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막말' 경고장… 당 일각선 "민주당 좋은 일 다 시켜" "왜 스스로 야당 역할 버리나”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우).ⓒ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우).ⓒ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막말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공천 배제라는 칼까지 꺼내들었지만 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회의적 반응이 일었다. '말'이 야당의 유일한 무기인데 왜 그마저 막느냐는 항의성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4당의 '막말 프레임'에 한국당이 역공당했다는 불만 여론도 고조됐다.

    현충일이 하루 지난 7일, 한국당의 몇 몇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일 좋아할 일을 우리(한국당)가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오히려 우리 스스로 막말 프레임에 갇혀 할 말도 못하는 사태가 왔다. 누가 제일 좋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지사는 "황 대표가 모범생 콤플렉스를 가진 것이 아닌가 싶다"며 "지금은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힘을 내야 할 시기에 왜 당내에서 징계를 하고 당원들을 지켜주지 않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 역시 "물론 과도한 발언은 제재해야겠지만, 야당 역할 자체를 못하게 막아서야 되겠느냐"며 "진짜 막말과, 야당의 일침을 구분해서 제재해야 된다. '막말 프레임'이 겁나서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은 야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막말 조심하되 개인 의견 표출 막아선 안 돼" 지적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5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당원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특히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신상진 의원은 공천 룰을 언급하기도 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가로막는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 막말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천에서 감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 내에서는 "구설에 휘말리기만 해도 공천 불이익이 있으니 입단속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일부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야당의 무기는 입인데, 말도 못하게 해서야 되겠느냐"는 주장이다. 

    한국당 한 초선 의원은 7일 "막말 프레임으로 인해 당연히 해야 할 말을 못하거나 오히려 여당의 요구를 우리가 들어주는 꼴이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도 지적했다.

    "할 말 하는 당원을 왜 스스로 내치나" 당 지도부 향한 회의도

    이처럼 당 내부에서 항의 섞인 이견이 흘러나오면서, 구설수에 올랐던 당사자들은 "어차피 죽을 거 할 말은 하겠다"며 더욱 거센 표현으로 정부를 향한 성토를 내뱉었다. 

    세월호 관련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은 "할 말은 하고 죽겠다"는 자세다. 차 전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김원봉이 국군 창설이라는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가 현충일 추모사에서,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뭐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 "차 전 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를 두고 김문수 전 지사는 "차 전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부여당의 황교안 대표 공격에 맞서 싸운 사람이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유족으로부터 거액의 민사소송과 형사고발을 당한 상태다. 당을 위해서 싸운 사람인데 당이 보호해주지 않고 내친다는 게 제대로 된 정당이고 야당인가. 이는 비겁한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