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대형화…봄철 ‘양간지풍’ 탓

최승현 기자

백두대간 동쪽 강풍 발생

강원 동해안 지역 주민들은 3~5월을 ‘도깨비불이 날뛰는 계절’이라고 말한다. 이 시기에 발생한 산불의 불씨가 거센 바람을 타고 100~500m가량을 날아가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며 대형화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봄철마다 이 지역에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으로 발생한다. 이는 초속 20~30여m의 국지적 강풍이다.

도로변 신호등이 흔들리고,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다. 영서 지역 차가운 공기가 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을 넘는 순간 역전층을 만나 순간적으로 압력이 높아지면서 동해안 지역에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강원 고성군 간성읍과 죽왕면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한 28일 오전 초당 순간풍속은 미시령 26.14m, 고성군 간성읍 18.74m, 속초시 17.2m를 기록했다. 특히 양간지풍은 풍향도 수시로 바뀌어 산불이 발생하면 어디로 번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2000년 4월 강원 고성, 강릉, 동해, 삼척, 경북 울진을 휩쓸며 백두대간의 산림 2만3138㏊를 숯 더미로 만든 사상 최대의 초대형 산불의 확산 원인도 양간지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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