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 실격처리, 반한 감정으로 ‘불똥’

이석우 기자 이석우 기자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중국 대표팀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데 대해 높아지고 있는 중국 내 불만이 반한(反韓) 감정으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주요 매체들은 한국 대표팀 김아랑이 넘어지면서 캐나다 선수도 함께 넘어졌는데도 한국이 금메달을 받고 캐나다가 중국과 함께 실격된 데 대해 의혹을 제시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21일 “한국 선수가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한 행위는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중국팀은 실격했다”고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관영방송 CCTV도 이날 중국 출신 국제심판의 평론을 통해 “이번 경기에서 캐나다 선수의 터치 장면, 한국 선수가 넘어지는 장면 등 여러 규정 위반이 나왔다”면서 “규정에 따른 판단은 맞지만, 어떤 위반 항목은 중시하고 어떤 항목은 중요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은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아랑이 넘어지면서 뒤따라오던 캐나다 선수가 걸려 덩달아 쓰러지는 장면과 최민정 선수가 중국 선수를 손으로 터치하는 듯한 장면을 반복해 내보냈다.

중국국제방송(CRI)은 쇼트트랙 국제심판인 왕시안(王石安)의 말은 인용해 “경기 과정이 오판으로 가득했다”고 보도했다. 왕 심판은 한국 대표팀이 교대 과정에서 캐나다를 넘어뜨린 데 대해 “접촉 여부와 고의성 여부를 떠나 캐나다 선수를 넘어뜨렸다면 페널티를 줘야 하고, 당연히 금메달도 박탈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이 반칙 상황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실력이 비슷해 가깝게 붙어 있다보니 서로 밀칠 수 있고 판커신 선수의 터치 전에 한국 대표팀의 반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표팀도 이번 판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판커신(范可新) 선수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진행된 신화통신 등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팀에 대한) 신체 접촉이 전혀 없었는데 실격 판정이 나왔다”면서 “쇼트트랙 500m 페널티가 나온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오늘(20일) 판정은 전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다인 12개 종목에 출전했다. 중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소치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를 획득했는데 이중 6개를 쇼트트랙에서 받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강화된 판정 등의 영향으로 유독 힘을 못 내고 있다. 올림픽 후반부로 가면서 메달 획득 기회가 점점 줄고 있는데, 3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2위로 통과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자 중국인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판정에 대한 불만의 화살을 한국에 돌리고 있다.

CCTV 스포츠채널이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해당 경기 동영상에는 21일 정오 현재 5만개가 넘는 댓글과 7만7000여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한 누리꾼은 “한국 팀은 금메달을 공정하게 받아간 것이냐”, “한국 선수가 캐나다 선수를 넘어뜨렸는데 캐나다가 실격하고, 마지막에도 한국 선수가 중국 선수를 접촉했는데 중국이 실격했다” 등 한국에 편파적인 판정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누리꾼은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한국행 관광을 제재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midot;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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