 정원수이다. 정원 옆에는 고택(古宅)이 고즈넉이 놓여 있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정원이다. 크기는 1ha 정도.
  정원 안으로 들어가 곳곳을 자세히 살펴 보니 나무 중간 부분에 수목장을 나타내는 동그라미 표시들이 있었다. 이런 표시 외에는 수목장이란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일 뿐이다. 이 곳의 영생목 가격은 이전의 수목장림 보다 훨씬 비싸다. 최고 7000유로(800만원)가량이다.
  부흐 수목장 정원을 찾아오는 도중에 자우터씨는 보덴호수 바로 옆에 위치한 울창한 숲을 가리키며 “이 숲도 수목장림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영생목 가격이 7000유로 정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 곳이 바인펠덴(Weinfelden)수목장림이다.
  스위스 수목장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연 그대로였다. 꾸밈이 전혀 없었다. 수목장림이라해서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다. 수목장림을 운영하는 프리드발트(Fried-Wald)사가 99년간 영생목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장해줄 뿐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간섭하지도,규제하지도 않는다. 주민들이 특별히 반대하지도 않는다. 수목장 크기와 형태 또한 다양하다. 다만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회귀 정신과 나무 밑에 묻혀 나무와 영생한다는 수목장의 개념만 있을 뿐이다.

 

(3) 3차례 한국 다녀간 키네크로스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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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센주 임업연구원 연구사 하르트무트 키네크로스(62)씨는 독일 최초의 수목장림 라인하르츠발트를 개장 초기부터 지켜본 장본인이다. 임업 관련 일 때문에 한국을 3차례나 방문한 친한 인사이기도 하다.
  키네크로스씨는 한국의 수목장 도입 움직임에 반가움을 표명했다.“독일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묘지문제가 심각하다. 이대로 방치하면 머지 않는 장래에 산림은 크게 훼손될 게 뻔하다. 수목장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임업전문가로서 수목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목장은 묘지가 아니다. 숲일 뿐이다. 인간이 죽어서 나무에 동화돼 상생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따라서 수목장은 추모의 의미는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숲을 가꾸는 일이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을 개장 초기부터 지켜봤는데.

△처음 수목장림을 개장할 때 우려도 없지 않았다. 잘 가꾸어진 산림이 묘지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였다. 그러나 실제로 수목장림은 숲으로 그대로 남아 산책로로 활용되는 등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목장은 묘지 문제도 해결하고 숲도 가꾸는 일거양득의 장점을 갖고 있다.

-독일에서 수목장이 널리 확산되는 이유는.

△독일인들은 숲을 사랑하는 국민들이다. 따라서 죽어서 숲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매우 만족해한다. 또 사후 관리가 편리한 점도 수목장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나도 이미 부부영생목을 구입해 놓았다.

-한국의 수목장 도입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독일과 한국은 다르다. 문화 차이가 크다. 따라서 도입 초기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출될 것이다. 하지만 수목장은 산림보호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난관들은 쉽게 극복될 것으로 본다. 우선 시행한 이후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목장은 앞으로 많은 국가에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3) 독일… 수목장림 현황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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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와는 크게 다르다. 스위스는 2∼3ha의 소규모라면 독일은 200∼300ha의 대규모이다. 관리방식도 스위스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라면 독일은 영생목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GPS(지리정보시스템)을 도입하고 안내판를 설치하는 등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스위스 정부는 수목장림 설치와 관련,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반면,독일 정부는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이다. 숲을 사랑하는 독일 국민들은 수목장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수목장 확산속도도 독일이 스위스보다 훨씬 빠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것이지만,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이다.

◇도입 및 정착
  독일은 2001년 수목장을 도입했다. 스위스가 수목장을 실시한 1999년보다 2년 뒤이다. 수목장을 도입한 사람은 은행원 출신이자 유능한 세일즈맨 출신인 악셀 바우다(44)씨이다. 바우다씨는 독일의 수목장 관리회사 (주)프리드발트사 사장이다.
  독일 사람들은 숲을 사랑한다. 전 국토가 숲으로 뒤덮었고,국민들은 숲에서 태어나 숲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다. 독일 국민의 숲에 대한 사랑은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유별나다.
숲을 사랑하는 독일 국민에게 새로운 장사방식인 수목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숲과 함께 살아온 독일인에게 죽어서까지 나무와 함께 영원히 상생할 수 있다는 의미의 수목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수목장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국 신문들 가운데 매일 3∼4개 신문 정도가 수목장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룰 정도로 관심이 높다.

독일에서 수목장이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은 독일인들의 숲 사랑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세태의 변화가 수목장 확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핵가족화이다. 핵가족화는 복잡한 절차의 전통적 장례방식을 거부했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과 친척들마저도 점차 장례식에 참석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장례장식이 비교적 간편한 수목장을 선호하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수목장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일반 공동묘지 방식의 장례비용은 보통 1만여 유로(1300여만원)가 소요된다. 하지만 수목장은 적게는 770유로, 많게는 3000∼4000유로 정도 든다.
  이밖에 사후 묘지 관리의 간편성,묘지의 부족현상 등으로 인해 독일의 장례방식은 묘지에서 수목장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다.

◇현황과 실태

  독일에는 현재 전국에 걸쳐 9개의 수목장림이 퍼져 있다. 지난달 22일 니더작센 주 엘름 수목장림이 9번째로 개장했다. 내년에도 전국에서 11개 수목장림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수목장을 도입한 이후 5년만에 급속한 확산이다.
  독일의 수목장림은 4ha의 소규모 수목장림도 있지만 대부분 100ha이상의 대규모이며,1000ha에 이르는 수목장림도 있다.이들 수목장림은 개인 소유의 숲도 있지만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소유의 국유림이다.
  독일 최초의 수목장은 헤센 주의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으로 2001년 11월에 개장했다. 수목장림의 특허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 프리드발트사 사장인 우엘리 자우터씨에게 바우다씨가 로열티를 주고 수목장림 아이디어를 수입한 것이다.
  그러나 바우다씨는 스위스의 수목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위스의 수목장을 독일의 실정에 맞게 확대 발전시켜 운영 및 관리 방식 등을 과학화,체계화시켰다.
  독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수목장림의 인허가권를 갖고 있다. 따라서 수목장림을 계획해 개장하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시민단체 및 교회 등과의 협의는 필수요건이다. 이들이 반대할 경우 수목장림 설치는 거의 불가능하다.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면 정부는 설립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목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 때문에 반대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 수목장림도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 수목장림은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관리 및 운영
   독일 수목장은 프리드발트사(www.friedwald.de)가 직접 운영, 관리한다. 프리드발트사는 개인이나 정부로부터 수목장림 허가를 받아 이를 관리,운영하고 일정액의 숲 사용료를 제공하고 있다. 숲의 관리는 영림서가 맡아서 한다.
  프리드발트사는 단순히 수목장림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이나 유가족을 상대로 상속과 사망 이전과 이후의 문제를 상담해 주는 등 장례의 전 과정을 관리해 준다. 이런 점이 스위스와 다른 것이다. 프리드발트사에는 현재 17명의 직원과 32명의 프리랜서가 일을 하고 있다.
  프리드발트사는 전화를 통해 수목장 매입 등을 상담한다. 상담 후 계약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방문, 계약을 맺거나 인터넷,또는 사무실 방문을 통해 계약을 맺는다. 60세 이상의 노인들의 상담이 대부분이며, 80% 이상이 노인 당사자가 직접 영생목을 고른다.
  영생목은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개인,가족,공동 영생목으로 나뉘어진다. 개인 영생목은 3350유로,가족은 4500유로이다. 한 나무에 6∼10개까지 사용이 가능하며,공동영생목의 하나를 사용할 경우 가격은 770유로이다.
  영생목은 99년 동안 관리해주며 산사태와 산불 등에 대비,GPS(지리정보시트템)을 도입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GPS를 통해 정확한 지점을 확인,새로운 나무를 심어준다.

 

(4) 독일 바우다 사장 “한국도 심각한 묘지난… 수목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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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악셀 바우다(44)씨는 스위스 수목장을 도입한 장본인이다. 은행원,세일즈맨 출신인 바우다씨는 수목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체계화,과학화시켜 독일의 현실에 맞게 한 단계 발전시켰다. 수목장 관리회사 (주)프리드발트사 사장이기도 하다. 오는 9월 산림포럼(운영위원장 변우혁 고려대 교수)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수목장 심포지움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우다씨는 “수목장은 미래의 장묘문화로 숲을 사랑하는 독일에서 조만간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에서의 수목장 도입추진은 묘지의 수요,공급이 무너진 현실을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수목장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는.

△독일 국민들은 숲을 사랑한다. 죽어서 숲 속에 나무와 함께 영생한다는 의미가 독일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리고 핵가족화란 사회현상이 수목장 확산을 부채질했다.

-수목장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입장은.

△중앙 및 지방정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일처리를 해주고 있다. 다만 시민단체,교회,지역주민들과의 의견조율을 매우 중시한다.

-한국의 수목장 추진에 대해.

△문화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 몇 군데에서 시범 실시한 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문제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바우다씨가 운영하는 (사)프리드발트 도이칠란트의 역할은.

△수목장의 의미를 재정비하고 널리 확산시키는 일을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01년 설립돼 매년 전국의 수목장 소비자들이 함께 모여 확산운동을 전개한다. 오는 27일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림에서 모임을 갖는다.

 

 

(4) 독일- 유골함 쉽게 썩는 옥수수·밀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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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목장을 취재하면서 2개의 수목장림를 방문하고 9번째 수목장림 개장식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숲의 나라 독일의 수목장림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영생목 관리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다. 개장식에 몰려든 인파를 보고 독일인들의 수목장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까지 11개 수목장림이 개장을 준비 중이어서 앞으로 독일에서 수목장은 대중적 장사방법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

다름슈타트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가량으로 떨어진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림. 이 수목장림은 프리드발트 사가 4번째 개장한 곳으로 전체 9개 수목장림 중 유일하게 개인 소유의 숲이다. 산주 카니츠 씨는 800여동안 대를 이어 물려받은 숲 8000ha 중 일부인 50ha를 수목장림으로 내놓았다. 프리드발트사가 일정액의 사용료를 주고 있다. 바드 라스훼 수목장림은 아름다운 숲이었다. 너도밤나무와 독일 가문비나무 등으로 울창했다. 나무들은 대부분 직경 50∼60cm, 높이 30∼40m짜리 150년생 이상의 거목이다. 이 가운데 활엽수인 너도밤나무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스위스 수목장림에서는 볼 수 없는 2가지 시설물을 볼 수 있었다. 수목장림 안내판과 영생목의 위치와 망자의 생년월일 및 사망일자를 적어놓은 알루미늄 표시판이다.
  영림서 직원 라흐문드씨는 “수목장은 원칙적으로 일체의 시설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수목장림이 너무 넓어 특정 영생목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과 알루미늄 표지판만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생목에 걸린 동그란 표지판은 위치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크기는 직경 5cm 정도. 표시판은 ‘LAA 76’ 등으로 적혀있다. ‘LAA’는 이 지역 명칭인 ‘LAASPHE’의 약자이다. 번호는 위치를 나타내는 일련번호이다. 이는 GPS(위치확인시스템)로 관리하고 있다.
  동그란 표지판 아래 세로 5∼7cm,가로 10cm 크기의 직사각형 표지판은 망자의 이름 등을 적어 놓았다. 공동영생목의 경우 여러사람의 이름과 사망일자 등이 표시된다.
  영생목 간의 간격은 6m를 유지하고 있다. 영생목 사이의 나무들은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다. 하지만 잡목들은 말끔히 정리해준다.
  골분을 묻는 방식은 스위스와 다르다. 스위스는 나무 바로 밑에 30cm 정도를 파고 골분을 직접 묻지만 독일은 30cm 크기의 유골함을 사용한다. 물론 유골함은 옥수수와 밀를 사용, 쉽게 부패하도록 만들어졌다. 영생목으로부터 3m 정도 떨어진 곳에 70cm의 구멍을 파고 유골함을 묻는다.
  라흐문드씨는 “이 곳 수목장림은 경치가 아름다워 산책코스로 유명하다”며 “수목장림은 묘지라기보다는 숲 그 자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

독일 중부지역 한뮌덴으로부터 20분쯤 거리에 위치한 라인하르츠발트 국립공원은 참나무와 너도밤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장대한 숲이다. 라인하르츠발트는 세계 숲의 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게 잘 가꾸어졌다. 이 곳이 독일 최초의 수목장림이다. 전체 숲 중 극히 일부인 110여ha를 수목장림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목장림 안내판이 있는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영생목은 직경 80∼100cm, 크기 30∼40m의 참나무류들로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모습이 군대의 열병을 연상케 할 정도이다. 수령은 대부분 150여년 이상이다.
  하지만 150여년생 거목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목장림 안으로 들어가자 2m 가량의 어린 나무와 10∼20m 크기의 중간 나무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영생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전체가 평지로 이뤄졌다. 수목장림내 나무 중 영생목으로 지정된 것은 1만1000여 그루다. 지정된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영생목에는 파란 띠를 둘러 표시해 놓았다. 영생목 중 사용되고 있는 나무는 수천 그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중인 영생목 수는 프리드발트사가 회사 사정을 이유로 공개를 피했다.
  프리드발트사 수목장림 관리직원인 사비네 글라이스너 양은 “도입 초기 다소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독일 수목장림의 모델이다”며 “수목장에서는 일체의 추모 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일부 유가족들이 꽃을 갖다 놓는다든가 돌을 쌓아 놓은 경우가 있어 주기적으로 방문,이를 정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규모가 방대해 추모객들을 위해 하루에 3차례씩 마을 입구에서수목장림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엘름 수목장림 개장식
  지난달 22일 하노버에서 차량으로 30분 가량 떨어진 니더작센주 내 엘름 지역에서 수목장림 개장식이 열렸다. 독일에서 9번째 개장이다. 2001년 11월 수목장림이 첫 개장한 이후 정확하게 만 3년6개월만의 일이다. 엄청나게 빠른 확산이다.
  엘름 수목장림은 80만ha 규모로 너도밤나무와 참나무들로 울창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영림서와 프리드발트사 관계자와 노인 등 400명이 참석했다. 노인 부부들은 프리드발트 직원들의 수목장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에리카(66?여)씨는 “자식들이 모두 직장 때문에 외지에 나가 살고 있어 장례문제로 고민해오다 수목장 이야기를 듣고 개장식에 참석했다”며 “죽어서 나무와 상생한다는 의미의 수목장이 아주 멋진 아이디어 같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 영림서장 프란츠 휘스링씨는 개장식 연설을 통해 “수목장은 묘지 부족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고 산림보호도 꾀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라고 말했다.

 

(5) 정부 납골묘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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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00년 1월 묘지의 60년 시한부제와 화장 권장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장사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그러나 불과 5년 후 전국의 화장율이 49%로 늘어나면서 매장 비중이 줄어든 것은 바람직스럽지만,화장에 따른 납골당,납골묘,납골탑 등이 환경을 훼손하고 호화납골시설 설치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납골묘 설치기준 설정 등 납골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경남,남해 등을 돌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납골묘 1기당 높이를 50cm로 제한하고 과도한 석물 사용 등을 막기 위해 평장형 납골시설 건립을 권장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지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파악하고 있는 납골묘는 6882개소로 봉안능력은 87만개이다. 하지만 90% 가까이 차 있는 상태여서 묘지난과 비슷한 납골터 부지난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제한 구역과 상수원 보호 구역에도 납골묘를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개발제한 구역의 경우 지금은 사찰에 한해 납골당 설치가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발제한 구역 대개는 주거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주민 반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상수원 보호구역도 수질오염 발생요인이 사실상 없어 납골묘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납골묘는 도로·철도·하천으로부터 300m이상,20가구 이상이 사는 마을에 가까운 지역이나 학교,공중시설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토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도로와 철도,하천 주변에 대한 규제는 없애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반드시 공설화장장과 납골시설을 만드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납골묘?화장장 등 장사시설을 국가 예산만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현행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개정,공설장사시설 설치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납골묘 등은 지방자치단체 운영 방침에 따라 수익사업으로 운영이 가능해 납골묘 부지난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은 정기국회에 상정돼 빠르면 올 연말쯤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국내 납골당·납골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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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대안으로 납골당,납골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납골묘가 대형화하고 호화스럽게 만들어지면서 산림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당초 묘지 면적을 줄여 산림훼손을 막고 시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본뜻도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납골묘,또 다른 산림훼손=북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A공원묘지. 공원묘지 산자락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고,앞으로는 서울·수도권 사람들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북한강이 흐르고 있어 누가봐도 ‘명당’처럼 보였다.
  5일 경춘선 기차역에서 쳐다본 산자락은 움푹 패여 있어 한눈에 묘지임을 말해준다. 하트 모양으로 잘려나간 나무 숲 사이로 무덤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산밑에서 묘지까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기 30분. 잘 다듬어진 도로는 걷는이의 숨을 더욱 가쁘게했다. 흙길이었다면 이토록 숨이 차지 않았으리라.
  공원묘지 입구 아랫쪽은 주차장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공원 안쪽에서는 포크레인 소리가 요란했다. 산자락은 붉은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으며,포크레인에 깎여져 나간 산은 큰 인공절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나무도 베어져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아마 부지 이곳저곳에 쌓여 있는 비석,유골함 등은 베어져 나간 나무를 대신하리라.
  안내인은 “이 공원묘지는 1만평 규모로 납골묘 가운데 국내 최대규모”라며 “서울과 가깝고 인근에 북한강이 흘러 매우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독립폼------------>  유골 항아리 2개를 넣을 수 있는 가로,세로 1m 크기의 부부용 납골묘는 1000만원 정도에 분양되고 이보다 배 정도 규모가 큰 16기용,40기용은 1기당 100만원 꼴로 팔리지만 남아있는 물량이 없다고 안내인은 덧붙였다. 이같은 성황에 힘입어 묘지 운영사는 주변 임야를 매입해 산 아래쪽으로 납골묘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불법 개인 납골당=대규모 납골묘 외에도 몰래 산 속에 지어지는 개인 납골당도 산림 훼손을 부채질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이천시는 심모(66)씨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심씨는 매장된 가족들의 묘지를 이장하기 위해 유골 28기가 들어갈 수 있는 납골탑을 지으려했던 것.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산림 876㎡를 묘지로 조성해 가로 5m,세로3m 규모의 탑을 지었지만 당국에 적발됐다. 심씨는 벌금형을 받았고 산지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하도록 조치됐다.
   담당 공무원은 “불법 묘지 조성 사례가 매년 4∼5건씩 적발되고 있으며 최근엔 납골당 사례가 주종을 이룬다”며 “경치 좋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가족묘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납골당을 짓는 행위는 수도권 일대를 비롯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 납골당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산속에 지어지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적발될 경우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재이장을 해야하기 때문. 이로 인해 인간의 손길에서 멀어져 비교적 온전히 보전되고 있던 생태계는 납골당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나무를 베어내고 흙을 파헤치는 것도 문제지만 봉분 대신 세워 놓은 석조물은 썩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장래에 또다른 환경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납골당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환경훼손의 우려가 크다.

◇호화·대형 납골묘 대책은=전문가들은 시신을 자연으로 빨리 돌려보내려는 화장의 취지가 납골묘로 인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보건대학 이필도 교수(장례지도과)는 현행 납골묘의 문제점으로 석조물 사용,지나친 상업성,사후관리 미흡 등을 꼽았다. 그는 “(납골묘는) 지나치게 대형화하고 있는 석조물 때문에 자연친화형인 화장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100기를 모시려면 최소 300년 이상 납골묘가 관리돼야 하지만 석조물의 내구 연한은 이를 뒷받침 할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사후관리 보장을 위해 현재 국립묘지가 운영되고 있는 형태인 평장(봉분 및 조형물을 세우지 않는 장묘의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500기 이상 대형 납골묘는 법인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박복순 사무총장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매장묘를 억제한다는 긍적적 측면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과시욕에 사로잡힌 일부 계층이 거대 석조물을 사용해 짓는 납골묘는 예전 호화봉분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납골묘를 최대한 집단화,소형화해 고인을 곁에 두고 추모하려는 매장과 묘지를 최소화하려는 화장의 장점을 동시에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 “산골도 친환경으로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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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박복순 사무총장은 화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화장 이후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장묘문화 개선 시민운동 단체인 장개협을 이끌고 있는 박 총장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장묘 전문가로 꼽힌다.

“매장으로 전국토가 묘지화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장묘 문화는 그 나라의 제도와 이념이 함축돼 있는 것인데도 묘지 때문에 무분별하게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죠.”

1998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온 장개협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산골 허용,납골묘 규모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장사법 개정 작업. 화장 이후에 유골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자연으로 돌리는 것이 친환경적 장묘문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총장은 “화장 확산캠페인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화장 이후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며 “호화 납골묘 등으로 인해 여전히 산림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산골(수목장) 등의 장묘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의 시립묘지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스톡홀름 시립묘지였어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큰길 옆으로 숲이 있었죠. 어스름한 저녁 무렵 쭉뻗은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촛불이 어른거리더라구요. 수백개의 촛불이 봉분도 비석도 없는 숲속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여기가 정말 묘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프랑스에서 본 ‘추억의 정원’도 그에겐 잊지 못할 장소다. “주택가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꽃밭이 있는데 이 꽃밭 지하에 유골을 넣는 것이죠. 가족,이웃들이 가져다 놓은 꽃이 마를 새가 없어요. 가까우니까 항상 관심이 머무는 거에요.”
  박 총장은 “진정한 추모는 묘지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고인을 항상 기억할 수 있도록 곁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보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초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는 너무 막막하더라구요. 국민일보가 1996년 펼쳤던 장묘문화 시리즈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6) 우리 실정에 맞는 산골 기준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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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제도 도입과 납골 장묘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전제가 되는 화장과 그에 따른 산골(散骨) 방법을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골은 화장한 유골을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땅에 묻거나 또는,현재 우리 실정에서처럼,산과 강이나 바다 등 이곳 저곳에 뿌리는 것을 일컫는다. 정부는 이처럼 중구난방격인 산골 대한 정의를 확립하고,산골시설에 대한 규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장사제도개선추진위원회(위원장 최열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산골의 방법과 시설 등을 명문화해 그간 법적 규제 없이 이뤄지던 산골 행위를 단속하는 한편 수목장과 같은 친환경적 장묘문화 방식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산골에 대한 이같은 인식 변화는 2001년 납골제도 본격 도입 이후 무분별한 산골행위가 환경훼손과 정서적 반감 등의 부작용을 불렀기 때문이다. 즉 매년 여의도의 1.2배만한 면적이 묘지로 바뀌는 데 따른 산림훼손을 막기위해 화장한 유골을 납골시설에 안치하는 납골제도를 도입했으나 불법호화납골묘 조성과 아무데서나 유골을 뿌리는 행위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3년 화장율은 46.4%이고 2004년 추정치가 50.6%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절반이 화장에 의한 납골 장묘문화이다. 문제는 일부 상주들이 화장후 발생하는 유골을 용기에 넣어 호화납골묘를 조성,봉분과 비슷하게 만듦으로써 자연을 훼손시킨 데서 비롯됐다. 또한 강,바다,들판,산 등에 뿌리는 산골은 특정한 곳에 산골을 반복함으로써 수질오염 등 또 다른 유형의 환경 파괴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러한 불법 호화납골묘는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납골당·납골묘와는 별개의 문제다.

◇수목장 등 친환경적 장묘 위해 ‘산골’ 명문화=지난달 20일 장개위 주관으로 경남 남해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산골제도 도입,납골묘 설치기준 마련 등 건전장사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추진위는 산골시설 설치 규정을 마련했다.

개정안 14조 3항을 통해 ‘시·군·구청장이 산골·봉안(납골)시설 설치신고를 수리한 때에는 산지관리법·산림법 규정에 의한 입목벌채 등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명시해 사실상 산골장소를 지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로써 아무데서나 유골을 뿌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드라마·영화 등에서 흔히 본 장면처럼 산,바다,강 등에서 유골을 뿌리는 행위가 장사법 위반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안은 산골시설의 사용료,관리비 그리고 장례용품 가격을 게시토록 함으로써 산골을 하려는 상주에 대한 법적 규제와 산골에 따른 사용료 지급이 당연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산골시설은 이전,개수,허가의 취소,시설의 전부·일부의 사용금지,일시 업무 정지 등을 시·군·구청장이 명하도록 해 불법 운영을 막도록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산골’이라는 용어의 적합성 여부도 거론됐다. 산골이 일본식 용어이므로 ‘수목장’ ‘자연장’ 등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산골이 수목장,또는 수림장을 뜻하게 됨으로써 수목장 제도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남 남해군 산골시설 전단계 ‘납골 평장’ 모범운영=수목장 전단계인 납골평장 사업을 벌이고 있는 남해군측은 “가장 바람직한 장사 방법은 산골(수목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해군은 산골에 대한 법규 등이 없기 때문에 우선 화장과 매장의 혼합형태인 납골평장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군은 고현면 갈화리에 640평을 확보,이중 평장 300평을 묘역면적으로 정했다. 묘역면적은 1200기가 들어가면 꽉차게 되는데 지금은 205기가 안치되어 있다.
  평장은 나무유골함을 깊이 30cm 정도에 묻고 와비(臥碑) 1개만을 세우도록 하는 장법이다. 이렇게 하면 평당 4기 이상 안치가 가능하고 묘역 주변으로는 나무와 꽃 등을 심어 공원 개념의 휴식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길한 사회복지과장은 “평장 위에 나무만 심으면 선진 외국의 수목장과 똑같이 되는데 납골평장 지역을 앞으로는 수목장 지역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골의 문제점=그러나 김태복 교수(중부대 도시행정학과)는 “산골을 하게 되면 관행상 후손이 산골 해당 지역에 묘지를 조성할 수 없고 산골 후 세월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므로 사후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땅에 묻는 것 또한 습기 발생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산골의 정의를 ‘화장을 하여 지표면 또는 해수면에 뿌리는 것’으로 아예 국한해야 한다는 게 김교수의 주장이다.
  장개위는 17일 장사문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열어 산골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와 설치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 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나무 밑에 나무를 중심으로 유골을 처리하는 수목장을 최선의 대안으로 보고있다.

 

 

(7) 영국…수목장림 실태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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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수목장은 스위스나 독일 등과는 조금 다르다. 스위스나 독일이 주로 아름드리 나무를 영생목으로 삼는 반면,영국은 작은 나무를 새로 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꽃을 좋아하는 국민성에 맞게 화초를 심어 묘지를 꾸미기도 한다.
  영국에선 이를 ‘자연장(Natural Burials)’이라 부르고 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내추럴 데스 센터(The Natural Death Centre)’가 자연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연장=자연장엔 두가지 방식이 있다. 시신을 화장한 뒤 골분을 항아리 형태의 용기에 담아 땅속에 묻거나 우리나라처럼 관에 넣고 매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이든 매장이든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뜻으로 비석을 세우거나 봉분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묘지 주변에 묘목이나 야생화를 심는다.
  나무엔 고인의 이름을 적은 가로 10㎝ 세로 7㎝정도의 검은 색 표지판을 붙인다. 여기엔 ‘사랑하는 제인에게’ 등의 고인을 기리는 글귀와 생년월일,사망연월일,가족의 이름 등이 담긴다. 어떤 곳은 묘지위에 나무나 대리석 명판을 올려 놓지만 어떤 곳은 나무를 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장지 곳곳엔 유족들에 의해 추모 벤취가 놓여진다. GPS(지리정보시스템)를 설치하는 곳도 많다.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가 당신의 ‘묘비’가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무조건 화장을 하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매장도 ‘친환경적’이라는 뜻의 자연장에 포함시킨다. 이들은 녹색장(Green Burial)이나 산림장(Woodland Burial)으로도 불리운다. 매장은 화장때 유해한 성분이 나온다고 판단하고 있는 환경단체 등이 주로 옹호하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 1850년대까지 교회에만 묘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리 문제와 묘지 포화 등의 이유로 이후 시청이나 구청에서 공동묘지를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뒤 묘비를 세우는 전통 방법은 비쌌을 뿐더러 개·폐장 시간 때문에 유족들이 아무 때나 다녀가기가 힘들었다.
  이같은 이유로 자연장이 도입되자 호응이 높아갔다. 친환경적이고 묘지난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1994년 칼라일시에 처음 만들어진 자연장지는 96년 17곳에 불과했으나 이듬 해 52곳, 2000년 90곳으로 늘었다. 이후 2003년 182곳,지난 해 200여곳으로 증가했다.
  장례 전문가 켈리 그린씨는 “자연장 운동이 일반 화장 산업 분야보다 3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40년 이내에 자연장이 가장 인기있는 장례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자연장지는 대부분 도심 근교에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절반 이상을 운영하고 개인과 회사,비영리 재단 등이 소유한 곳도 있다.   장례 비용은 일반 매장일 때 2200파운드(440만원),일반 화장일 때 1220파운드가 들어가지만 자연장으로 할 때 900파운드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분을 담는 용기는 대부분 대나무와 두꺼운 종이처럼 쉽게 썪는 재질을 사용한다. 물론 관도 마찬가지다.
  영국내 일반 공동묘지의 수는 240여곳. 지난 해 모두 60만8000여명이 숨져 이 가운데 70% 정도가 일반 묘지에서 화장을 했다.
  전체 숫자로는 자연장지가 벌써 40%를 넘었지만 이용자는 아직은 초보 단계다. 그러나 앞으로 자연장지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추럴 데스 센터 사무국장 마이크 쟈비스(57)씨는 “농부와 지역정부,친환경단체들로 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장지에 묻히길 원하고 또 그 곳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정원=자연장이 널리 퍼지기 전부터 영국의 공원묘지엔 이와 비슷한 개념의 ‘장미정원’이 있었다. 이른바 추모공원이다. 장미정원은 화장 뒤 골분을 공동묘지의 일정 구역에 뿌린 뒤 유족들이 다른 한쪽에 장미를 심어 고인을 추모토록 한 곳이다.
  유족들은 먼저 어린아이 숟가락 정도의 골분만 장미밭에 뿌린 뒤 나머지는 정해진 잔디밭에 뿌려준다. 우리나라의 산골(散骨)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이나 강처럼 불특정 지역이 아니라 지정된 장소에서만 이루어진다. 장미밭에 (골분을) 모두 뿌리지 않는 것은 나무에 좋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유족이 산골 허용구역에서 골분을 뿌리면 두번 째 유족은 그 다음 지점에 뿌린다. 하지만 면적이 한정돼 있어 두 세달 뒤면 예전 뿌려졌던 곳 위에 누군가의 골분이 다시금 덮여진다. 우리 정서와는 많이 다르지만 장미를 심어 고인을 기리는 전통은 주목할 만 하다.

 

 

(7) 마이크 자비스 내추럴 데스 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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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친환경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내추럴 데스 센터’는 정신치료사였던 니콜라이 알베리와 그의 부인 죠세핀 스페어,그리고 크리스티엔 힐씨 등 3명에 의해 세워졌다. 4년전 알베리씨가 숨지고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사무국장인 마이크 쟈비스씨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나라의 장례문화를 개선하는 데 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이 기관은 어떻게 생겼나.

△1975년 알베리 부부가 아들을 낳을 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배제하고 자연식 분만을 했다. 이후 88년 그의 부친이 돌아가실 때 장례 또한 자연방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3년뒤 대중교육 행사를 펴기 시작했다.

- 주로 하는 일은.

△환경친화적인 죽음과 장례를 다룬다. 맞춤 장례,죽음을 준비하는 가족을 위해 도우미 서비스를 한다. 때론 장의사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초원이나 숲만이 아닌 집 마당도 좋은 장지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때 관청의 허가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또 주민들의 반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일러준다. 매년 우수 장지를 뽑아 시상하고 3년에 한번씩 관련 책자도 발간하고 있다.

- 국민들의 관심은.

△웹사이트 방문자가 한 해 400만명에 이른다. 실무 직원은 2명뿐이지만 국내 장례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자부심만은 대단하다.

- 향후 전망은.

△많은 국민들이 자연장을 알고 이를 지지하고 있다. 경제적인 후원자도 많다. 뉴질랜드와 미국,이탈리아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머잖아 장례의 흐름은 이같이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

 

 

(8) 헤론게이트우드 자연장지 사장 레이 워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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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 사장이자 ‘숲과 야생보호 회사’ 설립자인 레이 워드씨. 워드씨는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다 지난 해 5월 은퇴한 뒤 3만여평의 초원을 구입,자연장지를 개설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자연장지의 인기가 높다고 보고 조만간 추가로 장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시작했나.

△딸이 처음 제안했다. 앞으로 장례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은퇴한 뒤 건강과 노후를 위해 초지를 마련했다.

- 운영 방식은.

△딸과 동업하고 있다. 직원은 사무실에 2명, 현장에서 2명이 근무한다. 영국에서 장례는 슬픈 일이지만 한편으론 이벤트다. 어떤 유족은 가족이 돌아가시자 2주뒤 고인의 생일에 맞춰 장례를 치르며 고깔 모자를 쓰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눈에 띄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큰 병원 등에 가서 홍보도 한다.

- 나무는 어떻게 심나.

△묘지 위에 직접 작은 나무를 심거나 입구 정원에 별도로 심을 수 있다. 추가로 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또 원할 경우 추모의자도 세울 수 있다.

-이 장지의 특징은.

△보이는 것 그대로다. 넓은 초원에 사랑하는 사람을 묻고 언제든 찾아와 추모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우리의 슬로건 처럼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가 묘비가 되는 것’이다.

- 사업 전망은.

△이미지가 좋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3개의 자연장지를 더 만들려고 한다. 물론 나도 눈을 감으면 이곳에 묻힐 예정이다.

 

 

(8) 영국…수목장림 3곳 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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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취재 과정에서 3곳의 장지를 둘러 봤다. 자연장 가운데 화장을 주로 하는 장지와 매장만 하는 장지,그리고 장미정원이 있는 일반 묘지다.
  이들 모두 추모 동산이자 유족들의 쉼터였다. 스위스나 독일과는 조금 다르지만 나름의 특징을 갖고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공동묘지 안의 일정 구역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영생목으로 삼은 곳이 일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런던 인근의 사우스 게이트 사설 장지는 일반 묘지 외에 40여그루의 거목을 선정,그 아래 골분을 뿌리고 나무에 푯말을 다는 곳임을 파악했으나 미처 찾아보지 못했다.

◆화장을 주로 하는 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

런던에서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에섹스의 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는 넓디 넓은 초원이었다. 다른 장지가 보통 5∼6에이커 규모인데 비해 이 곳의 면적은 25에이커나 되었다. 축구장이 20개 이상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입구에 작은 연못과 함께 50여 그루의 묘목이 심어져 있고 곳곳엔 추모의자가 놓여 있었다. 지난 해 5월 문을 연 뒤 1년새 장지를 제공한 사람은 모두 75명. 매장도 더러 있으나 대부분 화장한 골분을 대나무 등으로 만든 용기에 담아 묻은 뒤 그 위에 야생화나 작은 나무를 심었다. 모든 묘지엔 GPS도 설치돼 있다.
  사장 레이 워드(61)씨는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매장지에 4명의 골분을 묻을 수 있어 수십만명을 모실 수 있다”며 “지금은 잔디밭이지만 몇 십년이 지나면 이 곳은 큰 숲이 될 것”이라고 일러준다.

지난 4월22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 마침 한 할머니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18일전 결혼 64주년 기념일에 눈을 감은 새비지씨(83)씨의 장례식은 가족과 친지 등 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만에 끝났다. 가족들은 가로×세로×깊이 60㎝ 정도의 땅속에 고인의 골분을 묻은 뒤 할머니를 그리는 손녀의 편지도 넣었다. 그 위엔 30㎝×30㎝ 정도의 대리석 표지판을 올려 놓고 주변엔 생전 고인이 집에서 가꾸던 화초를 가져와 심었다.
  학교 교감을 지낸 남편 어니스트 새비지(83)씨는 “30분 거리에 집이 있어 자주 찾아 오고 1년에 한번은 꽃을 심어 이 곳을 가든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만 하는 사우스 다운 자연장지

햄프셔에 있는 사우스 다운 자연장지는 울창한 숲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환경 교육 자선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의 전체 면적은 55에이커. 이 가운데 4%만 장지로 활용되고 나머지는 생태 환경 학습장으로 이용된다.
  이 곳은 화장은 전혀 않고 매장만 하는 곳이다. 화장때 맹독성분이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봉분은 없는 평장이다. 관도 대나무와 짚,재활용지 등의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한다
  5년전 문을 열어 지금까지 300여구의 시신이 누워있다. 묘지와 묘지 사이는 1m가 채 되지 않는다. 묘지엔 초등학생 키만한 나무들과 야생화가 심어져 있고 주인의 이름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 붙어 있다.
   책임자인 로시 불로프(여)씨는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더라도) 야생화 군락을 만들기 위해 5년마다 한번씩 나무를 모두 잘라줄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장지에서 만난 짐 데이비(70)씨는 2년 반 전에 사망한 부인을 그리워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찾아 온다. 자신도 부인 곁에 묻히기로 예약했다는 그는 “5∼6마일 떨어진 집에서 늘 꽃을 가지고 온다”며 “아침에 일찍 오면 사슴이 와서 그 꽃을 먹곤 한다”고 말했다.

◆장미정원이 있는 킹스톤 공동묘지
   이튿 날 장미정원을 보기 위해 찾아간 킹스톤 공동묘지는 120년된 곳이었다. 이 곳은 자연장지가 아닌 일반 묘지. 주 정부에서 관리하지만 기능은 사설이다.
그동안 매장한 수는 6만9000여명이나 53년전 화장시설이 문을 연 뒤 6만4400여명이 화장을 했다.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인근에 있어 한인들도 적잖이 묻혀 있다.
   매장뒤 비석을 세우는 전통 방식의 묘지가 대부분이나 화장시설 앞에 100여평의 장미정원이 놓여 있다. 줄을 맞춰 서 있는 장미엔 고인의 이름을 단 검은 표지판이 달려 있다.
   골분을 뿌리는 구역은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야 찾을 수 있었다. 장미정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150여평의 잔디밭. 하지만 그냥 보면 산골(散骨)을 하는 곳인지,그저 경치 좋은 휴식공간인지 분간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미 지난 주 보도한 대로 이 곳에선 한 유족이 골분을 뿌리면 두번 째 유족은 그 다음 지점에 뿌린다. 하지만 면적이 한정돼 있어 두 세달 뒤면 예전 뿌려졌던 곳 위에 누군가의 골분이 다시 덮여진다. 골분이 뒤덮여지는 데 거부감은 없느냐고 물었다. 관리책임자 하워드 그리노프씨는 “석달만 지나면 (골분이)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사라진다”며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 별다른 반감은 없다”고 쉽게 답했다.

 

 

(9) 영화―드라마속의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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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아,엄마가 너 만나러 간단다.”

무명 개그맨 용기(이정재)는 아이의 분신인 단풍나무를 어루 만지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뱉는다. 그는 시한부 삶을 사는 부인 정연(이영애)을 조만간 또 보내야 한다. 돌아오는 숲 길은 아름답지만 슬프다. 지난 2001년 개봉된 영화 ‘선물’의 주요 장면이다.

‘수목장’이란 용어가 정착되기 전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가끔 수목장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용기와 정연 부부가 먼저 떠난 자식을 그리며 정기적으로 한 나무를 찾아 물을 주고 관리하는 장면은 수목장을 중요한 소도구로 이용했다.
  지난 1997년 개봉된 ‘편지’는 주인공 환유(박신양)가 사랑하는 부인 정인(최진실)을 두고 눈을 감는 영화다. 정인은 서너살된 아들과 함께 ‘남편을 만나러’ 수목원으로 향한다. 남편의 묘지는 잣나무다. 그는 아들에게 나무에 인사를 시키고 뽀뽀도 해 주도록 한다. 너른 잔디밭은 추모의 동산이자 이들 모자의 쉼터다.
   이 영화는 전국에서 8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산림연구원이었던 환유의 일터이자 묘지의 배경이었던 ‘아침고요 수목원’에는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주인공들의 장례를 어떻게 치렀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남은 가족들이 자주 찾아 와 고인을 그리며 나무에 물을 주며 관리를 했던 것인데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치 않은 수목장이란 장사방식이었던 것이다.
  19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모래시계’ 마지막 장면에도 죽은 이를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산골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 태수(최민수)가 사형을 당한 이후 친구 우석(박상원)과 연인 혜린(고현정)은 지리산 노고단에 앉아 있다. 혜린의 손을 떠난 태수의 골분은 산 정상을 휘감으며 날린다. 그 아버지가 묻히고 어머니의 유골이 뿌려진 것처럼…. 이처럼 산골이나 수목장의 대전제는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9) 우리나라 산골시설 실태…파주 용미리 ‘추모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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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생소한 개념이긴 하지만,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목장이 싹을 틔우고 있다. 화장한 유골을 산이나 공원에 뿌리는 형태의 산골시설은 전국적으로 10여군데 이른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용미리 1묘지에 마련한 ‘추모의 숲’은 묘지 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수목장의 취지를 한껏 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8700평 규모의 공원형태인 추모의 숲에는 고인의 유골이 구분없이 뿌려져 봉분은 물론 비석이나 묘비명이 없기 때문이다. 그밖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도 서울시의 유택동산 처럼 유골을 산에 묻는 산골시설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미 덩굴 푸르른 공원에서 한 유족이 향에 불을 붙여 향로에 꽂았다. 그리고 회한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공원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하얀 돌 제단은 수십개의 꽃다발로 가득했다.   그 유족은 국화정원 벤치에 앉아 공원안 어디엔가 묻혀있을 아내를 그리다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8일 경기도 파주 용미리 제1묘지 ‘추모의 숲’을 찾은 서모(65·서울 증산동)씨. “지난해 먼저간 아내를 찾아왔다”는 그는 “그다지 멀지 않아 일주일에 한번씩은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산골(散骨: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것) 묘지인 이곳은 2003년 6월 문을 연 이후 지난달까지 3373기의 유골이 묻혔다. 벽제승화원(화장장)에서 화장된 유골이 하루 평균 18기 이상 이곳에 묻히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은 3000기 이상이 묻혀있는 묘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느 아파트 단지 공원과 다를 바 없다.
   대규모 공동묘지로 둘러싸인 입지조건만 아니었다면 아늑한 공원에 쉬러 온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단지 제단에 놓인 꽃다발과 향로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는 향불만이 이곳이 묘지임을 말해준다.
   이곳에는 봉분도 비석도 없다. 유족들은 자신의 친지가 공원 안 어디에 묻혀있는지도 모른다. 장미,국화,무궁화,철쭉으로 구분된 정원 가운데 하나를 골라 친지의 유골 골분을 뿌리면 묘지관리소에서 이를 모아 다른 이들의 유골과 함께 공원안 어딘가에 묻는다. 서씨는 “화장해 산이나 강에 뿌리면 유골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수 없어 이곳을 택했다”며 “다만 아내가 추모의 숲 어느 위치에 묻혔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골이 묻혀있는 곳을 알려주면 유족들이 그곳에 제사를 지내는 등 매장묘지와 다를 바 없게 돼 산골묘지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묘지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공단 박정우 과장은 “이런 모든 절차를 유족에게 알린 뒤 동의를 거쳐 추모의 숲에 묻히게 된다”며 “묘지 면적을 최소화한다는 산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말했다.
   공단은 이러한 유족들의 아쉬움을 고려해묘지내 3000여평을 수목장 구역으로 계획하고 부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역은 이르면 2006년 완공돼 본격적인 수목장 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다.
   과거 산골은 ‘악상(惡喪)을 당했을 때나 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지만 최근 들어 산골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었다. 박 과장은 “매년 5000명 이상이 이곳을 견학하는데 노인들의 대부분은 ‘나도 이런 곳에 묻혔으면 좋겠다’고 감탄한다”며 “봉분 같은 것 남기지 않고 내 대(代)에서 깨끗이 정리하고 가겠다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영락공원도 유족의 산골 편의를 위해 지난해 12월 영락정을 만들어 일정한 장소에 산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정자에서는 하루 2건 정도의 산골이 이뤄진다. 공단측은 “정부가 산골 기준 등을 마련하면 장기적으로는 수목장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골 시설 마련을 통해 바람직한 장사문화의 한 유형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천·광주광역시,경기 성남시,경남 남해시,경남 김해시 등 지자체마다 수목장의 전단계인 산골시설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교회 또한 수목장 확산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에 위치한 서울 소망교회 수양관 한 쪽에는 작은 산골 시설이 수양관 시설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1997년 수양관내 성도의 묘를 조성했고 화장이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화장한 성도의 80%가 산골 시설에 유골을 뿌린다. 경남 창녕군의 삼성교회는 800평 규모의 ‘부활의 동산’을 조성,산골방식의 장사를 지낸다. 자연석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유골을 넣은 뒤 다시 다른 자연석으로 덮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회 유명인사들 가운데 화장후 고향 뒷산 등에 산골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한학자 고 임창순 선생(전 성균관대 교수·1999년 별세),고 김종운 교수(전 서울대 총장·2000년),소설가 고 이문구씨(2003년) 등이 대표적이다. 소설가 송기원씨는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묘소를 개장한 후 가족묘가 있는 고향에 산골을 한 후 추모식수를 했다.
   그러나 이같은 민·관의 산골 및 수목장 장사방식 선호에도 불구하고 장사제도는 산골에 대한 정의조차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감사원이 정부에 산골시설 기준마련을 촉구한 것도 산골의 증가 추세와 무관치 않다.
   현재 정부는 산골기준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치는 장사제도 공청회를 진행중이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9월 새로운 장사제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될 전망이다.

 

 

(10) 안창영 복지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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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장사제도 마련에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수목장은 가장 친환경적인 장사 방식이죠. 이 제도는 올 하반기 국회에서 장사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되면 내년 하반기쯤본격적으로 시행될 겁니다.”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 안창영 과장은 본보의 ‘이젠 수목장이다’시리즈 등에 힘입어 수목장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된 장사제도개선추진위원회가 대전,경남 남해 등지를 돌며 열었던 장사제도 개선에 관한 공청회에서 수목장을 비롯한 자연장 방식에 대해 민·관 모두 적극적 수용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500구 이상 조성된 묘역이면 그 묘역내 수목장 구역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묘역의 운영은 지금처럼 재단 법인이 할 수 있고요. 다만 종교단체의 경우는 법인이 아니더라도 묘역의 조성과 운영이 가능합니다. 수목장의 구체적 방법 등은 장사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입니다.”
   장사법개정안에는 수목장만이 아니라 지정 지역에 유골을 뿌리는 해양장,서구식 정원 등을 마련해 산골을 하는 정원장 등도 담고 있다. 이같은 자연장 방식이 폭넓게 적용된 것은 납골에 따른 폐해가 생각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화장의 증가에 따라 납골묘 등의 장사방식을 허용한 것이 2003년부터였습니다. 그런데 분묘에 익숙한 국민들이 석물(돌)을 이용한 호화납골묘를 조성해 분묘 못지 않게 국토의 효율성을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호화 석물은 수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분묘보다 자연훼손을 더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봉분이 없는 평장 조성을 유도하고,평장 묘지에 세우는 표시물도 최소한으로 작게 하도록 명문화한다.
   “수목장은 지자체 등에서 실무를 담당해야하는 만큼 정부는 자연장 묘역을 조성하는 지자체 및 법인에 최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방침입니다. 수목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수목장제도를 수립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했습니다.”

 

 

(10) 진주 姜씨 가족묘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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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장’이란 용어가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해 가을 김장수교수의 장례식 때 부터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문중이나 개인적으로 초보 형태의 수목장 장례를 치른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일반 매장과 화장뒤 납골장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절감하고 올바른 장례문화의 대안을 찾아 남들보다 앞선 발걸음을 내디뎠다. 수목장의 의미조차 정립되지 않았을 때 선구자 역할을 한 것이다.

◆진주 강씨의 가족 묘원=경북 상주시 내서면 북장리. 소백산 자락인 산 능선은 완만한 내리막에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휘어 있다. 이 곳은 진주 강씨 집의공파의 가족묘원.  200여평의 부지엔 모두 49명의 골분이 묻혀 있다. 원래는 세 명의 봉분만 있었으나 6대 조부인 세규 어른의 묘만 남겨두고 모두 개장을 한 뒤 새 장지를 꾸몄다.
   강씨 문중은 먼저 인근 야산은 물론 거제도 등에 흩어져 있던 묘를 찾아 유골을 수습한 뒤 모두 화장을 했다. 이후 그 골분을 땅 속에 묻고 그 위에 70㎝×80㎝ 정도의 좌대와 검은 표석을 하고 고인의 이름을 새겼다. 골분을 감싼 것은 단지 창호지 두 장뿐이다.
   묘 터는 항렬에 따라 28칸의 자리를 잡고 부부는 합장을 했다. 묘지를 돌아다니며 따로 제를 올리거나 절을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위해 맨 아래 작은 제단을 마련,합동 제례만을 올리게 했다.
   이 묘원은 건축업을 하는 강신해(63)씨가 앞장서 조성했다. “5년 전쯤이었어요.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리나라 산줄기를 내려다 봤는데 군데 군데 파먹혀 있는게 꼭 머리카락이 빠지는 병에 걸린 듯 했어요. 어릴적 ‘기계충’ 이라고 부른거 있죠,딱 그거였어요.”
  강씨는 이게 온 산을 뒤덮은 묘지 때문이란 것을 깨닫고 해결 방법을 찾던 중 코흘리개적 친구인 김인씨와 함께 색다른 방법을 생각해 낸다.
   이후 형제와 집안 어른,조카들을 설득하고 10차례 이상 현장으로 불러 계획을 설명했다. 처음엔 다소 꺼려하던 일가들도 “멀리 있는 것보다 부모와 형제 곁에 묻히는 게 오히려 ‘명당’ 아니겠느냐”는 의견에 어렵지 않게 승낙했다. 이로써 겨우 두 개의 묘자리가 있던 곳에 7대 120여명이 함께 묻힐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묘지를 이른바 ‘리모델링’ 한 셈이다.
   그 뒤 묘지 사이엔 80㎝ 정도의 주목 40여그루를 심었다. 또 나머지엔 맥문동을 심어 폭우 등으로 인한 토사 유실을 막고 수풀이 우거지게 했다. “성묘의 불편함이 사라진 것 뿐 아니라 그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던 친척이 쉽게 한 자리에 모이는 기쁨이 보너스로 생겼습니다.”
   강씨는 “앞으로 야생화와 함께 감나무 등 유실수를 심어 하늘에서 보더라도 이 곳이 묘지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공동묘지나 무연고 묘지 재개발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최씨의 인덕원=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에 있는 ‘인덕원’은 2002년 경주 최씨 진사공파가 세운 산골 방식의 가족묘원이다.
   500여 평의 부지에 마련된 인덕원에선 친척 중 사망자가 생기면 흙과 유골을 1대1 비율로 섞어 잔디 밑에 파묻고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고인의 표식은 입구에 50여명의 이름을 새겨 놓은 돌(名單石) 위에 단지 ‘몇년 졸(卒)’이라는 글자만 추가로 새겨 넣기만 하면 끝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3년새 돌아가신 사람은 다행히 한 명도 없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청 등 기관 관계자들의 현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문중회장 최봉진(80)씨는 “우리 매장 문화는 죽은 뒤에 효도한다는 허례 허식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대대로 골분을 공원 내에 모실 수 있고 장례 치르는 일도 아주 간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명 인사들의 자연장례=사회 유명인사들 가운데도 이와 같은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규정 전 국회의원은 지난 4일 돌아가신 부친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렀다. 이 전 의원은 선친의 유골을 울주군 범서읍 선산의 한 꽃나무 아래 묻고 “화초를 좋아했던 분이라 편히 여기실 것인데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장례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촌수필’의 작가 이문구씨는 2003년 2월 62세의 생을 마감하며 소설의 무대이자 고향인 충남 보령의 관촌 뒷산에 유골이 뿌려졌다. 이 곳은 어린 시절 그가 뛰어 놀던 곳으로 그는 생전 “내 이름을 단 어떤 문학비도 세우지 말고 내 이름을 운운하는 문학상도 만들지 말라”는 참으로 그다운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미술사학자인 김원룡씨의 장례 또한 화장으로 치러져 골분이 그가 발굴한 경기도 연천의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뿌려졌다. 72세에 눈을 감은 그는 이미 40대에 유서를 적어 연구실 캐비닛에 보관해 왔다. 그 유서엔 “내가 죽으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즉각 관에 넣어 곡성 울리지 말고 화장하라”고 적혀 있었다.
   이밖에도 손길승 전 전경련회장은 99년 모친이 별세하자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 뒤 경남지역에 있는 선산에 뿌렸다. 작가인 한말숙씨는 2년전 가상 유언장을 통해 자신이 숨지면 ‘화장해서 재를 엄마가 아끼는 정원의 주목 밑에 뿌려라’ 라고 당부했다.

 

 

(11) 미니 수목장 ‘이즈미 메모리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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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도 마치다(町田)시에 자리잡은 공원묘지 이즈미 메모리얼에선 ‘미니 수목장’을 볼 수 있었다. 장묘문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 ‘엔딩센터’의 회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산 속에 자리잡은 수목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벚나무 3그루가 심어져 있는 잔디밭과 군데군데 놓여진 의자는 아파트 단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공원을 연상케 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 수목장은 가로 70㎝,세로 30㎝로 나눠진 공간에 유골을 넣도록 고안됐다. 묘지의 테두리에 눈금선을 그려놓고 번호를 매겨 고인이 묻힌 장소를 표시하고 있다. 9m×9m 삼각형 모양의 땅에 250기의 유골이 벚나무 3그루를 공유하는 일종의 수목장 공동묘지인 셈이다.
   이 묘지의 운영자 오오누마 쿄우조우(大沼 京三·64)씨는 “일본인들에게 벚나무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벚나무 그늘에 묻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묘지”라고 설명했다.
   애초 이 수목장은 엔딩센터의 회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오오누마씨는 묘지 인근 산림에다 수목장을 조성하려 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굽히지 않는 회원들의 의지는 공원묘지 안에 수목장을 만들자는 의견으로 표출됐다. ‘누워있는 아파트’ 형태의 공동 수목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에서 수목장이 실험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와는 약간 다르다. 묘지가 국토를 잠식해 들어간다는 한국의 문제점과는 달리 일본의 수목장은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어진다는 점과 개성적인 장묘법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즈미 메모리얼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납골묘를 비롯,애완동물과 합장하는 묘지,정원형 묘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 가운데 수목장도 하나의 장묘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수목장 구역 한 편에는 여러 명의 유골을 합장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무덤을 돌볼 후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합장 구역은 20만엔(원화 200만원 정도),단독으로 묻힐 경우엔 50만엔(원화 500만원 정도)을 부담해야 한다. 오오누마씨는 “수목장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때문에 이곳 수목장이 문을 열 때까지 1년동안 유골을 집에 모셨던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11) 일본 지바현 덴도쿠지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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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수목장을 도입했다. 대중적으로 인식이 아직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수목장은 미래 장묘문화를 이끌어 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수목장은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조림됐다가 방치된 나무들에 의해 교란된 생태계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성있는 장묘법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부각되고,고령화 사회에서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다는 점도 수목장이 유력한 대안 장묘문화로 꼽히는 이유이다. 일본의 국내 언론들도 최근 수목장에 대해 다각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정착돼 가고 있는 일본의 수목장을 찾아본다.
일본 도쿄역에서 전철로 2시간 거리인 치바(千葉)현 오하라(大原)마을에 자리잡은 텐도쿠지(天德寺) 수목장.
   봉분은 물론 묘비도 없었지만 망자의 이름이 적힌 팻말 옆에서 자라나는 어린 나무만 이곳이 묘지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묘지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야트막한 산속에 자리잡은 수목장 터에 군데군데 심어진 묘목들은 햇살을 가득 품은 채 반짝이고 있었다. 설립자 후타가미 세이손(二神 成尊) 씨는 딸을 등에 업고 설명에 열중했다. “암으로 고생하던 분이 자신이 묻힐 나무를 심었어요. 매달 와서 나무를 어루만졌죠. 그분은 수목장에 올라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얘기했어요.”   칭얼대던 아이는 어느새 아버지의 등에서 내려와 고인들이 묻혀있는 나무 사이로 잠자리를 쫓았다.
   이곳은 지난해 7월 개장해 1주년을 맞았다. 대나무 울타리로 둘러친 수목장 부지엔 나무 3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나무 아래엔 대부분 유골이 묻혀있다. 계약자가 자신이 묻힐 자리에 미리 심어놓은 나무도 있다. 아직 나무들은 키가 작다. 군데군데 말뚝이 박혀 자리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하고 편리하다= 수목장의 절차는 어떻게 될까. 먼저 지정된 화장터에서 화장된 유골을 수목장림으로 가져온다. 30㎝ 정도 구덩이를 판 뒤 유골을 담은 보자기를 넣는다. 흙을 채운 뒤 나무를 심는다. 그 옆에 고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꽂는다. 비용은 65만엔(원화 650만원 정도)이면 충분하다.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의 장례 비용치곤 저렴한 가격이라고 후타가미씨는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비용도 없다. 단 생전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은 연회비 8000엔(원화 8만원 정도)을 내야한다.
    유골을 묻은 뒤 심는 나무는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종류를 심는다. 대부분 꽃나무이지만 복숭아나무,사과나무 등을 심는 사람들도 있다. 큰나무를 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연의 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수목장의 방침이다. 심어진 나무는 33년동안 관리자가 돌보도록 규정돼 있다. 나무가 죽게되면 같은 수종으로 다시 심어진다. 묘비,나무둘레의 울타리 등 건조물은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향을 피우거나 음식물을 바치는 행위도 금지된다. 추모 의식은 수목장 바깥에 따로 만들어 놓은 추모의 집에서 할 수 있다.
   후타가미씨는 “무덤에서 맺힌 열매로 산짐승들의 먹이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유실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나무가 자라는 것에 대비해 나무 사이의 간격은 2.5m 정도로 충분히 유지한다. 아직은 나무가 작아 좀 한산해 보였지만 나무가 적당히 크면 충분히 조화롭게 자랄 수 있는 공간이다.

◇환경과 지역사회를 함께 살린다=텐도쿠지 수목장은 △다양한 생명이 숨쉬는 자연의 재생 △자연친화적 매장방법의 제공 △지역사회 공헌 △도시민들의 지역 방문 증대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 후타가미씨는 “유골 위에서 나무가 자라나듯 수목장을 선택함으로써 환경과 지역사회를 동시에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숲 한 켠에 황량하게 버려진 땅에 조성된 수목장은 후타가미씨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었다. 황무지에 나무가 한그루씩 심어질 때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매달 열리는 설명회에도 20∼30명씩 꾸준히 발걸음이 이어졌다. 도시에서 찾아 온 사람들에게 오하라 마을의 유기농 농가와 직거래 계약을 권유해 70여명이 오하라의 쌀을 먹게 됐다. 마을 사람들에게 수목장은 묘지라기보다는 도시민들이 놀러오는 공원인 셈이다.
   고인을 추모하거나 견학을 위해 수목장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는 일반 묘지와는 달리 텐도쿠지 수목장은 자연 학습장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가족을 돌보는 마음으로 나무와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12) 망자들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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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쇼인 수목장에는 큼 망자(亡者)들의 에피소드도 가득했다. 나무를 통해 산자와 죽은자를 잇는 수목장에선 일본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말해주는 사연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황혼 이혼을 넘어서 사후(死後) 이혼으로=대팻밥 길을 따라가다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팻말은 있는데 나무가 없었던 것. 나무가 죽었던 것일까. 계약만 해놓고 아직 심지 않아서였을까. 나무 말뚝을 박아 놓고 이름을 적어놓은 곳은 계약자가 아직 생존한 곳이다. 유골이 들어있는 곳은 말뚝에 가로로 팻말을 달아 관리번호와 함께 표시한다. 그러나 이 나무없는 팻말은 분명 관리번호도 있고 가로로 달려있다. 유골이 들어있다는 말인데…
   관리인에게 들어본 사연은 이랬다. “어느날 부부가 찾아와서 함께 묻힐 나무를 고르고 갔어요. 남편이 먼저 돌아가셨어요. 남편이 먼저 묻혔죠. 나중에 부인이 죽을 때에 이르자 도저히 한 나무 밑에서 묻힐 수 없다고 했어요. 계약은 한 그루였죠. 그래서 부인이 묻힌 곳에 나무를 심고 그 옆에 남편을 모셨어요. 그래서 한 곳엔 나무가 없게 됐습니다.” 관리인의 설명은 여기서 그쳤다. 평생을 함께 해왔을 부부가 왜 죽어선 같이 묻히기를 거부했을까. 황혼 이혼이 사회문제로 부각됐던 일본이기에 나무없이 서 있는 남편의 팻말은 ‘사후(死後) 이혼’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다.
   ◇주인은 언덕 위 애견은 아래= 수목장 경계 바깥,울타리 주변 자투리 땅엔 팻말 옆으로 자라난 백합 등 여러해살이 식물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무덤이었다. 왜 저 묘지들은 울타리 밖으로 나가 있는 것일까. 애완동물 무덤이었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일본인들 사이에선 애완동물을 위한 장례 서비스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장례법상 애완동물의 무덤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울타리 밖에 설치한 것이라고 수목장측은 설명했다.
   10여기의 애완동물 묘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애완견 ‘베스’의 나무였다. 베스라고 쓰여진 팻말에 다른 필체로 ‘(가토)’라고 덧붙여놨다. 관리인은 “애완동물은 이름만 표기하도록 한 수목장 운영방침 때문에 주인 가족이 몰래 써놓은 것”이라며 씩 웃었다. 이 밖에도 주인이 묻힌 나무가 언덕 위쪽에서 애완견이 묻힌 나무를 바라보도록 마주보고 자리잡은 묘지,주인이 애완동물과 함께 묻히기 위해 미리 자리를 잡아놓은 나무 등도 눈에 띄었다.
   다른 묘지에 있는 가족들을 전부 이장해 묻은 나무 한 그루엔 4명의 이름이 적혀있기도 해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일본의 장묘비용부담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12) 쇼운지 지쇼인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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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부 이와테(岩手)현 이치노세키시에 위치한 쇼운지(祥雲司) 지쇼인(知勝院) 수목장은 일본 최초,최대의 수목장으로 손꼽힌다. 도쿄에서 약 5시간 걸리는 거리만큼 떨어진 이 곳은 친환경 장묘법의 보급을 통한 산림 생태계 보전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버려진 인공조림지였던 곳은 각종 천연 기념물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계를 회복했다. 일본 수목장의 성공사례로 알려진 지쇼인 수목장의 현황과 운영 실태를 알아본다.
  
“음식물은 금지입니다. 곰이 나오거든요. 향을 피우시면 안됩니다.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든 화기(火器)는 반입할 수 없습니다.” 지쇼인(知勝院) 수목장의 운영자 타사카 겐보우(千坂 山+彦 峰)씨가 엄숙한 말투로 참배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있었다.

“생태계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곳은 낮에는 인간이,밤에는 동물이 다스리고 있습니다.”

◇산책로 같은 무덤= 간벌한 나무로 만든 대팻밥을 뿌려놓은 길이 발밑에 폭신하게 밟혔다.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 차 침침한 주변과 달리 수목장 일대에는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자연은 보호될 수 없다’는 타사카씨의 신념처럼 지쇼인 수목장은 잘 관리된 공원의 인상을 풍겼다.
   수목장을 운영하기 전부터 자라던 큰 나무들은 간벌을 통해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그 사이로 비탈 중간에는 키 작은 나무를 심었고 길과 잇닿아 있는 곳에는 더 작은 나무를 심었다. 작은 나무 사이에 놓여진 꽃과 고인의 이름이 적혀있는 팻말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묘지의 흔적은 없었다.
   간편한 차림새의 참배객들이 고인이 잠들어 있는 나무를 쓰다듬으며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나무와의 대화를 마치고는 데려온 개와 함께 대팻밥 길을 따라 달렸다. 수목장 중간에 비닐 포대로 엉성하게 만들어놓은 작은 웅덩이엔 계곡물이 고였다. 보기엔 엉성했지만 일본 천연기념물인 산청개구리(森靑蛙)가 알을 낳고 자라는 생태계의 오아시스였다. 잠자리떼가 날고 새소리가 숲속에 가득했다. 수목장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는 잠자리가 허물벗은 흔적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정갈했지만 꽉 조여들지 않았고 엄숙했지만 짓누르지 않았다.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산자와 죽은자 모두를 포용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죽은 자가 산림을 지킨다=1999년 수목장이 문을 열기 전 이곳은 버려진 삼림이었다. 타사카씨가 처음 이곳을 둘러 봤을 때는 과밀하게 심어진 삼나무 밑으로 덩쿨 우거진 ‘못쓰는 숲’일 뿐이었다. 지역에서 환경운동에 앞장섰던 타사키씨는 숲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궁리했다. 우선 간벌을 하고 덩쿨을 걷어냈다. 숲으로 햇빛이 비춰 들자 덩쿨이 아닌 갖가지 들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백합,춘란,나리꽃이 피어났다. 자취를 감췄던 반딧불이도 날아들었다. 수목장에 쓰이는 나무도 주변에서 살고 있는 종류만 허용됐다. 외래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1053명이 계약해 나무 346그루 밑에 유골이 묻혀있다. 애완동물 10마리도 경계 바깥에 묻혔다.
   유골이 묻히고 나무가 심어지면 나무 자체가 무덤이 되기 때문에 쉽사리 나무를 베어낼 수 없다. 개발 압력이 거세져도 수목장이 된 산림은 훼손을 피할 수 있다. 나무에서 피어난 꽃과 열매는 곤충과 작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결국 죽은 자로 인해 산이 지켜지는 셈이다. 타사키씨는 “마을산(里山)을 지키는 것이 수목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며 “사람과 산이 건강하게 교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의 소중함을 배운다=그는 또 “수목장을 운영하며 생명의 중요성과 인생의 유한함을 깨닫게 된다”며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지쇼인 수목장에서는 참배객을 위한 자연체험 캠프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간벌 체험,마을산 탐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연체험은 도시민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계약자의 상당수가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다. 고인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타사카씨는 한국의 장묘문화에 큰 관심을 나타낸 뒤 “한국에서 수목장을 정착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며 “(일제 강점기때)일본의 산림정책이 한반도의 산림을 황폐화시켰기 때문에 한국에 기여하는 것은 우리들의 책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13·끝) 좌담회
<!--기사 --->

국민일보의 '이젠 수목장이다'시리즈가 지난주까지 모두 14회에 걸쳐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열띤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본보는 앞으로도 수목장 관련기사를 지속적으로 다룸으로써 장묘문화를 개선할 뿐 아니라 우리 국토의 산림을 더 잘 가꾸는 부수적 효과를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좌담회를 갖고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봤다. 좌담 참석자들은 변우혁 고려대 생명환경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안창영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김상영 산림청 산림휴양정책과 과장,이형웅 장례문화신문 대표,임 항 국민일보 전문기자 등이다. 좌담은 지난 2일 오후 2시 본사 회의실에서 정재학 사회부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이젠 수목장이다’ 시리즈를 통해 수목장과 산림보호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마침 산림포럼에서 수목장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시리즈는 일단락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을 갖고 관련사항을 보도할 것이다.

△변우혁 교수= 나는 산림 전문가지 묘지 전문가는 아니었다. 은사님(고 김장수 고려대 농대 학장) 돌아가신 뒤 수목장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아름답게 자연으로 돌아가셨던 의미가 제대로 조명됐다. 이 기회에 국민들이 수목장을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확실히 방향을 잡아 건강한 숲을 가꾸는 동시에 묘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안창영 과장= 매장 중심의 관습은 2000여만 분묘 중 무연고 분묘가 800만기에 이르는 상황을 낳았다. 20년이나 30년 뒤면 묘지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매장 억제,화장 권장을 기본으로 2000년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호화 납골묘,납골당 문제가 심각해졌다. 당시엔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면서 봉분 형태인 석조물을 유지하면 국민의 반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규격 등의 기준을 완화했다. 화장 촉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자연 훼손,호화납골묘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노출됐다.

△김상균 과장= 금수강산이 묘지로 들어차는 폐해는 사라져야 한다. 납골묘는 일시적 대책이었지만 이제는 자연장 제도로 가야 된다.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방법,공중에 뿌리는 방법도 있지만 결국엔 수목장이 가장 대중적인 자연장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수목장이 늘어나면 건강한 숲이 많아져 경관에도 좋고,국가에 이바지할 것이다. 산림청으로서는 수목장에 어떠한 인위적인 것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기위해 그 관리를 산림청이 맡는 게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변 교수= 수목장에서 나무 밑 골분을 묻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영국,프랑스는 정원 형식의 공원묘지를 새로 조성해 골분을 묻거나 뿌린 위에 꽃나무를 심는 방식이 유서깊다. 일본도 (수목장이) 최근에 도입되면서 주로 꽃,특히 철쭉을 많이 심는다. 반면 독일과 스위스 등은 이미 크게 자란 나무 밑에 골분을 묻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영국,프랑스,일본의 경우는 팻말이나 기념비 등의 아름다운 인공물을 곁들여 약간의 꾸밈이 있는 방식이다. 독일-스위스 방식은 작은 명찰 외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전자를 수목장,후자를 수목장림으로 구분하고 싶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것은 후자,즉 독일-스위스의 모델이라고 판단한다. 크게 자란 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무가 잘 죽지 않고,기념비 등의 인공적 요소가 전혀 가미되지 않아 산림 훼손 우려가 없다. 일본-영국 방식은 기존의 공원묘지를 수목장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과장=수목장,산골 등 새로운 장법이 도입돼 민간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를 법 테두리로 끌어들여 국민들에게 새로운 장법에 대한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이고 국토의 훼손을 방지하며 국민들의 장례 비용을 낮추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화장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세력으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는 등 걸림돌도 많았다. 법률적 근거가 없으면 무분별하게 산림에 추모시설이 들어서는 등 오히려 산림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이형웅 대표=장사방법이 아니라 그 수단인 산골을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문제점을 예단해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지금 같은 (납골의)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법을 만들면서 탈법을 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준 셈이다. 자연장은 도입과정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법률이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납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법제화하지 않고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변 교수=산골이 집중화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은 없다. 집단 산골장이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시설 개념으로 봐야된다. 한 장소에 (골분이) 쌓이면 자연의 자정 능력을 넘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골 외에 집단 산골장이나 납골묘와 같은 시설을 동원할 경우에만 규제 대상에 넣어 관리하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기면 될 것이다. 최근 독일에서도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국민들이 부담없이 (산골) 하던 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

△사회=현재 추진되는 관련 법률개정안에는 수목장이 자연친화적 장법(자연장)의 하나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럴 경우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점 등 수목장림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고 보는데,수목장을 더 권장하기위해서는 법률에 따로 정의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안 과장=그같은 방안이 법률적 체계에 어긋나는 대목이 있는 지를 검토해 본 후 결정하겠다.

△변 교수=수목장과 수목장림을 법이나 시행령에 별도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률개정안에서 산골에 대해서는 가볍게 언급만 하는 것이 좋겠다. 수목장이 활성화되면 문제점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규제를 강하게 할 필요는 없다.

△사회=수목장을 어떻게 대중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대규모 수목장림을 조성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이를 이용할 것인지 모르겠다.

△변 교수=수목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7점 척도로 수목장에 대한 호감을 물었는데 응답자 600여명 중 14.3%가 7점을,14%는 6점,18%는 5점으로 대답했다. 45%이상의 국민이 수목장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나의 많은 지인들도 사후에 수목장으로 묻히고 싶다는 연락을 해 온다. 수요는 충분히 많은 상태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 숲 가운데 21%가 국유림,8%는 공유림이다. 철저히 가꿔야 할 숲을 수목장림으로 지정해 국가가 100년 동안 관리하면 훌륭한 숲으로 꽉 들어차게 될 것이다. 국유림을 대상으로 먼저 정부(산림청)가 조성한 수목장림의 모델을 제시하고,그 3∼4년후부터 민간조성 수목장림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공공 부문에서 비교지표를 만들어 낼 때까지는 상업화를 유예해야 한다.

△김과장=앞으로 수목장림이 수십∼수백㏊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 비용이 서민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목장은 낮은 가격으로 산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묘지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판단된다. 고인을 기리는 데 있어서 비용이 서민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 산림청은 충분히 경제성 있는 수목장림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본다. (수목장이) 결국엔 산림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숲에 관한 관리는 산림청에게 일정부분 역할이 있다고 본다. 숲을 관장하는 산림청이 참여하도록 하는 조항을 법규에 반영해 달라.

△사회=수목장이 산림 보전과 친환경적 장법이라는 원래의 가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납골묘처럼 변형된 공동묘지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대전 국립묘지와 같은 잘 정돈된 곳은 가족들이 다 함께 찾아가 자녀들이 죽음의 의미를 깨닫는 교육장소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수목장은 그보다 더 대중적이고,친숙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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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이하여  수목장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드립니다.

 

현재 운영되는 수목장은 어느곳을 막론하고 엄연히 합법적이지 않으며 내년 5월부터 허가를 받은곳에 한하여 합법적으로 운영가능합니다.

 

그리고 현재 국가기관 주체인곳은 산림청이운영하는 양평수목장림1곳이며, 지방자치단체별로 많은곳에서 준비하고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기타 많은 수목장 업체가 준비중에 있는데 어느곳이 좋다,옳다고 설명은 드릴수 없을것 같으며 준비하시는 분들의 현명한 판단이 중요할듯 합니다.

 

현재 국내 수목장모델이 100%확정된건 아니기에 외국의 수목장사례를 토대로 국내수목장모델이 만들어 지고있지만 엄연히

 

외국과 국내의자연환경, 인식, 문화가 다른만큼 많은 차이가 있다는점을 고려하셔야 할듯합니다.

 

특히 가정에서 가족묘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분골은 유기질로만 구성되어있기에 그냥 묻을시 절대 분해가 되질 않습니다.

 

구연산,레몬산등을 이용하셔야 할듯하며 장사법 개정안에 따르면(100m2)이내에서 개인이 신고만 하면 가족수목장을 할수있

 

다는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기타 궁금하신점이 있으시다면 글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부분에서 최대한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수목장을 운영하는곳의 자료공유를 위해  [지역별 업체]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상업성글은 사절하겠습니다.

 

상업성 글을 제외한 회사설명이나 아이템등을 올려주시거나 저에게 메일주시면 정리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국형수목장 도입에 있어 가장 믿을수 있는 카페를 만들기 위하여 많은분들의 도움 부탁드립니다.

 

출처:수목장모임  (www.inforest.kr)                                                       

200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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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수목장 알아보려구 .....그러는데

요즘보니까 TV에 수목장에 관한 상조 회사들이 나오더라구영

그래서 ...그냥 ....전화한번 해 봤는데....몇군데 .....잘 알려주더라구영....

그런데 ...막상 알아나두 ....제가 할수 있는게 없을것 같아서 .... 그쪽에 회사에 맏길려구영..

요즘 TV에두 많이 나오구 ....하던데 ..    

믿을수 있는 곳으로 선택해서 할려구영 ...... 

님두 전화해서 한번쯤 도움 받아보세영.......

부모사랑인가 하는 회사더라구영......... 제가 전화번호는 생각이 안나서 ....TV,자주 나오는거 봤는데....

괜찮을것 같아영..

님두 TV 한번 봐 보세영...

200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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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손세실리아

 

 

 

 성장한 네온테트라와

 갑주 차림의 블랙킹크랩이 한곳에 산다

 아찔하다 집게발에 낚아채이기라도 할라치면

 단번에 황천행이거나 최소 중상이겠다

 가엾다 주절대는 볼멘소리를 들었는지

 관상어 담당직원이 뾰로통하게 말한다

 진종일 빨빨거리며 싸돌아다니는 놈과

 끼니때나 꿈틀대는 놈의 동거니 맞춤이죠 뭐

 말본새로 미루어 집을 따로 분양해줄 만큼

 희종이 아니니 신경 끄라는 뜻이다

 따개비 수초근처에 숨어 지내거나

 무리지어 다니는 게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일러주려다 관두고 돌아와 가위눌린 이튿날

 열대어 코너를 다시 찾았다

 뜰채에 주검 한 구 인양되고 있다

 붉고 푸르다 반짝, 눈부시기까지 하다

 화장 짙고 장신구 요란하던 시절 있었다

 위태롭고 절박할수록 치장이 심했다

 어금니 악물고 전력질주 했다

 그새 뻣뻣하게 굳어버린 물고기의 최후를

 늙은 산수유나무 아래 파묻고 돌아선다

 올봄, 꽃몸살 극심하시겠다

 

 

 

 

 

계간『내일을 여는 작가』2007년 봄호 발표

 

 

 

 손세실리아 시인

 

 

1963년 전북 정읍에서 출생했다. 2001년『사람의 문학』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 『기차를 놓치다』(애지,2006)가 있다.

 

  . 

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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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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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요약
주검을 화장한 뒤 뼛가루를 나무뿌리에 묻는 자연 친화적 장례 방식이다. 인구증가에 따라 나타나는 묘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등장하였다.
원어명Baumbestattung(독)
<!-- //요약 -->
<!-- 본문 -->
본문

영국에서는 자연장(Natural Burials)이라고 부른다. 수목장용 나무를 영생목()이라고 하며 주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사용된다.

국토가 좁은 데도 불구하고 확대되는 묘지 때문에 목초지와 주거지가 훼손되었던 스위스가 1999년 1월 가장 먼저 수목장을 도입하였다. 2∼3㏊ 규모의 스위스 수목장림()은 화장한 뒤 뼛가루를 지정된 나무 주위에 묻는 외에 산림 훼손을 금지한다. 스위스에서는 50여 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에 이어 독일이 수목장을 도입하였다. 독일에서는 2000년 9월 수목장연합회가 창립되었고, 다음해 헤센주() 정부가 수목장을 개설하였다.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에 비하여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며, 10여 개 숲이 수목장림으로 지정되었다. 이외에도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도 나라의 국토와 사회·문화 환경에 맞추어 서로 다른 방식의 수목장을 운영한다.

일부 사찰에서만 수목장이 운영되던 한국은 2004년 9월 김장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장례식이 양평군 양동면에 있는 고려대학교 연습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서울시보건복지부가 2006년 4월 입법예고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07년까지 경기도 파주시에 수목장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this.onerror=null;this.src="http://sstatic.naver.com/100/images/no_img.gif"' src="http://blogthumb2.naver.net/data18/2006/4/7/294/soo-snailwife.jpg?type=r2" width=120 onload=resize_image(this)>    :this.onerror=null;this.src="http://sstatic.naver.com/100/images/no_img.gif"' src="http://cafethumb2.naver.net/data26/2007/8/26/202/%BC%F6%B8%F1%C0%E5_%B1%D7%B8%B2_kang49000.jpg?type=r2" width=120 onload=resize_image(this)>  :this.onerror=null;this.src="http://sstatic.naver.com/100/images/no_img.gif"' src="http://cafethumb2.naver.net/data10/2005/6/4/221/20050530_10_01.jpg?type=r2" width=120 onload=resize_image(this)>

(1) 전문가 기고- 친환경 장묘문화로 정착돼야

<!--기사 --->
수목장(Baunbestattung)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장례법이 작년 9월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장수 교수의 장례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후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매체의 보도기사가 소책자로 묶을 만큼의 분량이 되었다.
  주요 일간지의 기사제목들을 보면 “아끼던 참나무에 수목장”, “여기 나무되어 잠들다”, “자연으로 돌아간 거목”, “떠난 이의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하늘가는 길까지 나무사랑”, “살며 생각하며 아름다운 유산” 등 여러 가지 시각에서 수목장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고 김장수 교수의 수목장에서 보여준 허례허식 없는 간결함과 나무에 거름이 되어 나무로 동화(同化)하겠다는 자연회귀 방식의 진솔함,그리고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채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 사랑을 실천해 보인 숭고함이 감명을 주었을 것이다.
  김 교수 장례식 이후 모 방송사의 조사에 의하면 수목장에 대한 선호도가 20%를 넘고 있다고 하고, 본인이 수업 중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매년 선호도가 높아져서, 금년에는 약 40%에 다다른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장묘제도가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화장장려정책의 성공적 추진으로 인하여 화장률이 전국적으로 48%가 넘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에는 65%를 상회하고 있다. 화장 문화는 순조롭게 정착되어 가고 있으나 화장 이후의 화장재 처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마땅한 대책이 없다.
  개인납골묘는 이상한 형태의 구조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데다 비싼 건립 및 유지 비용 때문에 좋은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산골 또한 산골할 장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많은 유가족들이 매우 곤혹스럽게 화장재를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새로운 국면에서 수목장은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책이라 하겠다. 수목장은 산골의 발전된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자연회귀의 의미가 있고, 나중에도 찾아가 망인을 그리워할 수 있는 나무도 있다. 또 나무가 거목이 될 때가지 지켜보면서 가꾸어 주어 산림보호와 국토미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이점이 있어 화장 후 골분을 처리하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창안된 수목장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귀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서 따로 수목장이라는 이름은 쓰지 않았지만 그 비슷한 형태의 사고(思考)들이 많이 확산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7∼8년 전 인기 있었던 영화 ‘편지’는 수목장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것의 모든 의미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제는 수목장 시대이다. 수목장은 자연회귀의 고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 현 세대의 조상숭배관의 변화와 가족수의 감소로 묘지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 상황에서 수목장은 새로운 친환경 장묘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다.

<변우혁·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1) 발상지 스위스의 현황과 실태

<!--기사 --->


우리나라 국토가 묘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지를 크게 잠식하는 매장은 물론,납골당도 최근에는 여러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공동 관리가 가능한 공동납골당과는 달리,석골 등을 사용한 개인납골묘는 반영구적이어서 산림과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전국 분묘 수는 2000여만 기(서울시 면적의 1.6배,2억9333만평)이다. 매년 20여만 기의 묘지와 개인납골묘가 새로 조성돼 여의도면적(840ha) 이상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전국의 시?도 공설 및 공원묘지와 공동납골당의 수용능력은 오는 2012년 쯤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관련기사 독립폼------------>  묘지와 개인납골묘의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사망한 임학계의 거두 김장수 교수의 국내 첫 수목장(樹木葬)은 환경친화적 새 장사방법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국민일보는 국토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장묘문화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수목장 확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위스,독일,영국,일본 등 수목장 선진외국의 사례를 소개하고,우리나라 장묘현실 등을 진단하며,수목장 도입방안 등을 제시하는 기획시리즈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수목장은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됐다. 스위스는 전 국토의 60%이상이 산림으로 이뤄진 산지 국가이다. 묘지는 우리나라와 달리,주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평장(봉분을 만들지 않는 묘지)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좁은 국토(4만 1290㎢)에 묘지가 점차 늘어나면서 산림으로까지 번져감에 따라 묘지화에 따른 산림훼손이 최근 사회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수목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다.
   수목장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9년이다. 매장,화장 등 장사방식이 자유로운 스위스에서는 수목장이 정부에 의해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아이디어에 의해 시작됐다. 수목장을 처음 창안한 사람은 우엘리 자우터(64·프리드발트사 사장)씨이다.
  스위스내 일부 지방정부는 묘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장례의 전 절차를 무료로 하고 있다.그러나 스위스 국민들은 400여만원이나 드는 수목장을 선호하고 있다.이는 개인의 종교적 가치나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정부는 장사방식에 대해 일체 개입하지 않는다.수목장림의 설치도 정부의 허가가 필요없다.

◇수목장 창안 및 특허출원=자우터 씨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거리에 위치한 마메른 지역에 살고 있다. 그가 사장을 맡고 있는 회사 명칭인 프리드발트(Fried-Wald)는 독일어로 ‘평화의 숲’이란 뜻이다. 전기기술자 출신인 자우터씨는 1993년 동종업자인 영국인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수목장을 창안했다. 영국인 친구 마이클(사망 당시 58세)씨는 죽음을 앞두고 자우터씨에게 한장의 편지를 보냈다. “내가 죽으면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스위스에 묻어다오”라는 요지의 편지였다.
  자우터씨는 친구의 유언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까 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고민 끝에 친구의 화장한 골분을 나무 밑에 뿌리는 방안을 찾아냈다. 골분을 나무 밑에 뿌리면 나무의 거름이 돼 친구와 나무가 영원히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우터씨는 친구의 골분을 자신이 사는 마메른 뒷동산 나무 밑에 뿌렸다. 이것이 수목장의 시작이다.
  이후 자우터씨는 수목장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자 특허출원을 준비했다. 그는 6년간의 노력끝에 1999년 스위스와 유럽 일부 나라에서 ‘프리드발트’ 상표와 수목장림 관리 및 운영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아냈다.

◇실태와 현황=스위스에는 현재 전국 26개 주에서 55 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수목장이 도입된 지 불과 7년여만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속도의 확산이다. 확산 속도에는 최근 가속도가 붙는 추세이다.

수목장림의 크기는 2∼3ha로 소규모이다. 수목장에 사용되는 나무는 참나무와 단풍나무,물푸레나무 가문비나무 등 다양하다. 나무의 크기도 직경 50∼60cm,높이 20m 이상의 큰 나무에서부터 직경 10cm에 사람 크기 만한 어린 나무에까지 다양하다. 나무 바로 밑에 30∼40cm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골분을 직접 뿌린다.

수목장림은 대부분 마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길가에 위치해 있다. 차량으로 30분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수목장림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은 수목장을 하기 전에 50% 이상이 영생목을 생전에 구입한다. 수목장림 형태가 다양하다.울창한 숲이 수목장림으로 활용되고 있는가하면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이 수목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린 나무들로 조성된 마을의 뒷동산도 수목장림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수목장림에 대해 일체 간섭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산림을 해치는 각종 시설물이나 팻말 등을 붙이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스위스 수목장림에는 안내표시판 등 어떤 시설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 영생목에 위치를 표시하는 직경 5cm의 동그란 하얀 페인트와 기호가 표시의 전부이다.
  스위스에서는 수목장림 설치와 관련,인근 주민들의 반대는 전혀 없다고 자우터씨는 설명했다.

◇운영과 관리=수목장림은 개인 관리회사인 프리드발트사가 운영한다. 프리드발트사는 산주나 지방정부로부터 산림의 사용허가를 받아 영생목을 사용자에게 판 뒤 이를 관리해 주는 주식회사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산주와 지방정부에게 수익금의 일부를 지불한다. 그러나 산림의 관리는 정부기관인 영림서가 직접 한다. 산림 관리비용도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충당한다. 수목장림은 묘지가 아니라 산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이 영생목을 99년 동안 관리해 준다. 유가족들은 프리드발트사와 공증을 통해 이를 보장 받는다. 산주나 지방정부도 이 기간 동안 영생목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나무를 베거나 팔 지 못한다는 뜻이다. 프리드발트사는 영생목의 위치를 기록으로 남겨,산불이 나 훼손되거나 고사했을 때 복원해야 할 책임을 진다.
  영생목은 개인영생목과 가족영생목,공동영생목 등 3 종류가 있다. 개인영생목은 한 나무에 한 사람의 골분만을 묻는 방식이며,가족영생목은 한 나무에 부모 형제,친족 등 10개의 골분를 함께 묻는 것이다. 공동영생목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묻히는 방식이다.
  영생목의 구입가격은 평균 3500유로(450만원)이다. 나무의 크기나 수목장의 위치 등에 따라 최고 7000유로까지 하는 영생목도 있다. 공동영생목의 경우 1인당 350유로이다.

◇주민 반응=마메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브리기테(49·여)씨는 “일반 묘지를 할 경우 묘지 관리를 위해 자주 찾아가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반면,수목장은 이런 불편을 덜어 줘 수목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나도 조만간 영생목을 구입할 생각”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높게 치켜 세웠다.
 지역 언론인 휘스터 퀴블러(여)씨는 “수목장이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수목장이 산림훼손을 방지하고,환경을 보호하는 제도로 인식되면서 스위스 전역은 물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자우터씨는 마메른 지역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고 말했다.
  마메른 지역 영림서 직원 크라이스 씨는 “수목장림은 묘지가 아니라 숲 그 자체이고,99년 동안 보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산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메른 옆 지역인 크로이프링엔 시 요세프 비리 시장은 “수목장은 나무를 통해 다시 태어나 나무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의 장묘문화”라고 말했다. 


◆ 수목장((樹木葬)이란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의 하나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장 형태로 사람과 나무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닌다.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OOO할아버지 나무'란 작은 팻말만을 남긴다. 산림훼손이 전혀 없으며 벌초 등 무덤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살아 생전에 나무(영생목)를 지정,관리하는 산림보호의 장점도 갖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일본,영국 등 수목장 선진국에서는 개혁 정책의 하나로 수목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2) 9월 한국 오는 창안자 자우터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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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창안자 자우터(Ueli Sauter?64)씨는 프리드발트(www.friedwald.ch)사 사장이기도 하다. ‘평화의 숲’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프리드발트’는 자우터씨가 스위스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특허를 받은 수목장림의 상표이다.
  전기기술자 출신인 자우터씨는 “도입 초기 일부 지식인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수목장이 독일과 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 전세계로 확산돼 기쁘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무료 공동묘지도 있는데 유료의 수목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성향이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수목장을 선택한다. 다양한 계층에서 선호하고 있다. 수목장은 사후 관리가 간편하고 관리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데다 상생의 나무를 통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어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목장 인근 주민들의 반대는 없나.

△수목장이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주민들도 수목장림을 묘지로 보지 않고 숲으로 생각해 반대가 전혀 없다.

-오는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수목장 심포지엄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는데.

△수목장 심포지엄에 초청을 받아 매우 기쁘다. 수목장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창안자로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수목장 도입 추진에 대해.

△수목장은 산림보호를 위한 최선의 정책이다. 스위스와 한국과는 문화적 차이는 있는게 분명하지만 시행을 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허를 받은 기술은.

△‘프리드 발트’라는 상표와 수목장림 관리 기술이다. 더 이상 구체적으론 말할 수 없다.

 

(2) 스위스…수목장림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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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취재를 위해 지난달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차를 타고 50여분 거리에 위치한 투르가우 주 마메른시를 찾았다. 아름다운 보덴호수 주변에 위치한 마메른은 수목장 창안자가 자우터 씨가 사는 곳. 보덴호수는 스위스와 독일,프랑스를 끼고 있으며,스위스 북부 지역에 있는 천연호수이다.
  자우터 씨를 만나 수목장을 만들게 된 동기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수목장림 현장으로 안내를 받았다. 수목장이 처음 도입된 마메른 지역의 수목장림 현장을 찾는 기대감 때문에 몹시 설레였다. 가장 큰 관심은 수목장림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였다.
  마메른 지역의 10여개 수목장림 가운데서도 처음 찾아간 곳은 시내에서 차량으로 10분 가량 떨어진 에르마팅엔 수목장림. 이 수목장림도 보덴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했다. 안내를 맡은 자우터씨는 10여분쯤 가다가 길가 울창한 숲 옆에 차를 세웠다.
<!----관련기사 독립폼------------>  자우터씨는 2차선 길 옆 숲을 가르키며 “이곳이 수목장림이다”라고 말했다. 직경 50cm,크기 20∼30m 가량의 아름드리 나무들로 가득 찬 아름다운 숲이었다.
  그러나 자우터씨가 가리키는 숲 속에는 나무 외에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잡목들이 꽉 들어찬 숲 그 자체였다. 잔뜩 기대를 갖고 찾아간 기자의 눈에는 나무 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어디가 수목장림입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자우터씨의 답변은 전과 같았다. 같은 곳을 가르키며 “이곳이 수목장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수목장을 처음 도입했다는 스위스를 찾은 기자는 우리나라 장례현실을 고려,최소한 수목장림을 알리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목장이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임을 감안할 때 묘비나 상석,의자,팻말 등은 없더라도 이곳이 무슨 무슨 수목장림이라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자의 생각은 잘못이었음을 깨달았다. 스위스 수목장림은 자연 그대로였다.
  통역원을 통해 “어느 나무가 영생목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자우터씨는 기자를 숲 안으로 안내했다. 나무 옆으로 다가가자 사람의 가슴 높이의 위치에 직경 5cm 가량의 하얀 페인트 표시를 볼 수 있었다. 동그라미 페인트 속에 영생목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영자 ‘AE’ 등의 표시를 가르켰다. 이것이 수목장을 나타내는 표시의 전부였다.
  자우터씨의 설명을 듣고 주위를 살펴보니 이처럼 표시한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널려 있었다. 일부 나무에는 파란색 띠를 두른 것도 있었다. 이 표시는 영생목으로 지정됐으나 아직 사용하지 않은 나무들의 표시였다. 이같은 모습이 스위스 수목장림이었다. 이 곳 수목장의 넓이는 대략 3ha이다.
  자우터씨가 다음으로 안내한 수목장림은 기자를 더욱 놀라게 했다. 에르마팅엔 수목장에서 15분 가량 떨어진 테게르빌렌(Tagerwilen) 수목장림이다. 이 곳은 숲이 없었다. 어린나무와 잡목만이 무성했다. 이런 곳도 수목장림으로 사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잡목을 헤치고 들어가니 사람 크기의 어린 나무의 중간 부분에 이전 수목장림에서 본 것과 똑 같은 동그라미 표시를 찾을 수 있었다. 주변 어린나무들에도 이같은 표시가 늘어서 있었다. 울창한 숲의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나무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러지는 순간이다. 이 수목장림의 크기는 1ha 미만이다.
  자우터씨는 “영생목을 선택하는 기준은 나무의 크기보다는 유가족이나 본인의 종교적 성향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린나무을 선택해 나무를 기르다 사망 후 영생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수목장림도 매우 특이했다. 부흐(Buch)지역에 있는 수목장림인데, 수목장림이라기 보다는 수목장 정원이었다.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부흐의 수목장은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이었다. 잔디와 나무,양어장 등으로 잘 꾸며줘 있었다. 양어장으로 사용되는 2개의 커다란 양어장에는 물고기들이 유유히 노닐고 있었다. 나무들은 대부분 정원수이다. 정원 옆에는 고택(古宅)이 고즈넉이 놓여 있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정원이다. 크기는 1ha 정도.
  정원 안으로 들어가 곳곳을 자세히 살펴 보니 나무 중간 부분에 수목장을 나타내는 동그라미 표시들이 있었다. 이런 표시 외에는 수목장이란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일 뿐이다. 이 곳의 영생목 가격은 이전의 수목장림 보다 훨씬 비싸다. 최고 7000유로(800만원)가량이다.
  부흐 수목장 정원을 찾아오는 도중에 자우터씨는 보덴호수 바로 옆에 위치한 울창한 숲을 가리키며 “이 숲도 수목장림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영생목 가격이 7000유로 정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 곳이 바인펠덴(Weinfelden)수목장림이다.
  스위스 수목장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연 그대로였다. 꾸밈이 전혀 없었다. 수목장림이라해서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다. 수목장림을 운영하는 프리드발트(Fried-Wald)사가 99년간 영생목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장해줄 뿐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간섭하지도,규제하지도 않는다. 주민들이 특별히 반대하지도 않는다. 수목장 크기와 형태 또한 다양하다. 다만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자연회귀 정신과 나무 밑에 묻혀 나무와 영생한다는 수목장의 개념만 있을 뿐이다.

 

(3) 3차례 한국 다녀간 키네크로스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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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센주 임업연구원 연구사 하르트무트 키네크로스(62)씨는 독일 최초의 수목장림 라인하르츠발트를 개장 초기부터 지켜본 장본인이다. 임업 관련 일 때문에 한국을 3차례나 방문한 친한 인사이기도 하다.
  키네크로스씨는 한국의 수목장 도입 움직임에 반가움을 표명했다.“독일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묘지문제가 심각하다. 이대로 방치하면 머지 않는 장래에 산림은 크게 훼손될 게 뻔하다. 수목장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임업전문가로서 수목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목장은 묘지가 아니다. 숲일 뿐이다. 인간이 죽어서 나무에 동화돼 상생하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따라서 수목장은 추모의 의미는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숲을 가꾸는 일이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을 개장 초기부터 지켜봤는데.

△처음 수목장림을 개장할 때 우려도 없지 않았다. 잘 가꾸어진 산림이 묘지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였다. 그러나 실제로 수목장림은 숲으로 그대로 남아 산책로로 활용되는 등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목장은 묘지 문제도 해결하고 숲도 가꾸는 일거양득의 장점을 갖고 있다.

-독일에서 수목장이 널리 확산되는 이유는.

△독일인들은 숲을 사랑하는 국민들이다. 따라서 죽어서 숲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매우 만족해한다. 또 사후 관리가 편리한 점도 수목장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나도 이미 부부영생목을 구입해 놓았다.

-한국의 수목장 도입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독일과 한국은 다르다. 문화 차이가 크다. 따라서 도입 초기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출될 것이다. 하지만 수목장은 산림보호의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난관들은 쉽게 극복될 것으로 본다. 우선 시행한 이후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목장은 앞으로 많은 국가에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3) 독일… 수목장림 현황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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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와는 크게 다르다. 스위스는 2∼3ha의 소규모라면 독일은 200∼300ha의 대규모이다. 관리방식도 스위스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라면 독일은 영생목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GPS(지리정보시스템)을 도입하고 안내판를 설치하는 등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스위스 정부는 수목장림 설치와 관련,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반면,독일 정부는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이다. 숲을 사랑하는 독일 국민들은 수목장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수목장 확산속도도 독일이 스위스보다 훨씬 빠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일의 수목장은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것이지만,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이다.

◇도입 및 정착
  독일은 2001년 수목장을 도입했다. 스위스가 수목장을 실시한 1999년보다 2년 뒤이다. 수목장을 도입한 사람은 은행원 출신이자 유능한 세일즈맨 출신인 악셀 바우다(44)씨이다. 바우다씨는 독일의 수목장 관리회사 (주)프리드발트사 사장이다.
  독일 사람들은 숲을 사랑한다. 전 국토가 숲으로 뒤덮었고,국민들은 숲에서 태어나 숲과 함께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다. 독일 국민의 숲에 대한 사랑은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유별나다.
숲을 사랑하는 독일 국민에게 새로운 장사방식인 수목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숲과 함께 살아온 독일인에게 죽어서까지 나무와 함께 영원히 상생할 수 있다는 의미의 수목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수목장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국 신문들 가운데 매일 3∼4개 신문 정도가 수목장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룰 정도로 관심이 높다.

독일에서 수목장이 이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은 독일인들의 숲 사랑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세태의 변화가 수목장 확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핵가족화이다. 핵가족화는 복잡한 절차의 전통적 장례방식을 거부했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가족과 친척들마저도 점차 장례식에 참석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장례장식이 비교적 간편한 수목장을 선호하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수목장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일반 공동묘지 방식의 장례비용은 보통 1만여 유로(1300여만원)가 소요된다. 하지만 수목장은 적게는 770유로, 많게는 3000∼4000유로 정도 든다.
  이밖에 사후 묘지 관리의 간편성,묘지의 부족현상 등으로 인해 독일의 장례방식은 묘지에서 수목장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다.

◇현황과 실태

  독일에는 현재 전국에 걸쳐 9개의 수목장림이 퍼져 있다. 지난달 22일 니더작센 주 엘름 수목장림이 9번째로 개장했다. 내년에도 전국에서 11개 수목장림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수목장을 도입한 이후 5년만에 급속한 확산이다.
  독일의 수목장림은 4ha의 소규모 수목장림도 있지만 대부분 100ha이상의 대규모이며,1000ha에 이르는 수목장림도 있다.이들 수목장림은 개인 소유의 숲도 있지만 대부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소유의 국유림이다.
  독일 최초의 수목장은 헤센 주의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으로 2001년 11월에 개장했다. 수목장림의 특허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 프리드발트사 사장인 우엘리 자우터씨에게 바우다씨가 로열티를 주고 수목장림 아이디어를 수입한 것이다.
  그러나 바우다씨는 스위스의 수목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위스의 수목장을 독일의 실정에 맞게 확대 발전시켜 운영 및 관리 방식 등을 과학화,체계화시켰다.
  독일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수목장림의 인허가권를 갖고 있다. 따라서 수목장림을 계획해 개장하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시민단체 및 교회 등과의 협의는 필수요건이다. 이들이 반대할 경우 수목장림 설치는 거의 불가능하다.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면 정부는 설립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목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 때문에 반대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독일 수목장림도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 수목장림은 도심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관리 및 운영
   독일 수목장은 프리드발트사(www.friedwald.de)가 직접 운영, 관리한다. 프리드발트사는 개인이나 정부로부터 수목장림 허가를 받아 이를 관리,운영하고 일정액의 숲 사용료를 제공하고 있다. 숲의 관리는 영림서가 맡아서 한다.
  프리드발트사는 단순히 수목장림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이나 유가족을 상대로 상속과 사망 이전과 이후의 문제를 상담해 주는 등 장례의 전 과정을 관리해 준다. 이런 점이 스위스와 다른 것이다. 프리드발트사에는 현재 17명의 직원과 32명의 프리랜서가 일을 하고 있다.
  프리드발트사는 전화를 통해 수목장 매입 등을 상담한다. 상담 후 계약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방문, 계약을 맺거나 인터넷,또는 사무실 방문을 통해 계약을 맺는다. 60세 이상의 노인들의 상담이 대부분이며, 80% 이상이 노인 당사자가 직접 영생목을 고른다.
  영생목은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개인,가족,공동 영생목으로 나뉘어진다. 개인 영생목은 3350유로,가족은 4500유로이다. 한 나무에 6∼10개까지 사용이 가능하며,공동영생목의 하나를 사용할 경우 가격은 770유로이다.
  영생목은 99년 동안 관리해주며 산사태와 산불 등에 대비,GPS(지리정보시트템)을 도입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GPS를 통해 정확한 지점을 확인,새로운 나무를 심어준다.

 

(4) 독일 바우다 사장 “한국도 심각한 묘지난… 수목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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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악셀 바우다(44)씨는 스위스 수목장을 도입한 장본인이다. 은행원,세일즈맨 출신인 바우다씨는 수목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체계화,과학화시켜 독일의 현실에 맞게 한 단계 발전시켰다. 수목장 관리회사 (주)프리드발트사 사장이기도 하다. 오는 9월 산림포럼(운영위원장 변우혁 고려대 교수)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수목장 심포지움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우다씨는 “수목장은 미래의 장묘문화로 숲을 사랑하는 독일에서 조만간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에서의 수목장 도입추진은 묘지의 수요,공급이 무너진 현실을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수목장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는.

△독일 국민들은 숲을 사랑한다. 죽어서 숲 속에 나무와 함께 영생한다는 의미가 독일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리고 핵가족화란 사회현상이 수목장 확산을 부채질했다.

-수목장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입장은.

△중앙 및 지방정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지만 긍정적으로 일처리를 해주고 있다. 다만 시민단체,교회,지역주민들과의 의견조율을 매우 중시한다.

-한국의 수목장 추진에 대해.

△문화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 몇 군데에서 시범 실시한 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문제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바우다씨가 운영하는 (사)프리드발트 도이칠란트의 역할은.

△수목장의 의미를 재정비하고 널리 확산시키는 일을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01년 설립돼 매년 전국의 수목장 소비자들이 함께 모여 확산운동을 전개한다. 오는 27일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림에서 모임을 갖는다.

 

 

(4) 독일- 유골함 쉽게 썩는 옥수수·밀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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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목장을 취재하면서 2개의 수목장림를 방문하고 9번째 수목장림 개장식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숲의 나라 독일의 수목장림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영생목 관리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다. 개장식에 몰려든 인파를 보고 독일인들의 수목장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까지 11개 수목장림이 개장을 준비 중이어서 앞으로 독일에서 수목장은 대중적 장사방법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

다름슈타트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가량으로 떨어진 바드 라아스페 수목장림. 이 수목장림은 프리드발트 사가 4번째 개장한 곳으로 전체 9개 수목장림 중 유일하게 개인 소유의 숲이다. 산주 카니츠 씨는 800여동안 대를 이어 물려받은 숲 8000ha 중 일부인 50ha를 수목장림으로 내놓았다. 프리드발트사가 일정액의 사용료를 주고 있다. 바드 라스훼 수목장림은 아름다운 숲이었다. 너도밤나무와 독일 가문비나무 등으로 울창했다. 나무들은 대부분 직경 50∼60cm, 높이 30∼40m짜리 150년생 이상의 거목이다. 이 가운데 활엽수인 너도밤나무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스위스 수목장림에서는 볼 수 없는 2가지 시설물을 볼 수 있었다. 수목장림 안내판과 영생목의 위치와 망자의 생년월일 및 사망일자를 적어놓은 알루미늄 표시판이다.
  영림서 직원 라흐문드씨는 “수목장은 원칙적으로 일체의 시설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수목장림이 너무 넓어 특정 영생목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과 알루미늄 표지판만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생목에 걸린 동그란 표지판은 위치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크기는 직경 5cm 정도. 표시판은 ‘LAA 76’ 등으로 적혀있다. ‘LAA’는 이 지역 명칭인 ‘LAASPHE’의 약자이다. 번호는 위치를 나타내는 일련번호이다. 이는 GPS(위치확인시스템)로 관리하고 있다.
  동그란 표지판 아래 세로 5∼7cm,가로 10cm 크기의 직사각형 표지판은 망자의 이름 등을 적어 놓았다. 공동영생목의 경우 여러사람의 이름과 사망일자 등이 표시된다.
  영생목 간의 간격은 6m를 유지하고 있다. 영생목 사이의 나무들은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다. 하지만 잡목들은 말끔히 정리해준다.
  골분을 묻는 방식은 스위스와 다르다. 스위스는 나무 바로 밑에 30cm 정도를 파고 골분을 직접 묻지만 독일은 30cm 크기의 유골함을 사용한다. 물론 유골함은 옥수수와 밀를 사용, 쉽게 부패하도록 만들어졌다. 영생목으로부터 3m 정도 떨어진 곳에 70cm의 구멍을 파고 유골함을 묻는다.
  라흐문드씨는 “이 곳 수목장림은 경치가 아름다워 산책코스로 유명하다”며 “수목장림은 묘지라기보다는 숲 그 자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

독일 중부지역 한뮌덴으로부터 20분쯤 거리에 위치한 라인하르츠발트 국립공원은 참나무와 너도밤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장대한 숲이다. 라인하르츠발트는 세계 숲의 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게 잘 가꾸어졌다. 이 곳이 독일 최초의 수목장림이다. 전체 숲 중 극히 일부인 110여ha를 수목장림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목장림 안내판이 있는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영생목은 직경 80∼100cm, 크기 30∼40m의 참나무류들로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모습이 군대의 열병을 연상케 할 정도이다. 수령은 대부분 150여년 이상이다.
  하지만 150여년생 거목만을 영생목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목장림 안으로 들어가자 2m 가량의 어린 나무와 10∼20m 크기의 중간 나무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영생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전체가 평지로 이뤄졌다. 수목장림내 나무 중 영생목으로 지정된 것은 1만1000여 그루다. 지정된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는 영생목에는 파란 띠를 둘러 표시해 놓았다. 영생목 중 사용되고 있는 나무는 수천 그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 중인 영생목 수는 프리드발트사가 회사 사정을 이유로 공개를 피했다.
  프리드발트사 수목장림 관리직원인 사비네 글라이스너 양은 “도입 초기 다소간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라인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독일 수목장림의 모델이다”며 “수목장에서는 일체의 추모 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도 일부 유가족들이 꽃을 갖다 놓는다든가 돌을 쌓아 놓은 경우가 있어 주기적으로 방문,이를 정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하르츠발트 수목장림은 규모가 방대해 추모객들을 위해 하루에 3차례씩 마을 입구에서수목장림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엘름 수목장림 개장식
  지난달 22일 하노버에서 차량으로 30분 가량 떨어진 니더작센주 내 엘름 지역에서 수목장림 개장식이 열렸다. 독일에서 9번째 개장이다. 2001년 11월 수목장림이 첫 개장한 이후 정확하게 만 3년6개월만의 일이다. 엄청나게 빠른 확산이다.
  엘름 수목장림은 80만ha 규모로 너도밤나무와 참나무들로 울창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영림서와 프리드발트사 관계자와 노인 등 400명이 참석했다. 노인 부부들은 프리드발트 직원들의 수목장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에리카(66?여)씨는 “자식들이 모두 직장 때문에 외지에 나가 살고 있어 장례문제로 고민해오다 수목장 이야기를 듣고 개장식에 참석했다”며 “죽어서 나무와 상생한다는 의미의 수목장이 아주 멋진 아이디어 같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 영림서장 프란츠 휘스링씨는 개장식 연설을 통해 “수목장은 묘지 부족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고 산림보호도 꾀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라고 말했다.

 

(5) 정부 납골묘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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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00년 1월 묘지의 60년 시한부제와 화장 권장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장사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그러나 불과 5년 후 전국의 화장율이 49%로 늘어나면서 매장 비중이 줄어든 것은 바람직스럽지만,화장에 따른 납골당,납골묘,납골탑 등이 환경을 훼손하고 호화납골시설 설치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최근 납골묘 설치기준 설정 등 납골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경남,남해 등을 돌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납골묘 1기당 높이를 50cm로 제한하고 과도한 석물 사용 등을 막기 위해 평장형 납골시설 건립을 권장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지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파악하고 있는 납골묘는 6882개소로 봉안능력은 87만개이다. 하지만 90% 가까이 차 있는 상태여서 묘지난과 비슷한 납골터 부지난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제한 구역과 상수원 보호 구역에도 납골묘를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개발제한 구역의 경우 지금은 사찰에 한해 납골당 설치가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발제한 구역 대개는 주거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주민 반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상수원 보호구역도 수질오염 발생요인이 사실상 없어 납골묘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납골묘는 도로·철도·하천으로부터 300m이상,20가구 이상이 사는 마을에 가까운 지역이나 학교,공중시설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토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도로와 철도,하천 주변에 대한 규제는 없애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반드시 공설화장장과 납골시설을 만드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납골묘?화장장 등 장사시설을 국가 예산만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현행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개정,공설장사시설 설치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납골묘 등은 지방자치단체 운영 방침에 따라 수익사업으로 운영이 가능해 납골묘 부지난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은 정기국회에 상정돼 빠르면 올 연말쯤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국내 납골당·납골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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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대안으로 납골당,납골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납골묘가 대형화하고 호화스럽게 만들어지면서 산림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다.당초 묘지 면적을 줄여 산림훼손을 막고 시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본뜻도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납골묘,또 다른 산림훼손=북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A공원묘지. 공원묘지 산자락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고,앞으로는 서울·수도권 사람들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북한강이 흐르고 있어 누가봐도 ‘명당’처럼 보였다.
  5일 경춘선 기차역에서 쳐다본 산자락은 움푹 패여 있어 한눈에 묘지임을 말해준다. 하트 모양으로 잘려나간 나무 숲 사이로 무덤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산밑에서 묘지까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기 30분. 잘 다듬어진 도로는 걷는이의 숨을 더욱 가쁘게했다. 흙길이었다면 이토록 숨이 차지 않았으리라.
  공원묘지 입구 아랫쪽은 주차장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공원 안쪽에서는 포크레인 소리가 요란했다. 산자락은 붉은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으며,포크레인에 깎여져 나간 산은 큰 인공절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나무도 베어져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아마 부지 이곳저곳에 쌓여 있는 비석,유골함 등은 베어져 나간 나무를 대신하리라.
  안내인은 “이 공원묘지는 1만평 규모로 납골묘 가운데 국내 최대규모”라며 “서울과 가깝고 인근에 북한강이 흘러 매우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독립폼------------>  유골 항아리 2개를 넣을 수 있는 가로,세로 1m 크기의 부부용 납골묘는 1000만원 정도에 분양되고 이보다 배 정도 규모가 큰 16기용,40기용은 1기당 100만원 꼴로 팔리지만 남아있는 물량이 없다고 안내인은 덧붙였다. 이같은 성황에 힘입어 묘지 운영사는 주변 임야를 매입해 산 아래쪽으로 납골묘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불법 개인 납골당=대규모 납골묘 외에도 몰래 산 속에 지어지는 개인 납골당도 산림 훼손을 부채질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이천시는 심모(66)씨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심씨는 매장된 가족들의 묘지를 이장하기 위해 유골 28기가 들어갈 수 있는 납골탑을 지으려했던 것.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산림 876㎡를 묘지로 조성해 가로 5m,세로3m 규모의 탑을 지었지만 당국에 적발됐다. 심씨는 벌금형을 받았고 산지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하도록 조치됐다.
   담당 공무원은 “불법 묘지 조성 사례가 매년 4∼5건씩 적발되고 있으며 최근엔 납골당 사례가 주종을 이룬다”며 “경치 좋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가족묘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납골당을 짓는 행위는 수도권 일대를 비롯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 납골당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산속에 지어지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적발될 경우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재이장을 해야하기 때문. 이로 인해 인간의 손길에서 멀어져 비교적 온전히 보전되고 있던 생태계는 납골당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나무를 베어내고 흙을 파헤치는 것도 문제지만 봉분 대신 세워 놓은 석조물은 썩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장래에 또다른 환경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납골당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환경훼손의 우려가 크다.

◇호화·대형 납골묘 대책은=전문가들은 시신을 자연으로 빨리 돌려보내려는 화장의 취지가 납골묘로 인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보건대학 이필도 교수(장례지도과)는 현행 납골묘의 문제점으로 석조물 사용,지나친 상업성,사후관리 미흡 등을 꼽았다. 그는 “(납골묘는) 지나치게 대형화하고 있는 석조물 때문에 자연친화형인 화장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100기를 모시려면 최소 300년 이상 납골묘가 관리돼야 하지만 석조물의 내구 연한은 이를 뒷받침 할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사후관리 보장을 위해 현재 국립묘지가 운영되고 있는 형태인 평장(봉분 및 조형물을 세우지 않는 장묘의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500기 이상 대형 납골묘는 법인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박복순 사무총장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매장묘를 억제한다는 긍적적 측면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과시욕에 사로잡힌 일부 계층이 거대 석조물을 사용해 짓는 납골묘는 예전 호화봉분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납골묘를 최대한 집단화,소형화해 고인을 곁에 두고 추모하려는 매장과 묘지를 최소화하려는 화장의 장점을 동시에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 “산골도 친환경으로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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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박복순 사무총장은 화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화장 이후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장묘문화 개선 시민운동 단체인 장개협을 이끌고 있는 박 총장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장묘 전문가로 꼽힌다.

“매장으로 전국토가 묘지화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장묘 문화는 그 나라의 제도와 이념이 함축돼 있는 것인데도 묘지 때문에 무분별하게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죠.”

1998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온 장개협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산골 허용,납골묘 규모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장사법 개정 작업. 화장 이후에 유골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자연으로 돌리는 것이 친환경적 장묘문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총장은 “화장 확산캠페인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화장 이후에 더 집중해야 할 때”라며 “호화 납골묘 등으로 인해 여전히 산림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산골(수목장) 등의 장묘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의 시립묘지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스톡홀름 시립묘지였어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큰길 옆으로 숲이 있었죠. 어스름한 저녁 무렵 쭉뻗은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촛불이 어른거리더라구요. 수백개의 촛불이 봉분도 비석도 없는 숲속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여기가 정말 묘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프랑스에서 본 ‘추억의 정원’도 그에겐 잊지 못할 장소다. “주택가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꽃밭이 있는데 이 꽃밭 지하에 유골을 넣는 것이죠. 가족,이웃들이 가져다 놓은 꽃이 마를 새가 없어요. 가까우니까 항상 관심이 머무는 거에요.”
  박 총장은 “진정한 추모는 묘지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고인을 항상 기억할 수 있도록 곁에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보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초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는 너무 막막하더라구요. 국민일보가 1996년 펼쳤던 장묘문화 시리즈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6) 우리 실정에 맞는 산골 기준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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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제도 도입과 납골 장묘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전제가 되는 화장과 그에 따른 산골(散骨) 방법을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골은 화장한 유골을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땅에 묻거나 또는,현재 우리 실정에서처럼,산과 강이나 바다 등 이곳 저곳에 뿌리는 것을 일컫는다. 정부는 이처럼 중구난방격인 산골 대한 정의를 확립하고,산골시설에 대한 규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장사제도개선추진위원회(위원장 최열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산골의 방법과 시설 등을 명문화해 그간 법적 규제 없이 이뤄지던 산골 행위를 단속하는 한편 수목장과 같은 친환경적 장묘문화 방식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산골에 대한 이같은 인식 변화는 2001년 납골제도 본격 도입 이후 무분별한 산골행위가 환경훼손과 정서적 반감 등의 부작용을 불렀기 때문이다. 즉 매년 여의도의 1.2배만한 면적이 묘지로 바뀌는 데 따른 산림훼손을 막기위해 화장한 유골을 납골시설에 안치하는 납골제도를 도입했으나 불법호화납골묘 조성과 아무데서나 유골을 뿌리는 행위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03년 화장율은 46.4%이고 2004년 추정치가 50.6%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절반이 화장에 의한 납골 장묘문화이다. 문제는 일부 상주들이 화장후 발생하는 유골을 용기에 넣어 호화납골묘를 조성,봉분과 비슷하게 만듦으로써 자연을 훼손시킨 데서 비롯됐다. 또한 강,바다,들판,산 등에 뿌리는 산골은 특정한 곳에 산골을 반복함으로써 수질오염 등 또 다른 유형의 환경 파괴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러한 불법 호화납골묘는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납골당·납골묘와는 별개의 문제다.

◇수목장 등 친환경적 장묘 위해 ‘산골’ 명문화=지난달 20일 장개위 주관으로 경남 남해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산골제도 도입,납골묘 설치기준 마련 등 건전장사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추진위는 산골시설 설치 규정을 마련했다.

개정안 14조 3항을 통해 ‘시·군·구청장이 산골·봉안(납골)시설 설치신고를 수리한 때에는 산지관리법·산림법 규정에 의한 입목벌채 등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명시해 사실상 산골장소를 지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로써 아무데서나 유골을 뿌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드라마·영화 등에서 흔히 본 장면처럼 산,바다,강 등에서 유골을 뿌리는 행위가 장사법 위반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안은 산골시설의 사용료,관리비 그리고 장례용품 가격을 게시토록 함으로써 산골을 하려는 상주에 대한 법적 규제와 산골에 따른 사용료 지급이 당연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산골시설은 이전,개수,허가의 취소,시설의 전부·일부의 사용금지,일시 업무 정지 등을 시·군·구청장이 명하도록 해 불법 운영을 막도록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산골’이라는 용어의 적합성 여부도 거론됐다. 산골이 일본식 용어이므로 ‘수목장’ ‘자연장’ 등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산골이 수목장,또는 수림장을 뜻하게 됨으로써 수목장 제도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남 남해군 산골시설 전단계 ‘납골 평장’ 모범운영=수목장 전단계인 납골평장 사업을 벌이고 있는 남해군측은 “가장 바람직한 장사 방법은 산골(수목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해군은 산골에 대한 법규 등이 없기 때문에 우선 화장과 매장의 혼합형태인 납골평장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군은 고현면 갈화리에 640평을 확보,이중 평장 300평을 묘역면적으로 정했다. 묘역면적은 1200기가 들어가면 꽉차게 되는데 지금은 205기가 안치되어 있다.
  평장은 나무유골함을 깊이 30cm 정도에 묻고 와비(臥碑) 1개만을 세우도록 하는 장법이다. 이렇게 하면 평당 4기 이상 안치가 가능하고 묘역 주변으로는 나무와 꽃 등을 심어 공원 개념의 휴식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길한 사회복지과장은 “평장 위에 나무만 심으면 선진 외국의 수목장과 똑같이 되는데 납골평장 지역을 앞으로는 수목장 지역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골의 문제점=그러나 김태복 교수(중부대 도시행정학과)는 “산골을 하게 되면 관행상 후손이 산골 해당 지역에 묘지를 조성할 수 없고 산골 후 세월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므로 사후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땅에 묻는 것 또한 습기 발생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산골의 정의를 ‘화장을 하여 지표면 또는 해수면에 뿌리는 것’으로 아예 국한해야 한다는 게 김교수의 주장이다.
  장개위는 17일 장사문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열어 산골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와 설치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 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나무 밑에 나무를 중심으로 유골을 처리하는 수목장을 최선의 대안으로 보고있다.

 

 

(7) 영국…수목장림 실태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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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수목장은 스위스나 독일 등과는 조금 다르다. 스위스나 독일이 주로 아름드리 나무를 영생목으로 삼는 반면,영국은 작은 나무를 새로 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꽃을 좋아하는 국민성에 맞게 화초를 심어 묘지를 꾸미기도 한다.
  영국에선 이를 ‘자연장(Natural Burials)’이라 부르고 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내추럴 데스 센터(The Natural Death Centre)’가 자연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연장=자연장엔 두가지 방식이 있다. 시신을 화장한 뒤 골분을 항아리 형태의 용기에 담아 땅속에 묻거나 우리나라처럼 관에 넣고 매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이든 매장이든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뜻으로 비석을 세우거나 봉분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묘지 주변에 묘목이나 야생화를 심는다.
  나무엔 고인의 이름을 적은 가로 10㎝ 세로 7㎝정도의 검은 색 표지판을 붙인다. 여기엔 ‘사랑하는 제인에게’ 등의 고인을 기리는 글귀와 생년월일,사망연월일,가족의 이름 등이 담긴다. 어떤 곳은 묘지위에 나무나 대리석 명판을 올려 놓지만 어떤 곳은 나무를 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장지 곳곳엔 유족들에 의해 추모 벤취가 놓여진다. GPS(지리정보시스템)를 설치하는 곳도 많다.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가 당신의 ‘묘비’가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무조건 화장을 하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매장도 ‘친환경적’이라는 뜻의 자연장에 포함시킨다. 이들은 녹색장(Green Burial)이나 산림장(Woodland Burial)으로도 불리운다. 매장은 화장때 유해한 성분이 나온다고 판단하고 있는 환경단체 등이 주로 옹호하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 1850년대까지 교회에만 묘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리 문제와 묘지 포화 등의 이유로 이후 시청이나 구청에서 공동묘지를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뒤 묘비를 세우는 전통 방법은 비쌌을 뿐더러 개·폐장 시간 때문에 유족들이 아무 때나 다녀가기가 힘들었다.
  이같은 이유로 자연장이 도입되자 호응이 높아갔다. 친환경적이고 묘지난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1994년 칼라일시에 처음 만들어진 자연장지는 96년 17곳에 불과했으나 이듬 해 52곳, 2000년 90곳으로 늘었다. 이후 2003년 182곳,지난 해 200여곳으로 증가했다.
  장례 전문가 켈리 그린씨는 “자연장 운동이 일반 화장 산업 분야보다 3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40년 이내에 자연장이 가장 인기있는 장례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자연장지는 대부분 도심 근교에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절반 이상을 운영하고 개인과 회사,비영리 재단 등이 소유한 곳도 있다.   장례 비용은 일반 매장일 때 2200파운드(440만원),일반 화장일 때 1220파운드가 들어가지만 자연장으로 할 때 900파운드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분을 담는 용기는 대부분 대나무와 두꺼운 종이처럼 쉽게 썪는 재질을 사용한다. 물론 관도 마찬가지다.
  영국내 일반 공동묘지의 수는 240여곳. 지난 해 모두 60만8000여명이 숨져 이 가운데 70% 정도가 일반 묘지에서 화장을 했다.
  전체 숫자로는 자연장지가 벌써 40%를 넘었지만 이용자는 아직은 초보 단계다. 그러나 앞으로 자연장지를 찾는 발걸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추럴 데스 센터 사무국장 마이크 쟈비스(57)씨는 “농부와 지역정부,친환경단체들로 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장지에 묻히길 원하고 또 그 곳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장미정원=자연장이 널리 퍼지기 전부터 영국의 공원묘지엔 이와 비슷한 개념의 ‘장미정원’이 있었다. 이른바 추모공원이다. 장미정원은 화장 뒤 골분을 공동묘지의 일정 구역에 뿌린 뒤 유족들이 다른 한쪽에 장미를 심어 고인을 추모토록 한 곳이다.
  유족들은 먼저 어린아이 숟가락 정도의 골분만 장미밭에 뿌린 뒤 나머지는 정해진 잔디밭에 뿌려준다. 우리나라의 산골(散骨)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이나 강처럼 불특정 지역이 아니라 지정된 장소에서만 이루어진다. 장미밭에 (골분을) 모두 뿌리지 않는 것은 나무에 좋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유족이 산골 허용구역에서 골분을 뿌리면 두번 째 유족은 그 다음 지점에 뿌린다. 하지만 면적이 한정돼 있어 두 세달 뒤면 예전 뿌려졌던 곳 위에 누군가의 골분이 다시금 덮여진다. 우리 정서와는 많이 다르지만 장미를 심어 고인을 기리는 전통은 주목할 만 하다.

 

 

(7) 마이크 자비스 내추럴 데스 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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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친환경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내추럴 데스 센터’는 정신치료사였던 니콜라이 알베리와 그의 부인 죠세핀 스페어,그리고 크리스티엔 힐씨 등 3명에 의해 세워졌다. 4년전 알베리씨가 숨지고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사무국장인 마이크 쟈비스씨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나라의 장례문화를 개선하는 데 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이 기관은 어떻게 생겼나.

△1975년 알베리 부부가 아들을 낳을 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배제하고 자연식 분만을 했다. 이후 88년 그의 부친이 돌아가실 때 장례 또한 자연방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3년뒤 대중교육 행사를 펴기 시작했다.

- 주로 하는 일은.

△환경친화적인 죽음과 장례를 다룬다. 맞춤 장례,죽음을 준비하는 가족을 위해 도우미 서비스를 한다. 때론 장의사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초원이나 숲만이 아닌 집 마당도 좋은 장지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때 관청의 허가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또 주민들의 반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일러준다. 매년 우수 장지를 뽑아 시상하고 3년에 한번씩 관련 책자도 발간하고 있다.

- 국민들의 관심은.

△웹사이트 방문자가 한 해 400만명에 이른다. 실무 직원은 2명뿐이지만 국내 장례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자부심만은 대단하다.

- 향후 전망은.

△많은 국민들이 자연장을 알고 이를 지지하고 있다. 경제적인 후원자도 많다. 뉴질랜드와 미국,이탈리아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머잖아 장례의 흐름은 이같이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

 

 

(8) 헤론게이트우드 자연장지 사장 레이 워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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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 사장이자 ‘숲과 야생보호 회사’ 설립자인 레이 워드씨. 워드씨는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다 지난 해 5월 은퇴한 뒤 3만여평의 초원을 구입,자연장지를 개설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자연장지의 인기가 높다고 보고 조만간 추가로 장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시작했나.

△딸이 처음 제안했다. 앞으로 장례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은퇴한 뒤 건강과 노후를 위해 초지를 마련했다.

- 운영 방식은.

△딸과 동업하고 있다. 직원은 사무실에 2명, 현장에서 2명이 근무한다. 영국에서 장례는 슬픈 일이지만 한편으론 이벤트다. 어떤 유족은 가족이 돌아가시자 2주뒤 고인의 생일에 맞춰 장례를 치르며 고깔 모자를 쓰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눈에 띄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큰 병원 등에 가서 홍보도 한다.

- 나무는 어떻게 심나.

△묘지 위에 직접 작은 나무를 심거나 입구 정원에 별도로 심을 수 있다. 추가로 6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또 원할 경우 추모의자도 세울 수 있다.

-이 장지의 특징은.

△보이는 것 그대로다. 넓은 초원에 사랑하는 사람을 묻고 언제든 찾아와 추모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우리의 슬로건 처럼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가 묘비가 되는 것’이다.

- 사업 전망은.

△이미지가 좋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3개의 자연장지를 더 만들려고 한다. 물론 나도 눈을 감으면 이곳에 묻힐 예정이다.

 

 

(8) 영국…수목장림 3곳 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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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취재 과정에서 3곳의 장지를 둘러 봤다. 자연장 가운데 화장을 주로 하는 장지와 매장만 하는 장지,그리고 장미정원이 있는 일반 묘지다.
  이들 모두 추모 동산이자 유족들의 쉼터였다. 스위스나 독일과는 조금 다르지만 나름의 특징을 갖고 주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공동묘지 안의 일정 구역에서 아름드리 나무를 영생목으로 삼은 곳이 일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런던 인근의 사우스 게이트 사설 장지는 일반 묘지 외에 40여그루의 거목을 선정,그 아래 골분을 뿌리고 나무에 푯말을 다는 곳임을 파악했으나 미처 찾아보지 못했다.

◆화장을 주로 하는 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

런던에서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에섹스의 헤론게이트 우드 자연장지는 넓디 넓은 초원이었다. 다른 장지가 보통 5∼6에이커 규모인데 비해 이 곳의 면적은 25에이커나 되었다. 축구장이 20개 이상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입구에 작은 연못과 함께 50여 그루의 묘목이 심어져 있고 곳곳엔 추모의자가 놓여 있었다. 지난 해 5월 문을 연 뒤 1년새 장지를 제공한 사람은 모두 75명. 매장도 더러 있으나 대부분 화장한 골분을 대나무 등으로 만든 용기에 담아 묻은 뒤 그 위에 야생화나 작은 나무를 심었다. 모든 묘지엔 GPS도 설치돼 있다.
  사장 레이 워드(61)씨는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매장지에 4명의 골분을 묻을 수 있어 수십만명을 모실 수 있다”며 “지금은 잔디밭이지만 몇 십년이 지나면 이 곳은 큰 숲이 될 것”이라고 일러준다.

지난 4월22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 마침 한 할머니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18일전 결혼 64주년 기념일에 눈을 감은 새비지씨(83)씨의 장례식은 가족과 친지 등 1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0분만에 끝났다. 가족들은 가로×세로×깊이 60㎝ 정도의 땅속에 고인의 골분을 묻은 뒤 할머니를 그리는 손녀의 편지도 넣었다. 그 위엔 30㎝×30㎝ 정도의 대리석 표지판을 올려 놓고 주변엔 생전 고인이 집에서 가꾸던 화초를 가져와 심었다.
  학교 교감을 지낸 남편 어니스트 새비지(83)씨는 “30분 거리에 집이 있어 자주 찾아 오고 1년에 한번은 꽃을 심어 이 곳을 가든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만 하는 사우스 다운 자연장지

햄프셔에 있는 사우스 다운 자연장지는 울창한 숲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환경 교육 자선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의 전체 면적은 55에이커. 이 가운데 4%만 장지로 활용되고 나머지는 생태 환경 학습장으로 이용된다.
  이 곳은 화장은 전혀 않고 매장만 하는 곳이다. 화장때 맹독성분이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봉분은 없는 평장이다. 관도 대나무와 짚,재활용지 등의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한다
  5년전 문을 열어 지금까지 300여구의 시신이 누워있다. 묘지와 묘지 사이는 1m가 채 되지 않는다. 묘지엔 초등학생 키만한 나무들과 야생화가 심어져 있고 주인의 이름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 붙어 있다.
   책임자인 로시 불로프(여)씨는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더라도) 야생화 군락을 만들기 위해 5년마다 한번씩 나무를 모두 잘라줄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장지에서 만난 짐 데이비(70)씨는 2년 반 전에 사망한 부인을 그리워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찾아 온다. 자신도 부인 곁에 묻히기로 예약했다는 그는 “5∼6마일 떨어진 집에서 늘 꽃을 가지고 온다”며 “아침에 일찍 오면 사슴이 와서 그 꽃을 먹곤 한다”고 말했다.

◆장미정원이 있는 킹스톤 공동묘지
   이튿 날 장미정원을 보기 위해 찾아간 킹스톤 공동묘지는 120년된 곳이었다. 이 곳은 자연장지가 아닌 일반 묘지. 주 정부에서 관리하지만 기능은 사설이다.
그동안 매장한 수는 6만9000여명이나 53년전 화장시설이 문을 연 뒤 6만4400여명이 화장을 했다.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인근에 있어 한인들도 적잖이 묻혀 있다.
   매장뒤 비석을 세우는 전통 방식의 묘지가 대부분이나 화장시설 앞에 100여평의 장미정원이 놓여 있다. 줄을 맞춰 서 있는 장미엔 고인의 이름을 단 검은 표지판이 달려 있다.
   골분을 뿌리는 구역은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야 찾을 수 있었다. 장미정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150여평의 잔디밭. 하지만 그냥 보면 산골(散骨)을 하는 곳인지,그저 경치 좋은 휴식공간인지 분간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미 지난 주 보도한 대로 이 곳에선 한 유족이 골분을 뿌리면 두번 째 유족은 그 다음 지점에 뿌린다. 하지만 면적이 한정돼 있어 두 세달 뒤면 예전 뿌려졌던 곳 위에 누군가의 골분이 다시 덮여진다. 골분이 뒤덮여지는 데 거부감은 없느냐고 물었다. 관리책임자 하워드 그리노프씨는 “석달만 지나면 (골분이)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사라진다”며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 별다른 반감은 없다”고 쉽게 답했다.

 

 

(9) 영화―드라마속의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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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아,엄마가 너 만나러 간단다.”

무명 개그맨 용기(이정재)는 아이의 분신인 단풍나무를 어루 만지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뱉는다. 그는 시한부 삶을 사는 부인 정연(이영애)을 조만간 또 보내야 한다. 돌아오는 숲 길은 아름답지만 슬프다. 지난 2001년 개봉된 영화 ‘선물’의 주요 장면이다.

‘수목장’이란 용어가 정착되기 전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가끔 수목장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용기와 정연 부부가 먼저 떠난 자식을 그리며 정기적으로 한 나무를 찾아 물을 주고 관리하는 장면은 수목장을 중요한 소도구로 이용했다.
  지난 1997년 개봉된 ‘편지’는 주인공 환유(박신양)가 사랑하는 부인 정인(최진실)을 두고 눈을 감는 영화다. 정인은 서너살된 아들과 함께 ‘남편을 만나러’ 수목원으로 향한다. 남편의 묘지는 잣나무다. 그는 아들에게 나무에 인사를 시키고 뽀뽀도 해 주도록 한다. 너른 잔디밭은 추모의 동산이자 이들 모자의 쉼터다.
   이 영화는 전국에서 8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산림연구원이었던 환유의 일터이자 묘지의 배경이었던 ‘아침고요 수목원’에는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주인공들의 장례를 어떻게 치렀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남은 가족들이 자주 찾아 와 고인을 그리며 나무에 물을 주며 관리를 했던 것인데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치 않은 수목장이란 장사방식이었던 것이다.
  1995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모래시계’ 마지막 장면에도 죽은 이를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산골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 태수(최민수)가 사형을 당한 이후 친구 우석(박상원)과 연인 혜린(고현정)은 지리산 노고단에 앉아 있다. 혜린의 손을 떠난 태수의 골분은 산 정상을 휘감으며 날린다. 그 아버지가 묻히고 어머니의 유골이 뿌려진 것처럼…. 이처럼 산골이나 수목장의 대전제는 인간을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9) 우리나라 산골시설 실태…파주 용미리 ‘추모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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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생소한 개념이긴 하지만,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목장이 싹을 틔우고 있다. 화장한 유골을 산이나 공원에 뿌리는 형태의 산골시설은 전국적으로 10여군데 이른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용미리 1묘지에 마련한 ‘추모의 숲’은 묘지 면적을 최소화하면서도 수목장의 취지를 한껏 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8700평 규모의 공원형태인 추모의 숲에는 고인의 유골이 구분없이 뿌려져 봉분은 물론 비석이나 묘비명이 없기 때문이다. 그밖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도 서울시의 유택동산 처럼 유골을 산에 묻는 산골시설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장미 덩굴 푸르른 공원에서 한 유족이 향에 불을 붙여 향로에 꽂았다. 그리고 회한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공원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하얀 돌 제단은 수십개의 꽃다발로 가득했다.   그 유족은 국화정원 벤치에 앉아 공원안 어디엔가 묻혀있을 아내를 그리다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8일 경기도 파주 용미리 제1묘지 ‘추모의 숲’을 찾은 서모(65·서울 증산동)씨. “지난해 먼저간 아내를 찾아왔다”는 그는 “그다지 멀지 않아 일주일에 한번씩은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산골(散骨: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것) 묘지인 이곳은 2003년 6월 문을 연 이후 지난달까지 3373기의 유골이 묻혔다. 벽제승화원(화장장)에서 화장된 유골이 하루 평균 18기 이상 이곳에 묻히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은 3000기 이상이 묻혀있는 묘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느 아파트 단지 공원과 다를 바 없다.
   대규모 공동묘지로 둘러싸인 입지조건만 아니었다면 아늑한 공원에 쉬러 온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단지 제단에 놓인 꽃다발과 향로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는 향불만이 이곳이 묘지임을 말해준다.
   이곳에는 봉분도 비석도 없다. 유족들은 자신의 친지가 공원 안 어디에 묻혀있는지도 모른다. 장미,국화,무궁화,철쭉으로 구분된 정원 가운데 하나를 골라 친지의 유골 골분을 뿌리면 묘지관리소에서 이를 모아 다른 이들의 유골과 함께 공원안 어딘가에 묻는다. 서씨는 “화장해 산이나 강에 뿌리면 유골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수 없어 이곳을 택했다”며 “다만 아내가 추모의 숲 어느 위치에 묻혔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골이 묻혀있는 곳을 알려주면 유족들이 그곳에 제사를 지내는 등 매장묘지와 다를 바 없게 돼 산골묘지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묘지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공단 박정우 과장은 “이런 모든 절차를 유족에게 알린 뒤 동의를 거쳐 추모의 숲에 묻히게 된다”며 “묘지 면적을 최소화한다는 산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말했다.
   공단은 이러한 유족들의 아쉬움을 고려해묘지내 3000여평을 수목장 구역으로 계획하고 부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역은 이르면 2006년 완공돼 본격적인 수목장 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다.
   과거 산골은 ‘악상(惡喪)을 당했을 때나 하는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지만 최근 들어 산골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었다. 박 과장은 “매년 5000명 이상이 이곳을 견학하는데 노인들의 대부분은 ‘나도 이런 곳에 묻혔으면 좋겠다’고 감탄한다”며 “봉분 같은 것 남기지 않고 내 대(代)에서 깨끗이 정리하고 가겠다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영락공원도 유족의 산골 편의를 위해 지난해 12월 영락정을 만들어 일정한 장소에 산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정자에서는 하루 2건 정도의 산골이 이뤄진다. 공단측은 “정부가 산골 기준 등을 마련하면 장기적으로는 수목장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골 시설 마련을 통해 바람직한 장사문화의 한 유형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천·광주광역시,경기 성남시,경남 남해시,경남 김해시 등 지자체마다 수목장의 전단계인 산골시설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교회 또한 수목장 확산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에 위치한 서울 소망교회 수양관 한 쪽에는 작은 산골 시설이 수양관 시설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1997년 수양관내 성도의 묘를 조성했고 화장이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화장한 성도의 80%가 산골 시설에 유골을 뿌린다. 경남 창녕군의 삼성교회는 800평 규모의 ‘부활의 동산’을 조성,산골방식의 장사를 지낸다. 자연석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유골을 넣은 뒤 다시 다른 자연석으로 덮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회 유명인사들 가운데 화장후 고향 뒷산 등에 산골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한학자 고 임창순 선생(전 성균관대 교수·1999년 별세),고 김종운 교수(전 서울대 총장·2000년),소설가 고 이문구씨(2003년) 등이 대표적이다. 소설가 송기원씨는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묘소를 개장한 후 가족묘가 있는 고향에 산골을 한 후 추모식수를 했다.
   그러나 이같은 민·관의 산골 및 수목장 장사방식 선호에도 불구하고 장사제도는 산골에 대한 정의조차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감사원이 정부에 산골시설 기준마련을 촉구한 것도 산골의 증가 추세와 무관치 않다.
   현재 정부는 산골기준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치는 장사제도 공청회를 진행중이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9월 새로운 장사제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될 전망이다.

 

 

(10) 안창영 복지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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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장사제도 마련에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수목장은 가장 친환경적인 장사 방식이죠. 이 제도는 올 하반기 국회에서 장사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후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되면 내년 하반기쯤본격적으로 시행될 겁니다.”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 안창영 과장은 본보의 ‘이젠 수목장이다’시리즈 등에 힘입어 수목장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된 장사제도개선추진위원회가 대전,경남 남해 등지를 돌며 열었던 장사제도 개선에 관한 공청회에서 수목장을 비롯한 자연장 방식에 대해 민·관 모두 적극적 수용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500구 이상 조성된 묘역이면 그 묘역내 수목장 구역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묘역의 운영은 지금처럼 재단 법인이 할 수 있고요. 다만 종교단체의 경우는 법인이 아니더라도 묘역의 조성과 운영이 가능합니다. 수목장의 구체적 방법 등은 장사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입니다.”
   장사법개정안에는 수목장만이 아니라 지정 지역에 유골을 뿌리는 해양장,서구식 정원 등을 마련해 산골을 하는 정원장 등도 담고 있다. 이같은 자연장 방식이 폭넓게 적용된 것은 납골에 따른 폐해가 생각보다 심했기 때문이다.
   “화장의 증가에 따라 납골묘 등의 장사방식을 허용한 것이 2003년부터였습니다. 그런데 분묘에 익숙한 국민들이 석물(돌)을 이용한 호화납골묘를 조성해 분묘 못지 않게 국토의 효율성을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호화 석물은 수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분묘보다 자연훼손을 더 한다고 할 수 있어요.”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봉분이 없는 평장 조성을 유도하고,평장 묘지에 세우는 표시물도 최소한으로 작게 하도록 명문화한다.
   “수목장은 지자체 등에서 실무를 담당해야하는 만큼 정부는 자연장 묘역을 조성하는 지자체 및 법인에 최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방침입니다. 수목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수목장제도를 수립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했습니다.”

 

 

(10) 진주 姜씨 가족묘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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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장’이란 용어가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해 가을 김장수교수의 장례식 때 부터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문중이나 개인적으로 초보 형태의 수목장 장례를 치른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일반 매장과 화장뒤 납골장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절감하고 올바른 장례문화의 대안을 찾아 남들보다 앞선 발걸음을 내디뎠다. 수목장의 의미조차 정립되지 않았을 때 선구자 역할을 한 것이다.

◆진주 강씨의 가족 묘원=경북 상주시 내서면 북장리. 소백산 자락인 산 능선은 완만한 내리막에 오른쪽으로 자연스럽게 휘어 있다. 이 곳은 진주 강씨 집의공파의 가족묘원.  200여평의 부지엔 모두 49명의 골분이 묻혀 있다. 원래는 세 명의 봉분만 있었으나 6대 조부인 세규 어른의 묘만 남겨두고 모두 개장을 한 뒤 새 장지를 꾸몄다.
   강씨 문중은 먼저 인근 야산은 물론 거제도 등에 흩어져 있던 묘를 찾아 유골을 수습한 뒤 모두 화장을 했다. 이후 그 골분을 땅 속에 묻고 그 위에 70㎝×80㎝ 정도의 좌대와 검은 표석을 하고 고인의 이름을 새겼다. 골분을 감싼 것은 단지 창호지 두 장뿐이다.
   묘 터는 항렬에 따라 28칸의 자리를 잡고 부부는 합장을 했다. 묘지를 돌아다니며 따로 제를 올리거나 절을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위해 맨 아래 작은 제단을 마련,합동 제례만을 올리게 했다.
   이 묘원은 건축업을 하는 강신해(63)씨가 앞장서 조성했다. “5년 전쯤이었어요.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리나라 산줄기를 내려다 봤는데 군데 군데 파먹혀 있는게 꼭 머리카락이 빠지는 병에 걸린 듯 했어요. 어릴적 ‘기계충’ 이라고 부른거 있죠,딱 그거였어요.”
  강씨는 이게 온 산을 뒤덮은 묘지 때문이란 것을 깨닫고 해결 방법을 찾던 중 코흘리개적 친구인 김인씨와 함께 색다른 방법을 생각해 낸다.
   이후 형제와 집안 어른,조카들을 설득하고 10차례 이상 현장으로 불러 계획을 설명했다. 처음엔 다소 꺼려하던 일가들도 “멀리 있는 것보다 부모와 형제 곁에 묻히는 게 오히려 ‘명당’ 아니겠느냐”는 의견에 어렵지 않게 승낙했다. 이로써 겨우 두 개의 묘자리가 있던 곳에 7대 120여명이 함께 묻힐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묘지를 이른바 ‘리모델링’ 한 셈이다.
   그 뒤 묘지 사이엔 80㎝ 정도의 주목 40여그루를 심었다. 또 나머지엔 맥문동을 심어 폭우 등으로 인한 토사 유실을 막고 수풀이 우거지게 했다. “성묘의 불편함이 사라진 것 뿐 아니라 그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던 친척이 쉽게 한 자리에 모이는 기쁨이 보너스로 생겼습니다.”
   강씨는 “앞으로 야생화와 함께 감나무 등 유실수를 심어 하늘에서 보더라도 이 곳이 묘지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공동묘지나 무연고 묘지 재개발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최씨의 인덕원=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에 있는 ‘인덕원’은 2002년 경주 최씨 진사공파가 세운 산골 방식의 가족묘원이다.
   500여 평의 부지에 마련된 인덕원에선 친척 중 사망자가 생기면 흙과 유골을 1대1 비율로 섞어 잔디 밑에 파묻고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고인의 표식은 입구에 50여명의 이름을 새겨 놓은 돌(名單石) 위에 단지 ‘몇년 졸(卒)’이라는 글자만 추가로 새겨 넣기만 하면 끝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3년새 돌아가신 사람은 다행히 한 명도 없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청 등 기관 관계자들의 현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문중회장 최봉진(80)씨는 “우리 매장 문화는 죽은 뒤에 효도한다는 허례 허식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대대로 골분을 공원 내에 모실 수 있고 장례 치르는 일도 아주 간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명 인사들의 자연장례=사회 유명인사들 가운데도 이와 같은 장례를 치르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규정 전 국회의원은 지난 4일 돌아가신 부친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렀다. 이 전 의원은 선친의 유골을 울주군 범서읍 선산의 한 꽃나무 아래 묻고 “화초를 좋아했던 분이라 편히 여기실 것인데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장례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촌수필’의 작가 이문구씨는 2003년 2월 62세의 생을 마감하며 소설의 무대이자 고향인 충남 보령의 관촌 뒷산에 유골이 뿌려졌다. 이 곳은 어린 시절 그가 뛰어 놀던 곳으로 그는 생전 “내 이름을 단 어떤 문학비도 세우지 말고 내 이름을 운운하는 문학상도 만들지 말라”는 참으로 그다운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미술사학자인 김원룡씨의 장례 또한 화장으로 치러져 골분이 그가 발굴한 경기도 연천의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뿌려졌다. 72세에 눈을 감은 그는 이미 40대에 유서를 적어 연구실 캐비닛에 보관해 왔다. 그 유서엔 “내가 죽으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즉각 관에 넣어 곡성 울리지 말고 화장하라”고 적혀 있었다.
   이밖에도 손길승 전 전경련회장은 99년 모친이 별세하자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 뒤 경남지역에 있는 선산에 뿌렸다. 작가인 한말숙씨는 2년전 가상 유언장을 통해 자신이 숨지면 ‘화장해서 재를 엄마가 아끼는 정원의 주목 밑에 뿌려라’ 라고 당부했다.

 

 

(11) 미니 수목장 ‘이즈미 메모리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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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도 마치다(町田)시에 자리잡은 공원묘지 이즈미 메모리얼에선 ‘미니 수목장’을 볼 수 있었다. 장묘문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 ‘엔딩센터’의 회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산 속에 자리잡은 수목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벚나무 3그루가 심어져 있는 잔디밭과 군데군데 놓여진 의자는 아파트 단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공원을 연상케 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 수목장은 가로 70㎝,세로 30㎝로 나눠진 공간에 유골을 넣도록 고안됐다. 묘지의 테두리에 눈금선을 그려놓고 번호를 매겨 고인이 묻힌 장소를 표시하고 있다. 9m×9m 삼각형 모양의 땅에 250기의 유골이 벚나무 3그루를 공유하는 일종의 수목장 공동묘지인 셈이다.
   이 묘지의 운영자 오오누마 쿄우조우(大沼 京三·64)씨는 “일본인들에게 벚나무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벚나무 그늘에 묻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묘지”라고 설명했다.
   애초 이 수목장은 엔딩센터의 회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오오누마씨는 묘지 인근 산림에다 수목장을 조성하려 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굽히지 않는 회원들의 의지는 공원묘지 안에 수목장을 만들자는 의견으로 표출됐다. ‘누워있는 아파트’ 형태의 공동 수목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에서 수목장이 실험되고 있는 이유는 우리와는 약간 다르다. 묘지가 국토를 잠식해 들어간다는 한국의 문제점과는 달리 일본의 수목장은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어진다는 점과 개성적인 장묘법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즈미 메모리얼에서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납골묘를 비롯,애완동물과 합장하는 묘지,정원형 묘지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 가운데 수목장도 하나의 장묘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수목장 구역 한 편에는 여러 명의 유골을 합장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무덤을 돌볼 후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합장 구역은 20만엔(원화 200만원 정도),단독으로 묻힐 경우엔 50만엔(원화 500만원 정도)을 부담해야 한다. 오오누마씨는 “수목장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유언때문에 이곳 수목장이 문을 열 때까지 1년동안 유골을 집에 모셨던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11) 일본 지바현 덴도쿠지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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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수목장을 도입했다. 대중적으로 인식이 아직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수목장은 미래 장묘문화를 이끌어 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수목장은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조림됐다가 방치된 나무들에 의해 교란된 생태계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성있는 장묘법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부각되고,고령화 사회에서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다는 점도 수목장이 유력한 대안 장묘문화로 꼽히는 이유이다. 일본의 국내 언론들도 최근 수목장에 대해 다각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정착돼 가고 있는 일본의 수목장을 찾아본다.
일본 도쿄역에서 전철로 2시간 거리인 치바(千葉)현 오하라(大原)마을에 자리잡은 텐도쿠지(天德寺) 수목장.
   봉분은 물론 묘비도 없었지만 망자의 이름이 적힌 팻말 옆에서 자라나는 어린 나무만 이곳이 묘지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묘지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야트막한 산속에 자리잡은 수목장 터에 군데군데 심어진 묘목들은 햇살을 가득 품은 채 반짝이고 있었다. 설립자 후타가미 세이손(二神 成尊) 씨는 딸을 등에 업고 설명에 열중했다. “암으로 고생하던 분이 자신이 묻힐 나무를 심었어요. 매달 와서 나무를 어루만졌죠. 그분은 수목장에 올라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얘기했어요.”   칭얼대던 아이는 어느새 아버지의 등에서 내려와 고인들이 묻혀있는 나무 사이로 잠자리를 쫓았다.
   이곳은 지난해 7월 개장해 1주년을 맞았다. 대나무 울타리로 둘러친 수목장 부지엔 나무 30여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나무 아래엔 대부분 유골이 묻혀있다. 계약자가 자신이 묻힐 자리에 미리 심어놓은 나무도 있다. 아직 나무들은 키가 작다. 군데군데 말뚝이 박혀 자리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하고 편리하다= 수목장의 절차는 어떻게 될까. 먼저 지정된 화장터에서 화장된 유골을 수목장림으로 가져온다. 30㎝ 정도 구덩이를 판 뒤 유골을 담은 보자기를 넣는다. 흙을 채운 뒤 나무를 심는다. 그 옆에 고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꽂는다. 비용은 65만엔(원화 650만원 정도)이면 충분하다.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의 장례 비용치곤 저렴한 가격이라고 후타가미씨는 설명했다.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비용도 없다. 단 생전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은 연회비 8000엔(원화 8만원 정도)을 내야한다.
    유골을 묻은 뒤 심는 나무는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종류를 심는다. 대부분 꽃나무이지만 복숭아나무,사과나무 등을 심는 사람들도 있다. 큰나무를 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연의 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수목장의 방침이다. 심어진 나무는 33년동안 관리자가 돌보도록 규정돼 있다. 나무가 죽게되면 같은 수종으로 다시 심어진다. 묘비,나무둘레의 울타리 등 건조물은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향을 피우거나 음식물을 바치는 행위도 금지된다. 추모 의식은 수목장 바깥에 따로 만들어 놓은 추모의 집에서 할 수 있다.
   후타가미씨는 “무덤에서 맺힌 열매로 산짐승들의 먹이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유실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나무가 자라는 것에 대비해 나무 사이의 간격은 2.5m 정도로 충분히 유지한다. 아직은 나무가 작아 좀 한산해 보였지만 나무가 적당히 크면 충분히 조화롭게 자랄 수 있는 공간이다.

◇환경과 지역사회를 함께 살린다=텐도쿠지 수목장은 △다양한 생명이 숨쉬는 자연의 재생 △자연친화적 매장방법의 제공 △지역사회 공헌 △도시민들의 지역 방문 증대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 후타가미씨는 “유골 위에서 나무가 자라나듯 수목장을 선택함으로써 환경과 지역사회를 동시에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숲 한 켠에 황량하게 버려진 땅에 조성된 수목장은 후타가미씨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었다. 황무지에 나무가 한그루씩 심어질 때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매달 열리는 설명회에도 20∼30명씩 꾸준히 발걸음이 이어졌다. 도시에서 찾아 온 사람들에게 오하라 마을의 유기농 농가와 직거래 계약을 권유해 70여명이 오하라의 쌀을 먹게 됐다. 마을 사람들에게 수목장은 묘지라기보다는 도시민들이 놀러오는 공원인 셈이다.
   고인을 추모하거나 견학을 위해 수목장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는 일반 묘지와는 달리 텐도쿠지 수목장은 자연 학습장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가족을 돌보는 마음으로 나무와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12) 망자들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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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쇼인 수목장에는 큼 망자(亡者)들의 에피소드도 가득했다. 나무를 통해 산자와 죽은자를 잇는 수목장에선 일본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말해주는 사연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황혼 이혼을 넘어서 사후(死後) 이혼으로=대팻밥 길을 따라가다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팻말은 있는데 나무가 없었던 것. 나무가 죽었던 것일까. 계약만 해놓고 아직 심지 않아서였을까. 나무 말뚝을 박아 놓고 이름을 적어놓은 곳은 계약자가 아직 생존한 곳이다. 유골이 들어있는 곳은 말뚝에 가로로 팻말을 달아 관리번호와 함께 표시한다. 그러나 이 나무없는 팻말은 분명 관리번호도 있고 가로로 달려있다. 유골이 들어있다는 말인데…
   관리인에게 들어본 사연은 이랬다. “어느날 부부가 찾아와서 함께 묻힐 나무를 고르고 갔어요. 남편이 먼저 돌아가셨어요. 남편이 먼저 묻혔죠. 나중에 부인이 죽을 때에 이르자 도저히 한 나무 밑에서 묻힐 수 없다고 했어요. 계약은 한 그루였죠. 그래서 부인이 묻힌 곳에 나무를 심고 그 옆에 남편을 모셨어요. 그래서 한 곳엔 나무가 없게 됐습니다.” 관리인의 설명은 여기서 그쳤다. 평생을 함께 해왔을 부부가 왜 죽어선 같이 묻히기를 거부했을까. 황혼 이혼이 사회문제로 부각됐던 일본이기에 나무없이 서 있는 남편의 팻말은 ‘사후(死後) 이혼’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다.
   ◇주인은 언덕 위 애견은 아래= 수목장 경계 바깥,울타리 주변 자투리 땅엔 팻말 옆으로 자라난 백합 등 여러해살이 식물을 볼 수 있었다. 분명 무덤이었다. 왜 저 묘지들은 울타리 밖으로 나가 있는 것일까. 애완동물 무덤이었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일본인들 사이에선 애완동물을 위한 장례 서비스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장례법상 애완동물의 무덤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울타리 밖에 설치한 것이라고 수목장측은 설명했다.
   10여기의 애완동물 묘지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애완견 ‘베스’의 나무였다. 베스라고 쓰여진 팻말에 다른 필체로 ‘(가토)’라고 덧붙여놨다. 관리인은 “애완동물은 이름만 표기하도록 한 수목장 운영방침 때문에 주인 가족이 몰래 써놓은 것”이라며 씩 웃었다. 이 밖에도 주인이 묻힌 나무가 언덕 위쪽에서 애완견이 묻힌 나무를 바라보도록 마주보고 자리잡은 묘지,주인이 애완동물과 함께 묻히기 위해 미리 자리를 잡아놓은 나무 등도 눈에 띄었다.
   다른 묘지에 있는 가족들을 전부 이장해 묻은 나무 한 그루엔 4명의 이름이 적혀있기도 해 서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일본의 장묘비용부담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12) 쇼운지 지쇼인 수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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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북부 이와테(岩手)현 이치노세키시에 위치한 쇼운지(祥雲司) 지쇼인(知勝院) 수목장은 일본 최초,최대의 수목장으로 손꼽힌다. 도쿄에서 약 5시간 걸리는 거리만큼 떨어진 이 곳은 친환경 장묘법의 보급을 통한 산림 생태계 보전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버려진 인공조림지였던 곳은 각종 천연 기념물이 서식할 정도로 생태계를 회복했다. 일본 수목장의 성공사례로 알려진 지쇼인 수목장의 현황과 운영 실태를 알아본다.
  
“음식물은 금지입니다. 곰이 나오거든요. 향을 피우시면 안됩니다.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든 화기(火器)는 반입할 수 없습니다.” 지쇼인(知勝院) 수목장의 운영자 타사카 겐보우(千坂 山+彦 峰)씨가 엄숙한 말투로 참배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있었다.

“생태계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곳은 낮에는 인간이,밤에는 동물이 다스리고 있습니다.”

◇산책로 같은 무덤= 간벌한 나무로 만든 대팻밥을 뿌려놓은 길이 발밑에 폭신하게 밟혔다.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 차 침침한 주변과 달리 수목장 일대에는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자연은 보호될 수 없다’는 타사카씨의 신념처럼 지쇼인 수목장은 잘 관리된 공원의 인상을 풍겼다.
   수목장을 운영하기 전부터 자라던 큰 나무들은 간벌을 통해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그 사이로 비탈 중간에는 키 작은 나무를 심었고 길과 잇닿아 있는 곳에는 더 작은 나무를 심었다. 작은 나무 사이에 놓여진 꽃과 고인의 이름이 적혀있는 팻말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묘지의 흔적은 없었다.
   간편한 차림새의 참배객들이 고인이 잠들어 있는 나무를 쓰다듬으며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나무와의 대화를 마치고는 데려온 개와 함께 대팻밥 길을 따라 달렸다. 수목장 중간에 비닐 포대로 엉성하게 만들어놓은 작은 웅덩이엔 계곡물이 고였다. 보기엔 엉성했지만 일본 천연기념물인 산청개구리(森靑蛙)가 알을 낳고 자라는 생태계의 오아시스였다. 잠자리떼가 날고 새소리가 숲속에 가득했다. 수목장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는 잠자리가 허물벗은 흔적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정갈했지만 꽉 조여들지 않았고 엄숙했지만 짓누르지 않았다.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산자와 죽은자 모두를 포용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죽은 자가 산림을 지킨다=1999년 수목장이 문을 열기 전 이곳은 버려진 삼림이었다. 타사카씨가 처음 이곳을 둘러 봤을 때는 과밀하게 심어진 삼나무 밑으로 덩쿨 우거진 ‘못쓰는 숲’일 뿐이었다. 지역에서 환경운동에 앞장섰던 타사키씨는 숲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궁리했다. 우선 간벌을 하고 덩쿨을 걷어냈다. 숲으로 햇빛이 비춰 들자 덩쿨이 아닌 갖가지 들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백합,춘란,나리꽃이 피어났다. 자취를 감췄던 반딧불이도 날아들었다. 수목장에 쓰이는 나무도 주변에서 살고 있는 종류만 허용됐다. 외래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1053명이 계약해 나무 346그루 밑에 유골이 묻혀있다. 애완동물 10마리도 경계 바깥에 묻혔다.
   유골이 묻히고 나무가 심어지면 나무 자체가 무덤이 되기 때문에 쉽사리 나무를 베어낼 수 없다. 개발 압력이 거세져도 수목장이 된 산림은 훼손을 피할 수 있다. 나무에서 피어난 꽃과 열매는 곤충과 작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결국 죽은 자로 인해 산이 지켜지는 셈이다. 타사키씨는 “마을산(里山)을 지키는 것이 수목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며 “사람과 산이 건강하게 교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의 소중함을 배운다=그는 또 “수목장을 운영하며 생명의 중요성과 인생의 유한함을 깨닫게 된다”며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지쇼인 수목장에서는 참배객을 위한 자연체험 캠프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간벌 체험,마을산 탐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연체험은 도시민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계약자의 상당수가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다. 고인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타사카씨는 한국의 장묘문화에 큰 관심을 나타낸 뒤 “한국에서 수목장을 정착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며 “(일제 강점기때)일본의 산림정책이 한반도의 산림을 황폐화시켰기 때문에 한국에 기여하는 것은 우리들의 책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13·끝)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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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의 '이젠 수목장이다'시리즈가 지난주까지 모두 14회에 걸쳐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열띤 관심과 성원을 받았다. 본보는 앞으로도 수목장 관련기사를 지속적으로 다룸으로써 장묘문화를 개선할 뿐 아니라 우리 국토의 산림을 더 잘 가꾸는 부수적 효과를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좌담회를 갖고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 봤다. 좌담 참석자들은 변우혁 고려대 생명환경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안창영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김상영 산림청 산림휴양정책과 과장,이형웅 장례문화신문 대표,임 항 국민일보 전문기자 등이다. 좌담은 지난 2일 오후 2시 본사 회의실에서 정재학 사회부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이젠 수목장이다’ 시리즈를 통해 수목장과 산림보호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마침 산림포럼에서 수목장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시리즈는 일단락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을 갖고 관련사항을 보도할 것이다.

△변우혁 교수= 나는 산림 전문가지 묘지 전문가는 아니었다. 은사님(고 김장수 고려대 농대 학장) 돌아가신 뒤 수목장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아름답게 자연으로 돌아가셨던 의미가 제대로 조명됐다. 이 기회에 국민들이 수목장을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에 확실히 방향을 잡아 건강한 숲을 가꾸는 동시에 묘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안창영 과장= 매장 중심의 관습은 2000여만 분묘 중 무연고 분묘가 800만기에 이르는 상황을 낳았다. 20년이나 30년 뒤면 묘지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매장 억제,화장 권장을 기본으로 2000년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호화 납골묘,납골당 문제가 심각해졌다. 당시엔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면서 봉분 형태인 석조물을 유지하면 국민의 반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규격 등의 기준을 완화했다. 화장 촉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자연 훼손,호화납골묘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노출됐다.

△김상균 과장= 금수강산이 묘지로 들어차는 폐해는 사라져야 한다. 납골묘는 일시적 대책이었지만 이제는 자연장 제도로 가야 된다.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방법,공중에 뿌리는 방법도 있지만 결국엔 수목장이 가장 대중적인 자연장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수목장이 늘어나면 건강한 숲이 많아져 경관에도 좋고,국가에 이바지할 것이다. 산림청으로서는 수목장에 어떠한 인위적인 것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기위해 그 관리를 산림청이 맡는 게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변 교수= 수목장에서 나무 밑 골분을 묻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영국,프랑스는 정원 형식의 공원묘지를 새로 조성해 골분을 묻거나 뿌린 위에 꽃나무를 심는 방식이 유서깊다. 일본도 (수목장이) 최근에 도입되면서 주로 꽃,특히 철쭉을 많이 심는다. 반면 독일과 스위스 등은 이미 크게 자란 나무 밑에 골분을 묻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영국,프랑스,일본의 경우는 팻말이나 기념비 등의 아름다운 인공물을 곁들여 약간의 꾸밈이 있는 방식이다. 독일-스위스 방식은 작은 명찰 외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전자를 수목장,후자를 수목장림으로 구분하고 싶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것은 후자,즉 독일-스위스의 모델이라고 판단한다. 크게 자란 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무가 잘 죽지 않고,기념비 등의 인공적 요소가 전혀 가미되지 않아 산림 훼손 우려가 없다. 일본-영국 방식은 기존의 공원묘지를 수목장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과장=수목장,산골 등 새로운 장법이 도입돼 민간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를 법 테두리로 끌어들여 국민들에게 새로운 장법에 대한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 친화적이고 국토의 훼손을 방지하며 국민들의 장례 비용을 낮추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화장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세력으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는 등 걸림돌도 많았다. 법률적 근거가 없으면 무분별하게 산림에 추모시설이 들어서는 등 오히려 산림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이형웅 대표=장사방법이 아니라 그 수단인 산골을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 정부가 문제점을 예단해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지금 같은 (납골의)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법을 만들면서 탈법을 할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준 셈이다. 자연장은 도입과정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법률이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납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법제화하지 않고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변 교수=산골이 집중화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은 없다. 집단 산골장이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시설 개념으로 봐야된다. 한 장소에 (골분이) 쌓이면 자연의 자정 능력을 넘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골 외에 집단 산골장이나 납골묘와 같은 시설을 동원할 경우에만 규제 대상에 넣어 관리하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기면 될 것이다. 최근 독일에서도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국민들이 부담없이 (산골) 하던 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

△사회=현재 추진되는 관련 법률개정안에는 수목장이 자연친화적 장법(자연장)의 하나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럴 경우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점 등 수목장림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다고 보는데,수목장을 더 권장하기위해서는 법률에 따로 정의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안 과장=그같은 방안이 법률적 체계에 어긋나는 대목이 있는 지를 검토해 본 후 결정하겠다.

△변 교수=수목장과 수목장림을 법이나 시행령에 별도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률개정안에서 산골에 대해서는 가볍게 언급만 하는 것이 좋겠다. 수목장이 활성화되면 문제점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규제를 강하게 할 필요는 없다.

△사회=수목장을 어떻게 대중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대규모 수목장림을 조성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이를 이용할 것인지 모르겠다.

△변 교수=수목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7점 척도로 수목장에 대한 호감을 물었는데 응답자 600여명 중 14.3%가 7점을,14%는 6점,18%는 5점으로 대답했다. 45%이상의 국민이 수목장에 대해 호감을 나타냈다. 나의 많은 지인들도 사후에 수목장으로 묻히고 싶다는 연락을 해 온다. 수요는 충분히 많은 상태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 숲 가운데 21%가 국유림,8%는 공유림이다. 철저히 가꿔야 할 숲을 수목장림으로 지정해 국가가 100년 동안 관리하면 훌륭한 숲으로 꽉 들어차게 될 것이다. 국유림을 대상으로 먼저 정부(산림청)가 조성한 수목장림의 모델을 제시하고,그 3∼4년후부터 민간조성 수목장림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공공 부문에서 비교지표를 만들어 낼 때까지는 상업화를 유예해야 한다.

△김과장=앞으로 수목장림이 수십∼수백㏊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 비용이 서민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목장은 낮은 가격으로 산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묘지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판단된다. 고인을 기리는 데 있어서 비용이 서민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 산림청은 충분히 경제성 있는 수목장림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본다. (수목장이) 결국엔 산림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숲에 관한 관리는 산림청에게 일정부분 역할이 있다고 본다. 숲을 관장하는 산림청이 참여하도록 하는 조항을 법규에 반영해 달라.

△사회=수목장이 산림 보전과 친환경적 장법이라는 원래의 가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납골묘처럼 변형된 공동묘지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대전 국립묘지와 같은 잘 정돈된 곳은 가족들이 다 함께 찾아가 자녀들이 죽음의 의미를 깨닫는 교육장소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수목장은 그보다 더 대중적이고,친숙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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