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시 고려에는 이미 정동행성이 있었는데, 이는 지방행정기관이 아니라 두 차례의 일본 원정 후의 형식적인 기관이었으므로 이를 폐지하고 다른 행성들과 같은 새로운 행성을 설치하자는 움직임을 말합니다. 이는 고려의 독자성을 허물고 완전히 원나라에 병합시키겠다는 의도로 충선왕 복위 이후부터 약 30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특징은 주로 원에 가 있던 고려 사람들이 주도하고, 고려의 왕위계승과 관련되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으로서도 그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아 논의에만 그쳤습니다.
제1차 입성책동은 1309년 경에 부원분자 홍다구의 아들 홍중희에 의해 제기되었는데, 이때 충선왕이 원에서 심양왕에 봉해지고 요양 지방에 대한 통치권을 확보하자, 이에 위협을 느껴 충선왕을 탄핵하는 한편, 고려에 새로운 행성을 설치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충선왕은 개혁정치의 일부를 철회하는 정치적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309년에 홍중희가 조주로 유배되자 일단락되었습니다.
제2차는 충숙왕 10년인 1323년에 유청신·오잠 등에 의해 전개되었는데, 1320년에 충선왕이 원에 의해 실각하고, 고려인 환관 백안독고사의 참소로 토번으로 유배되고, 이듬해에는 국왕인마저 빼앗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 원에서 심왕인 고 등이 충숙왕을 참소하는 가운데 고려에서는 심왕옹립운동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논의가 진전되어 '삼한행성'을 설치하려하자, 당시 원에 머무르고 있던 이제현 등이 부당함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원의 승상 배주, 중서성사 왕약 등이 반대하여 실행되진 않았습니다.
제3차는 1330년 충혜왕 즉위 직후, 정동행성 낭중을 지낸 중국인 장백상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이는 충혜왕이 직접 원의 우승상 연첩목아에게 요청하여 중지되었습니다.
마지막 제4차는 충혜왕 복위 4년인 1343년 원에 있던 이운·조익청·기철 등이 충혜왕이 탐음부도하다고 하여 주장하였습니다. 이때 원나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 충혜왕을 퇴위시켰습니다.

다행히 부원배들에 의해 제기되었던 4차례의 입성책동 문제는 모두 좌절되어, 고려는 국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원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하였습니다.

심왕옹립사건은 2차 입성책동의 일부로 심왕 고가 원의 영제의 후원을 받아 왕위를 넘보았으나 다행히 영종이

시해되어 진종이 즉위하면서 계획이 좌절된 것을 말합니다. 심왕 고는 이후 1339년에 충숙왕이 죽자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충혜왕과 격렬하게 대립하게 되나 결국 고려왕에 오르지는 못하였습니다.