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무일 총장, 권성동 수사에 외압 행사했나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15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소환조사를 막으려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검사는 “춘천지검 수사팀이 지난해 12월 권 의원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상부에 제출했는데, 문 총장이 춘천지검장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도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알리자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2월 춘천지검 수사가 각종 외압 의혹을 받자 독립된 수사단을 출범시키면서 수사 보고도 받지 않고, 수사지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검 대변인은 “수사단의 요청으로 전문자문단의 법리검토 결정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지, 지휘권 행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총장은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강한 검찰에서 현직 검사와 수사단이 수뇌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주장한 것을 보면, 단순한 이견 표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권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다.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을 포함해 10명 이상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당 염동열 의원도 수십명 채용을 청탁한 혐의가 밝혀졌다. 그런데 염 의원은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권 의원만 자문단 심의에 부치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염 의원은 공개소환한 반면, 권 의원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에 맞춰 비공개 소환했다. 혐의가 유사한 두 사람에 대한 검찰의 대접은 판이했다.

강원랜드 수사는 이전 김수남 검찰총장 때도 1년 이상 질질 끌다가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취임한 문 총장도 똑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이라면 검찰 신뢰가 훼손될 중대 사안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안겨준 충격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이다. 검찰의 존재 이유는 이런 거악을 척결하는 것이다. 이런 수사마저 ‘정치권력 눈치보기’로 왜곡된다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얘기하나 마나다. 수사단은 한 치 성역 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가려내야 한다.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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