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손해 볼 낙농업자 소수지만 도시민은 좋은 고기 먹게돼”

도쿄 | 최재영·이고은기자

‘쇠고기 개방 발언’ 파장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낙농업 하시는 분들, 소 키우시는 분들 보상을 하면 숫자가 적으니까 또 될 것이고, 도시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고기를 먹는 거는 그렇다”며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서 일반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이라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도쿄에서 가진 수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농림부 장관) 보고를 들으니 낙농업자는 사실 외국 고기를 수입한 불고기집에서 외국 고기를 한국 고기로 팔아서 영향이 크다고 하더라”면서 “우리 도시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쇠)고기를 먹는 것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가의 미국산 대량 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 쇠고기를) 강제로 공급받는 게 아니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라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양보했다, 안했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 개방하면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의 명분을 낙농업자와 도시민의 수적 다과(多寡)에서 찾고, 다수의 도시민을 위해 소수 낙농업자의 피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 대통령 발언은 사회적 약자인 한우 농가의 생존권 문제를 단순한 양적 시장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의 개방에 따른 광우병 우려가 상당함에도 ‘값싼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점만을 강조한 것은 국민건강권을 도외시한 발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야권과 한우 농가 및 관련 단체들도 “축산업 현실과 사회적 약자 보호, 국민건강권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 보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무시한 채 350만 농민의 찢겨진 농심을 자극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축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데, 어떻게 손해보는 낙농업자가 적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협상 전격 타결은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지내기 위한 숙박료에 불과하다”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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