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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명깊은 동시
지승사자 조회수 2,513 작성일2011.12.13
 감명깊은 동시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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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
우주신
철학, 심리철학 5위, 사회, 도덕 7위, 국어, 한문 5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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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가을 - 김지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밟으니
발바닥이 도리어 살갑구나.

 

 

가을 - 정호승
 

하늘다람쥐 한 마리
가을 산길 위에 죽어있다
 

도토리나무 열매 하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누워있고
 

가랑잎나비 한 마리
가랑잎 위에 앉아 울고 있다
 

 

가을 - 조병화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푸른 모자를 높게 쓰고
맑은 눈을 하고 청초한 얼굴로
인사를 하러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더웠었지요" 하며
 

먼 곳을 돌아돌아
어려운 학업을 마친 소년처럼 가을이

의젓하게 높은 구름고개를 넘어오고 있습니다

 

 

가을바람 - 강소천

 

아람도 안 벌은 밤을 따려고
밤나무 가지를 흔들다 못해,
바람은 마을로 내려왔지요.


싸릿가지 끝에 앉은 아기잠자릴
못 견디게 놀려주다 그도 싫어서,
가을바람은 앞벌로 내달렸지요.


고개 숙인 벼이삭을 마구 디디고
언덕빼기 조밭으로 올라가다가,
낮잠 자는 허수아빌 만났습니다.


새 모는 아이 눈을 피해가면서
조이삭 막 까먹는 참새떼 보고,
바람은 그만그만 성이 났지요.


저놈의 허수아비, 새는 안 쫓고
어째서 낮잠만 자고 있느냐?
후여후여 팔 벌리고 새를 쫓아라.


가을바람에 허수아비는 정신차렸다.
두 팔을 내저으며 새를 쫓는다.
새들이 무서워서 막 달아난다.


가을바람 오늘은 좋은 일 하고
마음이 기뻐서 막 돌아갑니다.
머리를 내두르며 돌아갑니다.
 


가을밤 - 윤석중
 

문틈에서
드르렁드르렁
"거, 누구요?"
"문풍지예요."
 

창밖에서
바스락바스락
"거, 누구요?"
"가랑잎예요."
 

문구멍으로
기웃기웃.
"거, 누구요?"
"달빛예요."

 

 

개구리밥 - 김륭

 

개구리밥은 먹지 못한다는 걸
이젠 알아요
개굴개굴 개구리들이
밤새도록 볶아요
프라이팬에 식은 밥 볶듯 개구리들이
무논 가득 울음을 볶아요
지글지글 달빛이 끓어올라요
와글와글 별빛이 눌어붙어요
자장면이나 짬뽕은 싫은가 봐요
볶음밥이 입맛에 맞나 봐요
개구리들이 달달
울음을 볶아요

 

 

개울물 소리 - 석용원

 

비 내리면

산 부풀고

산 부풀면

개울물 넘친다.

 

비 내리면 산자락

빗소리 모았다가

 

비 그친 골짜기

개울물 소리로 흘러흐른다.

 

 

겨울 -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어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말랑말랑
얼어요.

 

 

겨울 들판 -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겨울밤 - 강소천

 

바람이 솨아솨아솨아 부는 밤
문풍지가 부웅붕 우는 밤
겨울밤 추운 밤.

 
우리는 화롯가에 모여앉아
감자를 구워먹으며 옛날 얘기를 합니다.

 
언니는 호랑이 이야기
누나는 공주 이야기
나는 오늘밤도 토끼 이야기.

 
감자를 두 번씩이나 구워먹고 나도
우리는 잠이 안 옵니다.
겨울밤은 길고 깁니다.

 
우리는 콩을 볶아 먹습니다.
강냉이를 튀겨 먹습니다.
그래도 겨울밤은 아직도 멀었습니다.

 

 

겨울 이야기 - 이상현

 

겨울은
아이들 때문에 찾아온다.

알밤처럼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목소리.

딱 벌어진
가슴으로,
눈싸움하는
개구쟁이들이 좋아

겨울은
언제나 눈송이를 터뜨린다.

불꽃처럼
사방에서 터뜨리는
그 눈밭에서

아이들은
날마다 깔깔대며 자란다.

제 키보다
큰 눈사람 만들 때,
제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그 겨울을 혼자서 굴릴 때

아이들은
부쩍부쩍 자란다.

 

 

귀뚜라미 - 방정환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귀뚜라미와 나와 - 윤동주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무게도 아르켜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귀뚜라미 우는 밤 - 강소천

 

귀뚜라미가 또르르 우는 달밤엔
멀리 떠나간 동무가 그리워져요.
정답게 손잡고 뛰놀던 내 동무
그곳에도 지금 귀뚜린 울고 있을까?


귀뚜라미가 또르르 우는 달밤엔
만나고 싶은 동무께 편지나 쓸까.
즐겁게 뛰놀던 지난날 이야기
그 동무도 지금 내 생각하고 있을까?

 

 

귀뚜라미 우는 밤 - 김영일
 

또로 또로 또로
귀뚜라미 우는밤
 

가만히 책을 보면
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또로 또로 또로
멀리멀리 동무가 생각난다

 

 

그리운 언덕 - 강소천

 

내 고향 가고 싶다 그리운 언덕
동무들과 함께 올라 뛰놀던 언덕.


오늘도 그 동무들 언덕에 올라
메아리 부르겠지, 나를 찾겠지.


내 고향 언제 가나 그리운 언덕
옛 동무들 보고 싶다, 뛰놀던 언덕.


오늘도 흰구름은 산을 넘는데
메아리 불러본다, 나만 혼자서.


 

그림자와 나 - 강소천

 

보름밤 앞마당에
그림자와 나는 심심하다.

 
그림자도 우두커니 섰고
나도 우두커니 섰고.

 
그림자는 귀먹은 벙어린 게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보름밤 앞마당에서
나는 그림자와 술래잡기를 하자고 했다.

 
그림자도 그게 좋단다.
그럼 술래를 정하자고 했다.

 
그림자도 술래가 되기 싫단다.
내가 술래가 되기 싫다니까

 
그림자가 얼른 손을 내민다.
내가 그럼 가위바위보를 하자니까

 
- 그림자가 주먹을 내고
- 내가 '바위'를 내고

 
아무도 이긴 사람은 없다.
아무도 진 사람은 없다.

 
그림자가 또다시 가위바위보를 하잔다.
내가 그럼 또다시 가위바위보를 하자니까

 
- 이번엔 그림자가 손을 펴내고
- 이번엔 내가 '보'를 내고

 
또 아무도 이긴 사람은 없다.
또 아무도 진 사람은 없다.

 
보름밤 앞마당에
그림자와 나는 답답하다.

 
- 장에 간 엄마는 아직 안 돌아오고
- 여기서 저기서 개들은 짖고

 
그림자는 겁쟁인 게다.
나두 어쩐지 무서워진다.

 

 

그해 여름밤 - 박인걸


쏟아지는 별빛을 물결에 싣고
밤새도록 지줄대며 흐른 냇물아
반디불이 깜박이던 한여름밤
불협화음에도 정겹던 풀벌레 노래
소나무숲 방금 지나온 바람
가슴까지 닦아내는 고마운 길손
왕거미 집 짓던 처마 밑에서
꿈길을 거닐던 하얀 바둑이
희미한 초승달 별 숲에 갇혀
밤새 노 젓다 지친 나그네
산새도 깊이 잠든 검은 숲 위로
더러는 길 잃은 운석의 행렬
수줍어 한밤에 고개를 들고
밭둑에 피어나는 달맞이꽃아
적막에 잠든 고향 마을에
은하수 따라 흐르던 그리움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 너머로
꿈길에 더러 거니는 그해 여름밤

 

 

꽃밭 - 윤석중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달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경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아름답단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넌 무슨 꽃이 더 예쁘니?
채송화가 제일 예쁘지?
그래도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당한 포플러 막대기가!

 

 

꽃씨 - 최계략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있다.

 

 

나무 - 이창건

 

봄비 맞고

새순 트고

 

여름비 맞고

몸집 크고

 

가을비 맞고

생각에 잠긴다.

 

나무는

나처럼

 

 

나무야, 나무야! - 박예분


너무 슬퍼하지마!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가만히 생각해 보렴,

 

뒷목 따갑게
햇살 내리쬐는 여름날
누군가
네 그늘에 앉아
한숨 쉬어간 적 없었니?

 

 

나무와 나 - 강소천

 

나무들은 제 나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한 살씩 나이를 먹을 때마다
동그라미를 그려둔대요.

 
나는 동그라미를 그리는 대신
일기장 하나씩을 남겨놓지요.

 
그 일기장엔
날마다 지낸 그대로의 이야기가
죄다 적혀 있어요.
커서 읽어보면 부끄러울 이야기
뉘우칠 이야기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나비 - 이준관

 

들길 위에 혼자 앉은

민들레

그 옆에 또 혼자 앉은

제비꽃

그것은 디딤돌

 

나비 혼자

딛고 가는

봄의 디딤돌

 

 

냇물 - 유성윤


모래알 따라가는
냇물 속에는
싱그러운 풀잎도
춤을 추지요.


잠자리 따라가는
냇물 위에는
청개구리 누워서
여행 가지요.

 

 

노랑나비 - 김영일

 

나비

나비

노랑나비

꽃잎에

한잠 자고.

 

나비

나비

노랑나비

소뿔에서

한잠 자고.

 

나비

나비

노랑나비

길손 따라

훨훨 갔네.

 

 

노래하는 봄 - 강소천

 

아지랑이 아롱아롱 푸른 벌판을
꽃보라 흩날리며 오는 꽃수레
실로폰에 플롯에 온갖 새소리
비리비리 종종종 비리비리종
지지배배 꾀꼴꼴 지리지리지
나비들도 너울너울 뒤따라온다.


예쁜 꽃들 방실방실 웃는 벌판을
흥겨운 목동들의 피리소리에
나물 캐던 아가씨 노래부르네.
니나니나 삘릴리 니나니나니
오아오아 삘릴리 오아오아오
수양버들 너울너울 종일 춤추네.

 

 

눈 내리는 밤 - 강소천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누나도 잠이 들고
엄마도 잠이 들고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나는 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늙은 잠자리 - 방정환

 

수수나무 마나님 좋은 마나님
오늘 저녁 하루만 재워주셔요
아니 아니 안돼요 무서워서요
당신 눈이 무서워 못재웁니다

 

잠잘 곳이 없어서 늙은 잠자리
바지랑대 갈퀴에 혼자 앉아서
추운 바람 서러워 한숨 짓는데
감나무 마른 잎이 떨어집니다

 

 

님의 노래 -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단풍 - 김종상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닮아서
잎사귀도 빨갛게 물이 들었네.
감나무에 떨어진 아침 이슬은
감잎에 담겨서 빨강 물방울.


샛노란 은행잎이 달린 가지에
잎사귀도 노랗게 잘도 익었네.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냇물
은행잎이 잠겨서 노랑 시냇물.

 

 

달 - 이원수

 

너도 보이지.

오리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

바람에 몸 흔들며 춤추는 달아.

 

너도 들리지.

시냇물에 반짝반짝 은부스러기

흘러가며 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

 

그래도 그래도

너는 모른다.

둥그런 저 달을 온통 네 품에

안겨주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은.

 

 

달밤 - 박용열


달밤
달이 밝아서


연잎 위에
청개구리


"퐁당"
달 따러 가네.

 

 

달팽이 - 김종상

 

학교 가는 길가에

달팽이 한 마리

 

기다란 목을 빼고

느릿느릿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 걸까,

조그만 집을 업고.

 

 

닭 - 강소천

 

물 한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또 한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번 쳐다보고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민들레 - 강소천

 
길가의 민들레도 노랑 저고리,
첫돌맞이 울 아기도 노랑 저고리.
민들레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아가야 방실방실 웃어보아라.


길가의 민들레도 노랑 저고리,
첫돌맞이 울 아기도 노랑 저고리.
아가야 아장아장 걸어보아라,
민들레야 아장아장 걸어보아라.

바다로 가자 - 강소천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갈매기 오라 손짓하는 바다로 가자.

 
푸른 물결 속에 첨벙 뛰어들어
물고기처럼 헤엄치다,

 
지치면 모래밭에 나와 앉아
쟁글쟁글 햇볕에 모래성을 쌓자.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한 바다로 가자.

 
한창 더위로 꼼짝 못하는
여름 한철은 바다에서 살자.

 

 

바람 - 강소천


- 얘, 넌 오늘
어디 가 뭘 했니?

 
- 나? 길거리에서
바람개비 돌렸지.


- 그래, 넌 오늘
어디 가 뭘 했니?


- 난 오늘 공중에서
연 올렸지.


- 얘, 오늘 밤엔
너 뭐 할테냐?

 
- 난, 숲속에 들어가
소롯이 자야겠다.

 
- 나두 일찍이
자야겠다.

 
- 아아 고단하다.
- 아아 다리 아프다.

 

 

발자국 - 작자미상


눈 위를 가면
발자국이 따라와요


내가 길을 잃을까봐
졸졸 따라와요


눈 위를 가면
발자국이 졸졸 따라와요

 

 

버들피리 - 강소천

 

아버지가 밭갈이하시는 시냇가 언덕에
나는 동생과 나란히 앉아
버들피리를 불었지요.
삘릴리 삘릴리
버들피리를 불었지요.


"이랴 낄낄, 이랴 낄낄."
소 몰아 밭 가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우리들이 부는 버들피리 속에 한데 어울려
곱다랗게 곱다랗게 들려옵니다.


졸졸졸 속삭이는 시냇물 소리도,
음매애 음매
송아지 찾는 엄마소의 목소리도,
우리가 부는 버들피리 속에 한데 어울려
정답게 정답게 들려옵니다.

 

 

벙어리장갑 - 신형건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서 따뜻하단다.
너도 이리 오렴!


따로 오똑 선 엄지손가락이 대답했지.
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

 

 

보름달 - 이종문

 

밤마다 밤마다

잠도 못 잤는데

어쩌면 포동포동

살이 쪘을까?

 

날마다 날마다

햇볕도 못 쬐었는데

어쩌면 토실토실

여물었을까?

 

 

보슬비의 속삭임 - 강소천

 

나는 나는 갈 테야, 연못으로 갈 테야.
동그라미 그리러 연못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꽃밭으로 갈 테야.
꽃봉오리 만지러 꽃밭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풀밭으로 갈 테야.
파란 손이 그리워 풀밭으로 갈 테야.

 

 

봄 - 김광섭

 

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
어떻게 알고
새들은 먼 하늘에서 날아올까


물에 꽃봉우리 진 것을
어떻게 알고
나비는 저승에서 펄펄 날아올까


아가씨 창인 줄은
또 어떻게 알고
고양이는 울타리에서 저렇게 올까

 

 

봄 시내 - 이원수


마알가니 흐르는 시냇물에
발벗고 찰방찰방 들어가 놀자.


조약돌 흰 모래 발을 간질이고
잔등엔 햇볕이 따스도 하다.


송사리 쫓는 마알간 물에
꽃이파리 하나 둘 떠내려온다.
어디서 복사꽃 피었나 보다.

 

 

비오는 날 - 김용택

 

하루종일 비가 서 있고
하루종일 나무가 서 있고
하루종일 산이 서 있고
하루종일 옥수수가 서 있고

 

하루종일 우리 아빠 누워서 자네

 

 

빛 - 정유진


나는 항상 직진
아무도 말리지 못해요.


나는 항상 일방통행
아무도 날 막지 못해요.


때론 오목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벌려놓아도


때론 볼록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모아놓아도


요것들아
그래도
나는 항상 직진이다.

 

 

사슴뿔 - 강소천

 

사슴아, 사슴아!
네 뿔은 언제 싹이 트니?


사슴아, 사슴아!
네 뿔은 언제 꽃이 피니?

 

 

산유화(山有花)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새벽종 - 강소천


아름다운 새벽종 소리가
내 귓가에 날아와 앉는다.


민들레씨가 바람에 흩날리듯
종소리는 종 속에서 마악 쏟아져온다.


종소리는 맑은 공기를 타고 훨훨 날아
마을로 집으로 찾아든다.


종소리는 문틈을 새어 방 안으로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아본다.


일찍이 잠이 깬 아이들의 귓가에만
아름다운 종소리는 날아와 앉는대요.

 

 

새와 나무 - 이준관

 

새는

나무가 좋다.

 

잎 피면

잎 구경

 

꽃 피면

꽃 구경

 

새는

나무가 좋다.

 

열매 열면

열매 구경

 

단풍 들면

단풍 구경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나무에서 노래부른다.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닌다.

 

 

새하얀 밤 - 강소천

 

눈빛도 희고
달빛도 희고


마을도 그림 같고
집도 그림 같고


눈빛도 화안하고
달빛도 화안하고


누가 이런 그림 속에
나를 그려놓았나?

 

 

서로가 - 김종상

 

산새가 숲에서

울고 있었다.

바위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산새와 바위는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한단다.

 

바람이 구름을

밀고 있었다.

하늘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

 

바람과 하늘은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단다.

 

 

아기와 나비 - 강소천

 

아기는 술래
나비야, 날아라.


조그만 꼬까신이 아장아장
나비를 쫓아가면


나비는 훠얼훨
"요걸 못 잡아?"


아기는 숨이 차서
풀밭에 그만 주저앉는다.


"아기야,
내가 나비를 잡아줄까?"


길섶의 민들레가
방긋 웃는다.

 

 

아무리 숨었어도 - 한혜영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햇살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걸
땅속 깊이 꼭꼭 숨은
암만 작은 씨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꽃
방실방실 피워낼걸


아무리 숨었어도
이 봄바람은
반드시 너를 찾고야 말걸
나뭇가지 깊은 곳에
꼭꼭 숨은 잎새라 해도
찾아내
꼭 저를 닮은 잎새
파릇파릇 피워낼걸

 

 

알코올램프 - 김경옥


팔? 없어요.
다리? 없어요.
그래도 넘어지지 않아요.
넓고 둥근 엉덩이가 받쳐주니까요.


혼자서는 심심해.
삼발이와 같이 놀고
모래상자랑도 같이 놀고
점화기는 떼어놓을 수 없는 친구예요.


점화기가 머리를 스치면
보일듯 말듯 아름다운 파란 꽃이 피어나요.
이쁘다고 만지지 말아요. 무지무지 뜨거워요.
검은 모자를 씌워주세요.
한번, 아니아니 꼭 두번.

 

 

여름 - 정윤목

 
여름 사르락
흰 눈처럼 빛나던 빛
간 데 없고
흐려지는 안개비
소스락
강 만들 때


아이들
천방지축 뛰어놀고
땀방울
기쁜 열기


여름빛
쨍쨍하지만은,
우수의 습기 가득할 때
그리움 더욱 간절하여지고
희망조차 옅어지며
하나의 이름,
묻어둘 때
새들의 노래
풀들의 소리
끊임없는 파도
마음과 마음

 

 

여름 밤하늘 - 동요아저씨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네요.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깊은밤 숨바꼭질 놀이
구름 뒤로 꼭꼭 숨었을까요?
 
무더운 여름밤
견디기 힘들어  
차가운 계곡과
파도치는 시원한 바다로
모두 떠났을까요?

 

모두 어디에 있을까요?
어서 빨리 돌아와
검푸른 밤하늘에  
예쁜 수정 목걸이를 걸어주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여름열매 - 이영지


파랗다 잎 곁에서 파랗다 더 파랗다
여름이 더운 여름 묶느라 한데 얼려
약간은 싱거우면서 떫은 맛이 파랗다
파랗다 잎을 닮아 파랗다 더 파랗다
여름이 익는 여름 묶느라 한데 묶여
약간은 못난 듯하며 열매값이 파랗다
파랗다 여름 닮아 파랗다 꼭 파랗다
긴여름 더위라도 잊느라 더 파랗다
약간은 기다리느라 발걸음이 파랗다

 

 

여름의 땅 - 차영섭

 

여름엔 땅도 바쁘실 거예요
사람들은 덥다고 물로물로 가는데
땅은 꼭 해야만 할 일이 많거든요
겨울 내내 참고 얼지 않게 붙든 뿌리랑
봄이 오자 사람들이 뿌린 씨앗이랑
봄의 땅이 애써 싹트게 한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자라게 해야 하거든요
좀더 멋있고 튼실하게 키워서
가을에 오는 햇빛이 쏘옥 단물들게 하게요.

 

 

연필과 지우개 - 안재동


쓰고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고
다시 지우고
연필도 지우개도
닳아 점점 작아지네
그러다 언젠가는 둘 다
누군가에게서 끝내 버림을
받겠네! 애꿎게도 그들의 흔적만
종이에 남겠네! 노인 얼굴의 주름살처럼

 

 

옹달샘 - 손광세

 

깊고 깊은 산 속에

옹달샘 하나

맑고 맑은 물 속에

파아란 하늘

 

조롱박 하나 가득

물 마시면

입 속으로 들어오는

파아란 하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배은진


날씬날씬 기름양
듬직듬직 워터군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해선 안 되는 사이


손 한번 잡아보고 싶어요
한번만 안아보고 싶어요
하나되지 못한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네요.


너희들의 소원을 들어주마.

비누도사의 마법에
하나된 기름양과 워터군
사랑의 상처도 깨끗이 사라지네요.

 

 

작은 약속 - 노원호

 

봄은 땅과 약속을 했다.
나무와도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싹을 틔웠다.
작은 열매를 위해
바람과 햇빛과도 손을 잡았다.
비오는 날은
빗방울과도 약속을 했다.
엄마가 내게 준 작은 약속처럼
뿌리까지 빗물이 스며들었다.

 

 

조그만 하늘 - 강소천

 

들국화 필 무렵에 가득 담갔던 김치를
아카시아 필 무렵에 다 먹어버렸다.
 
움 속에 묻었던 이 빈 독을
엄마와 누나가 맞들어
소나기 잘 내리는 마당 한복판에 들어내 놓았다.
 
아무나 알아맞춰 보아라.
이 빈 독에 언제 누가 무엇을
가득 채워주었겠나.
 
그렇단다.
이른 저녁마다 내리는 소나기가
하늘을 가득 채워주었단다.
 
동그랗고 조그만 이 하늘에도
제법 고오운 구름이 잘도 떠돈단다.

 

 

 - 한상순

 

잠 좀 자라

공부 좀 해라

내방청소 좀 해라

제발,

뛰지 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텔래비전 좀 그만봐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엄마 잔소리 속에

꼭 끼어드는

 

 

종소리 - 강소천

 

아름다운 종소리가 새벽 종소리가
날아와 앉는다 내 귓가에.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흩날리듯
종 속에서 쏟아지는 새벽 종소리
뗑 뗑 뗑 뗑.


아름다운 종소리는 새벽 종소리는
마을로 집으로 찾아든다.
일찍이 잠이 깬 아이들의 귓가에만
날아와 앉는대요 새벽 종소리
뗑 뗑 뗑 뗑.

 

 

지층 - 시체놀이 - 조미정


가위! 바위! 보!
맨 꼴찌인 수정이는 맨 밑에 눕고,


그 다음으로 진 민정이는
수정이 위에,


그 다음으로 진 현지는
민정이 위에,


일등인 혜정이는
현지 위에,


혜정이가 부러운 수정이,
수정이는 혜정이보다 더 한참을 누워있어야 했다.

 


찻숟갈 - 박목월

 

손님이 오시면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코스모스 - 박경용


무얼 먹고 저리도
키가 컸을까?
하늘 먹고 컸겠지.
바람 먹고 컸겠지.


무얼 발라 얼굴은
저리 이쁠까?
햇발 발라 이쁘겠지.
달빛 발라 이쁘겠지.


하늘 먹고
바람 먹고
나보다 키클라...


햇발 발라
달빛 발라
나보다 이쁠라...

 

 

팔월이 온다 - 홍우희  
 
칠월이 아직 사는
연립 우리집 마당
개구쟁이 쓰르라미
쓰쓰 쓰르렴 쓰쓰 쓰르렴
잔소리를 자꾸만
여기저기 늘어놓고
경비아저씨 대빗자루
오냐 그래 알았다
싹싹 쓸겠다 싹싹 쓸겠다
새로 오는 팔월을
단장하고 반길 테다
꽃을 떨어낸 열매들아
방학을 맞은 아이들아
크게 튼튼하게
웃으며 자라거라

 

 

하늘의 여름 - 차영섭

 

여름엔 하늘도 힘드실 거예요
사람들은 덥다고덥다고 피서를 가는데
하늘은 꼭 해야만 될 일이 있거든요
산에 산에 나무들도 키워야겠고
밭에 밭에 열매들도 익혀야 하니까요.
햇살 속에 물감이랑 설탕이랑 몰래 숨겨서
과일에게 곱게곱게 색칠도 해주고
듬뿍듬뿍 설탕을 뿌려줘야 하니까요

 

 

하얀 눈과 마을과 -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덮인 마을에
동이 터오면
한개 한개 별이 간다.
등불도 간다.

 

 

호박꽃 초롱 - 강소천

 

호박꽃을 따서는 무얼 만드나?
무얼 만드나?
우리 아기 조그만 초롱 만들지,
초롱 만들지.


반딧불을 잡아선 무엇에 쓰나?
무엇에 쓰나?
우리 아기 초롱에 촛불 켜주지,
촛불 켜주지.

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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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물 소리 - 석용원

비 내리면

산 부풀고

산 부풀면

개울물 넘친다.

비 내리면 산자락

빗소리 모았다가

비 그친 골짜기

개울물 소리로 흘러흐른다.

귀뚜라미 - 방정환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뜨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귀뚜라미와 나와 - 윤동주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무게도 아르켜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꼬까신 - 최계략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살짝

신 벗어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지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꽃씨 - 최계략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떼도 숨어있다.

나무 - 이창건

봄비 맞고

새순 트고

여름비 맞고

몸집 크고

가을비 맞고

생각에 잠긴다.

나무는

나처럼

나비 - 이준관

들길 위에 혼자 앉은

민들레

그 옆에 또 혼자 앉은

제비꽃

그것은

디딤돌

나비 혼자

봄의

디딤돌

노랑나비 - 김영일

나비

나비

노랑나비

꽃잎에

한잠 자고.

나비

나비

노랑나비

소뿔에서

한잠 자고.

나비

나비

노랑나비

길손 따라

훨훨 갔네.

달 - 이원수

너도 보이지.

오리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

바람에 몸 흔들며 춤추는 달아.

너도 들리지.

시냇물에 반짝반짝 은부스러기

흘러가며 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

그래도 그래도

너는 모른다.

둥그런 저 달을 온통 네 품에

안겨주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은.

달팽이 - 김종상

학교 가는 길가에

달팽이 한 마리

기다란 목을 빼고

느릿느릿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 걸까,

조그만 집을 업고.

닭 - 강소천

물 한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또 한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번 쳐다보고

보름달 - 이종문

밤마다 밤마다

잠도 못 잤는데

어쩌면 포동포동

살이 쪘을까?

날마다 날마다

햇볕도 못 쬐었는데

어쩌면 토실토실

여물었을까?

새와 나무 - 이준관

새는

나무가 좋다.

잎 피면

잎 구경

꽃 피면

꽃 구경

새는

나무가 좋다.

열매 열면

열매 구경

단풍 들면

단풍 구경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나무에서 노래부른다.

새는

나무가 좋아

쉴 새 없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닌다.

서로가 - 김종상

산새가 숲에서

울고 있었다.

바위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산새와 바위는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한단다.

바람이 구름을

밀고 있었다.

하늘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

바람과 하늘은

말이 없어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단다.

옹달샘 - 손광세

깊고 깊은 산 속에

옹달샘 하나

맑고 맑은 물 속에

파아란 하늘

조롱박 하나 가득

물 마시면

입 속으로 들어오는

파아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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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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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동시가 가장 좋은 동시겠죠?!

개구리밥 - 김륭

 

개구리밥은 먹지 못한다는 걸
이젠 알아요
개굴개굴 개구리들이
밤새도록 볶아요
프라이팬에 식은 밥 볶듯 개구리들이
무논 가득 울음을 볶아요
지글지글 달빛이 끓어올라요
와글와글 별빛이 눌어붙어요
자장면이나 짬뽕은 싫은가 봐요
볶음밥이 입맛에 맞나 봐요
개구리들이 달달
울음을 볶아요

 

 

꽃밭 - 윤석중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히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꽃밭과 순이 - 이오덕

 

분이는 달리아가 제일 곱다고 한다.
경식이는 칸나가 제일이라고 한다.
복수는 백일홍이 아름답단다.
그러나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순아, 넌 무슨 꽃이 더 예쁘니?
채송화가 제일 예쁘지?
그래도 순이는 아무 말이 없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순이.

 

순이는 목발로 발 밑을 가리켰다.
꽃밭을 빙 둘러 새끼줄에 매여있는 말뚝
그 말뚝이 살아나 잎을 피우고 있었다.
거꾸로 박혀 생매장당한 포플러 막대기가!

 


늙은 잠자리 - 방정환

 

수수나무 마나님 좋은 마나님
오늘 저녁 하루만 재워주셔요
아니 아니 안돼요 무서워서요
당신 눈이 무서워 못재웁니다

 

잠잘 곳이 없어서 늙은 잠자리
바지랑대 갈퀴에 혼자 앉아서
추운 바람 서러워 한숨 짓는데
감나무 마른 잎이 떨어집니다

 


달 - 이원수

 

너도 보이지.
오리나무 잎사귀에 흩어져 앉아
바람에 몸 흔들며 춤추는 달이.

 

너도 들리지.
시냇물에 반짝반짝 은부스러기
흘러가며 조잘거리는 달의 노래가

 

그래도 그래도
너는 모른다.
둥그런 저 달을 온통 네 품에
안겨 주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은.

 

 

빛 - 정유진


나는 항상 직진
아무도 말리지 못해요.


나는 항상 일방통행
아무도 날 막지 못해요.


때론 오목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벌려놓아도


때론 볼록이가 와서
우리 사이를 모아놓아도


요것들아
그래도
나는 항상 직진이다.

 

 

알코올램프 - 김경옥


팔? 없어요.
다리? 없어요.
그래도 넘어지지 않아요.
넓고 둥근 엉덩이가 받쳐주니까요.


혼자서는 심심해.
삼발이와 같이 놀고
모래상자랑도 같이 놀고
점화기는 떼어놓을 수 없는 친구예요.


점화기가 머리를 스치면
보일듯 말듯 아름다운 파란 꽃이 피어나요.
이쁘다고 만지지 말아요. 무지무지 뜨거워요.
검은 모자를 씌워주세요.
한번, 아니아니 꼭 두번.

 

 

연필과 지우개 - 안재동


쓰고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쓰고
다시 지우고
연필도 지우개도
닳아 점점 작아지네
그러다 언젠가는 둘 다
누군가에게서 끝내 버림을
받겠네! 애꿎게도 그들의 흔적만
종이에 남겠네! 노인 얼굴의 주름살처럼

 


옹달샘 - 손광세

 

깊고 깊은 산 속에
옹달샘 하나
맑고 맑은 물 속에
파아란 하늘

 

조롱박 하나 가득 물 마시면
입 속으로 들어오는 파아란 하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배은진


날씬날씬 기름양
듬직듬직 워터군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해선 안 되는 사이


손 한번 잡아보고 싶어요
한번만 안아보고 싶어요
하나되지 못한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네요.


너희들의 소원을 들어주마.

비누도사의 마법에
하나된 기름양과 워터군
사랑의 상처도 깨끗이 사라지네요.

 

 

 - 한상순

 

잠 좀 자라

공부 좀 해라

내방청소 좀 해라

제발,

뛰지 좀 마라

게임 좀 그만해라

텔래비전 좀 그만봐라

군것질 좀 그만해라

 

엄마 잔소리 속에

꼭 끼어드는

 

 

지층 - 시체놀이 - 조미정


가위! 바위! 보!
맨 꼴찌인 수정이는 맨 밑에 눕고,


그 다음으로 진 민정이는
수정이 위에,


그 다음으로 진 현지는
민정이 위에,


일등인 혜정이는
현지 위에,


혜정이가 부러운 수정이,
수정이는 혜정이보다 더 한참을 누워있어야 했다.

 


찻숟갈 - 박목월

 

손님이 오시면
찻잔 옆에
따라 나오는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손님이 오시면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내 옆에 앉아 있어."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 아버지."
나는
대답도 찻숟갈처럼
얌전하게 했다.
보얗고 쬐그만 귀연 찻숟갈.
 
 
 
좀좀좀좀 이라는 동시는 4학년 말듣쓰 교과서에 나왔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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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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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

꼬꼬꼬옥 하는 면을먹었다.

맛있다

굿

이다.

오늘도 먹고싶다.

꼬꼬면이라는 라면을..ㅜ

2011.12.15.

  • 출처

    ㅜㅜㅜㅜㅜㅜ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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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방울, 꿈망울
한도원

 

농부의 땀방울.
그것은 곡식의 이삭이 되지요.

 

시인의 땀방울.
그것은 아름다운 시가 되지요.

 

땀방울.

 

땀을 흘려 일하는 사람들 만이
만드는 땀방울.

 

나의 꿈망울.
그것은 미래의 길이 되지요.

 

꿈망울.

꿈을 이루려고 노력 하는 사람들만이
얻는 꿈망울.

 

(6연 12행)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만큼이나 중요한거죠.

'자신이 일하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는다.'라는

의미가 있고요, 또는 처음은 작은 보잘것 없는

물방울이 웅덩이가 되고 연못이 되고 호수가

되어서 아다음에는 강, 바다가 되는 것 처럼

노력의 힘을 다시 볼수있는 그런 계기가 될수있습니다.

 

체택은 괜찮고요.

그냥 이 시를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그럼 감사합니다.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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