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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내공30)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 디아더스 ' 에 대해서 영화평론? 좀 해주세요..
slay**** 조회수 6,071 작성일2003.12.22
주위에서는 디아더스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 별로 없었지만

전 진짜 좋아한 영화중에 하나거든요..

비디오여행? 같은 곳에서 감독에 눈..; 이런 식으로

영화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게 있잖아요..;


왜 아이들은 빛을 못보는 병에 걸렸나.?

마지막 반전으로 자신이 귀신이라는것에 대해 무엇을

표현하려 하였는가...

엄마인 니콜 키드먼이 성경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_-;

아니면 정신병? 날카로운성격을 왜 가지게되었는가..

..........................따위의 말들요


자기 멋대로 자칭 영화평론가 되서 써놓는 답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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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중생들이여, 이제 눈을 뜨라


디 아더스



"언젠가 내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나는 나비였다. 내 스스로 기분이 매우 좋아 내가 장주인 것을 알지 못했다. 갑작스레 잠을 깨니 틀림없이 예전의 장주였다. 장주인 내가 꿈에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지, 나비인 내가 장주가 된 꿈을 꾸었는지 알지 못했다. 사람과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구별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만물의 변화인 것이다."

"꿈을 꿀 때는 꿈인 줄을 모른다. 어떤 이는 자기가 꾼 꿈을 해석하기도 하다가 깨어난 뒤에야 비로소 꿈인 것을 알게 된다. 장차 큰 깨달음이 오니 그 때에는 생명이야말로 큰 꿈인 것을 우리가 발견한다."

[디 아더스]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머리 속 한 자락에 웅크리고 있던 장자의 '호접지몽' 이야기가 슬금 솟아올랐다. 장자가 나비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장자꿈을 꾼 것인지. 언뜻 보면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교과서에나 자리잡고 있을 법한 이 고루한 화두를, [오픈 유어 아이즈]의 감독 .....는 공포와 스릴러를 빌어 섬찟하게 풀어낸다.




[디 아더스]는 고전적인 공포영화의 형식에 척척 발을 맞추어 나간다. 퀴퀴한 전설 한 꾸러미를 품고 있을 듯, 오래된 대저택과 유난히 신경이 예민한 안주인. 집을 둘러싼 뭉클한 안개와 짙은 숲, 의뭉스럽고 스산한 분위기. 그리고 딸아이가 감지하는, 그들 이외의 무엇. 영화의 전반적인 도식이 이 정도로 정리된다면 영화의 방향 또한 가닥이 잡힌다. 처음에는 딸아이의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되던 '무엇'이 스크린 구석구석에서 자근자근 밟히며 불안감이 증폭되고, 격정적인 공포가 모두를 뒤덮은 후(이 부분에서 관객까지 동감할 수 있다면 성공한 공포영화!) 쿵덕쿵덕 긴박한 순간,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는 '무엇'. 그렇다면 [디 아더스]가 감춰둔 '무엇'이란......



[디 아더스]가 진실과 허구의 아슬한 경계에 위태롭게 놓인 작품이라고 전제해 보면, 영화 속 대립구도들이 툭툭 또렷해진다. 우선, 빛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을 통해 빛과 어둠의 관계를 짚어낼 수 있다.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진 침침한 실내에 갇혀 있는 아이들(혹은 우리들)은 빛과 어둠, 즉 진실과 허구를 극명하게 상반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들은 투명한 창문으로 넘어 들어오는 빛을 어머니에 의해 차단당함으로써, 빛과 어둠 사이의 어슴푸레한 변화를 알지 못한다. 따라서 앤과 니콜라스는 빛의 이면이 어둠일 수 있다는, 빛과 어둠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닫힌 흑백논리의 틀을 강요받는다.



이러한 점은 그들이 어머니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만)로부터 받는 가르침에서도 드러난다. 그레이스는 아이들에게 성경에 대한 믿음을 주입하려 한다. 감독이 굳이 '성경'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성경이란 수천년의 인류사를 거치며 활자화되고 정형화된 고정관념인데다가, '종교'라는 가장 굳건하고도 무모한(그래서 때로는 위험하기까지 한) 권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는 서구사회를 '지배'한 사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성경이란 이미 어두운 집안의 세계를 튼튼히 쌓아올리고 지켜나가야 했던 그레이스의 생각을 가장 적합하게 대변할 수 있는 소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성경은 인간의 지침을 간단히 설명해 놓은 책이 아니라, 도리어 인간이 제 스스로의 답을 헤아려 나갈 수 있도록 숱한 물음을 품고 있는 책이기에, 감독은 성경을 통해 그레이스-인간이 규정한 한 가지 해석에 매달리는 맹목성-를 깨우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비밀이 밝혀진 후, 자신의 소신에 늘 당당하던 그레이스의 흐릿한 독백 "엄마도 잘 모르겠구나, 무엇이 옳은지." 에서 잘 나타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그레이스이다. 그녀는 아이들을 향해 한량없이 넘치는 애정과 바늘 끝처럼 날카롭게 곧추선 집착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녀의 성격은 포근한 모성의 파괴적인 속성이라는 '전통적인' 모순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레이스로부터 발견하는 모순은 이 영화의 주제와 닿아있다. 진정한 진실의 변죽을 건드리며 그것을 어설프게 단정짓고 믿어버리는 인간의 무지, 그 이중성의 모순이다.

또한 [디 아더스]에서는 유난히 '여성'이 맥을 이룬다. 집안의 질서를 정돈하는 역할은 전쟁에 나간 남편 대신 그레이스에게 부여되고, 세 명의 하인들 중 의지를 조종하는 사람은 밀스 부인이며, 어머니의 가르침을 거스르며 생활을 개척하는 아이도 딸인 앤이다. 이제까지의 세상을 남신이 지배했다면, 앞으로는 여신의 세계가 도래할 것이라는 한 여성학자의 조심스러운 예지가 문득 떠오른다. 그것은 단순히 세상의 무게중심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 간다는 예언이라기 보다는, 유일신 중심의 종교에서 벗어나 좀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믿음'을 접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다.


이 영화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고, 의식조차 못한 채 다만 젖어들고 있었던 습관적인 사고의 유리벽을 깨뜨리려는 시도이다. 그리고 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감지하고 손을 뻗어보려 했던 관객에게는 분명 즐거운 경험이 될 작품이다. 또한 화려하고 찬란한 [물랑루즈]의 여신 니콜 키드만이 있다. 그녀는 오히려 [디 아더스]에서 제 역할을 찾은 듯, 관객을 향해 파르르 긴장된 섬광을 연신 쏘아댄다.


우진 2002년 1월 7일 월요일

200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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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진짜 빛을 못보는 병에 걸린게 아니라 엄마가 그렇게 생각한거 아닐까요?
엄마가 정신병에 걸려서 아이들이 병에 걸렸다고 생각한거 같네요
나중에 그 집 하인이 말하잖아요
이제 커튼을 걷어도 된다고
햇빛을 봐도 아무 이상 없을거라고요
애초에 아이들은 병에 걸리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리고 날카로운 성격 같은거는...
남편은 전쟁에 나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도 없고 정신적으로 힘드니깐 그런거 같네요
영화 중간에서 그 엄마가 꽤나 날카로운 성격이라는걸 보여줬죠
그게 정신병 같은걸 암시한거 같은데 마지막에 역시나;;

200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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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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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더스의 묘미는 반전에 있다지만 전 날카로운 니콜 키드먼의 콧날에 있다고

봅니다. 씰데없는 소릴 -.-;

일단 첫번째 질문 아이들이 빛을 못보는 병에 걸린건 선천적이라 이유는

알수없지만 그걸로 인해 키드먼이 연기한 역활의 여자는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은듯합니다. 결벽증에 가까운 이 여자가 감당해내긴 힘들었을만큼요.

그만큼 집착이 강해지는 거겠죠. 설정이라고 밖에는 말씀 못드리겠네요.

마지막 반전 자신이 귀식이라는 것에 대해 표현하려는 건 아마도..

제목에 그 힌트가 숨어있는 듯하네요...

디 아더스...우리가 인식하고 있지 못한 사이 귀신이 존재할지도 못한다가 아니라

혼령들 자체가 인식하고 있지 못한 사이 살아있는 인간들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섬찟한 설정 그 자체죠...또 다른 사람들이란 이 제목이 아마도

많은 걸 내포하고 있는 것 같네요.

마지막 질문 성경에 집착하는 엄마...

그건 마지막 대사에 나옵니다.

원래 그 시대에 부득이한 경우로

학교에 가지못한 아이들은 성경을 기초로 글을 배우곤 한답니다.

아이들이 희귀병에 걸렸으니 당근 엄마가 가르치는 수 밖에 없죠.

제일 만만한것이 성경입니다..

하지만 왜 하필 성경의 연옥 그밖에 등등에 집착하는 엄마의 모습이 자주 비춰질까요..

그건 마지막 니콜 키드먼의 대사에 다 함축되어집니다.

아이들이 엄마의 날카로운 신경을 건드리고 예민한 엄마는 참을 수 없어

차마 엄마로서 할수 없는 짓을 하죠.

아이들을 죽이는 짓입니다.

여자는 아마도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여자이기에 예민한 걸껍니다.

그런 여자가 파렴치하게도 아이들을 죽이다...이 여자의 선택은 자살이었습니다.

둔탁한 총소리후 이여자에게는 어떤 풍경이 펼쳐졌나요..

아이들이 다시금 제자리에서 잘 놀아주는 정말 꿈에 바라던 풍경이었습니다.

방금전까지 지옥이었던 이 여자는 신의 존재를 강하게 믿어버리는 겁니다.

마치 홍해를 가르던 모세의 기적마냥 자신을 비극에서 구제해주는게 신이라고

강하게 믿고있는 겁니다..

용서받은 줄 알았다는 여자의 말이 왜 성경에 집착했는지 또 자신이 저지른일을

조금이나마 암시하기 위한 도구였던거죠.

200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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