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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펭귄고기의 맛은 어떻습니까?
choc**** 조회수 35,551 작성일2004.11.09
노빈손의 남극대탐험인가...? 원제:2년간의 휴가(우리나라 제목:15소년 표류기)인가 에서 보니까 펭귄고기가 시큼해서 먹을 수 없다고 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역시 쥘 베른이 쓴 해저2만리에서는 아로낙스 박사가 펭귄고기는
맛이 일품이라서 네모 선장이 백마리도 넘게 잡았다고 하네요.

도대체 무엇이 진실입니까?

내공이 좀 적더라도...출처를 밝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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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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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
은하신
일본 2위, 일본어, 화학, 화학공학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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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기지에 가셨던 분의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중간쯤에 나오던데..( 붉은 색으로 표시해 놓겠습니다.. ) 별로 맛이 없다고 하네요...

 

 

 

사람과 펭귄

 

문명세계의 사람과 펭귄이 처음 만난 것은 마젤란에 이어 세계를 두 번째로 일주한 영국의 프란시스 드레이크 경으로 생각된다. 그는 1578년 8월 17일 마젤란해협 입구에 도착했다. 그 때 그 탐험에 동승했던 신부 프란시스 플렛처가 펭귄을 처음 보고 신기해, 그의 일지에 기록을 남겼다. 그가 1628년에 발간된 "세계 일주 (The World Encompassed)"에서 "우리는 많은 숫자의 이상하게 생긴 새를 발견했다. 그 새들이 날지 못하고 빨리 달리지 못해 우리가 잡을 수 있었다. 몸의 크기가 거위보다는 작고 오리보다는 크고 깃이 없고 대신 상당히 단단하고 매끈한 털로 덮여있다. 부리는 까마귀부리와 비슷했으며 땅속에 구멍을 파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기록으로 보아 그들이 마젤란펭귄을 보았던 것이다. 마젤란펭귄이 펭귄 가운데 땅에 구멍을 파고 사는 유일한 펭귄이며 마젤란해협에는 마젤란 펭귄밖에 없다. 한편 드레이크가 펭귄이 많은 섬을 펭귄섬이라 명명했으며 그 섬이 현재 마그달레나섬으로 생각된다. 마젤란펭귄이 해안에도 서식하나 마그달레나섬에 큰 군서지가 있다. 마그달레나섬에는 마젤란펭귄의 95%인 약 5만 쌍 정도가 서식한다. 마그달레나섬이 마젤란해협에 있는 칠레도시 푼타 아레나스 (Punta Arenas)의 북쪽으로 35 킬로미터 떨어져 마제란해협 가운데에 있다.

 

또 포클랜드군도를 발견했던 "디자이어"호의 선장이던 영국 탐험가 존 데이비스가 1592년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 해안을 탐험하고 올라올 때 펭귄을 잡아 소금에 절였다 (아마도 마젤란펭귄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배가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펭귄고기에서 25 밀리미터의 큼직한 벌레가 생겨 식품, 나무, 가죽, 옷 같은 쇠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또 벌레가 병을 퍼뜨려 선원의 대부분이 죽은 예도 있었다. 아마도 고기를 제대로 절이지 못하면서 생겼던 비극으로 생각된다. 당시 뱃사람들이 거북처럼 오래 사는 동물들을 배에 싣고 다니면서 잡아먹거나 날짐승고기를 절여먹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영국 전함 "비글"호로 세계를 일주했던 영국 박물학자 찰스 다윈 (Charles Darwin 1809-82)이 1832년 7월 라 플라타 강 하구에서 수많은 해표와 펭귄으로 둘러 싸였다. 이 펭귄도 마젤란 펭귄으로 보인다. 주로 아남극의 도서지방과 남아메리카 남쪽 동서해안과 포클랜드군도부근에 서식한다. 그러나 겨울에는 남위 35도까지 올라간다.

 

19세기 중엽 사람들이 아남극의 도서에서 코끼리 해표를 잡아 기름을 짤 때는 연료로 펭귄을 썼다. 즉 펭귄 몸에 기름이 많으므로 해표의 지방을 녹이는 연료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아남극의 도서에서 연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또 사람들이 펭귄의 기름도 짰다. 그 때문에 남 죠지아섬 부근의 왕펭귄이 한 때 거의 멸종될 뻔했다.

 

남극이 처음 탐험되기 시작할 때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탐험대원들이 펭귄고기를 먹고 연명했다. 예컨대 탐험선 "벨지카"호가 남극의 해빙 (海氷)에 갇혀 바다에 떠돌면서 1898년을 보낸 벨기에 젤라쉬남극탐험대가 펭귄고기를 약으로 먹었다. 당시 미국인 의사 프레데릭 쿡이 괴혈병을 이기기 위해서는 대원들이 신선한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펭귄고기를 억지로 먹게 했다. 쿡의사가 펭귄고기를 "쇠고기조각과 비린내나는 대구고기와 텐트처럼 질긴 오리고기를 섞고 피와 대구 간의 기름으로 양념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것을 보면 펭귄고기가 대단히 질기고 비린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건강을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정도는 문제가 안 되었다. 식초에 담근 펭귄고기가 먹을 만 하다고 한다.

 

서남극 스노우 힐 (Snow Hill)섬에서 1901년부터 2 년 동안 월동한 스웨덴 남극탐험대를 데리러 오던 탐험선 "안타크틱"호가 얼음에 갇혀 1903년 2월 12일 침몰했다. 다행히 칼 안톤 라르센 선장과 선원들이 얼음덩어리 위에 내려온 지 17일 만에 폴레섬에 상륙했다. 그들은 그 해 말 구조될 때까지 1,100 마리의 아델리펭귄으로 연명했다. 처음에는 그들이 살려면 적어도 펭귄 3-4천 마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펭귄이 북쪽으로 가려고 그 섬을 떠나기 전에 그들이 잡은 1,100 마리의 펭귄으로 그 해 겨울을 견뎠다. 한편 배에서 내린 과학자 세 사람도 배를 기다리면서 돌로 지은 작은 오두막에서 1903년 겨울을 보냈다. 그들도 부근에 있는 아델리펭귄 700 마리를 먹었다.

 

아문젠에 이어 남극점을 두 번째로 정복하고 돌아오다 조난 한 영국 해군 대령 로버트 스콧이 1901년부터 1904년에 걸쳐 제 1차 남극탐험을 했다. 그 때 펭귄의 알은 대원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식품이었다. 펭귄도 새이므로 그 알을 요리하면 달걀 맛과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이외에도 남극탐험시 조난 당한 사람들이 펭귄의 고기와 알과 해표고기로 연명했다. 식량이 없을 때는 그런 것으로 연명했고 지방덩어리를 태워 방을 따뜻하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난을 당하지 않아 비슷한 기록은 없다. 게다가 지금은 탐험준비도 잘하고 남극환경보호가 강조되어 펭귄고기를 먹는다는 일을 상상하지 못한다.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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