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잇따라 부도, 상조공제조합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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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민상조 홈페이지
    ▲ ⓒ국민상조 홈페이지

     

    지난달 문을 닫은 '국민상조' 불똥이 한국상조공제조합과 경찰청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상조공제조합은 최근 국민상조 가입자들에게 보상개시 일정에 대한 안내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 보상과 장례서비스 연장에 관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국민상조 9만여 가입자들은 그동안 납입한 금액의 절반은 고스란히 날려야 한다. 지난 2004년 설립된 국민상조는 선수금 945억원 중 472억원만 한국상조공제조합에 예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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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꿎은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경찰이다.

    국민상조 가입자 9만여명 중 2만여명이 경찰관들이다. 퇴직 경찰관 단체인 재향경우회가 국민상조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일선 경찰서를 방문해 회원가입을 요청하면서 전현직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가입했기 때문이다. 

    내부 통신망에 항의 글이 쇄도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최근 "기관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 △우량 상조회사로부터 추가 부담 없이 동일한 조건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안 △민사소송 등 법률 지원 등이 주요 골자다.

    그나마 상조공제조합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우량 상조회사를 통해 장례서비스를 해주는 '상조 피해구제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나선 것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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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새 15곳 이상의 상조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한국상조공제조합도 휘청거리고 있다.

    47개 회원사 겸 출자사로 구성된 조합은 지난해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에 1730억원을 예치하고 있다. 금융투자손실로 추정되는 기타의 자본조정손실 223억원을 제하면 실제 현금성 자산은 1500억원대로 떨어진다. 가입 회원사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적립금 1610억원 감안하면 100억원 이상이 부족한 상태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조합의 결산공고가 정상적이지 않아 보인다"며 "구상채권 540억원도 받을 수 없는 성격 같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조공제조합 재무담당자는 "정식 공문을 보내주기 전 까지는 정확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며 에둘러 답변을 거절했다.

    지난해 상조공제조합에서 탈퇴한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공제조합 운영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고 회사 이미지 마저 실추될 거 같아 탈퇴를 했다"고 말했다.

    상조회사들의 관리 감독권한을 갖고 있는 공정위는 "제도적 개선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공제조합의 자본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득수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은 공정위 출신으로 규제개혁작업단장과 한국소비자원 부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