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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LGBT 고민 진지하게 들어주실 분만 ..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10,060 작성일2017.06.06
제발 진지하게 들어주실 분만 답변해주시고 호모포비아는 꺼져주세요ㅠ

저는 중3 여학생인데요
중학교 올라오면서부터 너무 귀엽고 키스하고 싶고 사귀고 싶은 여자애가 생겼거든요. 그런데 걘 아니지만 여친도 사겨봤는데.. 여자한테는 성욕이 안 들고 성적으로는 거부감이 들어요. 남자한테는 성욕이 생기고요. 또 좋아해본 남자애는 많은데 그에 비하면 여태껏 호감 간 여자애는 3명 정도밖에 없어서.. 그래도 처음에 말한 그 여자애는 지금도 좋아하고 있어요. 또 예쁜 여자 보면 진짜 설레고 끌려서 제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요즘 ㅠㅠㅠ 남자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숏컷하고 보이쉬하게 다녀봤는데 진짜 "그냥 남자는 ~해서 좋으니까 되고싶다"가 아니라 진심으로 제가 여자가 아니고 남자란 생각이 들어요. 근데 수술해서 남자가 되면 게이가 되는건가 싶어서.. 또 키가 크면 모르겠는데 165도 안 돼서 여자치고도 작은 키예요. 남자처럼 하고 다니면 남자들은 좋아하지 않을 텐데 ㅠ 남친을 사귀려면 남자처럼 못 하고다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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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_****
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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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정 여성 논바이너리 젠더퀴어이자 바이-에이 엄브렐라에 속하는 성소수자 입니다.

일단 로맨틱과 섹슈얼이 구분된다는 것부터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로맨틱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잡고싶고 가벼운 스킨쉽이나 가슴이 간질거리는 것을 가리킵니다
섹슈얼은 숨이 약간 거칠어지고 허벅지와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피가 몰리는 느낌이 들며 짜르르 하는 느낌이 들고 생식기관이 움직이는 느낌이 듭니다

이 둘은 서로 합일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에게 로맨틱을 느끼지만 성욕은 아무에게도 느끼지 않고 남성에게 로맨틱을 느끼지만 모든 성별에게 성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 분은 바이로맨틱-헤테로섹슈얼이(혹은 맨섹슈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한 용어로 파고들면 헤테로 플렉시블:주로 이성에게 끌림을 느끼지만 종종 동성에게도 끌림을 느끼는 바이섹슈얼의 한 스펙트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젠더에 대해 이야기 해야할 거 같아요. 트랜스 젠더에는 '바이너리 트랜스젠더/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가 있습니다. 트젠의 정의는 '자신이 사회에서 지정받은 성별과 자신의 젠더가 합일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이 중에서 바이너리 트랜스 젠더는 많이들 알고있는 트랜스 우먼과 트랜스 맨이 있습니다. 그리고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는 아주 다양합니다. 자신이 여성/남성에 해당되지 않고 성별이 없다고 느끼거나, 여성/남성이 아닌 다른 성별이거나, 아니면 여성/남성이 둘 다 섞여있거나, 여러거지 성별들 사이에서 둥둥 떠다니며 자신의 성별이 유동적이라고 느끼거나, 자신의 성별이 찰칵찰칵 하고 바뀌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FtM 트랜스맨(지정여성이지만 자신이 남성임을 느끼는 사람)으로 정체화를 하신다면 바이로맨틱(혹은 호모플렉시블/호모섹슈얼일 것입니다. 아니면 자신이 논바이너리는 아닌지 자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 성별이 안드로진(남/녀가 섞여있다고 느낌), 데미보이(자신의 성별이 절반 정도는 남성이지만 다른 성별이 섞여있다는 느낌), 바이젠더(두가지 성별에서 스위치를 켜듯 전환되는 느낌을 받음), 젠더 플루이드(젠더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느낌)인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요.

질문자분의 성공적인 정체화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소위 '이상한' 것으로 간주받게 될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겪게 되실 고생에 대해서도 응원합니다.

남성으로 정체화를 하신다면 질문자 분은 게이가 맞습니다.(게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라벨링 하기 싫으시다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해 공부하고 우리의 역사를 한 번 찾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러면 게이랑 사귀거나 바이 남자나 팬 남자를 만나면 되는 거죠 뭘.

더 이상 의심할 여지 없이 나는 남성이 맞다고 느끼고 성별 재지정 수술을 원하신다면 최대한 성장이 덜 진행됐을 때부터 호르몬 등 조치를 취하시길 바랍니다. 2차성장이 발현하며 느껴지는 디스포리아(신체의 불일치로 느껴지는 불쾌감)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굉장히 끔찍하고 괴로울 때도 있습니다. 특히나 생리를 하는 남성 분들이 힘들어 하는 걸 종종 보았습니다. 부디 원하시는 대로 일이 잘 풀리셨으면 합니다.

20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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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저랑 비슷하시네요.
제가 중3때 딱 여자친구를 만나서 사귀었습니다.
그리고 머리도 옷차림도 남자같이 하고 다녔어요.
여자치곤 큰 키라 그렇게 하고 다니면 남자로 오해 많이 받았는데
여자처럼 하고 다니는 건 거부감이 들더군요.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냥 저는 저로서 살고 있습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저로요.

남자도 좋고 여자도 좋고 누구와 사귀어도 상관이 없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저도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평범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성전환도 고민했었습니다.

근데 그것보단 그냥 여자도 남자도 아닌 나라는 사람으로 사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걸 받아들이니 편해지더군요.

오히려 중학교때가 남자들을 많이 따라했고
지금은 그냥 반반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다녀요.
여자로 생각해도 남자로 생각해도 상관없고

그 모습이라도 절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기면
저도 소중히 해 줄 생각입니다.
딱히 연애엔 관심이 없지만 좋아하는 남녀취향은 있죠.

여기까지 오는 데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친구도 혹 10년뒤 저와 같은 모습이라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꼭 자신이 남자나 여자가 아니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20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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