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한테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 (퍽퍽... 농담이구요 ㅠㅠ)

제 나름대로 생각한 것은 이렇습니다.

두 사람의 주인공은 각각 자신의 삶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성재와 배두나... 교수가 되고 싶으나 되지 못하는 백수, 영웅이 되어 티비에 나오고 싶으나 좀 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는 정의감에 불타는 아파트 관리소 경리... 꿈에서 좌절한 소시민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둘을 하나로 묶어주는 한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개도둑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개를 처치(?)하다가 정작 자신의 개를 잃어 버리고선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개를 찾습니다.

한 사람은 개를 자꾸 훔쳐가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영화 속에서 개는 여러가지 의미가 부여됩니다.

첫번째 개를 잃어버린 어린이는 "개가 없어졌는데 학교는 가서 뭐해요"라는 말을 하지만 결국 마지막 장면에선 새 개를 사서 나름대로 귀여워 해줍니다. 결국 그 아이에게 잃어버린 개 그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할 존재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두번째 개를 잃어버린 할머니는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 가십니다. 이 할머니는(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자식같이 길렀던 개가 죽었다는 데 누구보다 슬퍼하십니다. 그녀에게 그 개는 정말 중요한 존재였던 거죠. 그래서 무말랭이를 유품으로 주잖아요? ^^*

세번째 개를 잃어버린 주인공은 '자신은 개를 싫어하지만' 자신의 아내를 위해 잠도 안 자고 개를 찾아다닙니다. 이 사람은 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를 소유한 그 사람이 소중하기에 개를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이들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개를 찾아주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배두나입니다.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아주 '인간적'인 성품과 상식을 소유한 사람이죠.

이야기는 종반부로 흘러가서 주인공은 교수가 됩니다. 정작 되고 싶었던 교수가 됐는데 그의 표정은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삶에서 그토록 소중한 '개'는 과연 무엇일까요?

또 한명의 주인공... 항상 옳은 일을 하기위해 동분서주하던 배두나는 사무실에서 짤리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실업자 신세인 그녀지만... 그녀와 친구와의 대화는 정겹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녀에게 소중한 '개'를 소유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웃을 수 있던게 아닐까요?

이 영화에서 개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한 비유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지키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고, 또는 남이 버린 가치를 주워 먹는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삶에 있어서 행복이란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봉준호 감독님은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살인의 추억에서 나오는 진범을 찾고자 하는 형사들의 모습에서 배두나를 보고... 이번 괴물을 보고서도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뭐 짧은 제 소견이긴 하지만 저는 플란다스의 개를 그렇게 봤습니다.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 플란다스의 개라는 제목도 너무 좋아요. 네로를 지키기위해 결국은 함께 죽은 파트라슈~ ㅠㅠ 그 제목의 의미를 같이 생각하면서 보니까 영화가 더 재밌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