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문과 서류 조작으로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21년간 감옥살이를 했던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의 용의자 최인철(58) 장동익(61) 씨의 재심 개시 여부를 정하기 위한 심문이 열린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최 씨와 장 씨가 강도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 신청 첫 심문기일을 다음 달 23일로 잡았다고 21일 밝혔다. 두 사람이 2017년 5월 “고문을 받고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재심을 신청한 지 정확히 2년 만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17일 대검 과거사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이 경찰 고문으로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면서(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9면 보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최 씨와 장 씨는 같은 날 부산고법에 관련 자료와 재심 심문기일 지정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첫 심문기일에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공소에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경찰이 범한 직무상 위법 행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재심 개시 판단 조건인 ‘확정판결’이 없기 때문에 재판부는 이를 대신할 과거사위 조사 결과를 검찰에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첫 심문 이후 추가적인 증거 조사나 증인 심문이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재심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결정이 내려져 하루빨리 당사자와 가족이 억울함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