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뉴욕메츠를 알아봤던 사연은
기사입력 2010-09-14 11:19
| 선수협 경력 때문에'왕따'…만약 위해 美 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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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가을, 양준혁은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새 팀을 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선수협회 경력 때문에, 프로야구 사장단 모임에서 양준혁을 영입하지 말고 '왕따'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99년 선수협 창립 당시 양준혁은 주축역활을 했었다.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양준혁은 평소 친분 있던 대구 출신 에이전트 이치훈씨를 통해 미국행 가능성을 타진했다. 만약을 위해서였다. 그 때 관심을 보인 구단이 뉴욕 메츠다. 하지만 해외진출보다는 연고팀인 삼성에 더 마음을 두고 있던 양준혁이었다. 결국 당시 삼성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응용 감독(현 사장)이 적극 나선 덕분에 양준혁은 친정팀 삼성으로 컴백할 수 있었다.
양준혁이 삼성과 4년짜리 FA 다년계약을 한 날짜가 2001년 12월21일이다. 메츠의 제안서 날짜는 12월19일로 돼있다. 그러니 김응용 사장이 나서지 않았다면, 양준혁은 실제 힘겨운 미국 생활을 시작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랬다면 현재 각종 타격 부문 통산 기록을 갖고 있는 양준혁의 역사, 즉 한국프로야구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은퇴를 앞둔 양준혁이 9년만에 팩스 용지 한장을 꺼내들고 회한에 젖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메츠의 영입 제안서는 양준혁에겐 어찌보면 9년 전의 일기장과 같은 의미니까.
<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