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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이뤄낸 도시 ‘서울’… ‘서울 탄생기’
문화 출판·도서

욕망이 이뤄낸 도시 ‘서울’… ‘서울 탄생기’

60~70년대 그린 소설 110여편 통해
현대도시로 탄생된 과정을 파헤쳐
와우아파트 붕괴 등 큰 사건 다뤄

▲ 서울 탄생기

서울은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민국의 인구ㆍ자본ㆍ정보를 빨아들이며 매순간 변화하고 있다. 불과 20여 년 만에 휘황찬란하게 변한 강남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3년만 외국에 갔다 와도 살던 동네를 못 찾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편으론 눈물겨운 곳이기도 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의 그림자 뒤에는 쪽방촌이 함께하고, 세입자들의 고된 분투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울 탄생기>(푸른역사 刊)의 저자이자 송은영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지금 서울의 도시 경관, 시민들의 삶과 욕망이 1960~70년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보았다. 1966년 이후 경제성장과 도시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과거와의 ‘단절’과 ‘망각’,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르고 항상적인 변화가 어지럽게 진행?다는 것. 강북의 도심 재개발, 판자촌 철거, 신개척지 강남의 개발 등이 그렇게 이루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은 자기성찰 없이 근대화에 매진해온 한국 현대사의 현장이자, 주택, 교육, 청년, 취업, 여성의 권리 등 현재의 첨예한 문제가 집약된 축도라는 것이 송 교수의 진단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울이 현대도시로 탄생하는 역사적 과정을, 문학을 이용해 촘촘하게 파헤쳤다. 1960~70년대 서울의 표상을 그려낸 작가 16인의 소설 110여 편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살펴본다.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고은의 ‘1950년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하근찬의 ‘삼각의 집’ 등을 통해 아파트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때무터 와우아파트 붕괴, 광주대단지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좇아간다.

여기에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의 역사 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일상과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변화의 계기들도 포착해 보여준다.

한편 송 교수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동아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서 초빙교수 및 연구교수을 역임하면서 도시문화, 청년문화, 대중사회와 대중문화, 대항지식의 체계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값 2만6천100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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