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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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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그 분의 심리적 거세
30대 중반의 남성S씨는 발기부전으로 필자를 찾았다.
하지만 상견례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제가 간사하다 싶을 정도로 지금 만나는 사람이 좋습니다.
S씨는 과거 결혼을 반대했던 부모에게 엄청난 분노가 있었다.
일러스트 강일구
“친한 친구들에게 고백했죠.
필자의 진료실엔 가끔S씨 같은 남성이 찾아온다.
하지만 S씨처럼 좀 다른 부류도 있다.
“심리적 거세 때문입니다.”
필자의 언급에S씨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다행히 S씨는 치료에 열심히 임했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몹쓸 짓 당해도…
말 못하고 눈물 삼키는 남자들
남성 대상 성범죄 3년새 47%↑
“남자니까” 편견에 신고·상담 꺼려
신입 사원 A(33)씨는 요즘 회사에 갈 일이 끔찍하기만 하다.
직장 상사인 B(47·여)씨는 처음부터 회식 자리에서 음담패설을 늘어놓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A씨의 허벅지를 만지기 일쑤였다.
급기야B씨는 자신이 인사권자임을 내세워 벌써 몇 차례나 ‘
선’을 넘어선 요구를 해 왔다.
A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소연할 상대나 대책을 찾지 못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들이 기댈 전문 상담소 등은 부족하기만 하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 건수는
2010년(793건) 이후
2011년 829건,
2012년 918건,
2013년 1164건으로 3년 사이 47%나 증가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상담을 요청한 남성 역시
2009년(42건) 이후
2010년 51건,
2011년 54건,
2012년 60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도 “
‘남자니까 그냥 웃어 넘겨야 한다’는 편견에 가로막혀 여전히 상담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이 협력해 성폭력 사건 신고 및 상담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
원스톱 지원센터’가 전국 17곳에 설치돼 있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상담,
의료,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는 이곳에는 여성 경찰관과 상담사,
간호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반면 남성들을 위한 전문 상담소나 지원센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옥이 한국남성의전화 소장은 “
남성을 위한 전문 성폭력 상담소는 국내에 한 곳도 없다”면서 “
남성 피해자들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부는 남성 피해자들이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할 때 증거 채취 및 의료 지원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센터 내부에서 다른 여성 피해자들과 함께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 탓에
강력범죄 피해자를 치료·보호하고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스마일센터’ 등 관련 기관에 인계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담사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후속 처리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군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역시 털어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오는 12월 국내 최초로 ‘
군성폭력상담소’ 개소를 추진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
군대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중 심한 경우 군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임상경험이 적은 군의관에게 전문적인 성폭력 상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
원스톱 지원센터를 비롯해 기존에 있는 성폭력 상담소 내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남성 피해자에 대한 상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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