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동생이 죽고 남편은 칼로 다치는 꿈을 꾸셔서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현 시대에서 꿈풀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라는 서양의 과학적 또는 의학적 관점이 그 중 하나고 다른 하나는 오랜기간 동안 전해져 오고 있는 동양의 역학적 관점에서 꿈을 들여다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첫번재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프로이트가 쓴 정신분석학 도서나 "꿈의 해석"과 같은 서적을 참고해 보면 꿈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꿈이란 "경험과 상상속에서 오는 것이지 미래를 예언하는 내용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라고 요약 할 수 있겠습니다.

몇가지 예시와 전형적인 꿈의 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드린 후에 질문자님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 꿈의 예시

1) 시험 기간 스트레스
학생의 경우에는 시험기간에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때에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꿀 수 있습니다.

2) 대인 관계 스트레스
사람들을 대면하는 데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꿈속에서 '킬러가 되어서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긴박하게 쫓아 다니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3) 업무 스트레스
이건 제 경우인데요. 회사에서 납기가 중요한 프로젝트성 업무를 총괄로 맡아서 일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대학교로 돌아가 준비도 안된채 벼락치기로 시험을 치르는 꿈'을 꾸곤 합니다. 정말 지독한 악몽인데 심지어 생생하게 꿉니다. 시험을 대비해 미리미리 공부를 해두지 못한 속상함과 불안함과 절망감을 꿈속에서 고스란히 느끼는 거죠. 이런 꿈을 벌써 4~5번 정도 꿨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꿈속에서는 꿈인 것도 모르고 매번 진짜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속이 타들어 가는 순간을 경험해 버리더군요.

꿈속에는 인물들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선가 사진이나 그림으로라도 봤다던지 평상 시 상상으로 충분히 형상화 할 수 있는 이미지 형태가 꿈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하늘을 승천하는 동양의 '용(龍)'이나,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맞서 싸우는 서양의 '드래곤(Dragon)'은 실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상 시 상상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저는 강의컨텐츠를 만들어 강의도 하고 교육운영도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새롭게 하게 된 강의를 앞두고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교육생도 있지만 이 교육을 함께 설계한 저희 직원들도 여럿 참관이 들어오는 중요한 강의였습니다. 제 경우는 이날 호랑이가 나타나 아파트 층마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공격하더군요.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디테일함은 꿈에 나올 수 없습니다. 탱크 내부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은 탱크를 조종하는 꿈을 꾸지 못합니다. 무엇을 눌러야 움직이고 포탄이 날아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또, 태어나서 단 한번도 휴대폰을 본 적 없는 사람은 휴대폰이 생생하게 나오는 꿈을 꿀 수 없습니다.
대신 심리상태를 들여다 보는데에는 활용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간혹 나는 인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아픈 곳이 꿈에 나오기도 합니다. 가령 밤사이 소변감이 축적되면 소변을 보는 꿈을 꾸기도 하고, 자는 사이에 팔이 눌리면 팔이 잘리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남성의 경우, 몽정을 할 때 여성과의 관계에 대한 꿈을 꾸기도 하지만 소변꿈으로 몽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빨이 빠지는 꿈을 꾸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린시절 주사기에 대한 공포도 있지만 치과에 대한 공포감이 무의식에 남아 꿈속에서 두렵고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이면 이빨 빠지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평상시 못느끼던 치통을 수면중에 감지가 되어 꿈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2. 꿈의 패턴

기분좋은 꿈의 경우 워낙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지만 악몽의 경우는 전형적인 패턴이 있는 편입니다.

꿈이라는 것이 무의식 중에 느꼈던 감정이나 경험들이 꿈을 통해 나타나게 되는데 악몽의 경우 내가 무의식 중에 징그럽거나, 무섭거나, 공포스러워 하는 것들을 이미지화 해서 형상화 하게 됩니다.

1) 발단 : 먼저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속에서 꿈이 시작됩니다. 그에 걸맞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설정 자체가 무서운 분위기여서 무엇이 나올거라고 상상하면 그게 펼쳐지게 되어 있습니다.

2) 전개 : 본격적인 무서운 대상이 등장합니다. 무서운 사람, 무서운 동물이나 벌레, 추락할지 모르는 엘레베이터, 무너질 지 모르는 건물, 휩쓸릴 것만 같은 파도, 불이 날 것만 같은 상황, 교통사고가 날 것만 같은 교통상황 들에 처하게 됩니다.

3) 절정 : 그 무서운 대상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됩니다. 꿈 속에서 누군가가 다치는 장면을 보기도 하고, 죽는 장면을 보기도 하고, 엘레베이터가 추락하기도 하고, 건물이 무너지거나 화재가 나기도 합니다. 쓰나미가 몰려오기도 하고 내가 탑승한 차량이 교통사고가 나는 등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4) 반전 : 때로는 반전이 있기도 합니다. 무의식에서 전개되는 꿈이지만 너무 무섭게 전개 된다 싶으면 순화시키는 형태로 진행이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의지할 대상이 등장합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어머니입니다. 두번째는 남자친구가 등장을 하고(의외로 배우자는 별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간혹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그 의지 대상이 공격을 받는 경우들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이 꿈이 순화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들입니다. 전혀 생뚱맞게 꽃밭이 펼쳐지거나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방금 죽었던 사람이 멀쩡하거나 아무일 없다는 전개가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납니다. 무서운 절정에서 깨어나기도 하고 반전의 상황을 경험하고 깨어나기도 하고 반전 후 다시 무섭고 긴박한 절정으로 들어가서 또다시 악몽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기도 합니다. 제 경우에는 미취학 시절에 킹콩이 나오는 악몽을 수회 꾸었는데 하나같이 같은 동작에 같은 배경이 나오는 동일한 꿈을 여러번 꾸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3. 질문자님의 꿈에 대해...
질문자님의 경우 위에서 설명을 드린 것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평상시 알게 모르게 겪고 있던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가족이 죽거나 다치는 형태로 꿈에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꿈은 무의식에서 느낀 감정과 심리상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의 형태로 투영됩니다. 불안함, 긴박함, 두려움, 공포, 초조함, 신나거나 흥미진진함과 같은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건 사람마다 경험이나 인식의 차이들이 있어서 저마다 표현이 다를 뿐 사실 구조는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나쁜 징조를 나타내는 꿈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동양적 해석에 대해 부연 설명을 드리고 마무리할까 합니다.

정신분석학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계속 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현대의 과학이나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역학이나 미신적 이론에 의지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학이나 미신적 이론들이 100% 잘못 되었다고 딱 잘라 말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신적 이론 중에는 수천년간 이어온 선조들의 경험적 지식이 녹아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저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해석을 달아 드려보았는데요.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정신분석학의 해석을 선택하실지, 역학적 해석을 선택하실지는 질문자께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든지 항상 좋은 일들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